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이재승 기자] 서부 컨퍼런스의 대권을 놓고 다툴 팀들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멤피스 그리즐리스로 결정됐다.
샌안토니오와 멤피스는 공교롭게도 지난 2010-2011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진검승부를 펼친 바 있다. 시리즈가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탑시드인 샌안토니오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샌안토니오가 1라운드에서 멤피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두 팀이 만나는데 2년의 세월이 걸렸다. 두 팀 모두 이번 시리즈만 넘는다면, 파이널 진출이 확정되는 만큼 두 팀 모두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샌안토니오와 멤피스는 같은 지역대(남서지구)에 속한 팀들이다. 선수단의 면면은 다소 바뀌었지만, 포진하고 있는 주력선수들의 기량이라던가 입지는 변함이 없다. 심지어 포지션도 비슷하다.
스타일도 비슷하다. 양 팀 공이 조직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수비지향적인 농구를 펼치는 팀이다. 저득점이 날지언정, 시리즈 내내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박진감은 떨어질는지 모르겠지만, 긴장감만큼은 가히 최고조에 이를 것만 같다. 흡사 샌안토니오와 디트로이트 피스턴스가 만난 2004-2005 파이널처럼 말이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vs 멤피스 그리즐리스
Key Match-up : 팀 던컨, 티아고 스플리터 vs 마크 가솔, 잭 랜돌프 / 토니 파커 vs 마이크 콘리
Keyword : 2011 PO 1라운드 업셋의 해후, 최고 수비팀들 간의 시리즈
시즌 전적 : 2승 2패(동률)
시드는 샌안토니오가 높지만, 샌안토니오가 도전하는 입장이다. 샌안토니오는 이미 2년 전 멤피스에게 업셋을 당했기 때문. 당시 샌안토니오가 당한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샌안토니오는 지난 2010-2011 시즌에서 지노빌리를 공격의 전면에 내세우며 험한 서부 컨퍼런스에서 탑시드를 거머쥐었다. 샌안토니오의 우승도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샌안토니오는 플레이오프 첫 관문에서 멤피스에 가로막혔다. 이러한 두 팀이 서부 타이틀과 동시 파이널 진출의 유무를 놓고 한판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이번 시즌 맞대결에서는 공이 2승씩을 나눠가졌다. 그 것도 홈팀이 모두 승리했다. 게다가 4차례의 맞대결에서 2번이나 연장접전을 치렀다. 지난 1월 17일(이하 한국시간) 멤피스가 103-82로 원사이드하게 이긴 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3점차 이내의 승부가 펼쳐졌다. 그 중에서도 2점차 승부가 무려 2차례 있었을 정도. 이만하면 정규시즌 내에서도 두 팀의 대결을 유독 한 끗 차로 갈린 승부가 태반이었다.
우선 샌안토니오는 2년 전에 비해 좀 더 탄탄해진 전력을 갖추고 있다. 뚜렷한 부상자도 없다. 2년 전에는 주포나 다름없었던 지노빌리의 부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최상의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팀 던컨과 토니 파커는 여전히 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도리어 던컨은 기량이 발전(?)한 뉘앙스다. 지노빌리는 식스맨으로 벤치를 이끈다. 기량이 예전같진 않지만, 특유의 센스는 여전하다. 비록 득점은 예전처럼 올릴 수는 없을 지라도 플레이메이커로 팀을 조율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골밑도 보다 탄탄해졌다. 티아고 스플리터가 성장했고, 보리스 디아우의 가세로 멤피스의 마크 가솔, 잭 랜돌프에 맞설 준비를 마쳤다. 이는 나머지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풋내기였던 데니 그린은 주전 가드로 발돋움했다. 오픈 찬스에서의 3점슛을 바탕으로 지난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 수비력까지 입증했다. 카와이 레너드는 공수 양면에서 샌안토니오를 이끌 기둥으로 성장했다.
멤피스는 더욱 강해졌다. 멤피스는 매해 평균 실점을 줄여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번 시즌에는 리그 최소실점팀으로 거듭났다. 그 와중에 샐러리 감축을 위해 주득점원이었던 루디 게이를 내보내야했음에도 말이다. 멤피스는 이번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주요 식스맨들과 게이를 트레이드했다. 다가오는 시즌, 사치세를 피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그럼에도 게이의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오히려 테이션 프린스가 합류하면서 경험과 짜임새를 더한 느낌이다.
멤피스의 강점은 강력한 수비와 높이다. 멤피스는 이번 올디펜시브팀에 무려 세 명이나 배출했을 정도. '올 해의 수비수' 가솔을 필두로 마이크 콘리와 토니 앨런까지 수비력 충만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관록의 프린스까지 있다. 프린스가 전성기적 수비를 보일 리 만무하지만, 우승경험(2004)을 갖췄기에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다.
그나저나 멤피스하면 랜돌프와 가솔이 이끄는 리그 최고의 인사이드다. 공격, 수비, 리바운드까지 어느 하나 뒤처지는 것이 없을 정도. 둘 모두 하이포스트와 로우포스트를 오갈 정도의 슛거리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공격루트까지 다양하다. 심지어 가솔은 패싱센스까지 탁월하다. 이번 시리즈의 관건은 던컨을 위시로한 샌안토니오의 빅맨진이 멤피스의 골밑을 상대로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하느냐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파커와 콘리의 매치업도 관심사다. 특히나 파커는 현재 샌안토니오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선수다. 아니나 다를까 파커는 지난 2011년, 콘리를 만나 적잖이 고전했다. 당시 1라운드 시리즈 3, 4차전에서만 각각 6개, 7개의 실책을 범했을 정도. 시리즈 초반에는 필드골 성공률까지 저조했다. 그야말로 콘리에 완벽하게 틀어 막힌 전례가 있다.
즉, 샌안토니오는 랜돌프를, 멤피스는 파커를 얼마나 잘 괴롭히느냐가 이번 시리즈의 키포인트라 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팀 공격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들이다보니 이들의 득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샌안토니오는 최대한 랜돌프에게 터프샷을 유도하고, 멤피스는 파커의 픽앤롤 동선을 줄이는 것이 시리즈의 열쇠일 것으로 판단된다.
사진 = basketwallpap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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