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터당 12분? 기본 제도 개선부터

kahn05 / 기사승인 : 2014-01-24 10: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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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4 KBL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탄탄한 기본 없이 변화도 없는 법이다.

한선교(55) KBL 총재는 다음 시즌부터 경기 시간을 ‘쿼터당 12분’으로 늘리려고 한다. 이사회의 승인을 얻기는 했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장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무자들이 향후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10개월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현장의 의견은 당연히 냉랭했다. 총재가 의도하는 ‘2군 활성화’와 ‘쿼터당 12분’은 아무 관련이 없다. 승부는 어쩌피 주축 선수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쿼터당 12분’을 하기에는 선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선수들의 혹사’와 ‘경기력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팬들 또한 이러한 단점을 감수하면서 경기를 오랫동안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남자농구대표팀이 16년 만에 세계 무대에 진출했고, ‘농구’라는 종목이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노출되는 효과를 누렸다. KBL의 인기도 언제든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KBL은 산적(山積)한 문제를 풀지 못했고, 이러한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팬심 또한 돌아서버렸다.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 셈이다.

‘심판 문제’는 항상 언급됐던 부분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승부처에서 일관적이지 못한 파울 콜과 보상 판정으로 많은 사령탑을 화나게 만들었다. 여러 팀이 이러한 콜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팬들도 뿔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심판의 능력이 향상되지 않은 채, 리그의 변화를 바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고양 오리온스는 지난 11월 20일 서울 SK를 상대로 61-55,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속공 파울과 수비수의 과장된 액션에 의한 공격자 파울로 흐름이 꺾이고 말았다. 추일승(51) 오리온스 감독이 불 같이 화를 내자, 심판진은 경고 없이 그를 퇴장시켰다. 오리온스는 결국 69-78로 패했고, 상승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1월 4일. 원주 동부는 SK에 71-73으로 뒤진 상황. 크리스 모스(203cm, 센터)가 경기 종료 4초 전 3점슛을 시도했고, 김선형(187cm, 가드)은 파울 작전을 하겠다고 심판에게 손을 들어보였다. 하지만 심판은 이를 묵살했다.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동부의 벤치와 선수단은 한동안 벤치를 떠나지 못했다. 이들이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였다.

두 번째는 ‘선수에 대한 배려’다. KBL은 5개월 동안 54경기를 치른다.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는 팀은 6개월 동안 최대 71경기를 치르게 된다. 살인적인 일정이다. 선수들의 부상이 잦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상은 체력 부족으로 인해 가장 많이 나오는 사고이기 때문이다. 부상이 없더라도, 선수들의 몸은 빠르게 노쇠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일정 배분을 세심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 구단은 4일(목~일) 동안 3경기 일정을 3주 연속 치렀던 적이 있고, 어느 구단은 6일 동안 4경기를 치르는 사례도 있다. 선수들은 절대 기계가 아니다.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선수들에게 매 경기 100%의 경기력을 바라는 것은 모순이 있다.

자유계약(FA)에 대한 제도도 마찬가지다. 전체 보수서열 30위 이내 선수를 영입할 경우, 영입한 구단에서 보상을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단에서는 보수서열 10위 밖의 선수를 영입하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양동근(182cm, 가드)과 김주성(205cm, 센터) 등 A급 선수가 아닌 경우, 선수들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KBL은 최대 자산을 ‘경기력’으로 삼아야 한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지 않고, 예전의 인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농구 팬들이 1990년대 농구대잔치에 열광했던 이유는 선수들이 경기에 치열하게 임했고, 경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모 감독 또한 “팬들이 과연 경기력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쿼터당 12분을 바랄까 궁금하다. 기본적인 제도 개선 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인프라 개선과 경기력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사상누각(砂上樓閣)’이라는 말이 있다. ‘기초가 약하여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뜻이다. KBL이 창설된지 17년이 지났지만, 기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프로농구는 단 한 사람의 결정이 아닌, 수많은 선수와 팬들에 의해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진 = 바스켓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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