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프리뷰] 승리가 고픈 푸른 거인, 고개 드는 라이온 킹

kahn05 / 기사승인 : 2014-11-21 00: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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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1 전주 KCC 하승진 안양 KGC 오세근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거인과 사자가 있다. 거인은 자신감을 잃었고, 사자는 자신감을 얻고 있다.

전주 KCC는 최근 5경기를 모두 패했다. 지난 17일에 열린 울산 모비스전에서는 65-89로 완패했다. 허재(49) KCC 감독은 이날 “창피해서 뭐라고 설명할 수 없다”며 경기를 혹평했다. KCC는 5승 11패로 9위까지 떨어졌다.

안양 KGC는 고양 오리온스와 부산 KT에 두 자리 점수 차로 패했다. 그러나 지난 19일에는 서울 삼성을 85-74로 격파했다. 이동남(39) KGC 감독대행은 이날 주축 자원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KGC는 5승 10패를 기록하며, 중위권을 노릴 기반을 형성했다.

KCC의 하승진(221cm, 센터)은 저조한 팀 성적에 고개를 숙였고, KGC의 오세근(200cm, 센터)은 살아난 팀의 상승세에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두 선수의 맞대결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두 선수의 개성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 하승진과 오세근은 2012년 2월 7일 이후, 1,019일 만에 재회한다.

# 승리에 굶주린 하승진, 오세근 상대로 기쁨 얻을까?

하승진은 누구보다 농구에 절실했다. 2년 동안 코트를 비웠고, 그 사이 책임져야 할 가족이 생겼기 때문. 공익근무요원 시절에도 꾸준히 체력 관리를 했고, 소집 해제 이후 적극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경미한 부상을 자주 입고 경기 감각을 찾지 못했지만, 동료와 계속 구슬땀을 흘렸다. 그리고 정규리그 전 미디어데이에서 “농구에 너무나 굶주렸다. 굶주린 농구를 맛있게 먹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주변 환경 또한 나쁘지 않았다. 최고의 포인트가드인 김태술(182cm, 가드)과 지난 시즌 득점왕인 타일러 윌커슨(203cm, 포워드), 2011~12 시즌에 맹활약했던 디숀 심스(200cm, 포워드)와 함께 했다. KCC는 개막 첫 10경기에서 4승 6패를 기록했다.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나았다. 김태술은 부상 후유증에 허덕였고, 윌커슨과 심스는 기복을 보였다. 백업 멤버는 주축 자원의 부담을 전혀 덜지 못했다.

하승진은 이번 시즌 평균 12.6점 10.3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리바운드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년의 공백을 생각한다면, 나쁘지 않은 기록. 그러나 내용은 썩 좋지 못했다. 쉬운 득점 기회를 자주 놓쳤고,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상대에게 높이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승진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수비 범위는 계속 안고 가야 할 숙제”라며 스스로 자신의 경기력을 비판했다.

KCC의 공수 조직력은 완벽하지 않다. 우선 주축 자원끼리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김태술은 농구 월드컵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10월 초에 KCC로 복귀했다. 하승진도 비시즌 중 경미한 부상을 자주 입어, 실전 감각을 쌓지 못했다. 모비스전에서는 내재된 불안 요소가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조직력이 무너지자, 집중력도 무너졌다. 허재 감독은 허탈한 미소만 지었고, 하승진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결국 5연패에 빠진 KCC. KCC는 KGC를 상대로, 연패 탈출을 노린다. 지난 10월 25일에 열린 1라운드에서는 66-65로 승리했다. 심스와 윌커슨이 27점 16리바운드를 합작했고, 김태술이 7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4개의 스틸로 맹활약했다. 하승진은 3쿼터에만 8점을 넣으며, 13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공격 리바운드 4개를 잡으며, 높이의 위력을 발휘했다.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거인이 과연 KGC전에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

# 자신감 얻은 오세근, 하승진 상대로 상승세 유지?

오세근은 2011~12 시즌 정규리그 신인상과 챔피언 결정전 MVP를 차지했다. 데뷔 시즌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2012~13 시즌을 부상으로 날렸지만, 2013~14 시즌부터 조금씩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했지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조기 전역을 명받았다. 지난 10월 30일 오리온스전에서 16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오리온스의 개막 최다 연승과 1라운드 전승을 저지했다. 복귀전부터 많은 팬의 찬사를 받았다.

KGC는 오세근이 가세하기 전까지, 1승 6패를 기록했다. 박찬희(190cm, 가드)-강병현(193cm, 가드)-양희종(195cm, 포워드)이라는 국대급 라인업을 갖췄지만, 높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오세근은 KGC의 구세주였다. KGC는 오세근이 합류한 이후, 4승 4패를 기록했다. 물론, 오리온스와 부산 KT에 두 자리 점수 차로 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서울 삼성을 85-74로 꺾으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오세근은 이날 15점 3리바운드 3스틸로 맹활약했다. 박찬희(17점 8어시스트 6리바운드)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오세근의 가치는 기록만으로 계산할 수 없다. 오세근의 박스 아웃과 강력한 수비, 높은 전술 이해도는 KGC의 경기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박찬희와 강병현 등 KGC 가드진도 “세근이가 오고 나서, 경기 운영을 더욱 편하게 하고 있다”며 오세근의 존재감을 설명했다.

KGC 선수단은 오세근의 합류로 자신감을 얻었다. 이동남 감독대행은 “(오)세근이는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위력을 뽐낸다. 특히, 수비에서 더욱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다. 단순히 힘과 활동량만으로 수비하지 않는다. 영리하게 상대 길목을 차단한다. 앞선에서도 오세근을 믿고 강하게 상대를 압박한다”며 ‘오세근 효과’를 설명했다. 나머지 9개 구단도 오세근이 가세한 KGC에 경계령을 내렸다.

오세근은 데뷔 시즌 인터뷰에서 “(하)승진이형은 나보다 20cm 이상이 크고, 힘도 좋다. 가드가 센터를 막는 기분이다”며 하승진의 높이에 한숨을 지은 바 있다. 오세근의 한숨은 기록으로도 알 수 있다. 하승진과 5번의 맞대결에서 평균 10.2점 6.2리바운드를 기록했고, 15점 10.6리바운드를 허용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자신감을 얻은 오세근이 과연 하승진이라는 거탑을 허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제공 = KBL, 하승진(전주 KCC, 왼쪽)-오세근(안양 KGC,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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