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오세호)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남자농구 대표팀이 연일 승전보를 전하며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가운데, 국내 프로농구는 브레이크 이후 재개될 리그를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오리온스의 경우는 예외인 것처럼 보인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지난 8일 팀의 간판인 김승현의 문제와 관련해 재정위원회를 가졌고, 결국 그로부터 3일 뒤인 11일에 연맹으로부터 사상 초유의 선수 임의탈퇴라는 통보를 받는 등 이래저래 어수선한 분위기의 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다. 과연 오리온스는 이러한 진통을 딛고 도약의 틀을 마련할 수 있을까?
# 달라진 수비력과 신인들의 발굴
팀이 시즌 초반 남긴 성과들이다.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수비력에서 경기당 82.4점을 실점하며 리그에서 가장 좋지 못한 수치를 보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78.4점으로 전체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2009-10시즌에는 상대의 콤비플레이에 대한 팀디펜스에서 조직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 김남기 감독의 수비농구를 무색하게 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이러한 수비에서 성숙된 면모를 보이며 달라졌음을 입증했다.
그 사실은 지난 10일 원주 동부와의 2라운드 맞대결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이 경기에서 오리온스는 상대의 로드 벤슨을 축으로 한 인사이드 공격을 막기 위해, 허일영이 정면의 위치에 있다가 로우포스트로 떨어지는 수비법을 선택했다. 물론 동부의 외곽이 극심한 부진에 있었기에 효과를 봤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오리온스 역시 이날 슛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기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그것은 곧 수비력이 바탕에 이루어졌음을 설명하는 하나의 근거라고 할 수 있겠다.
또 하나 팀의 전망이 밝을 수 있는 요소는 신인들의 발굴에 있다. 특히 박유민과 박재현은 경기의 조율과 외곽의 득점에서 팀을 이끌며 활약했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모습은 김승현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쳤던 허일영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팀이 중위권 싸움에 가세할 수 있었던 힘으로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정재호, 김승현 없는 팀의 새로운 돌파구 되나
김승현이 빠진 상황에서 오리온스가 기대를 걸 수 있는 부분은 정재호의 존재이다. 지난 2008년부터 공익근무로 병역생활을 대신한 그는, 지난 10월28일 복귀해 현재 KBL의 2군리그인 윈터리그에서 뛰고 있다.
정통적인 포인트가드가 아니라는 점과 2년 동안 운동을 쉬어 감각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은 있지만, 정재호가 1군에 합류한다면 팀으로서는 분명 상승 요인이 있을 것이다. 기존의 윤병학과 박유민이 돌파에 장점을 가졌다면, 정재호는 3점슛 능력이 뛰어나다. 포워드인 글렌 맥거원도 슈팅에 안정성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기복이 있음을 고려할 때, 폭발력이 있는 외곽 옵션을 하나 더 얻게 되는 셈이다.
# 이동준의 활약과 기본기가 관건
이러한 상황에서 도약의 열쇠는 이동준과 기본기에 달려있다고 봐야 할 듯하다. 이동준은 자신보다 크거나 신체적인 조건이 좋은 선수를 상대로 하는 경우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외국인선수와의 호흡과 득점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팀이 어수선한 지금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가 있다면 바로 이동준이 될 것이다.
또한 오리온스에는 현재 확실한 주전이라고 볼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기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흔히 말하는 ‘에이스’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팀은 기본적인 측면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스는 가장 쉽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자유투 성공률이 65%로 리그 9위이고, 속공도 23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물론 속공 부문에서는 인천 전자랜드, 안양 인삼공사와 같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전자랜드에는 높이라는 다른 강점이 있고, 인삼공사 역시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차출된 박찬희와 김성철이 복귀한다면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오리온스는 현재의 전력이 사실적인 100%라고 봐도 무방하다. 때문에 팀이 휴식기 이후에 많은 승수를 쌓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기본적인 측면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남기 감독의 체재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은 대구 오리온스가, 오는 28일부터 다시 시작될 정규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지켜보자.
바스켓코리아 / 사진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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