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KBL ①] 변화 그리고 목표 의식

kahn05 / 기사승인 : 2013-04-26 17: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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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6 KBL 1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이번 시즌은 유독 경기력 측면에서 많은 점들이 변화했다. KBL이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크게 2가지 부분을 손질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도의 손질이 이번 시즌에 어떤 변화를 안겨줬을까? 크게 2가지로 나누어 이를 분석하고, 다음 시즌에는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 수비자 3초룰 폐지, 촘촘해진 수비망



이번 시즌,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은 ‘수비자 3초룰 폐지’였다. 지난 시즌만 해도 수비수는 마음대로 페인트존에 머무를 수 없었다. 지난 시즌만 해도 자신이 방어하는 공격수 없이 페인트존에 3초 이상 머무르면 안 되는 ‘수비자 3초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KBL이 1997년 창립된 이후, 공격력 강화를 위해 제정된 제도였다.

하지만 ‘수비자 3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었고, 뜬금없는 심판의 휘슬에 경기의 맥이 끊어지기도 했다. 공격력 강화 효과도 눈에 띠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비자 3초’가 없는 국제 대회에서 우리 나라 선수들이 수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KBL은 ‘국제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16년간 유지된 ‘수비자 3초룰’을 폐지시켰다.

많은 전문가들이 ‘수비자 3초룰 폐지’로 외곽슛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시즌 평균 59.5개의 3점슛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2.5개 늘어나기는 했으나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미친 요소는 아니었다. 이번 시즌 LG는 3점슛 개수 1위에 올랐고, KT와 동부는 공동 2위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수비 전술에서는 분명 지난 시즌과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1명만 뚫어도 골밑으로 접근하는 것이 용이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공격수가 1명을 뚫어내더라도 다른 선수들에 페인트존에서 도움수비를 들어오며 골밑을 공략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모비스의 함지훈(29, 200cm)이나 오리온스의 테렌스 레더(32, 200cm) 등 포스트에서 강점을 보였던 선수들이 ‘수비자 3초룰 폐지’로 고전했던 점도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많은 팀들이 더블 팀이나 지역방어 등 수비망을 촘촘하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수비자 3초룰 폐지’의 영향이 크다. 특히, SK와 모비스가 많은 이익을 얻었다. SK는 1명의 가드와 4명의 장신 포워드를 내세운 ‘3-2 드롭존’으로 동부가 기록한 정규리그 최다승(44승)과 타이를 이루었고,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모비스는 더블 팀에 이은 로테이션 수비를 더욱 강화시키며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라는 결실을 이루어냈다.



# 변화된 용병 제도, 구관(舊官)이 명관(名官)



지난 시즌은 단 1명의 용병이 교체 없이 시즌을 소화해야 했다. 많은 감독들은 이런 점을 부담으로 여길 수 밖에 없었다. 용병은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이다. 그렇다고 용병 1명이 40분을 시즌 내내 소화할 수는 없는 법. 특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는 손 쓸 도리가 없었다. 용병 활용 면에서 모든 사령탑들이 골머리를 썩을 수 밖에 없었다.

KBL은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용병 제도를 다시 손질했다. ‘1명 보유, 1명 출전’에서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다시 환원시킨 것이다. 그러나 자유계약제가 아닌 드래프트로 용병 선발 방식이 변경됐다. 자유계약제에 비해 용병들의 몸값(1라운드 35,000달러, 2라운드 25,000달러)이 자연스럽게 낮아지면서 지난 시즌에 비해 수준 낮은 선수들이 영입될 수 밖에 없었다.

용병들의 수준 변화와 수비자 3초룰 폐지가 맞물리면서 많은 팀들의 용병 선발 기준도 달라졌다. 많은 팀들이 KBL에서 시즌을 소화한 외국인 선수, 혹은 수비를 흔들어줄 수 있는 득점형 용병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기준을 가지고 용병을 선발한 팀이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 가장 눈에 띤 활약을 보인 외국인 선수는 애런 헤인즈(32, 200cm)다. 그는 2008~09 시즌 서울 삼성을 시작으로 5시즌을 KBL에서 활약한 ‘한국형 용병’이다. 헤인즈는 화려한 개인기와 득점력은 물론, 팀원을 활용할 줄 아는 영리함까지 갖췄다. 그는 이번 시즌 평균 19.06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랭킹 2위에 올랐고, SK를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견인했다.

헤인즈 외에도 KT의 제스퍼 존슨(30, 198cm), 전자랜드의 리카르도 포웰(30, 196cm) 등 KBL의 물을 먹은 용병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들은 내외곽을 넘나드는 득점력으로 ‘수비자 3초룰 폐지’라는 난관을 극복했다. 시즌 중반, LG에서 모비스로 이적한 로드 벤슨(29, 207cm)은 지난 시즌보다 개인 기록이 떨어졌지만 3번째 도전 끝에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물론, 새롭게 선보인 용병 중에서도 알짜배기 역할을 한 이들이 많았다. 2라운드 18순위로 선발됐지만 득점 3위와 리바운드 1위를 기록하며 오리온스를 6년 만에 플레이오프로 이끈 리온 윌리엄스(27, 197cm), 벤슨과 함께 골밑을 지키며 모비스의 최종 우승을 견인한 리카르도 라틀리프(24, 200cm), 그리고 뛰어난 탄력과 개인기로 쇼타임 농구를 선보인 KGC의 후안 파틸로(25, 196cm)가 바로 그렇다.



# 지속적인 변화, 궁극적인 목표점은?



이번 시즌, KBL이 제도를 변경하면서 내건 슬로건은 ‘국제 경쟁력 강화’다.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금메달 이후, 한국 농구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며 변방국의 서러움을 맛봤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크게 선수들의 기량 저하와 국제 무대에 대한 대비책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KBL 역시 이를 절감하며 제도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KBL은 국내 심판들을 대상으로 FIBA 규칙을 습득하게 하고 있고, FIBA 규칙서 번역 작업 등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늦은 면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선행돼야 할 부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프로 선수들은 약 5개월 동안 54게임이라는 강행군을 소화한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4년에 1번 열리지만 실제로 국가대표 선수들은 매년 국제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특히,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선수들은 몸을 추스릴 여유도 없이 국가대표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KBL이 진정 ‘국제 경쟁력 강화’를 생각한다면 일정 변화를 제도적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KBL은 그 동안 트레블링과 몸싸움 강화 등 선수들의 국제 무대 적응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당연한 이치였다. 국내 심판 중 FIBA 심판 자격증을 보유한 이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교육을 받는 기간이 시즌과 겹친다는 이유다. 연맹 차원에서 반드시 생각해야 할 점이다.

말로만 외치는 ‘국제 경쟁력 강화’는 아무 소용 없다. 우리 나라는 올해 2차례의 국제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5월에 열리는 동아시아 대회는 상무와 대학 선수들만이 참여하지만 8월에 열리는 아시아 선수권 대회는 다르다. 지금도 빠르다고 할 수 없지만 또 한 번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둘러볼 필요는 있는 법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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