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기로에 서 있는 인천 전자랜드와 첫 정규리그 우승을 바라보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만났다. 양팀은 꼭 1승이 필요한 비슷한 처지다. 그 간절함은 전자랜드가 더 크다.
“이겼는데 이긴 거 같지가 않다.”
지난해 10월 2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의 첫 맞대결에서 승리한 뒤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이 기자회견장을 떠나며 남긴 한 마디였다. KGC인삼공사는 박찬희가 전자랜드로 이적한 뒤 첫 맞대결에서 3쿼터 한 때 19점 차이(70-51)까지 앞섰다. 이를 3쿼터 막판 금세 까먹었다. 3점 차이(72-69)로 쫓겼다.
4쿼터 2분 11초 만에 오세근의 5반칙 퇴장으로 위기를 맞은 KGC인삼공사는 경기 종료 39.6초를 남기고 박찬희에게 속공을 허용해 역전(83-84)당했다. 이정현이 해결사로 나섰다. 13.2초를 남기고 결승 득점을 올리며 힘겹게 1승을 추가했다.
김승기 감독의 한 마디에는 19점 차이로 앞섰음에도 쉽게 마무리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담겼다. KGC인삼공사는 이 때문일까? 전자랜드를 만나면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2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4경기 모두 20점 이상 우위를 보인 끝에 이겼다.
KGC인삼공사가 현재 정규리그 우승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건 전자랜드에게 5전승을 거둔 게 한몫 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전자랜드가 아슬아슬한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을 하는데 KGC인삼공사에게 전패를 당한 게 영향을 미쳤다. KGC인삼공사에게 1승이라도 챙겼다면 6강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을 것이다.
KGC인삼공사는 정규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2위 고양 오리온이 3연승으로 1위 자리를 넘본다. 매직넘버도 4다. 남은 5경기 중 4경기를 이겨야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전자랜드에게 6전승을 거둬야 정규리그 우승으로 가는 발거음이 가볍다.
전자랜드는 하루 만에 6위에서 원주 동부와 함께 다시 공동 5위에 올랐다. 남은 4경기 중 3승을 거둬야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안정권에 들어간다. 여유가 없는 건 KGC인삼공사와 마찬가지. LG의 기세가 매섭기에 이날 승리가 꼭 필요하다.
양팀 모두에게 이날 1승의 가치는 한 해 농사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크다. 그렇지만, 간절함은 전자랜드가 더 깊다.
SK 문경은 감독은 지난 9일 전자랜드에게 1점 차이로 패한 것에 대해 “(최)준용이가 (강상재와) 신인왕 경쟁을 하고 있어서 전자랜드에게 이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감독으로서 미안하다”며 “주전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떨어졌다. 준용이를 위해서라도 (강)상재를 더 막았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전자랜드는 현재 강상재 신인왕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 최준용과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이점이 팀 성적이다.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6강 플레이오프 탈락 가능성이 높은 SK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려면 이날 이겨야만 수월하다.
또한, 박찬희는 지난 시즌 KGC인삼공사에서 이적했다. 박찬희는 KGC인삼공사와의 1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오래 있던 팀이라서 새로운 느낌”이라며 승리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속내는 승리를 바랐다. 양희종은 “(박)찬희가 잘 하고 우리 팀이 이기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그의 말이 맞아떨어졌다.
박찬희는 당시 9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모비스와의 경기에 이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트리플-더블조차 승리가 없으면 의미가 없더라고 말한 박찬희임을 감안하면 기록보단 패배가 쓰리다. 그런 심정을 5번 느꼈다.
전자랜드는 강상재의 신인왕과 박찬희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다른 경기보다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1승이 필요하다.
여기에 전자랜드 팀 자존심도 찾아야 한다. 이번 시즌 8개 구단이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뒀다. 하위권에 처진 SK와 부산 KT, 전주 KCC도 달성한 걸 전자랜드는 LG와 함께 아직 이를 이루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도 있는 KGC인삼공사와 삼성에게 승리가 필요하다. 이들에게 이긴다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큰 힘이 된다.
전자랜드가 KGC인삼공사에게 일방적 열세를 보인 건 데이비드 사이먼과 이정현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이먼과 이정현은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각각 28.6점과 21.2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시즌 평균 득점 23.1점과 15.7점보다 5점 이상 더 많다. 전자랜드만 만나면 펄펄 날아다닌 선수들이다.
최연길 MBC Sports+ 해설위원은 전자랜드가 이기기 위해서는 “이정현에 대한 수비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사이먼에게 내주는 득점만큼 켈리가 득점을 올려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익스가 최근에 너무 잘 한다. 슛은 지난 시즌 오리온의 조 잭슨보다 낫고, 돌파 능력도 떨어지지 않는다”며 “다른 선수들이 사익스를 위해서 공간 만들어주면 돌파를 하거나 빼줘서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살린다”고 덧붙였다.
전자랜드가 이정현과 사이먼뿐 아니라 사익스의 공격력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서 6전패냐 아니면 1승이라도 올리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강상재는 LG와의 경기에서 당한 부상으로 이날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며, 돌아온 켈리는 12월 20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결국 퇴출 당한 바 있다.
전자랜드와 KGC인삼공사의 맞대결은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오후 7시에 열리며, MBC Sports+2에서 중계 예정이다.
1prettyjoo@hanmail.net
사진_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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