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희망찬 미래를 생각하는 일만큼 즐거운 일은 없다.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오는 22일(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오후 4시부터는 올스타전 이벤트 경기 중 하나로 프로 루키 올스타와 대학 올스타의 맞대결이 열린다. KBL이 예전부터 야심차게 준비했던 이벤트 중 하나였지만, 지난 시즌에는 한선교 KBL(한국농구연맹) 총재가 레전드 올스타로 계획을 변경하며 무산되고 말았다.
‘아빠! 어디 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아이들과 아버지가 함께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이 요즘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은 어른들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미소와 순수한 행동을 보면서 자신이 가진 아픔을 달래고 있다. 프로농구는 최근 오심 사태와 헤인즈 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농구 팬들에게 상처를 입혔다. 미래의 올스타들이 과연 팬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 오심, 그리고 바디 체크
KBL은 지난 시즌 조용할 날이 없었다. ‘승부 조작’과 ‘고의 패배 논란’에 시달린 것이다. 강동희(47) 前 원주 동부 감독이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고의적으로 패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많은 하위권 팀이 좋은 신인을 얻기 위해 일부러 패한다는 의혹을 받고 말았다. 팀 전력의 절반인 외국인선수의 기량까지 저조해졌고, 이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그야말로 위기가 찾아온 듯했다.
그렇지만 유재학(50)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8월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를 차지하며 16년 만에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아시아선수권 직후에 개최된 2013 프로-아마 최강전도 많은 농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 ‘응답하라 1994’와 ‘빠스껫 볼’, ‘우리 동네 예체능’ 등 ‘농구’를 컨텐츠로 삼은 프로그램도 농구 인기에 많은 호재를 안겨주는 듯했다.
그러나 KBL은 이러한 호재를 보기 좋게(?) 차버렸다. 지난 11월 20일에는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에서 심판진이 2차례의 결정적인 오심을 범했고, 12월 14일에는 SK의 애런 헤인즈(199cm, 포워드)가 전주 KCC의 김민구(190cm, 가드)를 고의적으로 밀어버린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KBL은 이러한 헤인즈에게 2경기 출전 정지와 500만원의 벌금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농구 팬들은 이러한 처사에 또 한 번 KBL을 외면하게 됐다.
# ‘초심(初心)’ vs ‘열정(熱情)’, 무서운 아이들이 온다
프로 루키 올스타는 KBL에 데뷔한지 1~2년 차의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시즌 1순위로 창원 LG의 유니폼을 입은 김종규(207cm, 센터)와 2순위로 입단한 KCC의 김민구, 동부의 두경민(183cm, 가드)과 울산 모비스의 이대성(190cm, 가드) 등 프로농구의 미래로 불리는 이들이 대거 선발됐다. 다만, 김민구가 헤인즈의 과격한 몸싸움으로 인해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대학농구 올스타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고려대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이승현(197cm, 포워드)과 이종현(206cm, 센터), 국가대표로 깜짝 선발된 연세대의 최준용(202cm, 포워드)과 뚝심이 돋보이는 김준일(200cm, 센터), ‘제2의 김태술’로 불리는 김기윤(182cm, 가드) 등이 참가하게 된다. 제1회 프로-아마최강전에서 대학 팀의 첫 승리를 이끈 중앙대의 이호현(182cm, 가드)도 프로 선배들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다.
장재석(202cm, 센터)-김종규로 이뤄지는 프로 루키 올스타의 더블 포스트와 이승현-이종현으로 이뤄지는 대학 올스타의 더블 포스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재석과 김종규의 조합은 2012 이상백배 대학선발팀 친선경기에서 막강한 높이를 보여줬고, 이승현과 이종현의 조합은 2012년 후반부터 대학농구에서 가장 히트 상품으로 평가받는 조합이다. 이들이 얼마나 팀의 중심을 잘 잡느냐에 따라 첫 맞대결의 결과를 좌우할 공산이 크다.
# 단발적 루키 올스타? 기반과 시간이 더 중요하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했던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다. 김민구와 김종규, 이종현과 최준용 등 새로운 스타들이 대거 발굴됐기 때문이다. 이들 외에도, 대학농구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현과 문성곤(195cm, 포워드), 허웅(187cm, 가드)과 천기범(185cm, 가드) 등도 한국 농구의 스타로 충분히 발돋움할 수 있는 인재들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유망주들이 대학 무대에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이것이 한국 농구의 현실이다. 대학교는 물론이거니와, 중고등학교로 내려갈수록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 KBL과 여러 프로 구단들이 농구에 관심있는 유소년들을 끌어들이고 유망주 캠프를 개최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이벤트성 행사로 끝나고 있다.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미흡하다는 뜻이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란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란의 원투펀치인 하메드 하다디(218cm, 센터)와 마디 캄라니(185cm, 가드)는 유소년 때부터 체계적인 유스 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인재다. 이들은 2003 아시아선수권 때부터 호흡을 맞추며 이란을 아시아 정상급 팀으로 만들어놓았다.
기반은 하루 아침에 반짝하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군데에서만 노력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희망찬 미래는 기반을 튼튼히 하는 자에게만 오는 것이다. 이번 프로 루키 올스타와 대학 올스타의 맞대결도 단순히 이슈 만들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 많은 농구협회와 연맹들이 이번 경기를 통해 무엇을 느낄 것인지 궁금해진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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