[수비수의 시선] 승부처에서 제외된 신지현, 그리고 신한은행의 끈끈함과 강인함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5 07: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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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현(174cm, G)은 승부처에 없었다. 그렇지만 동료들의 끈끈함과 강인함을 느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신지현은 2014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로 WKBL에 입성했다. 신인 시절부터 2023~2024시즌까지 부천 하나은행 소속으로 뛰었다. 하나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해결사로 맹활약했다.
신지현의 최대 강점은 ‘슈팅’이다. ‘슈팅’을 기반으로 한 옵션이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2대2에 이은 슛과 공격, 3점 등 여러 방법의 슈팅이 신지현을 해결사로 만들었다.
그러나 신지현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인천 신한은행으로 트레이드됐다. 이전과 다른 환경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신지현이 신한은행에서 맡은 역할은 하나은행 시절과 다르지 않다. 2025~2026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최윤아 감독과 호흡을 처음 맞추지만, 자신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다만, 신지현을 따라다닌 의문 부호가 여러 개 있다. 그 중 하나가 ‘수비’다. 신지현의 수비 의욕은 나쁘지 않았지만, 의욕 대비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조금이도 나아지려면, 신지현은 청주 KB전에서 수비로도 좋은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 Part.1 : 준수한 수행 능력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경기 전 “(신)지현이가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다. 지현이는 사카이 사라를 막는다. 또, (박)지수가 빠졌을 때, 우리는 KB의 2대2를 바꿔막기로 대응할 거다”라고 했다. 신지현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신지현의 공격력을 배가하기 위해서다.
신지현을 포함한 신한은행 선수들은 바꿔막기와 로테이션 수비를 많이 했다. KB의 속공 전개를 쉽게 쫓아가지 못해서였다. 그러나 빠르고 강한 동작으로 KB의 패스를 방해했다. KB의 패스 미스를 유발했다.
신지현은 수비 이후 빠르게 뛰었다. 신지현의 그런 동작이 신한은행의 아웃 넘버(공격 팀 인원이 수비 팀 인원보다 많은 상황)를 창출했다. 홍유순(179cm, C)이 아웃 넘버에서 연속 득점. 신지현의 수비와 공수 전환도 신한은행을 신나게 했다.
신지현의 1대1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 돌파에 능한 이채은(172cm, F)을 잘 따라갔다. 그 후 이채은의 레이업 동작에 손질. KB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수비를 준수하게 해냈다. 그리고 1쿼터 종료 3분 5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신한은행도 23-21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신한은행 모두가 느낀 것

신지현은 KB의 수비에 턴오버를 범했다. 신한은행은 수비 진영을 짜지 못했다. 특히, 박지수(198cm, C)를 노 마크로 내버려뒀다. 근처에 있던 신지현이 파울을 사용했다. 팀 파울이 남았기에, 신지현의 파울은 영리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박지수를 동반한 2대2를 전혀 막지 못했다. 볼 있는 쪽에서는 박지수의 높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볼 없는 쪽에서는 박지수의 골밑 침투를 커버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박지수의 기를 쉽게 살려줬다. 신한은행도 2쿼터 시작 2분 6초 만에 25-29로 역전당했다.
박지수가 다행히 벤치로 잠깐 물러났다. 신한은행은 준비했던 수비를 수월하게 해냈다. 신지현도 마찬가지였다. 볼 있는 곳과 볼 없는 곳에 시선을 고르게 뒀고, 박스 아웃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수비를 어떻게든 완성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KB와 속도 싸움에서 밀렸다. 또, 예상치 못했던 옵션(박지수 3점)에 실점했다. 준비된 수비와 별개로, 신한은행의 수비가 흔들렸다. 2쿼터 종료 2분 17초 전 34-42로 밀렸다.
신한은행은 KB와 간격을 어떻게든 좁혀야 했다. 신지현도 자신 앞에 있는 선수에게 집중했다. 그러나 허예은(165cm, G)의 순간적인 패스를 저지하지 못했다. 나머지 4명이 왼쪽 코너에 있는 사카이 사라(165cm, G)를 놓쳤다. 사라에게 실점. 신한은행은 36-44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 Part.3 : 높아진 에너지 레벨

신한은행의 수비 에너지 레벨이 높아졌다. 코트에 선 5명이 1대1 수비부터 강하게 했다. 볼의 유무에 관계없이, 자기 매치업을 잘 압박했다. 이는 신한은행의 수비력 향상으로 연결됐다. 수비를 해낸 신한은행은 3쿼터 시작 1분 6초 만에 40-44로 KB를 쫓았다.
신지현이 오른쪽 윙에서 사라와 마주했다. 신지현과 사라만이 코트 오른쪽에 있었다. KB와 신한은행이 코트 왼쪽에서 4대4를 했기 때문.
신한은행 수비가 복잡해졌다. 로테이션을 계속 했으나, 이채은에게 돌파당했다. 신지현도 이채은의 돌파를 순간적으로 놓쳤다. 신한은행은 이채은한테 레이업을 허용했다. 허무한 실점이었다.
신한은행의 공격도 이뤄지지 않았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3쿼터 시작 2분 13초 만에 신지현을 벤치로 불렀다. 이혜미(170cm, G)를 신지현의 자리에 투입했다.
신한은행의 수비 에너지 레벨이 다시 높아졌다. 수비 약점도 살짝 줄었다. 무엇보다 신한은행은 박지수의 위력을 반감시켰다. 촘촘한 수비망과 악착같은 루즈 볼 싸움으로 골밑을 사수한 것. 신한은행의 기반이 탄탄해졌고, 신한은행은 3쿼터 종료 1분 54초 전 동점(56-56)을 기록했다.
미마 루이(185cm, C)가 자유투 라인으로 나와야 했다. 박지수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박지수의 엔트리 패스를 대응하지 못했다. 동시에, 나머지 선수들이 KB의 컷인을 놓쳤다. 역전을 원했던 KB는 58-60으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응집력

신한은행은 신이슬(170cm, G)과 홍유순을 공격의 핵심으로 여겼다. 나머지 자리에는 수비에 특화된 선수들을 투입했다. 3쿼터의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신지현은 그 자리에 없었다. 벤치에서 남은 시간을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4쿼터 시작 후 5분 동안 선전했다. KB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두 팀의 간격이 ‘1’에 불과했다. 다만, 신한은행은 불안 요소를 안고 있었다. 신이슬과 이혜미 모두 파울 트러블에 걸린 것. 김지영의 파울도 3개. 신한은행은 무작정 세게 부딪힐 수 없었다.
루이가 뒤에서 힘을 냈다. 박지수만 바라봤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박지수에게 ‘논개 작전’(?)을 구사했다. 강한 몸싸움으로 박지수를 옴짝달싹 못하게 한 것. 루이가 KB의 최대 화력점을 줄였기에, 신한은행이 경기 종료 1분 16초 전에도 76-73으로 앞설 수 있었다. ‘승리’가 눈앞에 보였다.
신한은행 선수들의 눈이 더 반짝였다. 몸도 더 가볍다. 그리고 강했다. 그런 움직임이 신한은행의 응집력으로 연결됐다. 신한은행이 결국 78-73으로 이겼다. 7번째 도전 끝에 연패를 벗어났다. ‘대어’를 낚았기에, 신한은행의 연패 탈출은 의미 있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신지현은 가장 중요한 시간에 없었다. 하지만 하나된 동료들을 확인했다. 덕분에, ‘승리’라는 기쁨을 얻었다. 다만, 이번 승리를 통해, 많은 걸 느꼈을 것이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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