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공교롭게도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가진 채 시리즈를 출발했지만, 1차전을 내준 팀들의 경기가 예고되어 있다. 반면 적지에서 시리즈를 먼저 시작했음에도 시리즈 첫 경기를 따내면서 이변을 연출한 팀들은 이를 토대로 2라운드 진출의 발판으로 삼고자 한다. 과연 이번에는 어느 팀이 웃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토론토 랩터스 0-1 밀워키 벅스
지난 1차전에서 토론토 랩터스는 단 83점에 그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이날 필드골 성공률이 단 36%에 그치면서 약 45%에 육박(.447) 밀워키 벅스에 밀렸다. 밀워키가 1쿼터에 30점을 퍼부으면서 기세를 잡은 사이 토론토는 22점에 머물렀다. 그러나 토론토는 2쿼터에서 29-16으로 앞서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문제는 후반이었다. 밀워키가 후반전에만 41점을 몰아친 반면 토론토는 32점을 보탰고, 첫 경기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밀워키에서는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38분 20초를 소화하며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8점을 포함해 8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말컴 브록던은 신인이 맞나싶을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 16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했다. 크리스 미들턴은 이날 가장 많은 40분 47초를 뛰며 10점 2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보탰다. 슛감이 좋지 않았지만, 패스를 통해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벤치에서 나선 선수들의 역할도 컸다. 메튜 델라베도바가 11점, 그렉 먼로가 14점 1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신고했다. 먼로가 골밑에서 힘을 내면서 밀워키가 좀 더 안정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이 돋보였는데, 브록던과 토니 스넬이 도합 7개의 3점슛을 합작하면서 외곽에서 큰 몫을 해냈다. 동시에 아데토쿤보가 주득점원으로 나섰고, 미들턴이 경기를 잘 풀어주면서 이변을 연출했다.
토론토에서는 슛이 잘 들어가지 않은 점이 컸다. 주득점원이 더마 드로잔이 38분 49를 소화하며 팀에서 가장 많은 27점을 포함해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드로잔은 21개의 슛을 던져 7개 밖에 집어넣지 못했다. 카일 라우리는 보다 크게 침묵했다. 이날 11개의 슛을 던져 2개만이 득점으로 연결됐는가 하면 이중 3점슛 6개는 모두 림을 외면했다. 라우리가 단 4점에 그치면서 토론토가 공격에서 이내 한계를 드러냈다.
서지 이바카가 19점 14리바운드 3블록으로 골밑을 휘어잡았고, 요나스 발런츄너스도 9점 9리바운드를 추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밀워키와 달리 토론토에서는 드로잔과 이바카 만이 두 자리 수 득점을 신고했다. 외곽슛도 엉망이었다. 라우리의 영점이 흐트러진 가운데 토론토는 이날 5개의 3점슛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 무려 23개의 슛을 던져야 했다. 벤치에서 나선 P.J. 터커, 코리 조셉, 패트릭 패터슨, 노먼 파월이 3점슛을 하나씩 곁들였지만, 파월과 조셉을 제외하고는 성공률이 썩 좋지 않았다.
2차전에서도 토론토의 야투가 터지지 않는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밀워키가 생각보다 훨씬 더 안팎이 안정되어 있는데다 주전 포워드인 자바리 파커가 빠져 있음에도 나머지 선수들이 이를 잘 메워주고 있다. 멀티플레이어인 아데토쿤보가 파워포워드로 나서는 가운데 스넬이 외곽에서 자리를 잘 채우고 있다. 동시에 벤치에서 출격하는 선수들의 면면도 나쁘지 않다. 순수 선수층으로 보면 토론토에 밀릴 것으로 보이지만, 크게 뒤지지도 않는다.
토론토에서는 아무쪼록 라우리가 살아나야 한다. 드로잔은 1차전에서도 드러났다시피 슛이 잘 들어가지 않아도 돌파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뚫을 수있다. 자신이 득점에 실패하더라도 자유투를 얻어내면서 이를 잘 만회했다. 그러나 라우리는 달랐다. 3점슛이 모두 들어가지 않은 것도 모자라 2점슛마저 크게 흔들렸다. 플레이오프만 되면 큰 경기에서 꼭 흔들리곤 했던 라우리의 모습이 재현된 것. 토론토로서는 밀워키가 크게 부진하지 않는 가운데 라우리가 침묵한다면 더더욱 승리에 다가서기 힘들다.
이에 반해 밀워키는 라우리를 잘 틀어막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모로 지난 1차전에서는 기록 외적으로 주전 가드로 나선 미들턴과 브록던의 역할이 컸다. 이들 모두 공수 양면에서 제몫을 해냈다. 특히 미들턴이 코트 위에 있었을 때 득실은 무려 +27로 가장 높았다. 미들턴이 있을 때 오히려 수비가 좀 더 안정되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 밀워키로는 최대한 토론토 백코트로부터 시작되는 공격의 흐름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보스턴 셀틱스 0-1 시카고 불스
시카고 불스도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시카고는 지난 1차전에서 보스턴 셀틱스에 106-102로 진땀승을 거뒀다. 열세가 예상됐던 시카고였지만, 경기 내내 고른 득점력을 선보이면서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신고했다. 보스턴은 접전을 펼쳤지만, 2쿼터에서 25-18로 뒤졌던 점과 4쿼터에 다소 많은 점수(32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시카고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즐비한 만큼 이를 십분 활용했다. 시카고 주득점원이 지미 버틀러를 필두로 마이애미 히트에서 3회 우승 경험을 갖고 있는 드웨인 웨이드, 보스턴에서 우승 경험과 함께 팀을 잘 이끌었던 레존 론도까지 버티고 있다. 이들이 새삼 위력을 발휘하면서 시카고가 보스턴을 따돌릴 수 있었다.
우선 버틀러가 팀에서 가장 많은 40분 32초를 뛰며 가장 많은 30점을 뽑아냈다. 3점슛도 3개나 터트린 그는 9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1블록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 사이 웨이드가 11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2블록, 론도가 12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1블록으로 코트를 수놓았다. 각 팀의 에이스들이 모인 만큼 이날 보스턴을 상대로 자신들의 기량을 유감없이 뽐냈다.
여기에 로빈 로페즈가 14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면서 힘을 더했다. 특히나 로페즈는 무려 공격 리바운드를 8개나 따내면서 시카고에 다량의 공격기회를 제공했다. 벤치에서 출격한 바비 포티스는 이날의 X-펙터였다. 3점슛 3개를 포함해 19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으로 시카고의 벤치 공격을 이끌었다. 벤치 득점이 약한 시카고지만 이날 포티스가 29분 11초 동안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주면서 시카고가 힘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 보스턴에서는 아이제이아 토마스가 여동생을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33점을 퍼부었다. 38분 동안 코트를 누빈 그는 여전한 득점력을 뽐냈는가 하면 5리바운드 6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다만 6실책을 범한 것은 옥의 티다. 토마스가 공격의 전면에 나선 사이 무려 40분 23초를 뛴 알 호포드가 19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고, 에이브리 브래들리는 3점슛 4개에다 14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을 추가했다.
하지만 보스턴에서는 이들을 제외하고 뚜렷한 활약을 펼친 선수가 없었다. 제이 크라우더가 9점 8리바운드, 마커스 스마트가 3점슛 3개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9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시카고에 맞서기는 근소하게 모자랐다. 보스턴으로서는 마땅한 스몰포워드 부재가 아쉬운 한판 이었다. 보스턴은 이번 시즌 개막 전은 물론 시즌 중반에도 버틀러에 눈독을 들였지만, 끝내 트레이드는 일어나지 않았고 더 이상의 전력보강에 나서지 못했다.
보스턴으로서는 불행 중 다행으로 토마스가 정상적으로 2차전에 출격한다. 보스턴의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은 최근 토마스의 2차전 출장 소식을 알렸다. 토마스는 2차전이 끝난 후에 장례식을 위해 시애틀로 이동한 뒤 다시 3차전이 열리는 시카고로 합류한다. 2차전이 끝나는 이후 사흘 간의 휴식 및 이동일이 배정되어 있지만, 토마스는 제대로 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즉, 3차전이 녹록치 않은데다 이미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빼앗긴 점을 감안하면 보스턴으로서는 필히 2차전을 잡고 시리즈를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만약 2차전을 내준다면, 토마스가 뛴 다하더라도 3차전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보스턴은 이번 시즌 시카고의 홈코트인 유나이티드센터에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시카고 원정에서 유달리 약했던 만큼 안방에서 최소한 1승이라도 수확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적지에서 1차전을 잡은 시카고는 2점 싸움으로 간다면 보스턴과 충분히 해볼 만하다. 3점슛이 8개 밖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2점슛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 특히 1차전을 잡으면서 사기를 끌어올린 점이 고무적이다.
보스턴이 여전히 불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토마스가 가족의 상실로 인해 마음이 지쳐 있어 마음이 편치 않은데다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3차전에 나설 확률이 상당히 높다. 보스턴으로서는 안방에서 최대한 1승을 거머쥐고 시카고로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카고는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 2차전을 패하더라도 3차전과 4차전을 홈에서 갖는 만큼 보스턴보다 근소하게 유리하다. 여기에 2차전까지 잡는다면 시카고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LA 클리퍼스 0-1 유타 재즈
서부컨퍼런스에서도 이변 아닌 이변은 있었다. 다만 동부컨퍼런스와 달리 4번시드와 5번시드의 대결인데다 정규시즌 성적이 51승 31패로 동률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동부와 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이날 LA 클리퍼스와 유타는 시종일관 엎치락뒤치락했다. 그 결과 유타의 조 존슨(론도나 스티브 내쉬가 아님)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면서 경기를 끝냈다.
유타에서는 큰 경기와 승부처에 강한 조 존슨이 있었다. 존슨은 이날 31분 17초를 뛰고도 3점슛 3개(.750)를 포함해 팀에서 가장 많은 21점을 올렸다. 동시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1블록을 고루 곁들이면서 이날 팀이 이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야투 감각도 빼어났다. 벤치에 있는 것이 의아할 정도의 활약을 펼치면서 존슨이 속한 유타가 1차전에서 웃을 수 있었다.
무존재감의 대명사였던 존슨이 존재감을 드러낸 사이 고든 헤이워드는 40분 10초 동안 뛰며 19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조지 힐도 16점을 신고하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동시에 부상으로 빠졌던 루디 고베어를 대신해 센터로나섰던 데릭 페이버스가 15점 6리바운드로 힘을 더하면서 유타가 접전 끝에 클리퍼스를 따돌릴 수 있었다. 고베어가 빠진 이후 선수들이 더 뭉쳤고, 헤이워드가 제공권 싸움에서 큰 보탬이 됐다.
유타의 퀸 스나이더 감독은 여러 선수들을 고루 활용하면서 클리퍼스에 잘 맞섰다. 스타이더 감독의 선수 기용이 빛을 발휘했다. 조 잉글스를 주전 슈팅가드로 기용하면서 경기에 나섰다. 잉글스는 기록적으로는 도드라지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름 역할을 잘 해줬다. 지난 오프시즌에 영입한 존슨과 보리스 디아우까지 노장들이 자신들의 진가를 잘 발휘한 한 판이었다.
클리퍼스에서는 역시나 크리스 폴과 블레이크 그리핀이 팀을 이끌었다. 폴은 37분 14초 동안 25점 7리바운드 11어시스트 3스틸, 그리핀은 42분 41초 동안 26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그러나 폴과 그리핀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친 선수가 없었다. 디안드레 조던이 그나마 10점 15리바운드로 골밑에서 힘을 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여러 지표에서도 대등한 모습을 보이고도 무릎을 꿇었다.
변수는 있다. 고베어는 2차전에도 나서지 못한다. 정밀 검사 결과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당장 2차전에서는 결장한다. 그러나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시리즈 중반 즈음에는 코트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타로서는 고베어가 없는 동안 잘 버텨야 하는 반면 클리퍼스로서는 이 기회를 더 이상 놓치면 안 된다. 여러 모로 2차전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차전을 가져가는 팀이 시리즈를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유타가 잡으면 오름세를 확실히 잡는 셈이 되고, 클리퍼스가 이긴다면 마수걸이 승리를 발판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considerate2@hanmail.net
사진_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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