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마이애미 히트가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상대로 시리즈 막판 3연승을 해내며 두 시즌 연속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다. 이어 보스턴 셀틱스도 시리즈 최종전인 7차전까지 치른 끝에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제압하고 두 시즌 만에 동부 결승 무대에 올랐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점이 있다. 바로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매치업을 벌이는 팀들끼리 서로 닮은 점이 있다는 것. 샌안토니오와 오클라호마시티는 모두 스몰마켓을 연고로 하는 팀인데다 팀 던컨과 케빈 듀랜트라는 확고부동한 슈퍼스타를 중심으로 짜인 팀이다.
반대로 마이애미와 보스턴은 상대적으로 큰 시장을 기반으로 BIG3를 보유하고 있다. 보스턴은 지난 2007-2008 시즌을 앞두고 케빈 가넷, 폴 피어스, 레이 앨런이 함께하며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마이애미는 2010년 여름, 드웨인 웨이드와 크리스 보쉬를 앉힌데 이어 르브런 제임스까지 영입하며 리그 최고의 BIG3를 구성하며 우승 도전에 나서고 있다.
스몰마켓이 살아남는 방법 : 스퍼스 vs 썬더
현재 오클라호마시티의 전력 구성을 보면 샌안토니오와 유사하다 못해 판박이나 마찬가지다. 주력 선수들의 포지션은 다를 수 있으나,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나 역할은 거의 흡사하다.
먼저 스퍼스는 스몰마켓에 기반하고 있는 팀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장 유력한 표본이다. 샌안토니오는 1997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팀 던컨이라는 역대급 스타를 중심으로 15년 동안 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샌안토니오엔 던컨만 있는 것이 아니다. 토니 파커와 마누 지노빌리라는 올스타 레벨의 선수들도 포진하고 있다. 이들 모두 샌안토니오가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이후로는 지노빌리에 이어 파커가 1옵션 자리를 꿰차며 팀의 중심으로 올라섰지만, 이들이 올라설 수 있는 기반에는 던컨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세월이 흐르면서 드래프트보다는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보강을 꾀하는 빅마켓팀들과는 달리 샌안토니오는 주로 드래프트를 통해 많은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들을 수확하고 있다. 샌안토니오는 '던컨 시대' 이후 줄곧 플레이오프에 진출을 해냈지만, 그에 따른 드래프트 순위의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샌안토니오 프런트들은 매해 드래프트에서 옥석을 골라내며 주력 선수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선수들을 보강했다.
또한 트레이드 및 자유계약선수 영입에도 단연 돋보였다. 빅딜은 아니지만 샌안토니오는 게리 닐, 데니 그린을 자유계약시장에서 영입하며 이들의 능력을 120% 끌어냈다. 그 중에서 주전 슈팅가드로 뛰고 있는 그린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방출된 선수다. 그러나 샌안토니오의 시스템 아래에서는 주전 가드로 뛰고 있다. 샌안토니오의 코칭스탭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끝으로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리차드 제퍼슨을 내보내고 팀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스티븐 잭슨을 데려왔고, 샬럿 밥캐츠에서 바이아웃을 한 보리스 디아우를 데려오며 야구에서 일컫는 '살인 타선'급 라인업을 만들어냈다.
썬더도 마찬가지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샌안토니오 스카우터 출신인 샘 프레스티를 단장에 앉히며 본격적인 리빌딩에 나섰다. 오클라호마시티는 2007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선발한 듀랜트를 중심으로 팀을 짜나가기 시작했다. 프레스티 단장은 서슴없이 선수단을 개편해나가기 시작했다. 프레스티 단장이 단장직에 앉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팀은 엉망이었다. 하지만 프레스티 단장이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팀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프레스티 단장은 과감히 라샤드 루이스를 FA 시장에서 내보냈고, 레이 앨런도 트레이드하며 리빌딩에 박차를 가했다. 이어 실패작이었던 '3대 센터 프로젝트'의 수혜자였던 요한 페트로, 로버트 스위프트, 무하마드 세네까지 처분하며 선수단 개편에 착수했다.
그 결과 듀랜트의 곁에는 드래프트를 통해 팀에 합류한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서지 이바카가 버티고 있다. 그 밖에도 프랜차이저인 닉 칼리슨을 위시로 트레이드로 합류한 타보 세폴로샤, 에릭 메이너, 켄드릭 퍼킨스까지 각 포지션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낼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 또한 오클라호마시티의 프런트가 선수단 정리를 얼마나 잘 해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즉, 샌안토니오가 'R.C. 뷰포드(단장) - 그렉 포포비치(감독) - 팀 던컨 - 토니 파커 & 마누 지노빌리'로 이어지는 라인을 그리고 있다면, 오클라호마시티는 '샘 프레스티(단장) - 스캇 브룩스(감독) - 케빈 듀랜트 - 러셀 웨스트브룩 & 제임스 하든'으로 대변되는 구도를 그리고 있다. 이처럼 오클라호마시티는 샌안토니오라는 줄기에서 뻗은 팀이다. 그런 면에서 두 팀의 대결은 또 다른 흥밋거리를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두 시즌 연속 만난 BIG3의 상관관계 : 히트 vs 셀틱스
오클라호마시티가 샌안토니오를 모방(?)했다면, 마이애미는 보스턴을 모티브로 삼은 팀이나 마찬가지다. 마이애미는 지난 2010년 여름에 제임스, 웨이드, 보쉬를 모두 FA로 영입하며, 리그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슈퍼스타 합체'에 정점을 찍었다. 특히나 제임스와 웨이드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BIG3가 이끄는 보스턴에게 무릎을 꿇은 전례가 있었던 만큼 이들의 합체는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인 보스턴에 대항하기 위한 방편이라 볼 수도 있다. 이는 보스턴의 우승이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당시 BIG3 구성 이전의 보스턴은 피어스 중심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팀 성적은 형편없었다. 연이은 팀 성적의 하락으로 유망주는 많았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문제는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뎌 당장의 성적을 끌어 올리는데 큰 보탬이 되지 않았다. 결국 데니 에인지 단장은 용단을 내렸다. 에인지 단장은 앨런을 데려오는 첫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어서 유망주 다섯 명과 드래프트 티켓 2장을 내주는 출혈까지 감수하면서 가넷을 데려왔다. 보스턴 BIG3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에인지 단장의 움직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에인지 단장은 마이애미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제임스 포지를 데려오며 BIG3를 직접적으로 백업할 수 있는 선수로 삼았다. 시즌 막판에는 샘 커셀과 P.J. 브라운을 영입하며 우승을 위한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 결국 보스턴은 BIG3 규합 첫 시즌 만에 우승을 해냈다.
보스턴 우승의 파급 효과는 실로 컸다. 이후 여러 팀들이 슈퍼스타들을 끌어 모으고자 했다. 더불어 많은 스타 선수들이 '합종책'을 택하며 특정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마이애미다. 마이애미는 2005-2006 시즌 우승 이후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샤킬 오닐은 노쇠화와 부상을 피해가지 못했고, 우승을 일궈낸 주력 멤버들도 차차 팀을 떠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웨이드도 부상으로 들쑥날쑥했다. 급기야 마이애미는 2008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노렸지만, 끝내 1순위 획득에 실패하며 데릭 로즈를 영입하지 못했다. 이후 웨이드는 고군분투했지만, 우승을 일궈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웨이드는 2009-2010 시즌 이후 팀을 떠날 것처럼 여겨졌다. 팀 전력에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팻 라일리 사장은 웨이드는 물론 제임스와 보쉬까지의 페이컷을 이끌어내며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냈다. 당시 FA 시장에 나온 제임스의 몸값은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었다. 그러나 라일리 사장은 절친한 친구인 웨이드, 보쉬와 함께 우승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제임스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2007년 여름 에인지 단장의 행보와 마찬가지로 2010년 라일리 사장의 행보도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라일리 사장은 유도니스 해슬럼과 재계약을 이끌어 낸데 이어 마이크 밀러를 영입하며 벤치 전력도 다졌다. 이들의 활약은 2011 플레이오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해슬럼과 밀러는 플레이오프에서 BIG3를 직접적으로 백업해냄과 동시 승부처에서는 BIG3와 함께 코트를 누비며 팀의 동부 컨퍼런스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이처럼 마이애미는 보스턴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팀이다. 이러한 두 팀이 지난 플레이오프에 이어 다시금 외나무다리에 조우하게 됐다. 비록 보스턴은 BIG3의 노쇠화가 많이 진행된 상황이고, 되려 레존 론도가 팀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전문 수비수인 에이브리 브래들리가 시즌아웃됐다. 반면 마이애미는 지난 시리즈에서 다친 보쉬가 이번 시리즈에서 결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이애미가 근소하게 앞설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한 쪽도 유리함을 말하기엔 섣불러 보인다.
예상되는 파이널 매치업은?
리그의 트렌드를 대변하고 있는 네 팀들 중 과연 파이널에 오를 팀들은 어느 팀일까?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서부에서는 샌안토니오, 동부에서는 마이애미가 컨퍼런스 타이틀을 차지하고 파이널에 오를 팀으로 예상됐다. 사실상 가장 큰 경우의 수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제임스가 던컨이 이끄는 샌안토니오에게 복수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제임스는 지난 2006-2007 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시절 파이널에 진출했으나 샌안토니오에게 시리즈 스코어 4대 0으로 패한바 있다. 하지만 예상 이전에 오클라호마시티와 마이애미, 샌안토니오와 보스턴이 파이널에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면에 마이애미와 오클라호마시티가 파이널에서 만난다면, 2010년대를 좌우할 맹주 자리를 놓고 벌이는 첫 대결인 셈이다. 동서를 대표하는 스몰포워드임과 동시 리그를 이끌고 있는 제임스와 듀랜트의 대결에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을 농구팬은 없어 보인다. 게다가 두 팀의 매치업은 제임스와 듀랜트를 제외하고도 다른 포지션에서 벌어질 요소까지 고려한다면, 흥행은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다.
이어 샌안토니오와 보스턴의 대결은 말이 필요 없다. 2000년대를 수놓은 최고 라이벌인 던컨과 가넷이 파이널에서 첫 조우를 하게 된다. 보스턴의 전력을 고려할 때,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대결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만큼 던컨과 가넷이 파이널에서 선의의 대결을 펼치는 것은 많은 농구팬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과연, 어느 팀이 '챔피언'이라는 영예라는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 파이널의 예비관문인 컨퍼런스 파이널은 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그 막을 올린다.
이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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