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올스타 브레이크가 막바지에 다다른 지난 12일에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이 2대 2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 오리온스는 삼성에게 찰스 가르시아와 이호현을 건네는 조건으로 지난 외국선수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인 리오 라이언스와 방경수를 주고받는데 합의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두 팀은 각기 다른 목표를 위해 변화을 칼을 빼들었다. 오리온스는 부족했던 외국선수 라인업에 무게를 더하면서 우승권으로 다가가기 위한 움직임을 취했다. 반면 삼성은 유망주를 포섭하면서 대대적인 재건사업에 돌입했음을 선언했다.
이에 양팀이 단행한 트레이드의 면면을 살펴보고, 추후 후반기를 맞이하는데 있어 어떤 변수가 될 지 살펴봤다.
# 트레이드 개요
고양 get 리오 라이언스, 방경수
서울 get 찰스 가르시아, 이호현
오리온스, 우승에 다가서기 위한 발걸음
오리온스의 추일승 감독은 지난 7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전주 KCC와의 원정경기를 마친 후, 후반기를 맞이하는 부분과 관련하여 "1라운드 때의 모습을 찾도록 해 볼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시즌 초반의 기세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 오리온스는 이번 시즌 초반, 개막 직후 8연승을 내달리며 거침없는 기세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8연승 이후 오리온스는 조금씩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8연승 이후 오리온스의 성적은 10승 16패로 상당히 부진했다. 2라운드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선두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였지만, 시즌 초반에 보였던 행보에 비해 잦은 연패에 빠져들면서 순위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급기야 현재 오리온스는 3위인 원주 동부와도 4경기로 벌어져 있으며 5위인 부산 KT에게는 1경기초로 추격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오리온스의 추 감독은 지난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며 이승현을 지명했다. 지명 당시 추 감독은 "우승에 도전하겠다"며 강한 포부를 내비쳤다. 기존의 장재석, 허일영, 김동욱 등 주축선수들이 건재한데다 트로이 길렌워터라는 확실한 외국선수 득점원을 품으면서 전력을 대폭 끌어올렸기 때문. 하지만 정확히 1라운드 8경기를 제외한 오리온스는 다른 팀들도 이길만한 팀으로 급전직하했다.
3연패도 세 번이나 당했다. 8연승이 끝남과 동시에 3연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전반기만 다수의 연패를 포함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그만큼 기복을 수반하고 있음의 반증이다. 막강한 공격력을 내뿜다가도 다른 경기에서는 60점대에 허덕이는 등 오르내림이 심한 경기력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오리온스가 주득점원인 길렌워터에 너무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 탓도 컸다. 게다가 후반이 되면 체력적인 부분에서 한계를 노출하기 일쑤였다. 시즌 중에도 오리온스의 추 감독은 승리한 경기에서도 "트로이 (길렌워터)의 체력이 아쉽다"면서 한 숨을 내쉬기도 했다. 실제로 오리온스는 전반을 훨씬 잘 치르고도 후반 들어 상대에게 추격을 여러 차례 내주기도 했다. 승리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패한 경기도 없진 않았다.
이에 오리온스는 가르시아를 대체할만한 외국선수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가르시아가 있을 때 수비에서 오는 장점도 있지만, 길렌워터가 쉬는 사이 공격에서 팀을 끌어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기 때문. 그렇다고 대체선수를 구하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았을 터. 결국 오리온스의 추 감독은 삼성이 라이언스와 키스 클랜턴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자 라이언스를 데려오면서 외국선수 진영을 강화했다.
라이언스는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지난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삼성에 1순위로 지명됐다. 이번 시즌에도 리그 득점 1위에 오를 정도로 막강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토종빅맨과의 호흡마저 좋았다(대표적인 예가 김준일). 이에 오리온스는 라이언스의 영입으로 가르시아가 공격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공격력을 기대할 수 있음과 동시에 길렌워터의 체력적인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두 선수는 트레이드 이전 해당 소속팀에서 메인으로 뛰었던 선수들이다. 과연 오리온스에서 역할 부담을 잘 가져갈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둘 모두 개성이 강한데다 볼 소유욕 또한 높다. 길렌워터는 골밑에서, 라이언스는 외곽에서 풀어나가는 선수로 공격에서는 다채로운 색깔이 나오겠지만, 수비에서 오는 약점을 수반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라이언스는 수비가 그리 빼어난 선수는 아니다. 외곽에서 풀어나가는 선수가 골밑에서 상대 빅맨을 막는다는 것이 결코 쉽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외국선수에게 거는 기대치가 있다고 볼 때 수비에서의 단점은 명확했다. 삼성의 수비조직이 완벽하지 않은 것도 컸겠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오리온스의 추 감독이 라이언스가 코트 위에 있을 때 어떤 수비대형을 갖추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길렌워터는 가르시아가 팀을 떠나게 되면서 많이 아쉬워하는 눈치다. 당장 두 선수는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기량여부를 떠나 좋은 궁합을 자랑해왔다. 두 선수가 미국에서 같이 농구를 해온 막역지우다. 농구를 친분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가르시아가 있어 길렌워터가 더욱 빛을 발휘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팀의 케미스트리가 어떻게 맞춰질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사실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과연 오리온스의 추 감독이 던진 승부수는 들어맞을 수 있을까? 전반기를 마치고 "좀 더 액티브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문을 연 추 감독은 이번 휴식기를 활용해 전력을 가다듬을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공격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오리온스. 후반기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오리온스가 과연 우승권까지 다가설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
썬더스, 이제는 진짜 리빌딩
삼성은 부족하지만 취할 수 있는 나름의 카드를 잡는데 성공했다. 메인 스코어러를 내준 결과물치고는 아쉽겠지만, 그래도 가드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드래프트에서 뽑힌 이호현을 데려오면서 유망주를 확보했다. 드래프트 티켓을 주고받았다면 이야기가 다소 달라졌겠지만, 이미 그 이야기는 의미가 없어졌다. 3위부터 10위까지 1/N로 신인선수를 지명할 순번이 결정되기 때문. 그랬기에 삼성이 취할 수 있는 카드는 트레이드를 할 팀에서 보유한 토종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최상이었다.
삼성은 이호현을 받는데 합의했다. 한호빈이었거나 성재준이 포함된 패키지였다면 좀 더 성공적인 트레이드가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랬다면 오리온스에서 거절했을 가능성이 실로 높았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런 것들을 고려할 때, 삼성의 이상민 감독은 그래도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를 하나라도 더 데려오는 것이 필요했다. 트레이드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금이나마 급했을 것이기 때문에 이호현을 데려온 것은 그 나름 소기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이 감독은 트레이드 직후 "가드가 필요했다. 포워드는 드래프트를 통해 뽑으면 된다"며 본격적인 재건에 돌입할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토종빅맨은 믿을만한 선수인 김준일이 있어 걱정이 없다.삼성은 지난 2013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기적적으로 1.5%의 확률을 뚫어내고 로터리픽을 거머쥐며 박재현을 지명했다. 하지만 박재현은 기대와는 달리 실망스런 모습으로 일괄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겹치면서 지난 시즌에서는 36경기, 이번 시즌은 단 17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이정석과 이시준은 어느 덧 베테랑이다. 김태주는 아직 제한적인 역할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이 감독은 우선적으로 트레이드를 통해 백코트 쪽을 강화하는 것을 우선시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이호현이 얼마만큼 성장하느냐가 관건이 되겠지만, 가능성이 있는 어린 선수를 확보한 것은 삼성에게는 가장 필요한 작업이었다. 향후 드래프트에서 삼성이 어떤 선수를 선발하느냐가 삼성이 리빌딩의 기간을 단축시킬지의 여부를 결정해 줄 것으로 고려된다.
과연 이 감독은 삼성의 암흑기를 종식시킬 수 있을까? 이 감독이 부임하기 이전에 시작됐어야 할 팀의 재건사업이 이제야 시작된 것은 아쉽지만, 이제부터 이 감독이 '명가 재건'을 선언한 만큼 삼성이 시간을 두고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 나갈지가 주목된다.
사진 = 임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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