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지난 시즌 창단 첫 '리그 우승'을 거머쥔 창원 LG. 비록 결승에서는 울산 모비스에 패해 첫 우승배너를 거는데 실패했지만, 지난 시즌 LG는 상당히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트레이드로 김시래, 드래프트로 김종규, 이적시장에서 문태종을 잡은 LG는 데이번 제퍼슨이라는 최고의 득점원과 함께하며 가장 센세이셔널한 시즌을 치렀다.
그랬던 LG가 성공적인 지난 시즌을 뒤로하고 다가오는 2014-2015 시즌을 준비하게 위해 첫 움직임을 가졌다. 햇볕이 쨍쨍한 휴가철로 분주한 요즘. LG 선수단은 경남 사천을 찾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다른 팀들은 대부분 전지훈련을 마쳤지만, LG는 다른 팀들에 비해 늦은 시각에 전지훈련을 나섰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만큼이나 LG 선수들의 의지는 다부졌다. 지난 31일(목)에 LG가 훈련하고 있는 사천을 찾아 만난 LG 선수단과 보낸 하루를 지면에 담았다.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유병훈, 김시래, 류종현, 배병준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오후 훈련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선수들은 휴식을 가진 뒤 헬스장에 모여들었다. 이번에도 제 각기 개인 목표와 기록을 적어가면서 역기와 아령을 들기 시작했다. 그 밖에 하체와 어깨를 비롯한 근육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어제의 기록을 넘어서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였다.
기자는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면서 강양택 코치와 몇 마디 주고받았다. 강 코치는 "웨이트가 잘 이뤄져야 시즌을 잘 치를 것"이라며 선수들도 다른 훈련보다 의욕적으로 운동에 임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강 코치의 성에 차지 않았을까? 강 코치는 기자를 보며 "요즘 선수들의 운동량은 많은 편이 아니다"면서 농담이 잔뜩(?) 섞인 말을 했을 하기도 했다. 강 코치는 기자와 예전에 있었던 일들과 관련하여 대화를 하면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결코 짧지 않았던 운동시간이 끝이 나고 기자는 유병훈과 이야기를 나눴다. 유병훈은 변함없는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고, 이번만큼은 '해보이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아래는 유병훈과의 대화내용이다.

Q : 가장 최근에 바닷가가서 수영해 본적은?
A : 수영해 본적은 없다. 바닷가에 가서 주변에 간 적은 있는데 놀러 간 적은 없다. 백사장에 뛰는 게 있으면 바다에 뛰어들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없었다(웃음).
(기자는 옆에 있는 바다를 가리켰지만, 유병훈은 "기회가 없었다"며 아쉬움 가득하면서도 웃음 섞인 답변을 남겼다.)
Q : 지난 시즌에 감각이 좀 올라왔는데, 어찌 지내는지?
A : 감각적인 훈련은 하지 않지만, 육체적인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요즘에는 근육이 많이 올라와서 풀어주는 운동을 하고 있다. 거의 기초체력 위주로 해오고 있다. 전술보다는 체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크게 별다른 것 없다. 차분하게 운동하고 있다.
Q : 시즌 끝나고 난 뒤 시간을 좀 가졌을 것 같은데?
A : 그런 마음이 컸다. 몸을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는. 실질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실천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휴가를 받으면서부터 좋은 기회가 생겨 크로스핏도 해보면서 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잔부상이 거의 없다.
Q : 지난 시즌의 아쉬움 그리고 의미는?
A : 기술적으로 많이 알게 됐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됐다. 처음에는 거의 패스위주나 경기운영 위주로 경기에 들어갔는데, 강양택 코치님께서 공격적인 부분을 많이 주문하셨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는데,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유병훈은 자신감의 계기로 데뷔 이후 최다득점을 한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를 꼽았다. 유병훈은 그 날을 떠올리며 "날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감이 좋아서 잘 됐다"고 전했다. 이어 "플레이오프 때는 처음이고 단기전이라 조금 소극적이었다. 그 경기를 통해서 올라왔다"면서 평가했고 다만 "결승전에는 부담이 있었다"면서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Q :코칭스탭들이 몸이 올라왔다고 하더라?
A :몸을 만들고 싶었다. 어딜 가서 운동선수 같지 않고 많이 약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표현은 안했어도 약간 스트레스였다. 휴가 때도 운동하면서 차곡차곡 만들었던 게 지금은 운동을 하고 전술적으로 만들어 가는데 보탬이 된 것 같다.
(유병훈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특히 결승전에서 (양)동근이 형에게 밀리는 모습을 많이 받았다. 끝나고 많이 아쉬웠지만, 그때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게 지금 몸을 만든 계기가 됐으리라 본다"면서 성숙한 답변을 남겼다.)
Q : 이번 시즌은?
A : 처음보다 슈팅이 많이 좋아졌다. 지난 시즌에는 제퍼슨과 태종이 형에게 공격비중이 컸는데,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가드들이 쉽게 어시스트를 하면 좋을 것 같다.
Q : 백코트 재원이 많은데, 본인만의 장점은?
A : 다른 형들도 뛰어나지만,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경기 중에 코트에서 시야를 넓게봐서 패스를 적재적소에 찔러줄 수 있을 것 같다.
Q : 류종현과도 뛰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 제가 1학년 때 4학년이었다. 제가 잘 해서 살려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류)종현이 형은 수비에서 외국선수를 맡을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다. (류)종현이 형은 패스가 좋다. 외곽으로 빼주는 게 좋다.
유병훈과의 인터뷰를 뒤로 하고 기자는 따로 김시래를 만났다. 김시래는 고된 훈련으로 지쳐있을 법 했는데도 여전히 앳된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김시래와의 일문일답이다.

Q : 힘들진 않은지?
A : 운동을 쉬어서 힘들다. 이번 훈련을 이겨내야 개인은 물론이고 팀에 보탬이 된다. 참아야 한다.
(김시래는 지난 결승에서 당한 부상으로 지금까지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김진 감독도 이에 대해 "늦게 운동을 시작해서 다소 오래 걸릴 것"이라 내다봤다.)
Q : 신혼인데? 집에 가고 싶지는 않은지?
A : 부인이랑 휴일 때 시간을 보내면 된다. 시즌 준비가 우선이고, 내겐 농구가 먼저다.
(김시래의 대답은 단연 '농구'였다. 시즌을 잘 했을 때 휴일을 맞아야 기분이 좋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처럼 보였을 정도였다.)
Q : 지난 두 시즌 모두 결승에 나갔는데, 차이점은?
A : 모비스에서는 베테랑들이 많았다. 그랬기에 보조해 주면서 맞춰주는 역할만 하면 됐었다. 반면 LG에서는 주전이라서 내가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잘 하지 못했다. 모비스에서 결승에 임했을 때 (양)동근이 형이 결승에서 지면 기분이 안 좋을 거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고 나니 기분이 좋진 않았다. 아쉬움이 컸고, 진 게 아쉽다.
Q : 결승에서 다쳤는데, 당시 어땠는지?
A : 발을 딛는 순간 못 걷겠더라. 마음이 많이 답답했고, 시즌 때 경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하필 제일 중요한 경기에서 다쳐서 상당히 속상했다.
(김시래는 지난 결승에서 패한 것에 대해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눈치였다. 김시래는 "진 게 가장 아쉬웠다"고 입을 열며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에 다쳤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른 날도 있을 텐데 하필 오늘이었을까?"라는 속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Q : 현재 몸상태는?
A : 발에 있는 통증을 빼고는 괜찮다. 통증이 조금 있는 것 빼고는 다 괜찮다.
Q : 다치지 않았다면, 대표팀에 합류했을 거라 보는데?
A : 우승을 했더라도 부족한 게 많아서 안 됐을 것 같다. 내가 국제대회에서 뛰기엔 신체적 결함이 많다. 키가 많이 작아서 미스매치가 될 것이고 상대의 표적이 될 게 뻔하다.
(김시래는 자신이 국제무대에서 뛰기에는 "한계가 많다"면서 단호하게 못 박았다. 자신을 '쪼끄만 선수'라고 칭하며 키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 자평하기도 했다.)
Q : 이번에 LG의 백코트가 상당히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A : 모두가 크다는 게 중요하다. (유)병훈이도 있고, 전반적으로 다들 크다. 내가 작기 때문에 이를 커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 이번 전지훈련의 목표는
A : 낙오하지 않는 것이다. 아프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팀에 많은 도움이 된다. 무사히 끝까지 마치고 싶다.
Q : 엄청 식상하지만, 다가오는 시즌의 목표는?
A : 우승이다. 우승해서 상무지원까지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
(기자는 더불어 "어시스트상까지 타야죠!"라고 말했더니 "그러면 더 좋죠~!"라며 특유의 해맑은 미소로 화답했다. 끝으로 악수를 나누는 순간에도 김시래의 '겸손함'이 엿보였다면 너무 과장일까? 그만큼 김시래는 자신을 낮출 줄 알며 '어린이'와 같은 밝은 미소를 줄곧 잃지 않고 있었다.)
김시래와의 대화를 뒤로 하고 류종현과의 이야기를 나눴다. 류종현도 역시나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느껴졌다. 역시나 '쉬운 인생은 어디에도 없는 법'이란 걸 기자 스스로가 많이 느꼈다.
Q : 힘들진 않은지?
A : 많이 힘들다. 비시즌이 힘들긴 한데, 공익까지 갔다 와서 공백이 있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어떻게든 공백을 메워보려 했는데 잘 안 된 것 같다(웃음). (하)승진이 형은 뺐다고 하던데 나는 체중을 불리는 데 중점을 뒀다. 몸싸움을 해야 해서 웨이트 중심으로 훈련을 했다. 114kg정도까지 불렸는데, 팀에 합류한 이후 10kg가까이 빠졌다
(류종현은 이번 전지훈련뿐만 아니라 이번 여름 내내 이어온 오프시즌의 훈련이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유인 즉슨 "공익 때는 모비스의 프로그램에 맞게 준비를 했는데, LG에 트레이드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어긋난 것 같다. 하지만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이해해주신다"고 말했다.)
Q : LG의 분위기는?
A : 자유로운 것도 없지 않아 있고 편한 것 같다.
(류종현은 상대적으로 조금 자유로운 농구를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어 보였다. 류종현은 고교시절부터 센터임에도 다양한 기술을 갖춘 선수로 평가 받기도 했다.)
Q : 프로에서의 지난 2시즌에 대해 평가한다면?
A : 수비한다고 평가받긴 했는데, 그 뿐이었다. 아쉬움이 크다.
(류종현은 고교시절부터 모비스에서까지의 긴 여정을 두고 "고교 시절이 제일 재밌었다"면서 고등학교 때 농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류종현은 고교시절을 떠올리며 지금까지 농구인생 중 즐거웠다고 평가했다.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센터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감독님께서 센터도 드리블을 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고, 또 그게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대학시절에는 부상도 있었지만, "잘 맞지 않았다"고 조심스레 입을 열며 "대학에서는 내가 받아먹는 역할만 해주길 원했다"면서 "이 부분에서 많이 답답했었다"며 당시의 고충을 털어 놓았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농구를 그만두고 싶었다"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류종현은 지금까지 농구해 오면서 딱 한 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그게 그 때였다고 되돌아 봤다.)
Q : 본인이 생각하는 장점은?
A : 코치님께서 센스가 좋다고 하셨다. 수비 센스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단, 자신감이 떨어질 때는 주저주저하는 게 많다.
(팀 동료인 유병훈은 류종현을 놓고 '센스가 좋다'고 말했다. 류종현을 만나기 전, 유병훈을 만났을 때, 유병훈은 "(류)종현이 형은 센스가 좋아요"라며 류종현의 농구센스를 높이 평가했다)
Q : 이번에 본인의 역할은?
A : 수비도 수비지만, 받아먹기, 스크린, 2대 2 픽앤롤, 중거리슛과 같은 기본적인 것만 되어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류종현은 "(김)종규의 쉬는 시간을 메우는 것도 있지만, (김)종규와 다른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은 "외국선수를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내가 버티면 다른 외국선수가 상대 국내 선수를 잡는다"고 내대봤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류종현은 예전에 테렌스 레더가 KBL 최초 '30-30'을 기록했을 때를 언급하며 "당시에 레더가 내게 와서 고맙다고 하더라"면서 자신은 궂은일에 보다 중점적으로 접근해야 함을 피력했다.)
Q : 이번 시즌의 목표는?
A : 부상을 안 당했으면 좋겠다. 공백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안 다쳤으면 좋겠다. 감독님께서 수비적인 것에 대해 많이 요구하신다. 자신이 있으면 슛도 쏘라고 한다.
(어쩌고 보면 '정해진 틀'을 강조하는 모비스도 좋겠지만, '조금 더 자유분방한' LG가 어울려 보인다. 본인도 "어떻게 보면 이곳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면서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 한다"면서 의지를 불태웠다.)
Q :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지?
A : '악'이 있는 선수로 남고 싶다. 왜냐하면 매치업이 외국선수라 더더욱 그렇다
(류종현은 중앙대시절 연습할 때부터 외국선수와 상대해 봤다. 당시를 떠올리며 류종현은 "외국선수들이 우리를 무시하는 경향이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 연습경기 때마다 접한 외국선수들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래서인지 류종현은 자신의 역할인 만큼 "밀리고 싶지 않다"면서 '악'으로 버티는 선수로 각인되고 싶다는 의중을 전달했다.)
인터뷰 내내 기자는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다. 류종현의 고교시절을 거쳐 대학시절 그리고 모비스까지 이어지는 그가 건넨 이야기를 들으며 '좋았던 기억'에는 같이 웃고, 조금은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서는 같이 속상해 했다.
류종현도 자신의 아팠던 기억을 더듬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만큼 이번 시즌 '해보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지 않을까? 소집해제 이후 트레이드되었지만, '전화위복'이라는 말처럼 오히려 더 올라 설 수 있는 2014-2015 시즌을 보내길 기대해 본다.
끝으로 배병준을 만났다. 배병준은 그간 앙금이 져버린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었다.
Q : 지난 시즌 초반 기회를 잡기도 했는데?
A : 10월 드래프트 이후 13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많이 벌어졌을 때 뛰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에는 형들에게 많이 밀렸던 것 같다. 스스로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
(배병준은 지난 시즌을 두고 '실망'이란 단어를 주저 없이 꺼내들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자리를 잡지 못한 것도 컸겠지만 "진짜 열심히 했는데"라며 연습했던 것처럼 결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Q : 팀에 슈팅가드가 많다. 본인만의 무기가 필요해 보이는데?
A : 수비가 될 것 같다. (조)상열이 형처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조)상열이 형이 수비에서 힘을 보태고, 속공을 뛰어 주고, 찬스에서 던져준다. 그런 만큼 (조)상열이처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Q : 공수 밸런스가 중요해 보이는데?
A : 한 곳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공격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 수비가 잘 되지 않고, 반대로 수비에 집중해야지 하면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수비할 때 많은 생각을 한다. 파이트(스루)로 빠질 지 슬라이드로 빠질 지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움직일 지 늘 생각하고 있다.
(배병준은 오전 산악훈련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1위로 결승라인을 통과했다. 지난 해, 양구에서 있었던 훈련에서도 당최 믿을 수 없는 기록을 선보이며 '막강 체력'을 과시했다. 양구에서는 오르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10km 거리를 50분대에 주파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Q : 대학시절을 떠올리면?
A : (두)경민이, (김)민구, (김)종규가 있다 보니 수비 위주로 했다. 감독님께서도 그걸 강조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수비적인 선수로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Q : 우승을 많이 하지 않았나?
A :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 게 없기 때문이다.
(배병준은 대학시절을 떠올리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2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나간 것은 운이 좋았지만, 본인이 코트에서 소화한 역할에 대해 사무칠 정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꾸중을 들었던 적이 많았다"고 입을 열며 무엇보다 "내가 무엇인가 해서 우승을 달성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랐을 것"이라며 "정작 내가 한 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병준은 대학시절부터 경쟁이라는 틈바구니 속에서 쉽지 않은 삶을 살아온 여전히 어린 사람이었다. 그 때를 떠올리며 조금은 울컥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왜 이리 안 풀리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면서 좀 더 어릴 때는 방성윤 선수처럼 많이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이제는 황진원 선수처럼 오래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많이 득점하는 선수도 필요하지만, 짧은 시간을 메워주더라도 팀의 부름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은 강한 열망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간 홀로 속으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간 보내온 시간만큼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마음이 진정으로 전해질만큼 배병준에게는 '간절함'이 보였다.)
Q : 이번 시즌의 목표는?
A : 시합에 투입되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면 5분이라도 뛰어서 우승하면 좋을 것 같다. 시합에 뛰는 게 제일 크다.
Q : 하고 싶은 말은?
A : 다했다.
(배병준은 이날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이 글썽이는 장면을 여럿 내비쳤다. 작게나마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좋은 대학을 나왔지만, 화려한 선수들 탓에 제대로 조명조차 받지도 못했고, 프로에서는 선수층이 두꺼운 LG에서 생존하기조차 급급했던 탓이 커보였다.
배병준은 대학시절을 떠올리며, "우리 어머니께서 이재범 기자를 많이 좋아 하신다"면서 예전 일화를 꺼내들기도 했다. 당시 이재범 기자는 모두가 김민구를 인터뷰할 때, 배병준을 찾아갔다고. 배병준은 이를 잊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진짜 고마웠다"면서 지금도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는 말 속에 그간 그의 속에 쌓여 있었던 여러 울분들을 속 시원하게 다 털어내 놓은 느낌이었다. 인터뷰를 하기 전에 오자마자 "왜? 저를?"이라고 말했다. 기자를 쳐다보는 모습을 보며 '아, 많이 힘들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배병준은 말을 잇는 내내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하면서 정말 가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열심히 하지 않았으면 그런 말을 하지 못했겠지만, 산악훈련에서 그리고 코트에서 수비연습을 할 때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래서 배병준이 이번 시즌만큼은 더욱 더 이를 갈고 준비하는 것 같았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기자도 배병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많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배웠다. 모든 운동선수가 그렇겠지만, 어린 나이부터 겪어왔던 많은 일들을 통해 '연민'을 느끼기도 했고, 요즘 들어 잘 풀리지 않는 나를 보며 한풀이를 하던 스스로가 많이 부끄러웠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기자는 "응원할 겁니다"라는 인사를 전했다. 배병준도 기자의 눈을 보며 "고맙습니다"면서 인사했다. 그를 알아준 이재범 기자에게도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사진 = 이재승 기자,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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