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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열정의 강도보다 열정의 지속성이 중요하다.”
KT 조동현 감독은 2016~2017시즌이 끝나자마자 한 달 가량을 해외에서 보냈다. 보통 다른 감독들도 시즌이 끝나면 외국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해외로 나간다. 조동현 감독의 해외 체류 기간은 유독 길었다. 지난 시즌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크리스 다니엘스를 뽑았음에도 단 한 경기도 기용하지 못하고 부상 때문에 교체한 실수를 만회하려는 노력이었다.
이제 KT 감독 부임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조동현 감독은 부임 초기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공언했다. 때문에 가능하면 자유계약 선수나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선수들과 대부분 재계약을 하거나 선수 등록시켰다. 부상의 여파라고 해도 2015~2016시즌 23명에 이어 지난 시즌에는 26명의 선수로 한 시즌을 치렀다.
한 팀에서 한 시즌에 23명이 한 경기 이상 출전한 것도 상당히 많다. 26명은 역대 최다에 버금가는 수치다.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가 14명만으로 지난 시즌을 꾸린 걸 감안하면 거의 두 배에 육박한다.
조동현 감독은 신임 감독으로 실수도 하면서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조동현 감독은 지난 17일 만나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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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_ 지난 시즌을 돌아보신다면?
선수들의 부상을 있었지만, 내가 (크리스 다니엘스의 교체) 판단을 더 빨리 했다면 좋았을 거다. 내 잘못이다. 1순위라서 미련이 남았다. (크리스) 다니엘스도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달라, 2주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었다.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만약 좀 더 늦은 순위에 뽑은 선수라면 빨리 바꿀 수도 있었는데, 1순위에 뽑아서 쉽게 결정을 못 했다. 마지막에 리온 윌리엄스와 함께 마무리를 잘 해서 다음 시즌 기대가 된다.
Q_ 자유계약 선수(FA) 영입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외국선수 재계약도 고민을 하셔야 합니다.
(외국선수 드래프트 참가) 1차 명단이 어제(16일) 나와서 살펴보고 있다. 고민이다. (리온) 윌리엄스가 우리 팀 농구의 움직임에 잘 적응했다. 다만, (리카르도) 라틀리프나 (데이비드) 사이먼 같은 자신보다 신장과 힘이 있는 선수를 만나면 버거워하는 면이 있다. 그래도 그만한 선수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서 (트라이아웃 참가) 최종 명단을 보고 판단하려 한다. 신장이 좋고, 우리가 (시즌 마치고 해외리그에서 직접) 본 선수가 있다면 포기하는 거고, 그런 친구가 아예 없으면 재계약을 고민해야 한다.
Q_ 외국선수 드래프트 지명 순위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재계약을 안 해도 윌리엄스라면 다시 뽑을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어느 정도 마음을 정했는데, 명단을 보고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윌리엄스와 재계약 여부는 다른 팀의 재계약 상황도 봐야 한다. 다른 팀이 재계약을 많이 할수록 다시 뽑을 확률은 더 높아진다. 윌리엄스와 재계약을 해서 (해외에서 보고 온 기량이 뛰어난) 다른 선수들을 포기할 순 없다.
FA와 외국선수 선발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가 원하던 선수(오세근)가 재계약을 했다. 시즌이 끝나고 빅맨을 영입한다면 외국선수를 외곽 플레이어나 스코어러로 뽑을 구상도 했었다. 국내선수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외국선수 구성도 달라진다. 빅맨이 없으면 윌리엄스의 신장이 작은 단점이 있는데 또 한편으론 팀과 잘 맞는다. (재계약 결정(5월 31일)까지) 보름 정도 남아 있으니까 더 고민할 거다.
시즌 끝나고 한 달 가량 외국선수 보러 다니는 출장이었다. (지난 시즌) 외국선수 농사 실패에 마음이 무거워서 (해외 리그에서) 40~45경기 가량 보고 왔다. 6시 경기 보고 곧바로 이동해서 8시 경기를 보기도 했고, 벨기에서 경기 보고 다음날 운전해서 프랑스로 넘어가서 경기보고, 거기서 또 독일로 넘어갔다. 비디오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게 다르니까 경기를 많이 보려고 했다. 1차 명단을 보고 난 뒤 실망을 한 게 본 선수들이 아무도 신청을 안 했다(웃음). 저 선수 마음에 드는데 하면 (그 선수들의 연봉이) 80만불, 100만불이었다.
Q_ 다른 팀 감독들보다 출장 기간이 많이 길었습니다.
다른 감독님들께서 “힘들지 않냐”고 하시던데 힘든 게 문제가 아니라 경기를 보니까 재미있었다. 대신 같이 다니는 사람들(미국과 유럽, 남미 등 지역에 따라 송영진 코치, 박종천 코치, 오경진 사무국장 등이 돌아가며 조동현 감독과 동행함)이 운전하느라 힘들었다. 최대한 경기를 많이 보려고 했다. KBL이 외국 선수 의존도가 높은 리그인데 외국선수 때문에 지난 시즌에 실패했다.
사실 지난 시즌 개막 전에 연습경기할 때 우리가 무조건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고, 준비가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선수들도 자신 있었다. 그런데 그게(다니엘스가 부상으로) 무너지니까 다 무너졌다. 올해는 여기에 많이 신경을 쓴다. 팀 변화를 많이 가져가지 못하니까 외국선수에 좀 더 집중했다.
Q_ 지난 시즌 다니엘스도 문제였지만, 작은 외국선수도 문제였습니다. 마커스 블레이클리를 영입할 수도 있었는데요. 시즌이 끝난 뒤 돌아볼 때 결과적으로 블레이클리를 영입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요?
(모비스는 11월 말 한 경기 출전금지 제한까지 받으며 네이크 밀러의 일시 교체 선수였던 블레이클리와 계약 연장을 했다. KT는 이때 블레이클리 영입 기회를 놓친 뒤 맷 볼딘 영입을 추진했다. 볼딘의 몸 상태를 확신하지 못할 때 블레이클리가 모비스와 계약이 끝나 12월 중순 다시 시장에 나왔다. 이때 KT가 블레이클리를 영입하려고 했다면 KGC인삼공사보다 우선순위에 있어서 영입 가능했다. 그렇지만, 조성민의 부상 때문에 외곽능력이 떨어지는 블레이클리보다 3점슛 능력이 있는 볼딘과 마리오 리틀, 래리 고든 세 명 중에 한 명을 선택하려고 고민했다. 결국 선택은 볼딘이었으나, 볼딘 역시 부상으로 KT를 떠났다.)
(조)성민이가 무릎 부상을 당했을 때다. (김)우람이도 부상이어서 외곽에서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그런 상황이라 (마리오) 리틀로 가려고 했었는데 SK가 (테리코 화이트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데려갔다. 다니엘스가 무너지며 고든도 불안해졌다. 시즌 준비할 때 다니엘스가 골밑에서, 고든이 외곽에서 플레이를 했었다. (다니엘스의 일시 교체 선수로) 제스퍼 존슨이 온 뒤에 둘 다 외곽에서 플레이를 하며 고든이 자기의 역할을 잊었다. 면담을 신청해서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었다.
존슨과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 있고, 느린 존슨이 골밑으로 들어가기 힘드니까 고든에게 골밑으로 들어갈 걸 주문했더니 자신의 플레이를 못 했다. 고든도 성실하고, (전지훈련을 갔던) 일본에서 연습경기 할 때도 괜찮았다. 고든의 경기 영상을 보고, 스카우트 등의 이야기를 듣고, 독일 리그에서의 기록을 보고 뽑았다. 결국 실패다.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게 비디오를 보면 잘 하는 부분이 부각된다. 외국선수 농사를 잘못해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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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_ 외부 자유계약 선수들(천대현, 김종범)을 평가에 비해 조금 비싸게 영입하고, 김우람은 역대 최고 인상인 400%로, 박상오는 4억원에 계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자유계약 선수 효과를 보지 못했어요.
한 명씩 돌아가며 부상을 당했다. 실력이 좋아도 부상을 당하면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래서 운동량 조절을 고민한다. 운동량이 많은 건 아니지만, 선수들이 버거워하는 거 같다. 이번에는 휴식시간이 긴데 한달 동안 외국선수 경기도 보면서 운동 방법을 바꾸는 고민도 많이 했다.
새벽운동도 기량이 떨어지고, 어린 선수들에게 스킬을 많이 가르치는데 그거 자체가, 새벽에 일어나는 게 부담스러운 거다. 시즌 중에 자율로 바꿨다. 코치들에게 “분위기만 만들어줘라, 그렇게 해서 나오면 봐주고 안 나오면 내버려둬라”고 했었다. 억지로 해도 효과가 없다.
Q_ 2015~2016시즌이 다른 때보다 빨리 끝나서 훈련 기간이 다른 시즌보다 길었는데, 그게 부상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까요?
물론 선수들이 빨리 모였다. 그렇지만, 훈련 기간이 길고 선수들이 지루해할 수 있어서 수영과 필라테스 강사를 초청해서 한달 가량 개인운동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것조차 선수들에게 스트레스일지 모르지만, 효과가 없었던 듯 하다. (지난해) 4월 한 달은 나도 나가지 않고 트레이너에게 맡겼다. 올해는 KBL이 정책을 바꿔서(시즌 종료 후 60일 동안 단체훈련 금지)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 한달 운동하고 외국선수 트라이아웃 시기에 또 휴가를 줘야 한다.
Q_ 부상이 많았기에 트레이너들과 이야기를 좀 더 많이 하셨을 거 같아요.
작년에도 (조)성민이가 계속 부상을 당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더 상황이 안 좋았다. 물론 방법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산악훈련을 간 것도 아니다. 5월까지 필라테스와 수영을 한 뒤 6월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선수가 없으면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감독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 육성에 대한 것도 책임을 가져야 한다. 좋은 선수만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려야 했다. 올해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부상 안 당하는 걸 첫 번째 목표로 가져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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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_ KT 감독으로 부임하며 하셨던 말씀 중에 “새로 왔으니까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하셨어요. 부상 영향도 있지만, KT만큼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나선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제는 정예 선수들로 시즌을 운영하셔야 하지 않나요?
선수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는 기회라는 게 꼭 경기 출전만을 뜻하지 않는다. 훈련하는 자세나 태도, 웨이트 트레이닝 등 준비하는 과정도 기회를 준다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경기를 뛰는 게 기회를 준다고 여기는 자체가 문제다. 트레이너를 통해 이번 두 달 휴식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몸을 만들어 오라고 이야기를 했다. 6월부터 선수들이 몸을 만들면 시즌 준비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휴식에서 돌아와) 몸 상태를 확인했을 때 목표치에서 떨어지는 선수는 기회를 저버린 거다. 이것도 분명 기회인데 이런 걸 생각 안 한다.
운동할 때 열심히 안 하는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낼 수 없다. 잘 하는 선수들이 경기를 많이 뛰지만, 경기 못 뛰는 선수들은 자기에게 기회를 안 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새벽운동을 자유롭게 바꾸니까 아무도 안 온다. 실력도 떨어지는데, 주전과 차이가 나는데도 말이다. 기량은 똑같은 선수인데 새벽에 운동을 더 하는 선수가 있으면 그 선수에게 더 기회를 줄 수 밖에 없다.
지난 시즌 중에 이야기를 했었는데, 박지훈이 (경기를 마치고) 새벽 두 시에 숙소에 도착했는데 레이업을 못 넣어서 졌기 때문인지 체육관에서 혼자 볼 튀기며 연습했다. 감독 입장에선 그런 선수가 예쁘다. 똑같은 기량이라면 이런 선수에게 더 기회를 주고 싶다. 연습할 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 내가 없는 대신 코치와 트레이너가 다 지켜보고 있다. 운동할 땐 열심히 하지 않고 경기만 뛰려고 하는 건 잘못된 거다.
베테랑 선수들은 산전수전 다 겪어서 몸 관리를 할 수 있지만,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은 그런 식으로 훈련하고 경기에 나가면 절대 안 된다. 그런 요령을 배우기보다 자신을 위해서 더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 방법을 바꾸겠다는 게 억지로 시키기보다 자유롭게 분위기를 자꾸 만들어 주려고 했다.
코치들에게도 “선수 육성은 코칭 스태프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연봉 4천만 원, 5천만 원 받는 선수들은 언제 은퇴할 지 모르는데 그 선수들 억지로라도 뭐든지 시켜야 하는 게 코칭 스태프의 과제가 아니냐”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열정이 있는 선수들만 훈련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거다. 반 감기는 눈으로 드리블을 쳐봐야 늘지도 않고, 고참들이 나와서 그거 한다고 실력이 늘지는 않을 거다. 열정이 있는 선수들이 나와서 훈련을 하는 게 좋다고 본다.
요즘 그릿(grit)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열정과 도전, 끈기에 대한 좋은 이야기가 있더라. 선수들에게 한 번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열정의 강도보다 열정의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열정은 처음 FA 되었을 때, 나도 처음 감독 되었을 때 열정이 넘친다. 이게 얼마나 지속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감독이 새로 와서 기회를 주겠다고 하니까 “아, 나는 경기를 뛸 수 있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조금 더 나은 선수가 경기를 뛰면 열정의 강도가 약해지고, 처음의 강도보다 서서히 내려간다.
이재도가 대표팀에 가서 스승의 날 전화를 했더라. 이재도가 대표팀에서 지난 시즌처럼 경기를 많이 못 뛸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처음 왔을 때보다 패스가 확실히 좋아졌고, 분명 장점이 있는 선수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올라가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재도에게 “그건 네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했었다. KT의 주전 포인트가드는 이재도라고 생각할 거다. 이재도가 여기서 김승현, 양동근 같은 선수가 되려고 한다면 열정의 지속성을 가져가야 한다.
나도 선수생활을 해 봐서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D리그에 내려가 있으면 열 받기도 하고, 마음이 아플 거다. 감독 입장에서도 후배들이라서 마음이 아프다. 그렇지만, 그들의 열정 역시 떨어졌다.
제일 안타까운 건 잘 하는 선수들이 제일 열심히 한다는 거다. 이재도는 대표팀 갔다 와서 자기가 부족하다며 드리블 연습하고, 김우람은 발바닥이 아플 때 쉬라고 하는데 답답하니까 자유투라도 던졌다. 이들과 달리 한 번 포기한 선수들이 그런 열정이 없어져서 더 안타깝다. 그런 선수들이 한 번 기회를 못 잡는다고 포기를 하니까 D리그를 운영할 필요가 있나 싶을 때가 있다.
한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가 부족해서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면 ‘아, 나는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한다. 경기 뛰던 선수들은 ‘오늘 못 했으니까 빨리 잊고 내일 잘 하면 되지’라고 여긴다. 이게 경기를 안 뛰던 선수들과 차이다.
실력은 큰 차이가 없다. 연습경기할 때 김명진이 이재도보다 더 잘 한다. 수비 압박 잘 하고, 패스를 기가 막히게 내준다. 김명진 만의 장점이 있다. 그런데 경기 중에 안 풀려서 빼면 그 다음에 확 떨어진다. 이런 부분, 선수들이 심리도 파악을 해서 기용을 하는 방법을 나도 배워가고 있다.
(2편에서 계속)
사진_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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