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미스 매치 활용 + 활발한 공수 움직임 = 연세대의 완승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11-03 06: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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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이유가 연세대 완승의 요인이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2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0 KUSF 대학농구 U-리그 1차 대회 결승전에서 고려대학교를 98-88로 완파했다. 1차 대회 우승으로 5년 연속 대학 왕좌 유지의 발판을 마련했다.

연세대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 간단히 말하자면, 두 가지였다. 주어진 매치업을 잘 활용했고, 활동량에서 고려대를 압도했다. 은희석 연세대 감독이 원했던 연세대 특유의 컬러가 나왔다. 몇 년 동안 만들어온 컬러이기에, 그 색깔이 더욱 진해보였다.
 

# 미스 매치 활용

고려대는 1쿼터 시작 후 하윤기(204cm, C)와 이원석(207cm, C)의 매치업에 우위를 점한다고 판단했다. 그 곳을 미스 매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려대 선수들은 하윤기에게 많은 볼을 줬다. 하윤기의 포스트업을 주로 보되, 하윤기에게서 나오는 볼을 파생 옵션으로 삼았다.
하지만 연세대가 이를 모르지 않았다. 이원석이 최대한 버티되, 주변 동료들의 도움수비나 함정수비가 더해졌다. 반면, 하윤기를 제외한 고려대 선수들의 움직임은 뻑뻑했다. 고려대 선수들은 하윤기를 보기만 했다. 연세대 수비 움직임과 대조됐다.
연세대도 미스 매치를 만들었다. 박지원(192cm, G)과 박무빈(187cm, G)의 매치업이 그렇다고 여겼다. 박지원이 박무빈보다 힘과 높이를 겸비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박지원의 스피드가 박무빈한테 밀리지 않는다고 봤다. 자신감을 얻은 박지원은 포스트업과 페이스업 등 다양한 동작으로 박무빈을 괴롭혔고, 이는 고려대 수비에 균열을 줬다.
그리고 고려대는 195cm 넘는 선수들을 많이 보유한 팀. 장신 자원의 기동력이 나쁘지 않다. 고려대가 어지간한 대인방어 상황에서는 바꿔막기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 고려대를 상대하는 팀이 2대2를 사용하기 쉽지 않은 요인이기도 하다.
은희석 감독이 그 점을 역이용했다. 이정현이 그걸 수행했다. 한 번의 스크린으로 바꿔막기를 유도한 후, 신민석(199cm, F)이나 하윤기 등 자신보다 10cm 이상 큰 선수들과 마주했다. 스피드와 드리블 기술, 마무리 동작으로 고려대 장신 선수들을 공략했다. 지속적인 2대2 대신 1대1만으로 고려대 수비를 괴롭혔다.
이정현이 1대1로 증명했다. 그래서 연세대 선수들이 스크린하지 않았다. 이정현과 고려대 장신 자원의 1대1 상황을 최대한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40분 내내 뛴 하윤기에게는 더욱 그랬다. 하윤기의 체력 저하를 이끌어야 했고, 이정현은 하윤기의 약점을 잘 활용했다. 28점을 넣는 폭발력을 보여줬고, 연세대에 2020년 첫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은희석 감독은 “고려대에 신장 큰 선수들이 많다. 특히, 상대 3~4번(문정현-신민석) 쪽이 미스 매치다. 우리가 미스 매치를 역으로 활용하는 걸 연구했다. 상대의 바꿔막기를 대비했고, 우리는 2대2를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잘 안 이뤄진 때도 있었다.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며 미스 매치 관련 계획을 설명했다.
이정현 또한 “고려대에 큰 선수들이 많아서, 바꿔막기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 큰 선수를 데리고 1대1을 할 수 있었고, 그게 잘 먹혔다. 감독님께서 ‘2대2를 하면 수비가 계속 바뀌고, 공격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1대1을 하는 게 낫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미스 매치 관련 계획을 잘 알고 있었다. 벤치의 지시와 선수의 이행이 맞아떨어졌기에, 연세대는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

# 지속적인 공수 움직임

연세대는 기본적으로 많은 활동량을 지닌 팀이다. 특히, 고려대에 비해 활동 범위와 활동량에서 우위를 점한다. 다른 학교에 비해 우월한 높이를 지니고 있지만, 고려대와 비교한다면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스피드와 활동량에서 앞서야 한다고 판단했다.
은희석 감독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2014년 부임한 이후, 활동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농구를 연습한 이유. 부임 초기에는 이승현(고양 오리온)-이종현(울산 현대모비스)-강상재(인천 전자랜드) 등 압도적인 장신 자원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았다. 고려대에 그런 빅맨이 없고, 연세대가 몇 년 동안 틀을 잘 다졌기 때문이다.
연세대 특유의 활동량과 활동 범위가 고려대와 결승전에 잘 나타났다. 고려대에 비해 출전 시간을 잘 안배한 것(연세대에서 30분 이상 나선 선수는 1명이었고, 고려대에서 30분 이상 나선 선수는 4명이었다)도 있지만, 연세대는 기본적으로 볼을 정체시키는 농구를 하지 않았다.
어느 포지션의 선수든 공간을 넓게 활용했다. 연세대 빅맨은 3점 라인 부근에서 핸드-오프나 스크린으로 상대 빅맨을 밖으로 끌어냈고, 연세대 가드진은 볼 핸들링과 베이스 라인 움직임 등 다양한 곳에서 고려대 수비를 흔들었다. 그게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포스트를 고집한 고려대보다 정체되지 않은 농구를 할 수 있었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려대가 2대2를 할 때, 볼 없는 지역의 수비수가 비어있는 곳을 잘 커버했다. 베이스 라인에 선 하윤기에게 볼이 투입되면, 연세대 선수들은 함정수비와 로테이션 수비로 고려대의 볼 흐름을 막았다. 수비에서도 좀처럼 쉬지 않았다.
활발하면서 정확한 공수 움직임이 경기를 압도한 요인이었다. 팀의 주축 빅맨인 한승희(197cm, F)도 “고려대의 장점이 높이라면, 우리의 장점은 스피드다. 그 점을 살리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다른 학교가 보통 지역방어를 써서, 우리만의 활동량이나 활동 범위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고려대가 대인방어를 쓰면서, 우리가 항상 했던 걸 할 수 있었다”며 팀의 장점을 ‘활발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했다.
이정현 역시 “우리 팀의 최대 강점은 강력한 수비 후 빠른 트랜지션이다. 가드진에서 흔드는 것도 많다. 준비 기간이 길었고,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대학에서는 농구 잘하는 선수들이 모였기에,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한승희와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가드가 센터와의 1대1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 코트에 선 5명 모두 활발히 움직인 것. 그게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한 경기 동안 일어난 일이지만, 한 경기 만에 일어난 일은 아니다. 연세대에서 몇 년 동안 해온 농구였기에, 선수들의 이행 능력이 뛰어났다.
반면, 고려대는 변화 중인 팀이다. 2019년에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전보다 활발하고 빠른 농구를 원한다. 물론, 이번 대회에는 그렇지 않았다. 가용 인원이 적었고, 그나마 쓰는 인원조차 부상 중이었다. 그래서 예전과 같은 농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시스템 미구축이다. 공수 활동량과 공수 조직력을 갖출 기반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진 제공 = 한국대학농구연맹(KUBF)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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