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래다⑨]"주변에서 중심으로" 상명대 이현석-정성우

leehyeeun / 기사승인 : 2014-04-29 10: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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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정성우



[바스켓코리아 = 이혜은 웹포터] 만년 주변일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금세 ‘돌풍’, ‘반전’과 같은 수식어를 달더니, 오늘의 상명대는 ‘이변’이란 말이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팀이 됐다.



주변에서 중심으로, 도약을 거듭하는 상명대. 그 가운데에는 주장 이현석(190cm, G)과 정성우(180cm, G)가 있다.



상명대는 대학농구 후발주자다. 2부 리그에서 꾸준히 정상을 유지해왔지만 1부 대학의 벽은 높았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대학리그 3시즌동안 상명대가 거둔 승리는 단 6승. 신생팀이라고 해서 만년 하위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다. 무엇인가 반등의 요소가 필요했다.



2012년 중반, 새로이 사령탑에 앉은 이상윤 감독은 그런 의미에서 ‘신의 한 수’였다. 물론 여수코리아텐더와 구리금호생명(현 KDB생명)을 4강까지 끌어올린 전력이 있는 이상윤 감독이다. 하지만 2012년의 상명대는 높이가 낮고 전반적인 조직력도 와해되어 있는 상태였다. 무엇보다도 연이은 패로 ‘패배의식’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다.



“예전엔 경기 있을 때마다 걱정이 많았어요. 시작하기도 전에 지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죠. (이상윤)감독님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하셨어요.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니까 거기서 또 자신감이 생겼고요. 예전에는 10점 이기다 20점을 지고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저희가 이기고 나오는 팀이 됐어요. 뒷심, 그런 게 생겼다 할까요. (현석)”



이현석은 명실상부 상명대 에이스다. 기복이 있다가도 중요한 순간에 그의 손에서 쏘아올린 볼은 거짓말처럼 림을 가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 시즌 ‘전통의 강호’ 중앙대와의 2라운드 경기는 이현석의 ‘해결사 본능’이 빛을 발했던 경기였다. 경기 내내 부진하던 이현석이 0.4초를 남기고 개인돌파로 만들어낸 2점은 역전포가 되어 중앙대에 비수를 꽂았다.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득점은 2점이나 3점, 표면적인 점수의 가치를 초월한다. 하지만 딱히 승부처에서 힘을 내는 비결은 없다고 이현석은 말했다. “경기에 집중하면 아무 생각도 안 들어요. 이번시즌에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초반에 슛이 안 터질 때가 많았어요. 그래도 중요한 순간엔 ‘여기서 해줘야한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솟더라고요. (현석) ”



올해 이현석은 상명대 주장이다. 안 그래도 에이스다, 해결사다 말이 많아 쌓여온 부담감에, 책임감까지 짊어지게 된 셈이다. 그런 이현석을 지켜보는 후배 정성우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농구대잔치 때 (이)현석이형이 부상으로 못 뛰었어요. 그때는 제가 팀원들 추스르고 그랬는데 현석이형이 MBC배부터 합류하고는 제가 느끼는 부담감을 현석이형한테 떠맡겨 버렸어요. 많이 미안하죠. (성우)”



정성우는 용산고 시절부터 수비와 드리블, 패싱능력이 돋보였던 가드다. 최창진(경희대/G)이나 이동엽(고려대/G) 등 동년배 가드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김주성(울산모비스/G)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는 평가다. 2013리그에서는 스틸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성우가 코트에 있고 없고는 차이가 커요. 적극적으로 수비하고 가드로서 능력도 있고요. 파울이 초반부터 많아서 조금 불안하긴 한데 잘 해주고 있어요. (현석)”



하지만 정성우는 최근 본인의 득점력에 대한 고민이 부쩍 늘었다. 이상윤 감독 부임 이후로 꾸준히 하루에 5-600개의 슛을 던지며 득점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해왔지만, 2013 농구대잔치에서 이현석의 공백을 실감한 뒤로는 슛 연습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성우로부터 또 하나의 공격루트를 창출해내기 위한 이상윤 감독의 특훈도 있었다. “슛이 없다보니까 제가 공을 잡으면 상대팀이 한두 발씩 떨어져서 수비를 해요. 감독님께서 ‘남들이 두 번씩 번갈아가면서 슛 쏠 때 너는 쉬지 말고 슛을 쏴라’ 이렇게 말씀하셔서 계속 슛을 쏘고 있는데 (슛감이) 좀 더 올라와야죠(웃음). (성우)”



정성우에 따르면, 이현석은 ‘엄마같은 잔소리꾼’이다. 원래 잔소리가 많은 편인데 주장까지 맡으면서 잔소리가 조금 더 많아졌다고. 득점력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정성우의 옆에서 이현석이 한 마디 거들었다. “성우가 득점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공격 욕심을 무리하게 부릴 때가 가끔 있어요. 백코트 수비가 다 갖춰진 상태인데도 무리해서 혼자 할 때도 있고. 제일 부족한 건 슛이에요. (정성우를 바라보며)슛 연습 많이 해야 돼! (현석)”



슛이 좋은 이현석이 정성우에게 슛 코칭을 해주지는 않는지 물었다. “듣기 싫어해서 저는 그냥 조용히 있어요(웃음). (현석)” 이어진 정성우의 변(辯). “형은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게 아니라 잔소리를 해요. 그래서 제가 슛에 대한 건 절대 물어보지 않아요(웃음). (성우)”



더 나은 팀을 위해 기꺼이 악역을 도맡아 하는 이현석은 본인에게도 엄격한 편이다. 드래프트를 앞둔 이현석에 대해 ‘상명대 최초 1라운드 지명선수’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런 이야기들이 아직은 이현석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꾸준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부담감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1라운드 지명 언급이)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겠죠. (부담이) 힘이 들어간다거나 하면서 경기력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 (1라운드 지명)의심하지 말고, 될 수 있다고 매일 상상하라고 하세요. 그래서 최대한 부담 안 갖고 편안하게 하려고 하죠. (현석)”



4학년 선수들에게 ‘드래프트’는 단연 가장 큰 화두다. 1년의 성과가 드래프트에서 결실을 맺게 되는 만큼 당장의 팀 성적과 경기력에 온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2014 대학리그에서 처음으로 단국대를 꺾고, 동시에 전국체전행 티켓도 손에 쥔 상명대는 대학리그 첫 단추를 잘 꿰었다고 할 수 있다.



단국대와 상명대는 서로의 학교를 육안으로 바라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위치에 있다. 이러한 지리상 요인 때문에 ‘천안더비’라는 수식어와 함께 라이벌로 엮이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경기력이 상승세에 있는 상명대에게 라이벌로 욕심나는 학교는 바로 ‘중앙대’다.



“아무래도 단국대도 천안을 연고로 하고 저희 팀도 천안 연고니까 (단국대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중앙대도 욕심을 내볼 만 하지 않나 생각해요. 두 팀 모두에게 질 수 없긴 하지만 중앙대에게는 더욱 더 질 수 없어요. (현석)”



매치업 라이벌로, 이현석은 김지후(고려대/G)와 김수찬(명지대/G)을, 정성우는 최창진(경희대/G)과 한상혁(한양대/G)를 꼽았다. “라이벌이라기보다 동기 (최)창진이나 (한)상혁이랑 비교를 많이 당했어요. 제가 빠른 선수들을 싫어하다 보니까 힘에서는 안 밀리는데, 상혁이가 눈 깜짝할 새 없어지곤 해요. (성우)”



상명대는 2014 대학리그에서 연세대, 고려대와 같은 강호들과 함께 B조에 몸담고 있다. 다가오는 29일에는 연세대와, 다음달 2일에는 고려대와의 ‘빅매치’를 앞두고 있는 상황. 상명대는 신장이 높지 않은 팀이다. 190cm의 이현석이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역할을 해줘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장이 작은 만큼 스피드와 조직력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물론 정성우와 이현석, 그리고 류지석(200cm, C)이 큰 부분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이현석은 새내기 정강호(194cm, F)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강호가) 골밑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부분은 가장 낫다고 봐요. 그런데 체력이나 패턴 플레이, 약속된 움직임 그런 부분에 조금 약해요. 그래서 게임을 많이 못 뛰고 있는데 체력적인 것, 수비 이런 부분 보완하고 열심히 한다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현석)”



올해 주장인 이현석은 내년에 정성우에게 주장 자리를 물려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명대 3학년은 정성우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팀내 중심으로, 선배와 후배로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선수에게 서로는 어떤 의미일까.



#정성우에게 이현석이란?



-경기를 계속 함께 뛰는 형이에요. 계속 함께하고 싶어요. 저랑 같은 학년이면 더 좋았을 텐데. (현석: 잔소리도 안 듣고? 성우:(끄덕끄덕))



#이현석에게 정성우란?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요. 상명대에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인 것 같아요. 경기 중에나 훈련할 때나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고 감독·코치님께 예쁨도 많이 받거든요. 가끔 장난을 많이 쳐서 혼나기도 하는데(웃음) 경기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없어서는 안 될 선수인 것 같아요.



서로에게 애정어린 한 마디도 건넸다.



#현석: 지금 4월이니까 5-6개월 남짓한 시간 남았는데 잘해서 6강도 다시 올라가고 대학생활 잘 마무리하게끔 잘 도와줘.



#성우: 이제 형이 졸업을 하잖아. 내가 혼자 3학년이라 주장을 맡을 것 같은데 기기 전에 형이 많이 가르쳐주고 팀 분위기도 딱 잡아놔 줬으면 좋겠어. 내가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게(웃음). 잔소리만 할 게 아니라 칭찬도 좀 해주고(웃음).



'만년하위'라는 오명을 벗고 이젠 주변에서 중심으로 나아가는 상명대.2014 대학리그의 상명대와그 한 가운데에서 팀을 이끌어나가는 두 선수의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사진제공 = 바스켓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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