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프리뷰] 위기 벗어난 거인, 위기 맞은 에이스

kahn05 / 기사승인 : 2014-12-05 08: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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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5 전주 KCC 하승진 고양 오리온스 트로이 길렌워터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9연패에서 벗어난 KCC와 개혁을 선언한 오리온스다.

전주 KCC는 지난 2일 인천 전자랜드와 맞붙었다. 2007년 2월 17일(vs 울산 모비스) 이후, 약 7년 9개월 만에 10연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KCC의 공격력이 폭발했다. 전자랜드를 88-77로 꺾고, 9연패를 탈출했다.

고양 오리온스는 지난 3일 안양 KGC와 맞붙었다. KGC를 상대로, 시즌 세 번째 연승을 노렸다. 하지만 KGC의 고른 공격 분포에, 59-71로 무너졌다. 13승 9패로 4위를 유지했지만, 최근 5경기에서 2승 3패로 부진하고 말았다.

KCC와 오리온스는 세 번째 맞대결을 치른다. KCC는 안방에서 처음 오리온스를 상대하고, 오리온스는 처음 전주실내체육관을 방문한다. 상대 전적은 오리온스의 우세(2-0). 하지만 두 팀의 분위기는 다르다. KCC는 위기에서 벗어났고, 오리온스는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는 구세주와 에이스가 동시에 서있다.

# ‘특단의 조치’ 하승진, 분위기 반등 이끌까?

KCC의 하승진(221cm, 센터)은 정말 크다. 웬만한 외국인선수보다 10cm 이상 크다. 그의 높이는 소속 팀 뿐만 아니라, 상대의 전술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1~12 시즌 이후, 두 시즌의 공백기도 있었다. 그러나 그 공백기가 하승진의 높이를 낮추지 못했다. 오히려, 하승진을 절박하게 만들었다. 평균 9.72리바운드로 리바운드 3위(국내 선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승진의 높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

하승진이 복귀한 KCC는 2011~12 시즌 이후, 플레이오프 진출을 꿈꿨다. 자유계약(FA) 신분의 가드 중 최대어였던 김태술(182cm, 가드)을 영입했고, 지난 시즌 득점왕 타일러 윌커슨(203cm, 포워드)도 건재했다. 그러나 퍼즐이 맞지 않았다. KCC는 구단 통산 3번째 9연패를 당했다. 하승진은 지난 달 21일 KGC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입었다. KCC에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듯했다.

하승진은 2~3주 가량의 치료 기간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지난 3일 전자랜드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12인 엔트리에 포함됐다. 허재(49) KCC 감독은 1쿼터 후반 하승진을 투입했다. 특단의 조치였다. 그러나 하승진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 않았다. 리카르도 포웰(197cm, 포워드)의 빠른 손에 볼을 연달아 빼앗겼다. 이날 25분 20초를 소화했고, 8점 6리바운드로 다소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하승진의 가치는 기록보다 훨씬 컸다. 윌커슨이 수비와 체력 부담을 덜었기 때문. 마음 놓고 공격에 가담했다. 골밑과 외곽을 모두 넘나들었다. 31분 13초 동안, 30점 6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종료 5분 42초 전에는 KCC의 벤치를 뜨겁게 달궜다. 수비 성공 후 트레일러로 속공에 가담했고, 신명호(184cm, 가드)의 노룩 패스를 덩크로 연결한 것. KCC는 71-58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신명호는 김태술을 대신해,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9점 8어시스트 4리바운드로, 이번 시즌 개인 최다 득점과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부진했던 김지후(187cm, 가드)도 20점을 몰아넣었다. 3점슛 6개를 퍼부었다. 그 중 3개는 4쿼터에 나왔다. 신명호와 김지후가 자신 있게 코트를 뛴 이유. 그 핵심에는 하승진이 있었다.

# 위기의 물탱크, 오리온스의 개혁에 힘 실을까?

오리온스의 트로이 길렌워터(199cm, 포워드)는 신입 외국인선수 중 최고의 득점력을 갖추고 있다. 평균 23.0점을 기록하며,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힘과 유연함을 앞세운 골밑 플레이에 안정적인 슈팅 밸런스도 갖추고 있다. 골밑에서의 몸싸움이 정말 인상적이다. 누구를 상대해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팬들 사이에서 ‘물탱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KBL 초창기에 활약했던 ‘조니 맥도웰’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길렌워터는 나머지 9개 구단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상대의 도움수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외곽으로 패스하는 타이밍이 늦었고,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다가 득점을 놓치기도 했다. 길렌워터는 조금씩 기복을 보였다. 지난 달 15일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39점을 넣었지만, 3일 후 부산 KT전에서 8점으로 부진했다. KBL 입성 후, 16번째 경기 만에 두 자리 득점을 실패했다.

길렌워터만의 탓으로 볼 수 없다. 국내 선수의 공격이 부진했다. 이현민(174cm, 가드)도 상대 레이더 망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승현(197cm, 포워드)은 고려대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허일영(195cm, 포워드)과 김강선(190cm, 가드)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오리온스를 상대하는 9개 구단의 생각은 간결해졌다. 대부분의 감독은 “길렌워터에게 줄 점수는 주되, 국내 선수에게 파생되는 공격을 봉쇄하겠다”며 오리온스전 대비책을 설명했다.

지난 3일 KGC와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길렌워터는 21점 6리바운드로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단발성 공격이 많았다. 모든 공격의 끝은 길렌워터의 1대1. 길렌워터에게서 파생되는 공격이 나오지 않았다. 혹은 패스 흐름이 뻑뻑했다. 이는 낮은 야투 성공률(37%, 23/62)과 저득점(59)으로 이어졌다. KGC는 결국 오세근(200cm, 센터)이 빠진 KGC에 12점 차(59-71)로 패했다.

오리온스의 다음 상대는 KCC. 오리온스는 KCC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는 81-58로 완승했고, 2라운드에서도 1쿼터의 우세(22-9)를 경기 종료 시점(84-76)까지 이어갔다. KCC를 상대로, 평균 8.5개의 3점슛을 성공했다. 이는 KCC를 잡을 수 있었던 핵심 요인. 추일승(51) 감독은 KGC전 패배 후 “대폭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KCC전부터 변화할 확률이 크다. 길렌워터가 팀의 변화에 녹아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제공 = KBL, 하승진(전주 KCC, 왼쪽)-트로이 길렌워터(고양 오리온스,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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