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이재승 기자]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히트와의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6차전에서 91-77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최종전으로 몰고 갔다. 인디애나는 지난 5차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시리즈 스코어에서 3대 2로 뒤졌다. 6차전을 패배하는 순간 인디애나에겐 내일이 없었다. 하지만 인디애나는 이를 잘 극복해냈다. 이로써 시리즈는 동률이 됐고, 시리즈 마지막 경기인 7차전을 앞두게 됐다.
인디애나는 주포인 폴 조지와 로이 히버트를 비롯하여 주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조지는 이날 팀내 최다인 28점을 올렸고, 8리바운드와 5어시스트를 곁들였다. 히버트는 골밑을 집어삼켰다. 히버트는 페인트존에서만 22점을 올리는 등 도합 24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마이애미의 인사이드를 농락했다.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도 잇따랐다. 데이비드 웨스트는 기관지 쪽이 좋지 않은 등 제 컨디션이 아님에도 11점 14리바운드로 힘을 더했다. 어시스트도 4개나 보탰다. 백코트에서의 활약도 이어졌다. 조지 힐은 16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5차전에서의 부진을 만회했다. 특히나 점수 차를 벌리는 중요한 순간에 연이은 득점을 올리며 마이애미의 추격을 무색케 했다. 랜스 스티븐슨은 득점에서 단 4점에 그쳤지만, 무려 1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에 반해 마이애미는 전혀 챔피언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에이스인 르브론 제임스만이 제 역할을 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 부족에 고개를 떨구었다. 제임스는 이날 양팀 최다인 29점을 포함 7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리며 제 몫을 다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무엇보다 제임스의 뒤를 받쳐줘야 할 드웨인 웨이드와 크리스 보쉬의 부진이 뼈아팠다. 웨이드와 보쉬는 이날 15점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6차전까지 치른 현재 시리즈의 모멘텀은 인디애나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인디애나는 최근 경기인 6차전을 잡아내며 분위기를 한껏 고취시키고 있다. 인디애나가 가진 카드들은 마이애미를 상대로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는 반면 마이애미의 패들은 인디애나에게 전혀 통하지 않고 있다. 인디애나는 이 기세를 7차전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아니면 마이애미가 홈에서 챔피언의 실력을 보여줄 것인가? 6차전까지 결과를 통해 7차전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왕의 친위대는 어디로? 웨이드와 보쉬의 계속된 부진
BIG3의 한 축인 웨이드와 보쉬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사실 두 선수의 부진은 이번 시리즈에 앞서 예견되어 있는 건지도 몰랐다. 웨이드는 무릎부상 여파로 폼이 떨어졌고, 보쉬는 인디애나의 높이에 맞서 좀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웨이드와 보쉬의 부진은 6차전 들어 현격하게 드러났다. 이들 둘은 6차전에서 합이 15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효율은 더 좋지 않았다. 둘이서 시도한 19개의 필드골 중 단 4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웨이드는 시즌 내내 무릎 통증에 시달렸다. 그 여파로 플레이오프 들어 예전과 같은 기량을 전혀 뿜어내지 못하고 있다. 웨이드는 이번 시리즈 6경기에서 평균 14.5점 4.5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보태고 있다. 웨이드는 제 컨디션이 아닌 와중에도 수비를 비롯하여 득점을 제외한 여러 카테고리에서 힘을 내곤 있다. 그러나 아쉬울 수밖에 없다. 웨이드는 정규시즌에서 평균 21.2점을 기록했다. 단순 득점에서만 보더라도 웨이드의 공격력이 현저하게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마이애미가 인디애나의 수비에 고전하고 있어 지난 플레이오프에서의 웨이드가 여간 그리운 것이 아니다.
보쉬는 역시나 인디애나의 높이에 맥을 못 추고 있다. 보쉬는 이번 시리즈 6경기에서 평균 11.3점 3.6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참고로 보쉬는 정규시즌 인디애나와의 맞대결에서 평균 17점을 올렸다. 특히나 팀이 인디애나를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한 경기에서는 24점을 터트리며 팀의 공격을 이끌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에서 보쉬의 이러한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다.
한 건 해줘야 할 이들은 6차전에서는 평범한 선수나 다름없었다. 웨이드는 6차전에서 10점을 올렸다. 웨이드는 전반 내내 상대 수비에 틀어 막히다가 3쿼터가 되어서야 첫 필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첫 3점슛까지 성공시켰지만, 웨이드는 여기까지였다. 무릎이 좋지 않다보니 속공에서도 위협적이지 못한 모습이다. 마이애미의 전매특허인 제임스와 웨이드의 속공은 이번 시리즈 들어 사실상 종적을 감췄다.
이는 보쉬도 마찬가지. 보쉬는 이날 단 5점에 그쳤다. 리바운드도 고작 4개밖에 잡아내지 못했다. 보쉬의 이름값을 떠올린다면 아쉬운 모습임에는 분명하다. 보쉬는 1쿼터에 3점슛을 터트리며 좋은 리듬을 이어가는 듯 했다. 이후 보쉬는 슈팅감각을 이어가기 위해 중거리슛을 연거푸 던졌지만, 2개가 내리 빚나가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보쉬는 이날 8개의 필드골을 시도해 단 1개만을 성공시키는데 그쳤다. 보쉬가 이날 성공시킨 필드골은 3점슛이 전부였다. 리바운드에서도 맥을 추지 못했다. 보쉬는 이날 기록한 리바운드 개수는 4개다.
마이애미 입장에서는 웨이드와 보쉬 중 1명의 선수라도 20점 이상을 득점하면, 경기를 쉽게 풀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시즌 초반 웨이드가 결장했음에도 마이애미는 제임스와 보쉬를 앞세워 승수를 쌓아나간 바 있다. 지난 시즌에 펼쳐졌던 동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만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마이애미는 시리즈 1차전 막판 보쉬를 부상으로 잃었지만, 제임스와 웨이드의 괴물 같은 활약을 앞세워 인디애나를 물리친 전례가 있다.
문제는 웨이드와 보쉬가 좀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웨이드는 매치업인 스티븐슨에게 너무나 많은 리바운드를 헌납했다. 보쉬는 공격에서도 보탬이 되고 있지 못한 상태다. 7차전에서도 이들이 지난 6차전에서처럼 부진한다면, 마이애미가 7차전을 가져갈 확률은 더욱 낮아 보임에는 분명하다.

히트의 페인트존을 씹어 먹고 있는 진격의 히버트
로이 히버트가 이번 시리즈에서 높이의 힘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히버트는 이번 시리즈 들어 22.8점 10.8점을 올리며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필드골 성공률도 55%에 육박할 정도로 아주 좋다. 마이애미에는 히버트를 상대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단순 물리적인 높이에서도 히버트에 대항할 상대가 없어 히버트를 상대하는데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뚜렷한 기록으로 측정되진 않지만 수비에서의 활약은 단연 일품이다. 히버트는 218cm의 높이를 앞세워 페인트존을 잠그다시피 하고 있다. 히버트는 제임스와 웨이드의 돌파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제임스가 조지를 상대로 포스트업이나 돌파를 쉽사리 할 수 없는 것도 이러한 점 때문이다. 1차적인 수비수를 벗겨내더라도 2선에 히버트가 버티고 있기 때문. 이 탓에 제임스도 득점을 올리는데 적잖은 애를 먹고 있다.
리바운드도 무시할 수 없다. 히버트가 기록하고 있는 리바운드에 있어 절반정도는 공격 리바운드다. 마이애미의 높이가 낮기 때문에 히버트가 페인트존에서 많은 수의 공격 리바운드를 확보하고 있다. 히버트는 공격 리바운드와 동시 득점을 올리고 있는 셈. 이에 인디애나는 손쉽게 세컨챈스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마이애미가 힘겹게 점수를 올리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사뭇 대조적이다.
관건은 리바운드
역시나 이번 시리즈의 화두는 단연 리바운드였다. 이는 6차전을 통해서도 잘 드러났다. 인디애나는 이날 무려 5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반면 마이애미에게는 단 33개밖에 헌납하지 않았다. 실제로 마이애미는 정규시즌에서도 이긴 경기를 제외하고는 다량의 리바운드를 내주며 패했다. 즉, 인디애나의 높이에 유달리 고전했을 때 큰 점수 차로 패했다.
이번 시리즈를 통틀어서도 마이애미는 인디애나에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가진 적이 단 1차례도 없었다. 가장 적은 차가 5차전에서의 1개 차이였다. 문제는 개수차이가 아니다. 마이애미는 인디애나에 적어도 30개 내외의 리바운드를 내줬을 때 어렵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더불어 4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내줬을 때는 꾀나 고전했다. 하지만 6차전에서처럼 50개가 훌쩍 넘는 리바운드를 빼앗긴다면 마이애미로서는 필패나 마찬가지다. 이는 이미 정규시즌에서도 잘 드러났다.
반대로 보면 인디애나로서는 높이의 이점을 최대한 잘 가져갔을 때 승리로 직결됨을 알 수 있다. 인디애나에는 히버트 외에도 유능한 리바운더들이 많다. 히버트와 함께 프런트코트를 책임지고 있는 웨스트와 조지 그리고 가드인 스티븐슨까지 리바운드에 가담할 수 있다. 히버트와 웨스트는 이번 시리즈 들어 꾸준히 두 자리 수에 상회하는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조지와 스티븐슨도 각각 시리즈 평균 7.4, 7.7개를 잡아내고 있다. 그 가운데 스티븐슨은 1차전과 6차전에서 공이 12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한편 마이애미는 리바운드 단속에 적잖이 고전하고 있다. 팀내에서 시리즈 평균 최다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제임스.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일 수도 있겠지만, 히트의 빅맨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보쉬는 물론이고 유도니스 해슬럼, 크리스 앤더슨까지 리바운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빅맨들이다보니 맥을 못 추고 있다. 마이애미가 7차전을 잡고자 한다면, 최대한 적은 숫자의 리바운드를 내줘야만 한다.

‘에이스의 맞대결’ 제임스 vs 조지
7차전은 시리즈 전체를 볼 때 상시 승부처다. 이를 제임스와 조지가 모르진 않을 터. 위기의 순간은 물론 득점이 필요할 때, 제임스와 조지가 나서줘야만 한다. 그리고 이들 둘이라면 7차전 승부처에서 멋진 장면을 연출해낼 것만 같다. 슬램덩크에서 나온 이정환과 윤대협의 맞대결처럼 말이다.
이들의 존재감은 기록으로도 오롯이 드러나 있다. 먼저 제임스는 이번 시리즈 6경기 평균 25.8점 7.3리바운드 6.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다. 제임스는 지난 1차전에서 30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한데 이어 위닝샷까지 꽂았다. 이어 조지는 시리즈 평균 19.9점 7.4리바운드 5.1어시스트로 인디애나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6차전 초반, 멋진 쇼다운을 벌이며 보는 이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속공 상황에서 조지는 덩크로 인디애나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조지는 보쉬의 블락을 무시하고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성공시켰다. 이에 가만히 있을 제임스가 아니었다. 제임스는 이어진 공격에서 곧바로 3점슛으로 응수하며, 인디애나 관중들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제임스와 조지는 지난 2차전에서 대화를 나누며 로우파이브를 한 장면이 화제가 됐다. 당시 제임스는 조지에게 'I got you back, young fella(어린 친구, 내가 한 방 먹였네)'라며 손을 내밀었다. 이후 조지는 제임스의 손을 살짝 치며 응답했다. 제임스와 조지 모두 상대의 플레이에 대해 존경내지는 존중하는 의미가 내포된 멋진 인사였다.
동부 컨퍼런스 챔피언은 누가?
7차전은 마이애미 홈에서 열린다. 이것이 마이애미가 가질 수 있는 그나마 가장 큰 이점이다. 마이애미가 홈에서 열린 이번 시리즈 3경기에서 2승을 거둔 만큼 홈에서 펼쳐진다는 점은 히트에게 작은 위안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시리즈의 분위기로 볼 때 마이애미로서는 제임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 중에서도 보쉬, 웨이드, 해슬럼이 모두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려준다면, 공격에 숨통을 트일 수 있다. 레이 앨런은 인디애나를 상대로 시즌 내내 부진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앞서 언급한 세 선수들의 활약만큼은 반드시 수반되어야만 한다. 행여나 이들이 침묵한다면, 마이애미는 지난 시즌의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에서처럼 제임스가 소위 미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한편 인디애나는 백코트와 프런트코트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7차전을 잡을 기세다. 무엇보다 6차전에서 주전 선수들 중 4명이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렸고, 3명이 두 자리 수 리바운드를 걷어낸 만큼 이 기세를 바탕으로 7차전 원정길에 나설 전망된다. 그 중심에는 단연 조지가 있다. 히버트가 마이애미의 인사이드를 상대로 우위를 점한다고 볼 때, 조지가 제임스에게 크게 밀리지만 않는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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