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괜히 400승 감독이 아니다.
부산 KT는 1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고양 오리온스를 92-66으로 완파했다. KT는 이날 승리로 홈 5연패에서 벗어났고, 단독 6위(6승 10패)에 올라섰다.
KT의 이재도(179cm, 가드)는 이날 32분 21초 동안 24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 5스틸로 맹활약했다. 오용준(193cm, 포워드)도 32분 06초 동안 21점(3점슛 3개)으로 공격력을 뽐냈다. 에반 브락(204cm, 센터)과 전태풍(178cm, 가드)도 각각 17점 11리바운드와 16점 2스틸로 팀 승리를 도왔다.
오리온스의 찰스 가르시아(203cm, 포워드)와 이승현(197cm, 포워드)은 18점 7리바운드와 11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분전했다. 그러나 KT의 1쿼터 공격력에 기가 죽었고, 반전 분위기를 좀처럼 형성하지 못했다. 2연패에 빠지며, 단독 3위(11승 5패)로 떨어졌다.
# 전창진 감독의 이재도 카드, 승부를 좌지우지했다
전창진(51) KT 감독은 KBL 최고의 명장으로 불린다. 정규리그 통산 409승 285패로 전체 승수 2위와 승률 3위(0.589, 정규리그 100경기 이상 소화 기준)을 기록했다. 전창진 감독의 강점은 ‘선수단 장악’. 카리스마가 돋보이고, 채찍과 당근을 절묘하게 섞는다.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다. 그러나 최대 강점은 ‘순간 전술 변화’. 그만큼 자신이 가진 전력과 상대의 전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전 감독의 순발력은 오리온스전에서도 드러났다.
전 감독은 오리온스의 핵심을 ‘이현민(174cm, 가드)’으로 잡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현민의 오른쪽 돌파. 전 감독은 이재도에게 이현민 봉쇄를 명했다. 이재도는 이현민으로부터 1쿼터에만 2개의 턴오버를 유도했고, 이를 쉬운 득점으로 연결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재도. 이재도는 1쿼터에만 14점과 3스틸을 기록했다. 전창진 감독은 이재도의 적극적인 태도와 활동량에 박수를 보냈다.
오리온스의 수비가 전태풍과 이재도에게 향하자, 오용준의 경기력도 동반 상승했다. 오용준은 베이스 라인을 활용하거나 동료의 스크린을 이용했다.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1쿼터 야투 성공률 100%(2점 2/2, 3점 2/2)로 이어졌다. 전태풍(178cm, 가드)은 이재도의 활약으로 많은 힘을 비축했다. 벤치에서 이재도의 활약에 가장 많이 환호했다. 그러나 이재도의 활약을 지켜보지만 않았다. 3쿼터 들어 특유의 개인기와 집중력을 보여줬다.
브락은 KBL 입성 후 4경기 만에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자신의 강점인 빠른 공수 전환을 100% 활용했다. 수비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오리온스의 빈 공간을 제대로 침투했다. 브락의 활약 역시 이재도의 공헌이 컸다. 이재도는 브락과 2대2 상황에서 오리온스의 압박수비를 받았다. 그러나 침착하게 패스 강도를 조절했고, 패스를 이어받은 브락은 덩크와 바스켓카운트로 사직실내체육관을 뜨겁게 달궜다.
전창진 감독은 “오리온스의 공격은 이현민의 오른쪽 공략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현민이 오른쪽으로만 못 가게 하면 된다. 이재도가 이러한 수비를 상당히 잘 해줬다”며 초반부터 경기를 압도할 수 있었던 요인을 설명했고, 이재도 또한 “감독님이 말씀하신대로, (이)현민이형의 공격을 막는데 중점을 뒀다. 이렇게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장의 지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듯했다.
# 무력화된 포인트가드, 연패에 빠진 오리온스
오리온스는 개막 후 8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3연패에 빠졌다. 추일승(51) 오리온스 감독은 “선수들이 정적으로 농구하려고 한다. 외국인선수만 바라본다. 1대5로 농구할 수는 없다”며 선수들에게 비판의 칼날을 날렸다. 수장의 칼날을 받은 오리온스 선수단은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또 한 번 3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13일에는 안양 KGC를 92-63으로 완파하며, 최다 점수 차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리고 이틀 후. 10연승을 노리던 울산 모비스와 만났다. 트로이 길렌워터(199cm, 포워드)가 1쿼터부터 폭발했고, 허일영(195cm, 포워드)은 외곽에서 길렌워터를 지원했다. 76-80으로 패색이 짙었던 오리온스는 김동욱(195cm, 포워드)의 3점포로 1차 연장전을 향했다. 함지훈(198cm, 센터)에게 훅슛으로 패하는 듯했지만, 이현민의 피벗 플레이로 2차 연장전을 맞았다. 그러나 송창용(191cm, 포워드)에게 외곽포를 연달아 내주며, 91-100으로 패했다.
모비스전 패배의 여파가 이어졌던 탓일까. 오리온스는 경기 초반부터 KT의 압박수비를 뚫지 못했다. 물꼬를 틀어야 할 이현민이 이재도의 수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임재현(181cm, 가드)이 이현민의 역할을 대신 하려고 했지만, KT의 압박수비를 극복하지 못했다. 앞선이 무너지자, 장신 포워드의 위력도 떨어졌다. 허일영과 김동욱, 장재석(202cm, 센터)과 이승현 등이 교대로 미스매치를 노렸지만, 볼조차 제대로 잡지 못했다.
믿었던 길렌워터는 KT 앞선의 협력수비에 볼을 계속 놓쳤고, 가르시아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리온스는 결국 1쿼터에만 35점을 내줬다. 이번 시즌 한 쿼터 최다 실점. 상대의 야투 성공률은 약 93%(14/15). 리바운드할 일도 거의 없었다. 오리온스는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KT의 바꿔막기와 압박수비를 빠른 패스로 공략하려고 했다. 그러나 넘어가버린 흐름을 쉽게 찾아올 수 없었다.
오리온스는 오는 21일 인천 전자랜드와 홈 경기를 치른다. 오리온스는 지난 1라운드에서 전자랜드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과정은 좋지 않았다. 리카르도 포웰(197cm, 포워드)의 맹폭에 전반전을 36-49로 마쳤고, 정영삼(187cm, 가드)의 에이스 모드에 승부를 내줄 뻔했다. 김강선(190cm, 가드)의 결승 득점이 없었다면, 승리를 보장할 수 없었다. 3연승을 노리는 전자랜드에 KT전의 무력함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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