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경험+교훈' 얻은 김선형, 그는 여전히 '업그레이드'를 원한다

김영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9 17: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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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김선형(187cm, G)은 2번의 월드컵, 2번의 아시안 게임을 경험했다. 경험치를 쌓은 김선형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인트가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더 많은 경험과 성장을 원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업그레이드된 농구’다.


※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10월호 웹진에 게재된 글입니다. 인터뷰 시점은 시즌 전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KBL 트로피, 시련
김선형은 2017~2018 시즌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김선형이 속한 서울 SK가 원주 DB를 꺾고,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 기분 좋게 2018~2019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련이 닥쳐왔다. 챔피언을 경험한 SK와 김선형은 2018~2019 시즌 9위(20승 34패)에 그쳤다. 김선형과 SK는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이렇게도 안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늘에서 쉬어가라는 메시지처럼 보였죠.(웃음) 국내 선수도 모자라, 외국선수까지 줄줄이 다쳤어요. KBL 팀 전력 50% 이상이 외국선수인데…. 그러면서 손실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김선형은 주저앉을 수 없었다. 그럴 틈이 없었다. 가장 큰 행사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2019 FIBA 농구 월드컵이 김선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번째 월드컵을 맞다


김선형은 2019 FIBA 농구 월드컵에 나섰다. 2014 농구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세계 무대. 세계 무대를 준비하며 또 한 번 경험했다. 경험은 자산이 됐다. 김선형에게 월드컵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번째 월드컵에 나서게 됐습니다. 준비 과정은 어떠셨나요?
5년 전에 월드컵에 나갈 때는, 제가 주축 선수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형들을 잘 보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농구가 어느 정도 통할까라는 궁금증이 있었어요. 이번에는 주축 선수로 뛰는 상황이었지만, 5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을까라는 궁금증이 또 있었어요. 그런 생각으로 준비를 했어요.


김상식 감독님께서는 5명이 계속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찬스를 계속 내는 농구를 추구하셨어요. 저한테는 외곽 플레이도 많이 주문하셨어요. 저도 그 부분을 명확히 이해했어요. 제가 돌파 성향이 강한데, 아무래도 돌파만으로는 세계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유재학 감독님한테도 많이 배웠지만, 김상식 감독님한테도 많은 걸 배웠어요.


이번 월드컵 이전에는 국가대항전을 치렀습니다. 리투아니아-체코-앙골라와 4개국 대회를 치렀는데요.
개인적으로 경험이 곧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대표팀에 있는 모든 선수들은 각 팀에서 최고의 선수들인데, 이런 국제 무대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우리나라에서 최고인 선수로 끝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다가 월드컵을 나가면, 그 때 가서 ‘아. 이런 선수가 있었구나. 우리는 뭘 했던 거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4개국 대회 같은 평가전을 계속해야 국제 무대에서의 내성도 생기고, ‘내가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대처법이 나온다고 봐요. 사실 첫 번째 월드컵을 치를 때 가장 많이 한 생각이긴 했어요.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누구였나요?
토마스 사토란스키(체코)요. 같은 포지션이라서 더욱 그렇게 느꼈어요. 모든 걸 다 잘하는 선수고, 무엇보다 같은 포지션임에도 키가 198cm였어요. KBL에서 저는 신장의 우위를 가진 포인트가드인데, 실력도 좋고 스피드도 좋아서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컸어요. 괜히 NBA 리거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죠.


앙골라전 승리로 희망을 가졌지만, 예선전을 모두 크게 졌어요
4개국 대회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팀이 너무 주눅 들어있었던 것 같아요. 4개국 대회만으로는 아무래도 국제 무대 경험치를 쌓기는 부족했죠. 중국은 섬머리그도 경험하고 평가전을 거의 15번 이상 했는데도 예선 통과를 못했는데...


물론, 우리나라가 1승을 했지만, 경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게임을 풀어나가다가 한 번 위축이 되니, 끝까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게 아쉬웠어요.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아무것도 못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개인기를 이용해 큰 선수들 앞에서 스텝 백이나 플로터 같은 기술을 시도했죠. 하지만 농구는 어쨌든 넣는 경기인데, 확률이 좋지 않은 건 분명 아쉬워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떤 게 있을까요?
모든 경기가 기억에 남아요. 우선 아르헨티나는 그냥 농구를 잘 해요.(웃음) 포인트가드인 캄파소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더라고요. 슛 쏘고 싶으면 슛 쏘고, 패스하고 싶으면 패스하고.(웃음) 나머지 4명의 선수가 못 하면, 캄파소 1명만 마음대로 못 하게 하는 수비도 했을 건데… 그렇게 할 수 없었죠. 5명이 다 잘하는데(웃음).


나이지리아전은 피지컬과 운동 능력에 압도를 당했던 것 같고요. 러시아전과 중국전이 제일 아쉬웠어요. 러시아와는 전반전에는 대등했는데, 3쿼터 후반부터 3점을 막지 못하면서 와르르 무너졌어요. 중국과는 우리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경기를 잘 했는데, 승부처에서의 수비 미스 몇 개가 아쉬웠어요.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이겼지만, 중국전에서의 아쉬움이 컸기에 크게 기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뜬금없지만, 중국이 월드컵을 치르는 걸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월드컵을 개최한 것보다, 투자를 해서 선수들에게 국제 경험을 많이 쌓게 해주는 게 너무 부러웠어요. 그런 점을 우리 선수들이 부러워했죠. 일본에서도 대표팀 선수들이 섬머리그 경험을 했고, 그 점이 일본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나라는 4개국 대회를 했기 때문에, 그것도 감사한 것 같아요(웃음)


또 하나의 소중한 자산, ‘터리픽 12’


두 번째 월드컵을 마친 김선형은 곧바로 SK에 합류했다. ‘터리픽 12’가 열리는 마카오로 떠났다. 마카오에서 월드컵만큼의 값진 경험을 했다.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NBA 스타 출신인 랜스 스티븐슨(랴오닝 플라잉 타이거즈)도 만났기 때문이다.


첫 2경기를 비교적 손쉽게 이겼습니다.
특히, 지바 제츠전 승리는 의미 있었을 것 같아요. 긴장을 제일 많이 한 경기였어요. 이긴 팀이 4강에 올라가는 거였기 때문에, 더욱 사활을 걸었죠. 일본전은 신기하게도 전투력이 더 올라가는 것 같아요. (항일) DNA가 남아있지 않나라고 생각해요.(웃음)


결승전을 앞두고, 랜스 스티븐슨과는 홍보 영상 촬영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기분이 어떻던가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서로 눈싸움을 하는 게 컨셉이었는데, 컷 사인 나오면 둘 다 엄청 웃었어요. 표정 관리하느라 많이 힘들었어요.(웃음)


결승전에서 랜스 스티븐슨의 경기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확실히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선수였어요. 득점력이 탁월하고, 힘과 스피드가 접목이 되니까 막기 힘들었죠. 준용이나 영준이가 수비로 많이 괴롭혀도 30점 이상을 넣더라고요.
악동으로 알려져 있는데, 팀이 우승을 해서 그런지 메달 수여식 할 때 우리 팀 선수들한테도 하이파이브 한 번씩 다 해주더라고요.(웃음) 경기 중에는 치열했지만, 우리에 대한 존중을 표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터리픽 12’는 본인에게 어떤 대회였나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홍보나 이벤트 같은 게 잘 된 대회라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수준 높은 대회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상대하는 팀의 수준이 높아서 좋았어요. 새로운 외국선수와 호흡을 맞추게 된 것도 좋았고요.


김선형과 SK, 다시 한 번 높이 바라본다


SK는 2019~2020 시즌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다. 국내 선수진이 탄탄하고, 자밀 워니(199cm, C)와 애런 헤인즈(199cm, F)로 이뤄진 외국선수 조합도 든든하다. 김선형은 이러한 팀의 전력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자신감을 비쳤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준비할 예정이신가요?
‘터리픽 12’로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러나 아직 시즌은 개막하지 않 았어요. 시즌 시작하면, 우리 선수들 경기력과 분위기 모두 오르락내리락할 거예요. 그래서 조직력을 단단히 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하고, 부상 선수 안 나오게 하는 게 두 번째라고 생각해요.


자밀 워니가 연습 경기와 ‘터리픽 12’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김선형 선수와 호흡을 기대하는 분도 많으신데요.
워니 활용법을 결승전 돼서야 어느 정도 찾은 것 같아요. 조금 더 맞춰본다면, 우리 팀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똑똑하고 인성도 좋은 선수라. 많이 기 대되요. 구체적인 활용법은 시즌 중에 보여주겠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한 선수도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고, 4강 이상을 가는 게 팀 목표에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을 통해서 성장하고 싶어요. 기량과 멘탈, 농구와 관련된 모든 부분이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제 농구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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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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