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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중순 열린 2017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많은 생각에 잠긴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 |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울산 모비스가 시즌 첫 연습 경기를 치르며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모비스는 3일 용인에 위치한 연습체육관에서 부산 kt와 오프 시즌 첫 경기를 치르며 다가오는 시즌 준비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게임 결과는 3점차 석패. 경기 자체가 승패보다는 선수들 컨디션을 점검하고 시즌 후 그린 큰 그림을 테스트하는 성격이 강했다.
유재학 감독은 농구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지만, 시스템 자체를 선수 구성에 맞춰 그리는 감독이다.
한 게임에서 어시스트 21개를 기록하는 등 ‘농구 신동’으로 불리웠던 유 감독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생각보다 빠른 1993년부터 모교인 연세대 코치로 부임하며 지도자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1999년 인천 신세기 빅스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무려 18년 동안 KBL 감독 지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유 감독 소속 팀은 두 개에 불과하다. 인천 전자랜드(빅스의 후신)와 현재 모비스까지 그가 경험한 구단은 단 두 팀이다. 그 만큼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 감독이다. 모비스를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모비스 3연패를 이끌었고, 총 5차례 정상에 올려놓은 명장이다. 유 감독 지도력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을 정도다.
2010년부터 5차례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올랐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쾌거도 이룩했다.
확고한 농구 철학 속에 맞춤형 전략과 탁월한 임기응변으로 이 시대 최고의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두 시즌, 유 감독은 모비스 팀 컬러에 변화를 주려 했다. 마지막으로 우승을 했던 2014-15시즌 납회식에서 유 감독은 “팀 컬러에 변화를 주겠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농구를 펼쳐 보이겠다.”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모비스와 유 감독 농구의 특징은 세밀한 수비 전략에 더해진 공격에서 스페이싱이 핵심이다. 철저한 패스 게임과 픽앤롤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움직임을 통해 창출된 공간을 공략, 득점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 개인기가 다소 부족한 현재 KBL 선수들 수준을 고려한 전략이다. 골밑을 사수할 빅맨은 유 감독의 전매특허였다.
브라이언 던스턴이나 리카르도 라틀리프 등 미국이나 한국에서 경력이 전무한 선수들을 선발했던 것도 같은 배경이었고, 개인기가 다소 떨어졌던 크리스 버지스를 선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모비스는 외인 빅맨 자원을 선발하지 않았다.
지난해 잠시 모비스에 머물렀던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193cm이며, 새롭게 팀에 합류한 애리조나 리드는 189cm이라는 작은 신장을 지니고 있다. ‘단신 + 단신’이라는 모험 아닌 모험을 택한 유 감독이었다.
첫 경기를 치르고 만난 유 감독은 “이제까지 4대4 위주로 연습을 했다. 5대5 연습을 한 게 이제 3일 째다. 조금은 벙벙한 것 같다. 컨셉 잡은 대로 연습은 되었다. 이제 시작이다. 전반전 분위기 빼앗긴 건 아직 적응이 덜 되었기 때문이다. 후반전에는 그나마 생각대로 된 것 같다. 큰 그림은 생각대로 진행되고 있다. 디테일은 확실히 아직이다. 스코어링에 대한 부분은 연습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프리 오펜스르 돌렸다. 수비 쪽에서 포메이션 정리를 하고 있다.”라며 오프 시즌 첫 연습 게임에 대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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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즌 경기 중 시합에 나선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는 유재학 감독 |
모비스는 여러 숙제를 안고 있다. 서서히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양동근 백업과 이대성, 김효범 이탈로 인한 수비 공백 그리고 전준범 백업을 키워야 한다.
유 감독은 양동근 백업으로 김광철을 주목하고 있었다. 유 감독은 게임 전 인터뷰에서 ‘(김)광철이가 좋다.’라는 이야기를 남겼고, 게임 후 “어이없는 에러를 공수에 걸쳐 3개 정도를 했지만, 확실히 안정감은 주었다. 점수로 주면 70점 정도를 주고 싶다. 가드는 넣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할 게 생긴다. 연습 때는 잘 들어간다. 패스에 주력하는 건 잘못된 거다. 계속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 수비나 리딩은 좋았다고 본다. (이)지원이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엉뚱한 짓을 하긴 하다. 오늘은 슛이 다른 때보다는 좋았다. 장점인 스피드를 살려주는 플레이를 생각하고 있다.”고 두 선수를 평가했다.
연이어 유 감독은 “(이)대성이가 이탈 중이고, (김)효범이가 은퇴를 했다. (전)준범이 백업이 없는 부분이 걱정스럽다. (정)성호는 수비가 아직 완성되지 못했고, 슛에 기복이 심하다. (류)영환이를 3번 자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연습 때는 3점슛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류영환은 건국대 출신 선수로, 당시는 주로 4번으로 활동했지만, 일정 부분 3점슛 능력과 농구 센스를 갖추고 있는 선수였다.
인사이드는 이종현과 함지훈 중심으로 새롭게 합류한 외인인 애리조나 리드가 담당한다. 190cm이 채 되지 않는 신장을 지닌 리드는 골밑에서 투쟁심이 강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특히, 리바운드와 페인트 존에서 활약이 돋보인다. 2015-16 필리핀 리그 산 미구엘 소속으로 7경기에 나서 33.2점 7.2리바운드를 기록할 정도로 페인트 존을 중심으로 한 플레이에 장점을 지닌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프랑스 리그 르 포텔 소속으로 6경기를 뛰면서 6.3점 2.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유 감독은 “종현이와 지훈이를 중심이 될 것이다. (김)동량이를 핵심 백업으로 투입 될 예정이다. 자주 아픈 게 흠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유 감독은 큰 틀에서 모비스 농구에 속공과 얼리 오펜스를 핵심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 구성에 따른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유 감독은 “현재 우리 팀 선수 구성으로 볼 때 적합하겠다는 판단이 섰다. 트라이아웃에서 빅맨을 뽑을 수 없었다. 작더라도 인사이드에서 버텨줄 선수로 리드와 블레이클리를 선발했다. 이전 시즌과는 조금 다른 색깔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도 된다. 외인을 교체한다고 해도 큰 틀에서 변화는 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이어 유 감독은 “우승을 했을 때와는 분명히 다른 농구가 될 것이다. 트랜지션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갈 것이다. 동근이와 블레이클리가 중심이 되면 이제까지와 분명히 다른 농구가 된다. 훨씬 더 모비스 농구가 눈에 들어오긴 할 것이다. 공격 쪽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농구’라는 질문에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유 감독은 “재미있는 농구는 관중이 선택하는 거다. 정말 농구가 재미 있으려면 선수 개개인이 NBA 정도 개인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선수가 없다. 시원한 농구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유 감독은 “올 해는 쉬어가야 할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다소 의아한 이야기였지만, 유 감독 의중은 확실히 달랐다. 유 감독은 “쉬어간다고 해도 6강 이상은 해야 하지 않겠나? 나에게는 6강이 쉬어가는 거다.”라며 많은 의미가 담긴 웃음을 남기며 인터뷰를 정리했다. 만수 유재학 감독과 인터뷰는 그렇게 많은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었다.
‘6강’이라는 단어는 이 시대가 낳은 최고의 승부사 유재학 감독에게 ‘자존심’과 같이 들렸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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