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올림픽, 유로,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은 4년 내지 3년에 한 번씩 돌아오지만 매년마다 어김없이 스포츠팬들을 찾아 주는 게 전미 대학농구 NCAA 시즌이다. 가뜩이나 이번 시즌은 NBA가 직장폐쇄로 인해 개막이 불투명하여 많은 농구팬들은 대안거리를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학농구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올 시즌에도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이 특히나 기다려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NBA 직장 폐쇄
- CBA를 놓고 NBA의 노사 협상은 타결의 기미가 보이질 않고 이 때문에 NBA의 2011-12시즌 전체가 통째로 열리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를 비롯해 상당수의 NBA 선수들은 해외 리그와 잇따라 계약을 체결하거나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된 선수들은 대학 캠퍼스에 돌아가 훈련을 계속 하면서 비시즌에도 농구를 하고자 하는 열망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NBA드래프트 전체 2번픽으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지명해 간 데릭 윌리엄스는 직장 폐쇄가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을 보면서 "만약 직장폐쇄가 이 지경까지 이를 줄 알았다면 그냥 대학에 남았을 것이다"라면서 NBA 드래프트에 나온 후회감을 감추지 않았다. 만약 정말로 NBA가 열리지 않는다면? 선수들은 어떻게든 돈을 벌기 위해, 또는 조금이라도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해외 리그로 진출을 할 것이다.
그러나 농구팬들은? 농구를 보고자 하는 열망을 NCAA농구로 돌리게 될 것이다. NBA 시즌이 열리지 않음으로 인해서 방송사들은 더 많은 NCAA 경기들을 편성하게 될 것이고 스포츠팬들은 농구에 대한 갈증을 아마농구에서 풀게 될 것이다.
2. 더 풍부해진 프로급 선수들
- 이번 시즌은 NBA의 직장 폐쇄에 대한 우려로 대학에 남은 NBA 자원들로 인해 예년에 비해 더욱 풍부해졌다.
해리슨 반스(노스캐롤라이나), 자렛 설린저 (오하이오 주립), 테런스 존스와 도론 램(이상 켄터키), 제레미 램(코네티컷), 페리 존스(베일러), 테런스 로스(워싱턴) 등 NBA 드래프트 로터리픽 급 선수들이 1학년을 마친 후 NBA에 직행하지 않고 학교에 남기로 선언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들이 남은 이유는 물론 대학이 좋아서인 이유도 있겠지만 직장폐쇄 가능성이 자신들의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여기에 예년과 다름없이 쏟아져 들어올 One-and-Done(대학에서 1년만 뛰고 NBA에 갈만큼 출중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확실시되는 신입생들까지.... 켄터키의 앤서니 데이비스, 마키스 티그, 마이클 길크리스트, 닥 리버스 보스턴 셀틱스 감독의 아들인 듀크의 신입생 오스틴 리버스, 플로리다 대학교의 브래들리 빌, 노스캐롤라이나의 제임스 맥아두, 그리고 베일러의 퀸시 밀러 등이 그들이다. 여기에 내후년 NBA드래프트 전체 1순위 픽이 전망되었던 안드레 드러먼드(코네티컷)까지 1년 일찍 대학에 진학함으로 인해 11-12시즌의 최상위 선수층은 놀라울 정도로 두터워졌다.
예년 같았으면 NBA로 가고 없었을 수준의 선수들이 대학에 1년 더 남음으로 인해서 대학농구 팬들의 눈은 더욱더 즐겁게 되었다. 사실상 지난 시즌의 대학 최고 선수들 가운데 NBA행을 일찍 택해 아쉬움이 남을 만한 자원은 전체 1순위 픽 듀크의 카이리 어빙 정도 밖에는 없다. 이번 11-12시즌 NCAA농구는 이로인해 더욱더 수준 높은 경기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3. 각종 이벤트
- 이번 시즌 NCAA에는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각종 눈요깃거리들이 제공될 계획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와 미시건 주립 대학교의 시즌 개막전이다. 이 경기는 샌디에이고 항에 정박해 있는 미 항공모함 칼 빈슨 호 선상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학농구 경기가 선상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항공모함 클래식(Carrier Classic)'으로 이름 붙은 이 경기는 24시간에 걸쳐 미국 동부에서 하와이까지 주구장창 대학농구 경기가 열리는 대학농구 '팁 오프 마라톤' 가운데 한 경기로 농구팬들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특히 칼 빈슨 호는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후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매장했다고 알려진 바로 그 항모로 이번 농구 경기를 미국 언론들은 또다른 '애국심 고취의 기회'로 삼을 것이 뻔하다.
이밖에도 NCAA농구에서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네 개 학교인 듀크, 미시건 주립, 캔사스, 켄터키를 초청해 벌어지는 Champions Classic이 올해부터 미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경기장인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다. 올 시즌 개막 두번째 경기로 열리는 이번 시리즈는 올해의 경우 듀크:미시건, 캔사스:켄터키 매치업이 열릴 예정이다. 비록 미시건 주립과 캔사스의 올 시즌 전력이 예년 같지는 않지만 중립 지역에서 열리는 경기인데다 시즌 초반인 만큼 승패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매년 11월마다 하와이에서 열리는 마우이 인비테이셔널 토너먼트 역시 대회 참가 팀이 이번 시즌부터 확대되면서 올 마우이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전통의 강호들이 더욱 많이 참가하게 되었다. 듀크, 테네시, 조지타운, UCLA, 캔사스, 미시건, 멤피스 등이 모두 한꺼번에 마우이에서 격돌하게 될 예정이다. 이 정도의 참가 학교이면 왠만한 NCAA 토너먼트의 8강전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4. 컨퍼런스 구조 조정으로 인한 새 멤버들
몇 년전 빅텐의 확장 노력으로 시작된 컨퍼런스 구조 조정은 올 시즌을 앞두고도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이미 팩텐은 유타와 콜로라도 2개 학교를 더 받아들여 팩트웰브로 확대 되었고 빅텐 역시 네브라스카를 받으면서 12개 학교로 늘어났다. 반면 빅12는 텍사스 A&M이 SEC행을 선언하면서 9개 학교 밖에 남지 않게 되었고 텍사스와 오클라호마가 앞으로 내릴 결정에 따라 그 운명이 풍전등화처럼 되어 버렸다. 브리검 영 대학교는 라이벌 유타가 마운틴 웨스트를 버리고 팩텐으로 가 버리자, 독립을 선언했고 이 두 마운틴 웨스트의 기둥이 사라지자 마운틴 웨스트는 보이지 주립을 받아들였다.
비시즌 기간 중 빅 이스트는 TCU를 받아들였고 마지막으로 최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빅 이스트 컨퍼런스의 터줏대감격인 시라큐스와 피츠버그 대학교가 ACC행을 선언하고 말았다.
사실 컨퍼런스의 구조 조정은 농구의 성적이나 흥행과는 전혀 상관없이 오직 미식축구의 영향으로 일어나고 있다. 가을부터 열리는 미식축구는 농구를 포함한 다른 종목들과 비교해 그 흥행력이 실로 엄청나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식축구 명문 노틀담 대학교의 경우 미식축구 단 한 경기가 열릴 때마다 약 120만불의 흥행 수익을 올린다.
흥행 면에서 농구가 미식축구에 비해 얼마나 미약한 지는 켄터키 대학교의 사례에서 쉽게 드러난다. 켄터키 대학교는 농구에서는 명문 중의 최고 명문이다. 바로 올해 4강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총 7번의 NCAA우승, 3번의 준우승, 그리고 90년대 후반에는 96년부터 98년까지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해 96, 98년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미식축구는 50년대 이후 단 한 번의 우승도 없을 뿐 아니라 2000년대에는 BCS 보울 진출은 커녕 5할 승률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물론 간간히 전미 랭킹에 들면서 강한 면모를 보일 때도 있지만 중요한 건 켄터키 대학교 학생들과 팬들은 스스로 켄터키를 '농구 학교'라고 생각하고 미식축구 시즌은 농구 시즌 전에 가지는 '몸풀이' 정도로 생각하고 모두들 농구 시즌만을 바라보고 산다.
이처럼 농구가 컨퍼런스 재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캔사스 같은 농구 강호인 동시에 미식축구 약체인 학교들은 컨퍼런스 재조정의 폭풍 속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본인들의 의지와 젼혀 상관없이 구조조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훌륭한 미식축구팀이 없는 팀들은 그저 팔짱을 끼고 구경만 할 수밖에 없다.
이번 10-11시즌은 대대적인 구조정이 이뤄진 후 처음 갖는 시즌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시작된 미식축구에서는 재편된 컨퍼런스들 속에서 새로 가입한 학교들이 새로운 소속원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농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유타와 콜로라도 대학교는 팩트웰브 소속으로 예전에 자주 만날 수 없었던 UCLA와 애리조나, 워싱턴 같은 농구 강호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게 될 예정이다. 네브라스카 대학교 역시 빅12에서 만나던 텍사스, 오클라호마가 아닌 빅텐에서 미시건 주립, 오하이오 주립 등의 강호들과 맞닥뜨릴 예정이다.
지난 시즌 NCAA 올해의 선수, 짐머 프러뎃을 배출한 브리검 영 대학교는 이번 11-12시즌부터는 WCC에 새로이 소속돼 농구 명문 곤자가, 세인트 메리 등과 정기전을 치르게 된다. 보이지 주립의 경우 농구에서는 약체에 속하지만 새로 가입한 MWC에서 뉴멕시코, UNLV 등 까다로운 팀들과 컨퍼런스 경기들을 가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최고의 농구 컨퍼런스로 군림해 온 빅 이스트에서 시라큐스와 피츠버그가 앞으로 ACC행을 선언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빅 이스트에서의 시즌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특히 시라큐스는 그동안 빅 이스트에서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온 조지타운과의 맞대결을 어떻게 마무리할 지도 주목이 된다.
이처럼 새로운 컨퍼런스의 새로운 구성원들이 기존의 소속 학교들과 경기를 치러 어떤 전력을 보여줄 지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11-12시즌의 또다른 관심거리이자 관전 포인트이다.
5. 사령탑 교체 도미노
매년마다 그렇듯이 이번 시즌 역시 새롭게 교체된 사령탑으로 재무장한 학교들이 어떤 전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신임 감독들은 올해 비시즌 기간의 고교생 리크루팅 작업부터 이미 새로운 둥지에서 쉽지 않은 대학농구 감독직의 일을 시작했고 새로운 학교에서 자신들의 첫 시즌인 11-12시즌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다음은 새로운 감독을 맞은 주요 학교들과 새 감독들의 명단이다.
아칸소 - 마이크 앤더슨(전 미주리 감독)
데이턴 - 아치 밀러(전 애리조나 코치)
조지 매이슨 - 폴 휴이트(전 조지아 공대 감독)
조지아 공대 - 브라이언 그레고리(전 데이턴 감독)
매릴랜드 - 마크 터전(전 텍사스 A&M 감독)
마이애미 - 짐 래랭가(전 조지 매이슨 감독)
미주리 - 프랭크 헤이스(전 마이애미 감독)
NC주립 - 마크 갓프리드(전 앨라배마 감독)
오클라호마 - 론 크루거(전 UNLV 감독)
펜 주립 - 팻 채임버스(전 보스턴 대학교 감독)
프린스턴 - 미치 핸더슨(전 노스웨스턴 코치)
테네시 - 쿤조 마틴(전 미주리 주립 감독)
텍사스 A&M - 빌리 케네디(전 머레이 주립 감독)
텍사스 공대 - 빌리 길리스피(전 켄터키 감독)
UNLV - 데이브 라이스(전 브리검 영 코치)
유타 - 래리 크리스토비아크(전 밀워키 벅스 감독, 뉴저지 네츠 코치)
이번 시즌은 특히나 많은 수의 젊은 감독들이 침체에 빠진 전통의 명문팀을 맡아서 학교의 명예 회복의 막중한 임무를 띄게 되었다. 마이크 앤더슨 감독은 미주리를 떠나 자신이 코치로서 94년 NCAA우승을 일궈냈었던 아칸소 대학교로 돌아왔다. 아치 밀러 신임 데이턴 대학교 감독은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자신의 형인 숀 밀러 감독 밑에서 코치로 일하다가 새 둥지를 틀었다. 폴 휴이트 감독은 전태풍의 모교인 조지아 공대에서 끝내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퇴출되었다. 조지아 공대는 거액의 계약 파기 보전 비용까지 물어가면서 휴이트 감독을 쫓아낼 정도로 급했다. 장사를 하려면 휴이트 감독처럼 해야 한다. 휴이트는 거액의 보전금까지 챙겼을 뿐 아니라 조지 매이슨이라는 미드 메이저의 준수한 학교 감독으로 당당하게 부임을 해 갔다. 사실 휴이트 감독은 작년에 세인트 존스 감독 하마평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거절하고 결국 올해 조지 메이슨으로 간 건 결과적으로는 다소 미흡한 선택이었다. 조지아 공대 팬들은 약은 오르겠지만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매릴랜드 대학교는 명예의 전당 감독인 개리 윌리엄스가 은퇴를 선언한 직후, 후임 감독을 힘겹게 물색한 끝에 마크 터전 텍사스 A&M 감독을 데리고 왔다. 윌리엄스 감독은 그 이름에는 다소 걸맞지 않게 은퇴가 초라하게 치러졌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윌리엄스 감독은 매릴랜드 대학교의 전 Athletic Director였던 데비 야오 여사와 상당히 마찰이 심했고 마음 고생을 많이 치렀다. 야오 여사는 지난해 NC주립의 AD로 옮겨갔고 이에 따라 윌리엄스 감독은 매릴랜드에서 '맘편하게(?)' 더 몇 년 감독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였지만 결국 한 해를 더 넘기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매릴랜드는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하고 얼마 안 있어 애리조나 대학교의 1년차 감독인 숀 밀러를 접촉했다. 밀러 감독은 동부 출신인데다 그 가족들도 동부로 다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었던 터라 가능성은 있어 보였지만 결국 밀러 감독의 동부 행은 무산되었다. 만약 매릴랜드가 숀 밀러 감독을 잡았다면 그야말로 '대박'을 칠 수 있었다. 그러나 터전도 차선책으로 그리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란 개인적인 생각이다.
터전 감독은 매릴랜드로 오자마자 이 지역에서 고교생 리크루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실 매릴랜드와 워싱턴DC 지역은 고교 유망주들의 유전과도 같은 곳이다. 파이프만 꽂으면 원유가 콸콸 솟아나오는 이런 지역에서 개리 윌리엄스 전 매릴랜드 감독은 고집스런 자신만의 리크루팅 철학 때문에 수많은 유망주들을 놓쳤다. 칼멜로 앤서니, 케빈 듀란트 등은 아주 그 가운데 아주 일부일 뿐이고 너무 많은 고교 유망주들을 주변 학교들인 조지타운과 조지 메이슨, 조지 워싱턴, 버지니아, 버지니아 공대, 심지어 웨스트 버지니아 등에까지 지역 고교생들을 싹쓸이 빼앗겨 버렸다. 이 때문에 매릴랜드는 5년전 그래비스 바스케스(현 멤피스 그리즐리스) 이후로 별 다섯 개짜리 고교 유망주를 단 한 명도 데리고 오지 못했다.
과연 마크 터전 감독이 개리 윌리엄스가 쌓아놓은 매릴랜드의 업적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마이애미 대학교로 새로 부임한 짐 래랭가 조지 매이슨 전 감독은 운 나쁘게도 오자마자 학교가 NCAA 역사상 최악의 리크루팅 파동에 휩싸이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학 선수들에게 불법 지원자금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복역 중인 네븐 슈피로라는 마이애미 대학교의 전 부스터가 자신이 돈을 건넸다는 모든 선수, 코칭 스탭, 학교 관계자들과 불법 행위의 내역을 폭로해 버린 것이다. 연루된 선수들이 대부분 미식축구 선수들이기는 하지만 슈피로가 마이애미 대학교 농구팀의 프랭크 헤이스 전 감독과 상당한 친분이 있었다는 정황들이 포착되면서 농구 선수들의 불법 내역도 NCAA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어서 마이애미 대학교 체육부 전체적으로 대대적인 NCAA의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주리 감독으로 부임해 간 헤이스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것이고 래랭가 신임 감독은 폭탄을 맞은 폐허에 와서 뒷수습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버리고 말았다.
한편 미주리는 도대체 왜 프랭크 헤이스를 데리고 왔는지 이해가 잘 되질 않는다. 마이애미 대학교에서 특별히 좋은 성적을 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리크루팅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 적도 없다. 미주리에서 앤더슨 감독이 다져 놓은 기반 위에서 과연 헤이스 감독이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는 못할 것이라 확신한다.
NC주립의 감독직 물색의 경우, 재미있는 이야기.
NC주립은 그동안 최악이었던 시드니 로우를 내치고 마크 갓프리드 감독을 데리고 왔다. 대학농구 감독직 물색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과 인맥이다. NC주립은 이에 앞서 먼저 매릴랜드의 AD로 있던 데비 야오 여사를 영입해 왔다. 데비 야오는 2년전 작고한 전설적인 여자 대학농구 감독 고 케이 야오 감독의 동생이다. 케이 야오 감독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다. 바로 88년 서울 올림픽 때 미국 여자 농구 대표팀의 감독으로 서울을 방문했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남자팀이 동메달에 그친 것과 달리 여자팀은 야오 감독의 지휘 하에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그건 그렇고, 갓프리드 감독은 현역 시절 앨라배마에서 뛰기 전에 오럴 로버츠 대학교 농구팀에서 1년을 신입생으로 뛰었다. 당시 갓프리드 감독의 여자친구 역시 오럴 로버츠 여자 농구팀 선수였는데 이 여자친구의 감독이 다름 아닌 데비 야오였다. 갓프리드 감독은 이 때 야오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30년 동안 그 인연을 이어오다 결국 야오 감독의 부름을 받고 NC주립 농구팀을 수렁에서 구해낼 구원자로서 신임 감독으로 부임해 온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잘 해줘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또 누가 알까? 내 전 여자친구의 직장 상사가 훗날 백수인 나에게 일자리를 찾아 줄 지도...?
재미있는 건 아칸소와 오클라호마에서 각각 잘린 감독들인 존 펠프리와 제프 케이플은 각각 빌리 도노번 플로리다 대학교 감독과 마이크 슈셉스키 듀크대학교 감독 밑에 코치로 들어갔다는 것. 전 감독들이 과연 기존 자신이 밑에서 일하던 감독 밑으로 복귀해 코치로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지 역시 주목된다.
맺으며...
- 만약 NBA의 오는 11-12시즌이 그야말로 취소되거나 단축 개막된다면 농구팬들로서는 아쉬운 일이겠지만 반면에 그동안 소홀히 구경했던 NCAA농구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대학농구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시즌을 열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11-12 시즌은 NCAA농구팬들에게는 특별한 시즌으로 기억될 수 있다. 최고 수준 선수들은 한 해나 두 해를 넘기지 않고 NBA로 향해 버리는 요즘 시대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수준의 대학 농구를 관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주장훈 NCAA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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