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혁(178cm, G)이 보여준 과제는 분명했다. ‘수비’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양우혁은 2025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지명됐다. 삼일고 재학 중 프로에 문을 두드렸음에도, 본연의 리듬과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미래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도 “1대1과 리듬은 분명 타고 났다”라며 양우혁의 강점을 인정했다. 다만, “(양)우혁이가 지금 ‘수비’와 ‘2대2’ 등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왜소하다. 비시즌 중에 몸부터 키워야 한다”라며 양우혁에게 필요한 것들을 짚어줬다.
양우혁은 분명 현 시점에서 완벽하지 않은 선수다. 가다듬어야 할 게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양우혁을 계속 데리고 다닌다. ‘경험치’라는 가장 중요한 걸 심어주기 위해서다.
다만, 양우혁의 부족한 피지컬은 당분간 선배 가드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기본적인 수비를 하기 어려워서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기회를 계속 얻고 있다. 자신보다 뛰어난 가드들을 계속 막아봐야 한다. 부산 KCC의 허훈(180cm, G)을 상대로도 마찬가지다.
# Part.1 : 허훈을 대비했는데...
변수가 발생했다. 이상민 KCC 감독이 경기 전 “(허)훈이도 경기에 나서기 어렵다. 종아리 통증 때문에, 며칠 쉬어야 할 것 같다”라고 전한 것. 최진광(175cm, G)과 이호현(182cm, G)만 KCC에 남아, 한국가스공사는 수비 매치업과 방식 등 수비 전략을 바꿔야 했다.
어쨌든 정성우(178cm, G)가 먼저 코트를 밟았다. 원래 허훈을 막아야 했으나, 최진광에게도 자신의 수비력을 보여줘야 했다. 최진광을 저지할 경우, KCC의 공격 흐름을 원천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성우와 SJ 벨란겔(177cm, G), 신승민(195cm, F)이 최진광과 김동현(190cm, G)을 번갈아 막았다. 특히, 벨란겔의 손질이 돋보였다. 김동현의 턴오버를 연달아 유도. 그 후 KCC 진영에서 여유롭게 득점했다.
신주영(200cm, F)과 라건아(199cm, C)의 골밑 수비도 돋보였다. 외곽 자원들이 압박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한국가스공사 특유의 수비 조직력이 나왔다. 수비를 해낸 한국가스공사는 23-17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불안 요소와 보호 장치
양우혁이 2쿼터에 처음으로 코트에 나섰다. 양우혁은 이호현(182cm, G) 앞에 섰다. 이호현을 마음 놓고 압박했다. 김준일(200cm, C)과 베니 보트라이트(205cm, F)가 숀 롱과 윌리엄 나바로(193cm, F)를 잘 제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우혁의 2대2 수비 요령은 부족했다. 숀 롱의 스크린을 생각하다가, 이호현의 역동작(이호현은 스크린 반대 방향으로 돌파했다)에 확 뚫렸다. 끝까지 따라갔으나, 이호현에게 레이업을 내줬다. 한국가스공사도 2쿼터 시작 1분 19초 만에 27-21로 쫓겼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양우혁은 그 후에도 이호현을 계속 막았다. 하지만 양우혁의 수비 부담이 줄었다. KCC의 메인 옵션이 숀 롱이었고, 보트라이트와 김준일의 수비 빈도가 많아서였다. 그래서 양우혁은 볼 없는 이호현을 잘 막으면 됐다.
하지만 양우혁은 윌리엄 나바로(194cm, F)의 스크린 또한 빠져나가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호현과 확 멀어졌다. 이호현의 원 드리블 점퍼를 지켜봐야 했다. 이호현에게 또 한 번 실점했다.
정성우가 코트로 다시 나섰다. 앞선 수비 컨트롤 타워가 존재해, 양우혁의 수비 부담이 줄었다. 그리고 정성우와 신승민이 여러 앞선 자원들을 교대로 막아, 양우혁의 수비 유연성도 커졌다. 양우혁의 실점 빈도와 한국가스공사의 실점 속도 모두 확 줄었다. 불안 요소를 줄인 한국가스공사는 50-36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양우혁은 3쿼터를 벤치에 있었다. 벨란겔과 정성우가 코트로 나섰다. 1쿼터처럼 최진광과 김동현을 압박했다. 수비 안정감이 확실히 달랐다.
앞선 자원들이 KCC의 외곽 공격을 계속 차단했다. 라건아가 숀 롱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한국가스공사의 실점 속도가 계속 일정했다. 3쿼터 종료 3분 27초 전 60-45로 달아났다. 이상민 KCC 감독을 한숨 짓게 했다.
달아난 한국가스공사는 3쿼터 종료 3분 10초 전 양우혁과 보트라이트를 투입했다. 정성우와 신승민, 신주영을 남겨뒀다. 양우혁과 보트라이트의 수비 부담을 덜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성우가 정성우답지 않은 수비를 했다. 오른쪽 윙에서 나바로의 스크린에 너무 쉽게 걸려, 이호현에게 돌파를 당한 것. 왼쪽 윙에 있던 양우혁이 손질을 했으나, 양우혁의 손질은 파울로 선언됐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는 3점을 한꺼번에 내줬다. 60-48.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소모하고 말았다.
또, KCC가 3쿼터 종료 3분 2초 전 숀 롱을 벤치로 불렀다. 한국가스공사의 수비 부담이 확 줄었다. 그렇지만 양우혁이 수비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윤기찬의 돌파에 늦게 반응. 윤기찬에게 바스켓카운트를 내줬다.
그러나 큰 문제는 없었다. 한국가스공사가 두 자리 점수 차(67-51)를 유지해서다. 무엇보다 KCC의 전력이 온전치 않아, 양우혁의 긴장감이 크지 않았다. 좋은 경험치를 쌓을 수 있었다.
# Part.4 : 첫 번째 무기
한국가스공사는 4쿼터에도 보트라이트를 메인 외국 선수로 내세웠다. 그렇지만 양우혁의 수비 실수를 두고 보지 않았다. 4쿼터 시작 41초 만에 양우혁을 벤치로 불렀다. 그리고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양우혁에게 뭔가 조언을 건넸다.
정성우와 벨란겔, 신승민이 중심을 잡아줬다. 보트라이트의 수비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한국가스공사의 수비가 무너지지 않은 이유. 그 결과, 한국가스공사는 수비 텐션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89-75로 경기를 마쳤다.
물론, KCC의 주전 4명(허훈-허웅-송교창-최준용)이 모두 빠졌다. 허훈과 송교창(199cm, F)은 경기 직전에 전열에서 제외됐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가 수비 전략을 간단하게 수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전신이었던 인천 전자랜드 시절부터 ‘끈끈한 수비’를 강조했다. ‘수비’라는 무기를 언제든 보여줄 수 있다. 남은 경기에 그 무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는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의 ‘최대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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