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플레이오프가 세대교체의 시작이었다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열 기수들이 이름을 높이 드높였다. 이들은 바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픈 커리와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폴 조지. 커리와 조지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진일보한 기량을 선보이며 많은 NBA 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커리는 팀을 서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까지 이끌었다. 무엇보다 팀이 6번시드였음에도 3번시드인 덴버 너기츠를 격침시키는데 앞장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어진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시리즈에서는 샌안토니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비록 팀은 승리하지 못했지만, 존재감만큼은 여느 선수 못지않았다.
조지의 그 것도 뒤지지 않는다. 조지는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현역 최고인 르브론 제임스를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1차전에서는 결정적인 동점 3점슛으로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등 인디애나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제임스와 로우파이브는 단연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들의 공통분모는 기회를 잘 살렸다는 점이다. 커리와 조지 모두 입단 당시에는 팀의 간판이 아니었지만, 주축선수의 트레이드와 부상이라는 호재로 말미암아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올라설 수 있었다.이처럼 커리와 조지는 비록 팀을 우승시키진 못했지만, 향후 리그를 이끌 스타급 선수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파이널에 오른 샌안토니오와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더욱 크다.
1. ‘왕조 구축’ 2연패에 성공한 마이애미 히트
2. 샌안토니오의 멋지고 아름다웠던 패배
3. 부진한 전통의 명가들, 레이커스와 보스턴 … 플레이오프에서 해맨 덴버와 클리퍼스
4. ‘전설들의 퇴장’ 제이슨 키드 & 그랜트 힐
5. ‘새 시대는 우리의 무대’ 폴 조지 & 스테픈 커리
6. 유독 많았던 감독들의 교체
7. 수상자 정리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얼굴, 스테픈 커리
출신학교 : 데이비슨
2009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
커리는 데뷔 후 4시즌 만에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커리는 지난 2009 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데뷔했다. 데뷔 당시만 하더라도 아버지인 델 커리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커리는 본인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했다.
커리는 그간 많은 잔부상에 시달렸다. 그 탓에 그의 내구성은 많은 의심을 받았다. 이랬던 커리가 이번시즌에는 무려 78경기에 나서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에는 고작 2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에 다시금 풀시즌을 치르면서 확고부동한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은 몬타 엘리스가 팀을 떠난 직후 치르는 첫 시즌이었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엘리스를 밀워키 벅스로 트레이드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커리는 엘리스와 다소 중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엘리스는 볼 소유시간도 많이 가졌다. 커리가 가져갈 기회는 많지 않았던 셈이다.
엘리스의 이적은 커리에겐 더할 나위없는 좋은 기회였다. 커리는 이를 잘 살렸다. 커리는 이번 시즌 78경기 평균 22.9점 4리바운드 6.9어시스트(.451 .453 .900)를 기록했다. 필드골 성공률이 조금만 더 높았더라면 180클럽에 가입했을 정도로 전반적인 슈팅 카테고리에서 월등한 성공률을 자랑했다. 단연 압권은 3점슛이다. 커리는 이번 시즌에만 272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이는 단일 시즌 최다 기록(종전 보유자는 레이 앨런)이다.
커리는 백코트 파트너인 클레이 탐슨과 함께 코트 전방위에서 슛을 쏘아 올렸다. 골든스테이트의 공격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물며 베테랑가드인 재럿 잭이 커리의 뒤를 잘 받쳤다. 잭의 리딩을 발판삼아 커리는 더욱 공격에 몰두할 수 있었다.
커리의 존재는 플레이오프에서는 더욱 빛났다. 커리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활화산과 같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커리는 12경기 평균 23.4점 3.8리바운드 8.1어시스트(.434 .396 .921)를 보탰다. 골든스테이트는 커리를 앞세워 1라운드에서 지난 2007년 이후 또 한 번의 업셋을 일궈냈다. 커리는 데뷔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지만,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업셋 전문가?' 골든스테이트의 업셋
2007(42승 40패, 8번시드) vs 댈러스(67승 15패, 1번시드)
2013(47승 35패, 6번시드) vs 너기츠(57승 25패, 3번시드)
*1993-1994 시즌 이후 단 2차례 플레이오프 진출
*2007 - 1라운드가 7전제로 바뀐 이후 첫 8번시드의 업셋
커리는 1라운드에서 팀이 3연승을 거둔 2~4차전에 더욱 빛났다. 커리는 3경기 평균 30점 4.7리바운드 10.3어시스트 3스틸(.554 .500 1.000)을 기록하며 전천후로 활약했다. 그 결과, 골든스테이트가 1차전을 패했음에도 먼저 3승을 거두며 2라운드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다.
2라운드에선 다소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폭발력만큼은 여전했다. 커리는 1차전에서 개인통산 플레이오프 최다인 44점을 집어넣으며 샌안토니오를 맹폭했다. 커리는 이날 3점슛 6개를 집중시켰고, 어시스트도 11개나 곁들였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커리의 스텝업을 알리는 결정적인 경기였다.
커리의 이번 플레이오프 경기일지
1라운드 19점 4리바운드 9어시스트 .350 .400 1.000 [패]
1라운드 30점 5리바운드 13어시스트 .565 .400 [승]
1라운드 29점 6리바운드 11어시스트 .471 .571 1.000 [승]
1라운드 31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 .625 .515 1.000 [승]
1라운드 15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 .368 .167 [패]
1라운드 22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 .429 .500 1.000 [승]
2라운드 44점 4리바운드 11어시스트 .514 .429 1.000 [패]
2라운드 22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350 .333 .667 [승]
2라운드 16점 2리바운드 8어시스트 .294 .333 1.000 [패]
2라운드 22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467 .500 1.000 [승]
2라운드 9점 0리바운드 8어시스트 .286 .143 [패]
2라운드 22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400 .250 [패]
커리의 이번 시즌은 많은 것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하지만 커리는 다음 시즌은 물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들 중 하나다. 멘토라 할 수 있는 잭이 오프시즌에 팀을 떠났지만, 다가오는 시즌에도 커리의 역할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커리와 같은 젊은 선수에겐 이번 플레이오프가 커리에게 큰 자양분이 되었을 터. 그렇기에 다가오는 시즌, 한 층 발전된 커리를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인디애나의 신성, 폴 조지
출신학교 : 프레스노 주립
2010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인디애나의 에이스는 팀 동료인 데니 그레인저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인디애나의 에이스는 새로운 얼굴로 바뀌었다. 그는 바로 폴 조지. 조지는 지난 시즌까지 슈팅가드로 나섰다. 그레인저의 존재 탓에 2번 포지션에서 뛰었다. 인디애나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슈팅가드 포지션이 다소 취약한데다 조지를 벤치에 묵혀두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조지는 지난 시즌 주전 가드로 나서 66경기 평균 12.1점 5.6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조지는 그레인저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된 틈을 타 그레인저의 공백을 메울 중책을 맡게 됐다. 조지가 굴러 들어온 기회를 잘 살린 셈이다. 조지는 이번 시즌부터 본연의 포지션인 스몰포워드로 나설 수 있었다. 원래 옷을 입은 영향이었을까, 조지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갔다.
조지의 이번 시즌은 생애 최고였다. 고작 3시즌밖에 치르지 않아 표본이 크진 않지만, 조지는 또 한 번의 가파른 성장세를 선보였다. 조지는 이번 시즌 79경기에 나서 평균 17.4점 7.6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더했다. 경기력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그레인저의 공백을 메우는 재원으로 여겨졌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조지의 가치는 더욱 치솟았다.
인디애나는 조지를 에이스로 낙점했다. 그 어디에도 그레인저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조지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사도 잇따랐다. 조지는 ‘기량발전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포워드 주자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조지는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다. 상대 에이스를 마크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이와 같은 선수가 공격력까지 겸비하며 팀의 얼굴로 완연히 자리를 잡았다. 시즌 말미가 되자 언론에서는 조지의 성장을 빌미로 ‘그레인저를 트레이드해야 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조지의 이번 플레이오프 주요경기일지
1라운드 1차전 23점 11리바운드 12어시스트 .231 .000 .934 [승]
1라운드 2차전 27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524 .250 .571 [승]
1라운드 5차전 21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 .875 1.000 .514 [승]
2라운드 4차전 18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 .316 .111 .625 [승]
3라운드 1차전 27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438 .500 .909 [패]
3라운드 2차전 22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 .563 .333 1.000 [승]
3라운드 5차전 27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 .579 .625 [패]
3라운드 6차전 28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579 .600 .750 [승]
조지의 활약은 플레이오프에서 빛을 발휘했다. 조지는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리그 최고의 포워드들을 연거푸 상대했다. 1라운드에서는 애틀랜타 호크스의 조쉬 스미스, 동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는 뉴욕 닉스의 카멜로 앤써니 그리고 동부 결승에서는 마이애미의 르브론 제임스까지. 조지가 매치업한 상대들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조지는 이들을 상대로 전혀 기 죽지 않았다. 조지는 1라운드에서 팀이 2연승 후 내리 2연패에 빠지자 브라이언 쇼 코치(현 덴버 감독)를 찾아가 스미스를 막을 방도에 관해 여러 차례 문의했다. 쇼 코치도 이에 짐짓 놀랐다는 후문. 결국, 인디애나는 조지를 앞세워 다시금 2연승을 거두며 2시즌 연속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동부 준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이번 시즌 돌풍의 주역인 뉴욕이었다. 조지에게 또 하나의 큰 산이 버티고 있었다. 그는 리그 득점왕인 앤써니. 아니나 다를까 앤써니는 시리즈 평균 28.5점을 터트리며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조지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료들의 활약이 뒷받침되며 인디애나가 뉴욕을 제압했다.
대망의 동부 결승 상대는 리그 최고의 선수인 제임스. 스미스와 앤써니까지 상대하며 강호들을 연이어 꺾은 조지였지만, 제임스는 녹록치 않았다. 조지는 1차전에서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가는 극적인 3점슛을 터트렸지만, 팀의 승리로 귀결되진 못했다. 제임스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버저비터 레이업을 성공시킨 탓이었다.
조지는 이내 설욕에 나섰다. 조지는 2차전에서 22점 6어시스트를 곁들이며 팀을 승리로 견인했다. 조지에겐 팀의 승리도 중요했지만, 제임스와의 로우파이브가 더욱 기억에 남을 터. 조지와 제임스는 서로 득점을 주고받았고, 제임스가 경기 막판에 손을 내밀었다. 조지는 이에 손바닥을 맞췄다. 서로의 플레이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가득 담긴 일종의 세러머니였다. 경기 후, 제임스는 조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임스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조지의 기량을 높이 샀다. 그만큼 제임스가 조지를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처럼 조지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금도 대단하지만,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플레이오프에서 큰 선수들을 상대하며 경험도 듬뿍 쌓았다. 그러기에 다가오는 시즌에 조지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나만의 전설을 만들겠다”는 진한 포부를 남긴 조지. 올스타를 넘어 슈퍼스타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갈 조지를 지켜보자.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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