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빈스 카터와 트레이시 맥그래디. 사촌 지간으로 알려져 있는 두 선수는 본의 아니게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다. 먼저 2000년대 초반 '포스트 조던'의 논쟁에 늘 이름을 올렸던 선수였다는 점. 그리고 토론토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도 있으며 무엇보다 우승타이틀은 고사하고 파이널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한 점 또한 똑같다.
이처럼 본의 아니게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카터와 맥그래디. 지금의 위상은 조금은 다른 감이 없지 않지만, 두 선수가 원소속팀에서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당장의 승리, 더 나아가 우승을 원한 이들이었지만, 정작 이적 후에는 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아쉬움을 사고 있다.
토론토의 프랜차이즈 스타, 그러나...
카터는 토론토에서 생활을 청산하고 뉴저지로 팀을 옮겼다. 뉴저지에서 제이슨 키드, 리처드 제퍼슨과 함께 팀을 동부 강호로 이끌었지만 파이널 우승에는 실패했다. 카터는 키드라는 당대 최고의 포인트가드와 함께 공격농구로 팀을 강팀으로 만드는 데 이바지했지만, 뉴저지의 전력상 우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카터는 지난 2008-2009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로 올랜도로 이적했다. 카터는 올랜도에 정착하며 하워드의 '조력자'를 자청했다. 올랜도에서의 시즌은 순조로웠다. 카터는 올랜도에서 확실한 2옵션으로 활약, 팀을 정규시즌 리그 2위로 견인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카터의 활약은 이어졌다.
올랜도는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은 채 무난히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선착하며 강팀다운 위용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클리블랜드가 보스턴에 격침당하며 올랜도는 남아있는 팀들 중 유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이 웬일인가? 클리블랜드를 무찌른 '각성한(?)' 보스턴에 첫 홈 2연전을 포함, 내리 3경기를 내주며 전망을 어둡게 했고, 끝내는 시리즈를 뒤집지 못하며 패하고 말았다.
한 때의 득점왕, 지금은...
맥그래디는 상황이 심각하다. 같은 팀의 카터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토론토를 박차고 나온 후 올랜도에서의 생활은 순조로웠다. 2번의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는 듯 연일 물오른 득점감각을 뽐내며 팀을 홀로 이끌다시피 했다. 마치 앤퍼니 하더웨이의 재림을 알리는 듯한 활약으로 맥그래디는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하지만 궁극적인 승리와는 가깝지 못했고, 급기야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야오 밍이 있는 휴스턴으로 둥지를 옮겼다.
휴스턴에서의 활약도 여전했다. 득점감각은 여전했으며 골밑에 야오 밍이 있어 플레이가 한결 수월했다. 그러나 이 또한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올랜도서부터 계속된 플레이오프 1라운드 징크스가 휴스턴에서도 이어졌다. 휴스턴은 번번이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시는가 하면, 두 선수 중 한 선수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하며 100%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지난 2007-2008시즌 22연승의 주역으로 거듭났지만, 다시 한 번 우승에 실패했다.
그 이후의 행보는 심각 그 자체다. 부상으로 코트를 비우는 시간이 점차 많아졌고, 급기야 지난 2월 뉴욕으로 트레이드 되었다. 뉴욕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에서 24점을 넣는 등 여전한 기량을 자랑했지만, 맥그래디의 활약은 거기까지였고, 뉴욕은 그를 잡지 않았다. 결국, 맥그래디는 이번 여름 디트로이트에서 부활을 노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카터와 맥그래디가 프랜차이즈에 남았다면?
여기에 만약이라는 가정을 더해보자. 물론 부질없는 상상(?)에 지나지 않겠지만, 두 선수가 토론토와 올랜도에 잔류를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토론토에는 '올스타 포워드' 크리스 보쉬가, 올랜도에는 '슈퍼맨' 드와이트 하워드가 있었음을 되새겨보면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다.
물론, 두 선수가 떠났기 때문에 보쉬와 하워드가 성장하는 발판이 마련되었겠지만, 잠깐이나마 서로가 함께 몸담은 점이 있음을 감안하면 두 팀 모두 최고의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으로 거듭났을 가능성이 높다.
토론토는 '빈스 카터-크리스 보쉬'라는 최고의 공격라인이 완성되었을 테고, 두 선수 모두 토론토에서 데뷔한 프랜차이즈 출신이라는 점이 더욱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올랜도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터. '트레이시 맥그래디-드와이트 하워드'라는 막강 듀오에 전력에 갖춰졌음을 고려할 때, 그랜트 힐까지 잔류했더라면 최고의 'BIG3'가 구성되었을 가능성이 실로 높지 않았을까?
그러나 두 선수는 소속팀에 남지 않았다. 카터는 토론토 생활에 불만을 드러내며 좋지 않은 모습으로 팀을 떠났고, 이는 맥그래디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카터는 토론토 원정을 갈 때면 여전히 토론토 팬들로부터의 야유 세례를 받고 있을 정도로, 두 선수 모두 팀을 떠나는 모양새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반면 소속팀은 어떤가? 비록 보쉬가 이번 여름 마이애미로 팀을 옮겼지만, 토론토는 한동안 보쉬와 함께 플레이오프에 명함을 내밀었고, 올랜도는 하워드와 함께 줄곧 발전해왔다. 보쉬와 하워드 모두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으로 올라선 데다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획득하는 등 최고의 주가를 이어오고 있다. 비록 보쉬는 마이애미로 이적하며 토론토 팬들을 다시금 실망에 빠트렸지만, 적어도 두 선수의 활약만 볼 때는 카터와 맥그래디가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바스켓코리아 편집팀 / 이재승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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