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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마지막 소망이 정상 궤도에서 은퇴하는 거였다. 준우승이라서 아쉽다. 우승을 했다면 조금 더 나았을 거다.”
자유계약 선수 계약이 이뤄지는 5월은 대박과 은퇴의 기로에 서는 시간이다. 전성기를 향하는 선수는 대박을 치지만, 고참이나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은 은퇴의 압박을 받는 시기다. 49명의 자유계약 선수 대상자 중 30명이 재계약에 성공했다. 12명은 은퇴를 결정했고, 7명은 어느 구단과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어느 젊은 선수는 2016~2017시즌이 시작할 때부터 이미 그만둘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은퇴를 아쉬워한다. 원 소속 구단과 첫 협상 결과가 나왔던 지난달 16일, 다른 구단에서 기회를 잡는다면 조금 더 뛸 수 있는 선수가 여럿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이시준이다. 그를 원하는 구단은 없었다. 이시준은 은퇴를 결정했다.
이시준의 마지막 말을 듣고 싶어 처음 전화를 했을 때 꺼져있었다. 그 다음에는 통화 중. 그리곤 수 차례 연락을 해도 받지 않았다. 핸드폰의 통화 기능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지난 3일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삼성 핸드폰이냐? 은퇴하니까 그래서 고장 난 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며 은퇴 소감을 물었다. 이시준은 “아쉽다”며 “아쉽지 않은 선수가 아무도 없을 거다. 얼마나 만족을 느끼고 은퇴를 하느냐다. 2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한 (주)희정이 형도 아쉬워하신다. 프로는 실력이다. 실력이 안되고 힘들다 싶으면 물러나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시준은 알려진 대로 삼성과 첫 협상에서 계약 의사가 없다는 걸 알고 은퇴를 하려고 했다. 지인들의 권유로 다른 구단의 영입 제의를 기다렸다.
은퇴로 마음이 기운 뒤 마지막 희망이 주어질 지 모르는 다른 구단의 영입 제의를 기다린 5일의 시간. 이시준은 “영입의향서 받는 기간에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혹시나 하는 게 있었을지 몰라도 솔직히 마음을 비웠다”며 “내 생각대로 되었다”고 그 기간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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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준은 2013년에 첫 자유계약 선수로서 계약을 했다. 보수 2억5000만원(연봉 2억원, 인센티브 5000만원)에 계약기간 3년이었다. 그 때 다른 선수들처럼 계약 기간을 5년으로 했다면 2017~2018시즌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시준은 당시 계약기간을 왜 5년이 아닌 3년으로 했냐고 묻자 “계약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계약 기간을 5년으로 해도 부상을 당하거나 기량이 떨어지면 허송 세월”이라며 “기량이 좋으면 더 계약을 할 수 있다. 그 때 구단에서 선택권을 줬다. 계약 기간을 오래 잡으면 아프거나 기량이 떨어졌을 때 민폐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리곤 “다시 그 때로 돌아가도 그렇게 결정할 거다. 1~2년 더 하는 게 우리 가족이나 나를 응원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농구를 잘 해서 계약 기간을 채우면 좋지만, 억지로 채우고 싶지 않다”며 “자유 계약을 한 뒤 발목 부상(2013~2014시즌, 18경기 출전에 그침)을 당할 지 몰랐다. 그 때 다친 영향이 컸다”고 덧붙였다.
명지대를 졸업한 이시준은 2006 국내선수 드래프트 6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이시준이 입단 예정 선수로서 삼성의 2005~2006시즌 챔피언 등극을 지켜봤다. 최고의 순간뿐 아니라 한 때 10위로 추락도 맛본 이시준은 삼성이 다시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서는 걸 보고 떠난다. 그나마 위안이 될 듯 했다.
이시준은 “숙소에서 짐을 싸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2006년 1월에 삼성에 들어가서 11년 5개월 정도 보냈다. 처음에는 이기는 게 쉬운 팀에서 침체기도 겪었다”며 “마지막 소망이 정상 궤도에서 은퇴하는 거였다. 준우승이라서 아쉽다. 우승을 했다면 조금 더 나았을 거다”고 지난 시즌 준우승을 아쉬워했다.
이어 “그래도 아예 성적이 기대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삼성은 앞으로 성적이 좋아질 거라서 조만간 우승할 거다”고 삼성의 우승 기원을 마지막 말로 남겼다.
이시준은 정규리그 통산 400경기에서 평균 20분 14초 출전해 2,098점 591리바운드 590어시스트 352스틸 16블록 3점슛 354개(3P% 34.1%)라는 기록을 남기고 선수 생활을 정리했다.
사진_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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