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파울 트러블? 마레이의 ‘존버’는 반드시 승리한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8 11:55:19
  • -
  • +
  • 인쇄

아셈 마레이(202cm, C)의 ‘승부처 존버(궁극의 버티기)’가 돋보였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창원 LG는 2022~2023시즌부터 재도약했다. 새롭게 부임한 조상현 LG 감독이 선수들에게 ‘수비’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수비 가스 라이팅’을 받은 LG는 탄탄해졌다. 2022~2023시즌부터 3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LG는 2024~2025시즌에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2013~2014시즌 이후 11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으로 향했고,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거머쥐었다. 덕분에, LG는 유니폼에 별을 새길 수 있었다.
LG가 정상에 오른 이유. 아셈 마레이(202cm, C)의 수비 지배력이었다. 마레이는 서울 SK 1옵션이었던 자밀 워니(199cm, C)를 가라앉혔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27.1점을 기록했던 워니한테 평균 16.1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수비를 해낸 마레이는 KBL 입성 후 처음으로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2025~2026시즌에도 수비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집중력 100%의 숀 롱(206cm, F)을 만났다. 만만치 않은 상대와 마주했다.

# Part.1 : 대처 실패

마레이의 수비 전략은 ‘숀 롱과 1대1’이었다. 다만, 허웅(185cm, G)이 숀 롱과 2대2를 할 때, 마레이는 유기상(188cm, G)을 도와줘야 했다. 슛에 능한 허웅이었기에, 마레이가 페인트 존을 비워둬야 했다.
마레이는 2대2 수비를 어느 정도 해냈다. 그렇지만 경기 시작 3분 4초 만에 첫 번째 파울을 범했다. 숀 롱의 백 다운을 버티지 못한 것. 동시에, 골밑 득점까지 내줬다. 마레이의 자존심이 상할 법했다.
마레이는 공격 진영에서 숀 롱을 어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숀 롱의 스크린 후 골밑 침투 동작을 제어하지 못했다. 숀 롱의 침투 동선이 짧았음에도, 마레이는 숀 롱의 순간 동작을 놓쳤다. 이로 인해, 마레이의 공수 마진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게다가 마레이는 1쿼터 종료 2분 41초 전 두 번째 파울을 범했다. 공격 리바운드 가담 중 점프하는 숀 롱을 민 것. 쓸데없는 동작이었기에, 마레이의 파울 트러블은 더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벤치로 물러났다. 마레이가 물러난 후, LG는 더 흔들렸다. 13-23으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파울 트러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에릭(210cm, C)이 1쿼터 종료 2분 41초 전부터 숀 롱을 막았다. 그렇지만 에릭의 수비 반경은 마레이보다 좁았다. 또, 마레이만큼의 수비 반응 속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간단히 말해, 마레이만큼 수비 지배력을 지니지 못했다.
에릭은 림 근처로 처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숀 롱에게 실점했다. 숀 롱의 드롭 스텝에 어떠한 동작도 취하지 못했다. 수비를 실패한 에릭은 공격 진영에서도 힘을 내지 못했다. LG는 계속 두 자리 점수 차로 밀렸다.
여유로워진 KCC는 드완 에르난데스(208cm, C)를 투입했다. 그러나 에릭은 에르난데스에게도 유리한 자리를 내줬다. 에르난데스와 피지컬 싸움에서 밀린 것. 에르난데스를 스크리너로 삼은 2대2 역시 대처하지 못했다. LG는 결국 17-32로 밀렸고, 조상현 LG 감독은 마레이를 재투입했다.
마레이는 림 밑으로 움직이는 허웅(185cm, G)을 체크했다. 그렇지만 에르난데스와 거리를 두고 말았다. 에르난데스에게 돌파 공간을 제공했다. 게다가 2쿼터 종료 3분 59초 전 에르난데스에게 3번째 파울을 범했다. 풋백 득점(22-39)을 내줬기 때문에, 마레이의 3번째 파울은 더 치명적이었다.
그리고 마레이는 또 한 번 벤치로 물러났다. 하지만 에릭이 달라졌다. 달라진 에릭은 KCC의 페인트 존 득점을 최소화했다. 또, 나머지 선수들이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그래서 LG는 반등할 수 있었다. 34-41로 하프 타임을 맞았다.

# Part.3 : 가능성

에릭이 3쿼터 또한 코트를 밟았다. 숀 롱과 매치업됐다. 숀 롱과 몸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숀 롱에게 좋은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두 팔을 위로 뻗었다. 숀 롱의 시야를 방해했고, 숀 롱의 훅슛을 차단했다.
에릭은 분명 숀 롱의 스피드를 쫓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숀 롱의 스텝을 끝까지 따라갔다. 높은 스탠딩 리치(특정 선수가 두 팔을 위로 뻗었을 때, 최하단부터 최상단까지 높이)로 숀 롱의 야투 성공률을 떨어뜨렸다. 숀 롱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그렇지만 LG가 야투를 실패할 때, 에릭의 백 코트가 늦었다. 에릭은 자신보다 먼저 뛰는 숀 롱을 바라봐야 했다. 숀 롱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숀 롱한테 너무 쉽게 실점했다. 45-48을 만들었던 LG도 45-50으로 밀렸다.
에릭은 한계를 드러냈다. 박스 아웃 중 넘어졌고, 숀 롱의 돌파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를 지켜본 조상현 LG 감독은 3쿼터 종료 2분 20초 전부터 마레이를 준비시켰다. 마레이를 교체석으로 보냈다.
마레이는 숀 롱과 루즈 볼을 지속적으로 다퉜다. 그렇지만 KCC 선수들의 돌파와 2대2까지 신경 써야 했다. 그러다 보니, 숀 롱의 순간 동작과 골밑 침투 동작을 따라가지 못했다. 숀 롱에게 골밑 득점을 연달아 허용했다. LG도 KCC와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56-63으로 마지막 10분을 기다렸다.

# Part.4 : 버티기

마레이가 4쿼터에도 먼저 나왔다. 다만, 매치업이 달랐다. 에르난데스였다. 에르난데스는 숀 롱만큼의 힘과 높이를 지니지 않았기에, 마레이가 조금만 집중하면 됐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평소대로 하면 됐다.
그러나 마레이는 4쿼터 시작 2분 20초 만에 4번째 파울을 범했다. 마레이의 박스 아웃 동작이 숀 롱의 동작보다 늦었기 때문이다. 마레이는 남은 7분 40초 동안 ‘파울 아웃’이라는 부담감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마레이는 그런 경험을 꽤 많이 했다. 그래서 ‘파울 트러블’ 혹은 ‘파울 아웃’을 의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수 모두 신중하게 했다.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LG도 경기 종료 4분 19초 전 74-68로 달아났다.
그렇지만 마레이는 수비를 강하게 하지 못했다. 특히, 부딪히는 수비를 할 수 없었다. 국내 선수들의 부담이 더 심해졌다. 게다가 LG는 경기 종료 2분 56초 전 팀 파울에 걸렸다. LG의 버티기가 쉽지 않아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레이는 버텼다. 물론, 숀 롱이 자멸하기도 했지만, 마레이의 버티기 작전이 더 크게 적용했다. 마레이의 ‘존버 모드’가 강렬했기 때문에, LG는 최후의 승자가 됐다. 81-72로 이겼고, KCC전 8연승을 질주했다.

사진 제공 = KBL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더보기

베스트 클릭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