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서울 삼성이 시리즈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 삼성은 지난 11일(화)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고양 오리온과의 준결승 1차전에서 승리했다. 이날 이긴 삼성은 1차전을 잡아내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동시에 적지에서 1승을 거둔 만큼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가져오면서 유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
오리온은 안방에서 경기를 내주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준결승에 선착해 있었던 만큼 1차전을 잡았다면 체력적인 부분과 분위기에서 모두 우세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세를 내주면서 다소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 오리온이 삼성보다 가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고, 여전히 체력 쪽에서는 앞서 있지만, 2차전을 내주면 위기에 몰리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1차전에서는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무려 33점 19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라틀리프가 위력을 드러내면서 삼성이 더 크게 달아날 수 있었다. 이날 한 때 33점차까지 났던 점을 감안하면 라틀리프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라틀리프가 맹위를 떨친 사이 애런 헤인즈는 16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외국선수 싸움에서 헤인즈가 밀렸다.
라틀리프가 골밑에서 우직함을 바탕으로 오리온의 센터진을 공략할 수 있다면, 반대로 헤인즈는 자신의 개인기와 남다른 센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헤인즈의 장점은 자신이 득점을 올리면서도 나머지 선수들의 움직임을 엿보면서 확실한 패스를 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때로는 자신이 '플레이메이커'라고 할 정도로 패싱센스가 탁월하다.
그러나 헤인즈가 막히면서 오리온의 공격이 부침을 겪었다. 삼성은 지역방어를 통해 하이포트스를 막는 수비를 했다. 가드들을 최대한 뒤쪽으로 물리면서 헤인즈의 움직임을 틀어막고자 했고, 이는 주효했다. 오리온에서는 가드들이 처진 사이 오데리언 바셋이 3점슛을 시도했지만, 득점은 무위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헤인즈가 힘을 내지 못한다면, 외곽에서 3점슛을 들어가면서 지역방어를 깨고, 대인방어를 강제하거나, 지역방어를 고수하게 만들더라도 하이포스트에 틈을 만들면서 헤인즈에게 공간을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3점슛마저 침묵하면서 오리온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헤인즈는 고립무원에 놓였고, 결국 오리온은 대패를 당했다.
오리온에서는 헤인즈가 살아나거나 3점슛이 터져야 한다. 둘 다 되는 날이면 삼성도 연파할 수 있는 팀이 오리온이다. 이미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잘 증명됐다. 오리온은 이번 시즌 삼성을 상대로 4승 2패로 앞섰고, 최근 3연승을 내달리기도 했다. 그런 만큼 양쪽 중 하나만 터지더라도 삼성과 나름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
다만 3점슛은 기복이 있다거나 1차전에서처럼 다량으로 슈터들이 침묵할 경우가 있는 반면 헤인즈가 살아나는 것이 확률적으로 볼 때 훨씬 더 높다. 헤인즈는 3점라인 안쪽에서 위력이 상당한 만큼 헤인즈가 터지는 쪽이 좀 더 빠를 수 있다. 헤인즈가 시즌 때와 같은 득점력을 발휘한다면 오리온이 굳이 삼성에 끌려다닐 필요는 없다.
오히려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 헤인즈가 공격에서 중심을 잘 잡는 가운데 오리온이 자랑하는 빅포워드가 힘을 낸다면 삼성을 상대로 금세 치고 나갈 수 있다. 그러나 헤인즈가 침묵한다면 1차전처럼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이를 염두해 둔 삼성이 2차전에도 지역방어를 쓸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으로서는 이를 빨리 깨는 것이 중요하다.
라틀리프는 변함없이 '30-20'에 가까운 기록을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변함없는 활동량과 더불어 엄청난 스탯라인을 보이고 있는 만큼 2차전에서도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오리온에는 센터진이 취약점인 만큼 라틀리프가 활보할 공간은 더욱 많다.
라틀리프는 이승현의 대인수비와 헤인즈의 도움수비에 잘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상황마다 장재석까지 감당해야 한다. 장재석이 중요한 순간에 라틀리프를 저지한 적이 많은 만큼 이를 두루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 1차전에서는 상대 도움수비를 잘 이겨냈다. 한 발 빠른 패스아웃을 통해 국내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더도 덜도 말고 1차전처럼만 활약한다면 삼성이 오리온을 맞아 최소 대등한 경기를 펼칠 여지는 충분하다. 오히려 상대 득점을 어느 정도라도 막는다고 가정할 때 2연승을 거두면서 결승 진출에 성큼 다가 설 수도 있다. 그만큼 라틀리프의 역할이 중요하면서도 그 존재감이 압도적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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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스포츠 일러스트레이터 진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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