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2010년 학생 선수들의 학습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창설된 대학농구리그(이하 대학리그). 대학리그도 어느덧 4살을 맞았다. 그 동안, 한국대학농구연맹(이하 대학연맹)은 많은 변화를 통해 대학리그의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답은 찾지 못한 듯하다. 이번 결산에서는 2013년 대학리그에서 일어났던 문제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 처음 시도한 조별 리그,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이번 리그의 경기 수를 축소시킨 이유는 총장협의회에서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경기 수를 축소시키며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한다. 박상관(44) 명지대 감독은 “선수층이 얕은 팀으로써는 경기 수가 적은 게 낫다. 부상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 시도된 조별 리그는 다소 애매(?)한 면이 있었다. 올해의 경기 방식은 같은 조에 속한 팀끼리는 2번의 경기를 치르지만 다른 조에 속한 팀과는 1번만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의 대학리그 순위 결정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현재 순위 결정 기준에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승자승 원칙이다. 만약 A조에 있는 D팀과 E팀, B조에 있는 F팀의 승률이 똑같다고 가정했을 때, 승자승 원칙으로 따지는 것이 쉽지 않다. D팀과 E팀은 맞대결을 포함, F팀과의 경기까지 총 3경기를 치르지만 F팀은 D팀과 E팀, 단 2경기 밖에 치르지 않는다. 순위가 가려지더라도 1경기를 적게 치른 F팀의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대학리그가 조별 리그로 계속 진행된다면, 같은 조에 있는 팀끼리만 경기를 치르는 것이 순위 결정 면에서 명확하다. 또한, 뛰어난 대학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차출된다고 가정했을 때, 팀 당 경기 수를 더 줄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빡빡한 리그 일정으로 인해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애매한 변화는 퇴보보다 못한 법이다.
# 지각하는 심판, 미동 없는 의료진
지난 4월 29일, 동국대학교 필동캠퍼스는 동국대와 경희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선수들은 경기를 시작하기 위해 코트로 입장하고 있었다. 헌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농구 경기에 투입되는 심판은 3명인데, 코트에 서 있는 심판은 2명 밖에 없었던 것. 아무리 눈을 씻고 살펴봐도 1명의 심판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취재 기자의 눈에 띤 것이 있었다. 보이지 않던 1명의 심판은 경기 시작 3분이 지나서야 경기장에 도착한 것이었다. 상황을 인지(?)한 심판은 헐레벌떡 탈의실로 뛰어갔고, 1쿼터 시작 5분이 지나고 나서 코트에 투입될 수 있었다. 선수가 지각하면 몰수패라도 당하지만 심판이 지각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지난 5월 2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열린 연세대와 동국대의 경기. 연세대와 동국대는 3쿼터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3쿼터 후반, 연세대의 최준용(200cm, 포워드)이 넘어지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장을 찾은 대학연맹 임원진과 취재진은 의료진을 쳐다봤다. 그러나 의료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진에 앉아있는 이들은 의사가 아니었다. 경기를 가까운 곳에서 보기 위해 내려온 학생들이었던 것. 연맹 측은 비로소 의료진이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고, 어쩔 수 없이 각 학교의 트레이너들이 선수들의 몸 상태를 봐줄 수 밖에 없었다. 연맹은 일정 변경으로 인해 의료진에게 연락을 하지 못했다는 말로 사태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 케이블 TV 중계, 선수와 관중에 대한 배려는?
2010년 대학농구리그가 개최될 때부터 대학연맹은 KBS N과 중계 계약을 맺었다. 당시, 대학연맹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리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기를 개막전으로 배치했다. 8,057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대학연맹의 기대는 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학연맹의 기대는 절망으로 변해버렸다. 원래 대학리그 경기는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으로 오후 5시에 시작돼야 한다. 그러나 KBS N SPORTS(이하 KBS N)는 오후 3시로 중계 시간을 확정지었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으로 인해 홈에서 열리는 대학 최고의 빅 매치를 놓치고 말았다. 대학리그 주관방송사 KBS N이 대학연맹의 발목을 제대로 잡은 순간이었다.
물론 TV에 대학 선수들의 얼굴이 알려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중계가 시작됐던 시간이 대부분 오후 3시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직장인과 학생들이 그 시간에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무리다. 방송에서 비어있는 관중석을 비춰준다면, 대학농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연맹과 방송사에서는 고려해야 한다.
대학리그가 창설된 이유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과 모교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최근, ON STN과 대학스포츠TV 등 인터넷 방송을 통해 많은 이들이 대학리그를 시청하고 있어 굳이 KBS N을 통해 리그를 시청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많은 학생들이 대한민국 농구의 미래들을 눈 앞에서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 제공 = 한국대학농구연맹(KU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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