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천재는 아니지만 성실함으로 무장한 전주남중 한주원

김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9 01: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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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4월 중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전주남중, 전주고 시절 김학섭은 ‘천재 가드’라고 불렸다. 선수 생활을 정리한 그는 현재 모교인 전주남중에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그가 가르치고 있는 여러 선수 중 과거의 그를 떠올리는 전도유망한 가드가 있다. 전주남중 주전 포인트가드인 한주원(3학년, 185cm, 가드). 재능은 뛰어나지만 스스로 천재는 아니라고 밝힌 한주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공적인 출발, 4강과 감투상 수상
지난 3월 30일부터 전라남도 해남에서 열린 제58회 춘계 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이하 춘계연맹전).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오랜만에 한국농구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이 열린 것.

김학섭 코치가 이끄는 전주남중도 춘계연맹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년의 기다림을 이겨내고 참가했지만, 예선부터 쉽지 않았다. 조 편성 결과 인천의 안남중학교, 울산의 화봉중학교와 한 조에 속했다. 최근 몇 년간 좋은 성적을 거뒀던 팀들이 모이며, 죽음의 F조가 편성됐다.

다행히 전주남중은 스타트가 좋았다. 한주원(16점 11리바운드)을 비롯해 김현태(21점 12리바운드), 배한울(16점 12리바운드), 이율(14점 11리바운드) 등이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화봉중을 71-69로 꺾었다.

다음은 안남중과의 2차전. 시종일관 접전을 벌이던 전주남중은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결승 득점을 책임진 이는 주전 포인트가드인 한주원. 귀중한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팀에 극적인 1점차 승리를 안겼다.

이날 16점 3어시스트를 기록한 한주원은 “크게 떨리지는 않았는데, 1구를 넣지 못하니 걱정이 되더라. 두 번째도 못 넣으면 어쩌나 싶었다. 우리 팀 주전들이 파울도 많았는데, 다행히 넣어서 이겼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안남중과 대회 전에 연습경기를 4번 정도 했다. 모두 져서 이길 거라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다. 그런데 대회에서는 우리 팀의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다”며 안남중을 이긴 용인을 설명했다.

예선 결과 2승을 기록한 전주남중은 죽음의 조에서 당당히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이 되자 전주남중은 더욱 살아났다. 결선 1라운드 배재중을 85-78로 제압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한주원이었다. 팀 내 최다인 27점을 퍼부었다. 리바운드 13개와 어시스트 8개를 기록한 한주원은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기록을 작성했다.

전주남중의 질주는 아쉽게 4강에서 막을 내렸다. 휘문중의 공격력에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완패를 당했다. 한주원의 18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활약도 패배 앞에서는 빛이 바랬다.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전주남중의 경기력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한주원, 김현태, 이율이라는 삼각편대를 필두로 다른 선수들도 제 몫을 해내며 균형을 이뤘다. 첫 대회에서 4강을 거둔 전주남중은 남은 시즌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한주원 역시 전주남중에서 가장 빛난 별이었다. 그는 대회 4경기에 출전해 19.2점 9.2리바운드 4.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뛰어난 기록과 더불어 팀의 중심을 잡은 한주원은 대회 종료 후 열린 시상식에서 감투상을 받으며 공을 인정받았다.

한주원은 “첫 대회부터 성적을 내서 1년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입상을 예상했는데, 처음에는 경기력이 불안했다. 다들 대회가 너무 오랜만이어서 안 맞았다. 점점 경기를 치르면서 호흡도 맞아가고 적응도 하면서 좋은 결과를 올렸다”며 첫 대회 결과에 대해 흡족해했다.


부상 이겨내고 성장한 한주원

전주에서 농구를 시작한 한주원은 ‘전주 토박이’다. 전주 KCC 유소년 농구클럽에서 처음 농구를 접했고, 이후 송천초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농구 선수 꿈을 꿨다. 처음에는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어느새 농구는 그의 삶 일부가 되었다.

“클럽에서 농구를 할 때는 모든 게 즐거웠다. 토요일에 나가서 친구들과 농구하고 맛있는 것 사먹고 하는 재미였다. 그런데 엘리트 농구를 시작하니 전부 다르더라. 내가 생각한 게 아니어서 그만할까 생각도 있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소년체전과 협회장기에서 3위를 하고서 점점 흥미가 생겼다.”

물론, 이후에도 순탄치는 않았다. 6학년 때 막판부터 정강이에 피로골절이 찾아온 그는 한동안 운동을 쉬어야 했다.

한주원은 “초반에는 참고 뛰었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이 되고서는 휴식을 취했다. 어차피 경기를 뛸 일이 없었다. 그래서 놀기도 놀면서 재활에 조금 신경 썼다. 놀다보니 자연스럽게 살도 많이 쪘다”며 웃음을 지었다.

1년을 쉰 한주원은 2020년 코트에 돌아왔다. 2학년이 되면서 출전을 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가 그를 가로막았다. 2020년 내내 대회를 하지 못했던 한주원은 자신을 가꾸기 위한 시간으로 1년을 보냈다.

그는 “운동하면서 다시 체중도 감량했고, 스킬 트레이닝도 받았다. 플레이 스타일도 많이 바꿨다. 소극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코치님의 조언을 듣고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변화를 설명했다.

김학섭 코치는 한주원에 대해 “인성이 너무 훌륭한 선수다.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선수라 걱정이 없다. 훈련도 매우 성실히 한다.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줘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다만, 내성적인 모습이 코트에서도 드러나는 편이어서 적극적으로 하는 것만 주문하면 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훌륭한 인성을 갖춘 한주원은 전주에서 꿈을 영글어가고 있다. 그의 옆에는 김학섭 코치라는 든든한 지원자가 있기에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성공적인 출발’ 한주원, 상승세 이어간다

첫 대회를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은 전주남중. 하지만 만족하고만 있을 수 없다. 두 번째 대회인 2021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가 4월 29일부터 경상북도 김천에서 열린다. 이번에는 지난 대회에 불참했던 침산중, 명지중, 호계중 등 강호들이 대거 참가한다.

한주원은 “올해 전력이 나쁘지 않다. 지난 대회보다는 분명 힘들지만, 길고 짧은 것은 대보기 전까지 모르지 않나. 경기를 해봐야 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는 전보다 어시스트를 더 많이 하고 싶다. 화려한 것보다는 묵묵하게 동료들을 살려주고 싶다. 많이 부족하지만, 팀을 이끄는 가드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고 연맹회장기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인터뷰 후 연맹회장기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취소됐다. 이후 5월 양구에서 열린 협회장기에 출전했지만, 아쉽게 8강 직전에 탈락을 경험했다.)

전주 KCC에 입단하는 것이 꿈인 한주원. 그는 마지막으로 목표에 대해 묻자 “코치님처럼 천재 가드 소리는 듣기 힘들 것 같다. 대신 난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다부진 답변을 남겼다.

비록 천재는 아니지만, 한주원도 열심히 한다면 언제가는 김학섭 코치와 같이 이름을 알릴 날이 오지 않을까. 전주에서 또 한 명의 스타가 나올 날을 기다려본다.

사진 = 본인 제공

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kim95yh@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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