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양우준 웹포터] 이보다 더 완벽한 복수전은 없었다. 특히 이번 시즌 황금 전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선수의 감회는 더 남달랐을 것이다. 꼭 이기고 싶었던 상대를 맞서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케빈 듀랜트의 이야기다. 듀랜트가 속한 서부컨퍼런스 1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에 열린 동부컨퍼런스 1위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홈구장으로 불러들여 126-91로완승을 거뒀다. 워리어스는 성탄절(현지 시간) 벌어진 경기에서 캐벌리어스의 가드 카이리 어빙의 클러치 슛으로 108-109 한 점 차로 아쉽게 졌던 경기에 대해 복수에 성공했다. 경기는 전반전에 이미 판가름이 났다.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워리어스는 전반전이 종료되었을 때 이미 78-49로 29점 차이로 앞선 상황이었다.
듀랜트의 맞상대는 르브론 제임스였다. 같은 포지션이기에 경기 중에 종종 수비 맞대결이 되는 것은 물론 두 선수는 최고의 기량을 다투기에 늘 비교 대상이 된다.듀랜트는제임스에게 밀렸다. 2012년 파이널에서 듀랜트는 제임스가 속한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1승 4패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듀랜트는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다. 반면 제임스는 마이애미에서 2회, 클리블랜드에서 1회까지 총 3회의 우승을 차지했다. MVP 수상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제임스는 정규시즌 4번의 MVP 트로피를 가져갔지만, 듀랜트는 한 번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 인해 듀랜트는 제임스에게 밀려 ‘2인자’의 향기가 짙어졌다.
이상하리만큼 듀랜트는 제임스만 만나면 작아졌다. 듀랜트는 17일 경기 이전까지 제임스와의 맞대결에서 3승 14패를 기록했다. 두 선수 간의 맞대결에서 듀랜트가 제임스보다 개인 기록이 떨어진다고는 말할 수 없다. 17번의 맞대결에서 듀랜트는 평균 29.4점 6.8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제임스는 평균 29.4득점 7.0리바운드 6.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제임스의 선수 특성상 경기를 자신의 스타일로 주도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기에 리바운드는 물론 어시스트 수치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평균 득점 기록이 같았던 만큼 듀랜트는 점수를 낼 수 있는 능력은 절대 제임스에게 뒤처진다고 말할 수 없다. 두 선수의 차이는 개인 기록이 팀 승리라는 결과로 도출되었느냐는 점이다. 3승 14패라는 기록이 말해주듯이 듀랜트는 제임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이 힘들었다.
듀랜트는 이번 정규시즌 클리블랜드와 만나는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공격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팀 동료인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과 함께 클리블랜드를 압도했다. 골 밑에서 기회가 생기면 덩크슛으로 기를 더욱 살리고자 했다. 그 결과 듀랜트는 이 경기에서 21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35점 차 팀 승리에 앞장섰다.
듀랜트는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임스는 이 경기에서 18번의 필드골 시도에서 단 6번성공에 그쳤다. 그중에서 듀랜트가 수비했을 때 제임스는 5번의 시도 중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제임스는 이 경기에서 33.3%(18번의 시도 중 6번 성공)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번 시즌 기록한 가장 낮은 성공률이었다. 백미는 3쿼터 9분 50초가 남은 상황에서 나온 듀랜트의 완벽한 블록슛이었다. 제임스가 워리어스의 센터 자자 파츌리아의 미스매치를 재치고 골 밑으로 들어가 득점을 시도하는 순간, 듀랜트는 정확한 타이밍으로 파울 없이 제임스의 공을 쳐 냈다. 당시 점수는 84-49로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운 상황에서 듀랜트는 제임스와 클리블랜드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듀랜트와 제임스의 맞대결에서 두 선수의 개인기록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았을 때, 팀 동료들의 도움 없이는 승리로 이어지기 힘들다. 듀랜트 옆엔 커리가 있었다. 크리스마스 맞대결에서 캐벌리어스에 패한 이후로 듀랜트와 커리는 평균 28.1분을 코트에서 함께 뛰었다. 캐벌리어스와 다시 만나기 전까지 워리어스가 치른 8경기 동안 이 두 선수가 코트 위에 있을 때 팀은 평균 13.6득점을 더 많이 올렸다. 이는 이번 시즌 가장 좋은 기록이다.
시즌 초반 두 명의 MVP가 한 팀에 있는 것은 조합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은 듀랜트와 션리빙스턴,커리와 안드레 이궈달라 조합을 더 선호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두 명의 MVP가 코트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에, 커 감독은 두 선수가 함께 있는 시간을 더욱 늘려주고 있다. 최근에는 두 선수가 투맨게임을 펼치는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듀랜트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시절에는 팀 특성상 본인이 직접 공격기회를 만들어내야 하는 1대 1비율이 매우 높았다. 썬더의 포인트가드 러셀 웨스트브룩은 본인이 공격을 주도하는 스타일인 것은 물론 픽&롤과 픽&팝은 주로 빅맨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커리는 웨스트브룩과는 다른 스타일의 포인트가드이다. 커리는 좋은 외곽슛 능력을 가진 것과 함께 다양한 전술을 소화할 수 있는 센스도 갖추었다. 듀랜트와 커리가 좀 더 농익은 호흡을 과시한다면 지난 시즌 워리어스보다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듀랜트의 다음 상대는 이전 소속팀 오클라호마시티다. 웨스트브룩이 워리어스의 홈구장인 오라클 아레나를 찾는다. 제임스를 꺾은 듀랜트가 오클라호마시티 방문을 앞두고 자신의 경기력을 잔뜩 끌어올렸다.
사진=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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