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이재승 기자]로키 산맥의 정상이 이리도 높았던가?
'April Madness'라고 일컬어도 어색하지 않을 이번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그만큼 불꽃 튀는 경기가 연일 펼쳐지고 있다.
서부에서 1라운드가 3차전까지 진행되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리드하고 있었던 LA 클리퍼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위시드를 차지한 팀이 뒤져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5차전까지 치른 현재에는 샌안토니오가 시리즈를 뒤집으며 시리즈 리드를 따냈지만, 아직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로써 1라운드가 막이 오른 지 2주일이 지난 지금 서부의 모든 시리즈에서 3대 2의 스코어를 보이고 있다.
최소한 6차전을 치러야 하는 만큼 시리즈가 장기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이번 플레이오프가 얼마나 치열한 지 보여주는 단면이라 볼 수 있겠다. 참고로시리즈가 2대 2인 상황에서 5차전을 잡은 팀이 시리즈를 가져갈 확률은 무려 83%에 달한다.
과연 이들 중 1라운드를 뚫어내고 서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 오를 팀들은 누가 될 것인가? 현재까지 진행된 흐름을 통해 종반으로 치닫는 서부의 1라운드 시리즈를 간단하게 들여다봤다.
샌안토니오 vs 댈러스
X-Factor : 빈스 카터의 득점력
Series Point : 덕 노비츠키의 평균 득점
서부의 탑시드이자 리그 1위로 파이널까지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가진 샌안토니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샌안토니오는 1차전을 잡아내며 무난한 출발하는 듯 했다. 4쿼터 막판 팀 던컨의 분전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 하지만 샌안토니오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2차전에서 113-92로 대패한 샌안토니오는 3차전에서 빈스 카터에게 버저비터를 맞으며 주저앉았다.
시리즈 첫 세 경기를 통해 보여진 샌안토니오의 경기력은 들쑥날쑥했다. 가뜩이나 댈러스에서는 주포인 덕 노비츠키가 평균 20점 미만에 그쳤기 때문. 노비츠키가 부진했을 때만큼 샌안토니오에게 좋은 기회도 없었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2차전 대패에 이어 3차전마저 한 끝 차로 내주면서 힘든 일정을 예고케 했다.
연패에 빠져 있는 데다 4차전도 적지에서 열리기 때문에 샌안토니오에게 좋은 조건은 없었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23점을 올리며 팀의 공격을 이끈 마누 지노빌리 덕에 가까스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시리즈 초반에 빛난 티아고 스플리터의 노비츠키 수비 또한 유요했다. 스플리터는 다시금 노비츠키를 30%대의 야투 성공률로 묶어내면서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이어진 5차전에서는 주전급 선수들이 고루 활약하며 먼저 3승을 올렸다. 댈러스에서서는 노비츠키, 몬테 엘리스, 빈스 카터가 무려 75점을 합작했지만, 여러 선수들이 고루 활약한 샌안토니오를 당해내지 못했다. 샌안토니오는 이날 승리로 남은 2경기 중 1승만 하면 되는 유리한 위치에 오르게 됐다.
오클라호마시티 vs 멤피스
X-Factor : 토니 앨런의 수비와 마이크 밀러의 3점슛
Series Point : 케빈 듀랜트의 활약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시리즈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명승부를 만들어내고 있다. 2차전을 제외한 나머지 네 경기에서 모두 연장전을 치렀을 정도로 두 팀의 경기는 정규시간을 지나서야 가까스로 승부가 결정되곤 했다.
샌안토니오와 댈러스의 시리즈에서 변수가 카터였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토니 앨런이었다. 앨런은 시리즈 내내 상대 에이스인 케빈 듀랜트를 철벽수비하고 있다. 흡사 수비로 공격하는 느낌이 들고 있을 정도. 앨런은 3차전과 4차전에서 듀랜트를 필드골 성공률을 30%이하로 막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4차전에서는 단 15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더불어 앨런은 이날 14점 13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수비 외적인 부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멤피스는 비록 4차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레지 잭슨이 터지지 않았다면 멤피스가 승리를 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5차전에서도 접전은 계속됐다. 멤피스는 8점차의 점수 차를 지키지 못하고 추격을 허용했지만, 연장전을 치른 끝에 100-99로 승리했다. 이날의 수훈갑은 단연 마이크 밀러였다. 밀러는 지난 '2012 파이널'에서 오클라호마시티를 상대로 엄청난 3점슛을 터트리며 당시 마이애미의 우승을 도왔다.
밀러의 역할은 이번에도 변함없어 보인다. 밀러는 지난 5차전에서 위치와 거리를 가리지 않고 3점슛 5개를 적중시켰다. 밀러는 이를 바탕으로 이번 시리즈 최다인 21점을 올렸다. 더불어 6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을 곁들이는 등 다방면에서 베테랑의 힘을 입증했다.
멤피스가 6차전마저 승리한다면, 지난 플레이오프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오클라호마시티를 가로 막은 격이 된다. 이만하면 천적이 따로 없다. 게다가 MVP 수상이 유력한 듀랜트의 시상식 장소까지 바꿔버리게 된다.
클리퍼스 vs 골든스테이트
X-Factor : 코트 밖의 혼란
Series Point : 디안드레 조던의 보드장악
클리퍼스와 골든스테이트의 대결은 경기 외적인 요소로 뒤덮여져 있다. 클리퍼스는 구단주인 도널드 스털링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급기야 애덤 실버 커미셔너는 스털링의 영구제명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덧붙여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들도 실버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클리퍼스가 이와 같은 홍역을 치르고 있었다면, 골든스테이트는 반격의 기회로 삼기에 충분했을 터.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도 조용하지 못했다. 골든스테이트에서는 코칭스탭간의 불화가 야기된 것. 급기야 골든스테이트는 시리즈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어시스턴트코치인 데런 얼먼을 해고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팀의 경영진에 발을 들이고 있는 제리 웨스트에게 연습을 관전하기 말 것으로 부탁하기도 했다는 후문.
그래서였을까 골든스테이트는 4차전을 대승으로 장식했지만, 이를 5차전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4차전에서 스몰라인업을 내세온 골든스테이트는 클리퍼스의 혼란(?)을 틈타 118-97로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클리퍼스의 닥 리버스 감독은 이를 금방 파헤쳤다. 클리퍼스는 이를 십분 활용, 디안드레 조던을 통해 골밑을 공략했다. 조던은 이날 전반에만 15점 11리바운드롤 올리는 등 이날 25점 18리바운드 4블락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조던은 지난 2008년 팀 던컨 이후 처음으로 '25-18-4'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한편 골든스테이트는 5차전에서도 선전했다. 주전들이 전원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렸지만, 벤치에서의 지원이 시원찮았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날 벤치에서 단 19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린이 주전으로 진입한 탓이 컸지만, 해리슨 반즈가 단 5점밖에 더하지 못한 게 유달리 아쉬웠다.
휴스턴 vs 포틀랜드
X-Factor : 트로이 대니얼스의 3점슛
Series Point : 라마커스 알드리지의 중거리슛
이들 두 팀의 대결은 흡사 노비츠키와 던컨의 '마이너 버전(?)'이라 하더라도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시작은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먼저였다. 알드리지는 1, 2차전에 모두 40점 이상을 올리면서 팀의 승리에 가히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알드리지는 5차전 전까지 4경기에서 평균 35.3점 11.5리바운드로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정작 5차전에서 단 8점 8리바운드에 묶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이번 시리즈 최저 득점이자 유일하게 두 자리 수 득점에 실패했기 때문. 다소 지친 탓일까? 알드리지는 좀체 정확한 슈팅을 가져가지 못하면서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반면 드와이트 하워드는 5차전에서 22점 14리바운드 3블락을 곁들이면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이번 시리즈 5경기에서 평균 26점 14.2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2차전에서는 팀의 첫 13점을 몰아넣는 등 시리즈 최다인 32점을 넣었음에도 팀의 승리와 연결되지 못했다.
제임스 하든의 슛만 좀 더 정확해 진다면, 휴스턴이 시리즈를 7차전까지 몰고 갈 수도 있다. 하든은 1~3차전까지 필드골 성공률이 32.9%에 그쳤으며, 3점슛 성공률은 26.7%로 더욱 처참했다. 하든의 평균 득점은 27.3점으로 높았지만 전혀 효율적이지 못했다.
5차전에서도 하든의 슛 정확도는 살아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못한 느낌. 그러나 상대 주포인 알드리지가 오머 아식의 수비에 막힌 데다 벤치에서 나선 제러미 린이 21점을 보태면서 승부의 추는 휴스턴 쪽으로 기울었다.
관건은 케빈 맥헤일 감독이라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맥헤일 감독은 시리즈 내내 8인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다. 변수의 여부를 전혀 가져가고 있지 않은 상황. 그렇다고 전술적으로 뚜렷한 카드를 제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난 3~5차전을 통해 트로이 대니얼스가 등장했다는 점은 다행이다. 대니얼스는 지난 3, 4차전에만 7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시리즈 막판 가장 X-펙터나 다름없다. 지난 2009-2010 시즌 유타 재즈 소속이었던 '10일 계약자' 선디에이타 게인스가 떠오를 정도(게인스는 지금 D-리그 리노 빅혼스에서 뛰고 있다).
대니얼스는 비록 팀은 패했지만 지난 4차전에서 개인통산 최다인 17점을 터트렸다. 하워드와 하든 그리고 챈들러 파슨스가 제 몫을 하는 가운데 벤치에서 린이나 대니얼스가 터진다면 휴스턴도 공격에서 막힐 여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느 시리즈만큼이나 이번 시리즈도 상당히 종잡을 수 없을 만큼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기 양상은 여전히 포틀랜드 쪽으로 웃어주고 있지만, 휴스턴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팀이다.
사진 NBA.com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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