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고려대 4학년 이승현(197cm, 센터)의 어머니인 최혜정 씨는 아들의 농구 실력에 대해 냉철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인터뷰 중간마다 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그녀의 냉철한 평가는 결국 자식에 대한 애정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이승현은 2014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승현에게 ‘1순위 신인’이라는 호칭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승현은 이전 인터뷰에서 “1순위라는 것보다, 오랜 시간 동안 코트에서 살아남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이승현이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요인은 최혜정 씨의 교육이 컸다. 최혜정 씨는 선수 생활을 오래 하지 못했고, 그래서인지 롱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프로 무대에서 오랜 시간 동안 활약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 최혜정 씨, 그녀가 가장 기뻤던 순간은?
이승현은 어릴 때부터 항상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제공권 장악과 정확한 슈팅, 근성까지 갖춘 이승현은 용산중과 용산고를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많은 학교의 러브콜을 받던 이승현은 2011년 고려대로 입학했다. 그리고 2년 후. 이승현은 이종현(206cm, 센터)과 함께 고려대를 최고의 대학 팀으로 만들었다. 이승현-이종현이 위력을 보인 고려대는 2013 프로-아마 최강전과 2013 대학농구리그 챔피언 결정전 등 굵직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승현은 2014 MBC배 대학농구대회 결승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경기 종료 0.2초 전, 84-85로 뒤진 상황에서 역전 페이더웨이를 성공했다. 고려대가 MBC배 2연패를 이룬 순간이었다. 이승현은 코트에 누워 동료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최혜정 씨도 아들의 활약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MBC배 우승은 최혜정 씨가 생각한 최고의 순간은 아니었다.
최혜정 씨는 2004년에 열렸던 ‘KBL총재배 어린이농구 큰잔치’를 회상했다. 그녀는 “승현이가 5학년 때 농구를 시작하면서 혼이 많이 났어요. 6학년 때 첫 대회를 나갔는데, 그게 KBL총재배였죠. 우승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KBL총재배가 처음 열린 시기이기도 했고, 연가초 애들이 그 때 너무 잘 했거든요. 그런데 우승을 하더라고요. 여러모로, 그 때가 가장 기뻤던 것 같아요(웃음)”라며 아들의 첫 우승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 부모가 해야 할 역할 선수들의 부상 회복
기쁨이 있으면 아픔도 있는 법. 최혜정 씨도 여러 번의 아픔을 겪었다. 아들의 부상은 가장 마음 아픈 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운동 선수가 부상은 피할 수 없다. 최혜정 씨는 “아이들이 부상당했을 때 마음이 아프죠. 부상이라는 게 아이들을 더 외롭게 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홈 앤 어웨이로 경기해서, 부상을 완벽하게 낫게 하는 건 힘들어요. 완벽하게 낫고 온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흘러가버리죠”라며 부상이 선수에게 주는 영향력을 설명했다.
그녀는 “부모의 몫은 선수들이 다친 것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죠. 치료를 어떻게든 해서, 얼마나 빨리 복귀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것을 생각 못하는 부모님들도 많은 것 같아요. 특히, 다른 지역에 있는 부모님들은 그런 걸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상황을 보면 아쉽죠. 부모가 어떻게든 자식의 부상을 수습해줘야 해요”라며 운동 선수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선수들의 부상 회복’을 꼽았다.
그녀는 그래서 많은 학부모와 함께, 부상 회복 및 재활에 대해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이러한 공유가 농구 발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기 때문. “치료비는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게 많아요. 그렇지만 병원 같은 경우는 부모가 선택을 해야 해요. 아이가 혼자 잘못 선택하다가, 본인이 잘못되는 경우가 많아요. 부모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그런 거에요”라며 학부모가 부상 치료 및 재활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혜정 씨, “대표팀 탈락, 승현이가 성장할 수 있게 했죠”
이승현은 지난 해 국가대표팀 16인 엔트리에 선발됐다. 하지만 그는 12인 엔트리에 남지 못했다. 본인과 최혜정 씨 모두 좌절했다. 그러나 최혜정 씨는 더욱 냉정해져야 했다. 그녀는 “승현이 아버지와 저, 본인 모두 대학교 3학년 때 대표팀에 선발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탈락한 순간, 모두 좌절했죠. 하지만 저는 승현이한테 더욱 혹독하게 했어요. ‘지금처럼 운동할 거면, 그만 둬라’는 말을 했죠”라며 당시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그 때처럼 모질게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마음이 아팠지만, 아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랐죠”라며 이승현에게 더욱 모질게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이승현에게 득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승현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고, 유재학(51) 감독이 내준 과제를 착실히 수행했다. 3점슛은 유재학 감독이 이승현에게 준 과제 중 하나. 이승현은 자신에게 준 시련을 ‘성장’이라는 결과로 탈바꿈했다. 그 기반에는 최혜정 씨가 있었다.
최혜정 씨의 바람은 소박하면서도 원대(?)했다. 그녀는 이승현이 오랜 시간 동안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를 바랐다. 그녀는 “승현이가 인성 면에서 잘 자라왔고,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했다고 생각해요. 1순위로 프로에 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본인과 잘 맞는 팀에 갔으면 좋겠어요. 몇 년 뛰고 마는 선수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끝까지 코트에 남아있는 선수가 됐으면 해요”라며 농구 후배이자 아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이승현이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밑바탕은 최혜정 씨의 희생 정신. 이번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과 ‘헌신’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자도 최혜정 씨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
사진 = 서수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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