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하다 농구(6)]지역방어에 대처하는 OKC의 자세

연길 최 / 기사승인 : 2014-05-31 1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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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5 케빈 듀란트

2001-02 시즌 NBA는 일리걸 디펜스를 폐지하며 지역방어를 허용했다. 수비자 3초 위반이라는 제약이 있지만 이를 피해 지역방어를 쓰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댈러스 매버릭스가 2-3 지역방어를 썼고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1-3-1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물론 48분 내내 지역방어를 쓰기엔 NBA 선수들과 감독들은 너무 뛰어나다. 하지만 간혹 쓰는 지역방어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기대와 달리 상대가 너무 쉽게 지역방어를 깨버려 안하느니만 못한 경우도 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대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의 서부 컨퍼런스 결승 시리즈에서도 샌안토니오가 1-3-1 매치업 존을 썼다. 하지만 오클라호마 시티의 대응은 나쁘지 않았다. 3차전에서는 세련된 공략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깨는데 성공했고 4차전은 완벽한 준비로 매치업 존을 무력화시켰다.

샌안토니오의 지역방어를 상대한 오클라호마 시티의 대응을 알아보기 전 먼저 지역방어를 깨는 기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과거 L.A. 클리퍼스와 뉴저지 네츠에서 감독을 지낸 돈 케이시와 미 육군사관학교에서 감독을 지낸 랠프 핌이 공동 저자인 ‘Own The Zone’에는 지역방어를 공략하는 방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1. 빠른 공격(The Quick Break) : 속공과 트랜지션 공격이다. 지역방어가 자리를 잡기 전에 미리 공격을 해서 지역방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2. 좋은 샷 셀렉션(Shot Selection) : 터프샷이 아닌 자신의 슛거리에서 정확한 슛을 시도한다. 지역방어 때 무리한 슛을 던지는 것은 지역방어를 도와주는 격이다. 인내심을 갖고 오픈샷을 노려야 한다.
3. 공격 리바운드(Offensive Rebounding) : 지역방어는 리바운드에 취약하다. 특히 빈 공간으로 들어오는 공격 리바운드가 약점이다.
4. 수비 사이를 공략하라(Attacking the Gap) : 지역과 지역 사이는 조직력이 약한 팀일수록 수비가 겹치거나 미룰 수 있다. 수비 사이를 짧게 돌파하다 빼주는 ‘페네트레이트-앤-피치(Penetrate-and-Pitch)’도 좋은 방법이다.
5. 홀짝 이론(Odd-Versus-Even Theory) : 이는 상대 지역방어의 대형에 맞서는 공격 대형을 의미한다. 상대가 2-3 지역방어면 1-2-2, 3-2, 1-3-1 대형으로 맞서는 등 수비 숫자가 홀수면 짝수로 대응한다. 반대로 2-3 지역방어를 상대로 2-3 대형을 선다면 맨투맨을 당하는 것과 같다.
6. 뒤쪽을 공략하라(Attack from Behind) : 지역방어는 사람을 막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막는 것이라 보이지 않는 쪽에서 공격을 해야 한다.
7. 과장전(Overload) : 지역방어는 한 지역을 한 명이 지키기 때문에 한 지역을 두 명이 공격하거나 두 지역을 묶어서 세 명이 공격하는 등 수비수보다 공격 숫자를 높여 공격하는 방법이다.

등 7가지다. 이외에 필자가 생각하는 것은 약한 쪽을 노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샌안토니오의 1-3-1에서 날개에 마르코 벨리넬리와 카와이 레너드가 있다면 벨리넬리 쪽에서 기회를 만드는 것이 좋다. 벨리넬리가 신장이 더 작고 수비가 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적절한 스페이싱으로 수비를 벌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

오클라호마 시티는 샌안토니오를 상대로 이 기본에 아주 충실했다. 그럼 각각의 상황을 보며 어떻게 오클라호마 시티가 샌안토니오의 지역방어를 깼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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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에서 샌안토니오는 2쿼터 후반 기습적인 1-3-1 매치업 존을 썼다. 전반 종료 3분20초를 남기고 작전시간 이후였다. 가장 앞에 토니 파커가 서고 양 날개에 카와이 레너드와 마르코 벨리넬리, 하이포스트에 팀 던컨, 로우포스트에 마누 지노빌리가 포진했다. 처음 두 번의 공격권에서는 오클라호마 시티가 대응을 하지 못하며 러셀 웨스트브룩의 레이업 실패, 그리고 턴오버로 이어졌다.

<상황1>

하지만 다음 장면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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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어가 형태를 갖췄지만 제대로 가동되기 전에 웨스트브룩이 과감하게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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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컨은 웨스트브룩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고 지노빌리가 공격자 파울을 유도했지만 역시 늦었다. 벨리넬리가 도움 수비를 왔지만 오히려 코너에 케빈 듀랜트에게 3점을 맞을 수 있었다. 결국 던컨의 파울로 웨스트브룩이 자유투 2개를 성공한다.

이 장면은 1. 빠른 공격을 잘 실행해 파울을 얻어낸 장면이다. 또한 웨스트브룩이 돌파한 경로는 4. 수비 사이였다.

<상황2>
다음 장면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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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반대쪽에서 레지 잭슨이 공을 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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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이 서지 이바카와 픽앤롤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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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가 여의치 않자 반대편의 웨스트브룩에게 연결. 웨스트브룩은 코너의 제레미 램에게 연결하지만 코너에 공이 들어가면 2-3 형태로 찌그러지는(Distort) 교과서적인 움직임으로 샌안토니오가 막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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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램이 무리하게 스텝백 3점슛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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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가 성공한 것 같지만 아니다. 1-3-1은 리바운드에 매우 취약하다. 이바카, 스티븐 애덤스, 웨스트브룩이 리바운드에 참여하며 공격리바운드를 따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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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른쪽 45도 지점에서 웨스트브룩과 이바카가 픽앤롤을 시도한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웨스트브룩이 키 에어리어로 파고드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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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에 성공한 웨스트브룩은 다시 던컨을 상대로 파울을 얻어낸다. 여기서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다시 맨투맨 디펜스로 수비 전환을 지시한다. 3차전에서 오클라호마 시티는 샌안토니오의 기습적인 1-3-1 매치업 존에 처음 두 번은 고전했지만 이후 웨스트브룩의 과감한 돌파로 수비를 깨는데 성공했다.

지역방어를 픽앤롤로 깨는 것은 7. 오버로드에 해당한다. 물론 한 지역을 깨고 들어가도 다음 지역에서 막힐 수 있다. 이후 오클라호마 시티는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3.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다. 그리고 다시 픽앤롤(7. 오버로드)로 공격해 던컨을 제치고 파울을 얻어냈다.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후 수비 대형이 흐트러져 있다면 1. 빠른 공격을 시도해도 무방하다.

<상황3>

4차전에서 오클라호마 시티는 3차전에서 샌안토니오가 1-3-1 매치업 존을 쓴 것을 알고 대비를 했다. 4차전에서도 샌안토니오는 2쿼터 후반 다시 매치업 존을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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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브룩이 공을 몰고 올 때 오른쪽 45도에 듀랜트가 있고 로우포스트에 켄드릭 퍼킨스, 왼쪽 45도에 램이 있다. 그리고 정면에 이바카가 있다. 웨스트브룩이 코트를 넘어오자마자 정면에 이바카에 연결, 다시 이바카는 곧바로 램에게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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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램이 골밑에 퍼킨스에게 연결하면 지노빌리와 미스매치가 발생하기 때문에 던컨이 로우로 떨어진다. 당연히 스퍼스의 헬프사이드 디펜더인 보리스 디아우는 볼사이드 쪽으로 깊숙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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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이 위로 올라오고 이바카는 파커에게 스크린을 건다. 따라서 디아우는 웨스트브룩에게 올라올 수밖에 없다. 골밑에서는 던컨이 내려오고 지노빌리가 코너의 듀랜트를 막으러 간다. 하지만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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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랜트는 코너에서 45도로 올라와 신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지노빌리 위로 가볍게 3점을 터뜨린다.

적절한 볼 움직임으로 2. 좋은 샷 셀렉션을 가져간 것이다. 또한 처음 대형은 5. 홀짝 이론에 충실했다. 처음 앞선에 1(홀수)을 이바카와 웨스트브룩 2(짝수)명이 공략했고 가운데 3(홀수)은 듀랜트와 램 2(짝수)명이 서서 대응했다.

<상황4>
다음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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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브룩이 스틸에 성공한다. 듀랜트는 재빨리 코너로 빠졌고 트랜지션 상황에서 3점을 다시 터뜨린다. 이후 샌안토니오는 맨투맨으로 수비를 바꿨다.

이 경우 역시 1. 빠른 공격을 잘 실행한 장면이다.

<상황5>

그리고 작전 시간 이후 다시 포포비치 감독은 매치업 존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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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브룩이 공을 잡고 반대면 45도에 램, 왼쪽 엘보우에 이바카, 오른쪽 엘보우에 퍼킨스, 오른쪽 코너에 듀랜트가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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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랜트가 퍼킨스의 스크린을 받아 45도로 올라오고 퍼킨스는 반대편 위크사이드로 크게 스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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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랜트가 공을 잡았지만 벨리넬리가 수비를 스크린을 빠져 나와 듀랜트가 멀리서 공을 잡아 슛기회는 없다. 이때 웨스트브룩은 L컷(골밑으로 들어가는 척하다 L자 모형으로 외곽으로 빠지는 컷)을 해 45도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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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넬리가 듀랜트를 막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45도가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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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3점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시도는 좋았다. 아쉬운 것은 웨스트가 곧바로 올라가지 않고 돌파를 보다 스텝백으로 던졌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역시 7. 과장전의 좋은 공략법이라 할 수 있다. 벨리넬리가 듀랜트를 따라 올라와 생긴 빈공간을 웨스트브룩이 잘 활용했다.

<상황6>
이번에는 세마이트랜지션(Semi-Transition, 준 속공)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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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킨스의 블락샷 이후 샌안토니오가 백코트로 빨리 돌아왔지만 공을 몰고 들어오는 듀랜트가 퍼킨스의 스크린을 받아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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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랜트가 던컨을 상대로 플로터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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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지 않았지만 이바카가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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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풋백 덩크다.

이 경우 역시 1. 빠른 공격과 3. 공격 리바운드가 조화를 이룬 장면이다.

<상황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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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브룩이 정면으로 공을 몰고 오고 왼쪽 45도에 램, 오른쪽 45도에 듀랜트가 선다. 이바카와 퍼킨스가 골밑으로 가면서 던컨은 골밑으로 깊게 들어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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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킨스가 스크린을 걸어 이바카가 위크사이드로 간다. 듀랜트에게 패스가 가면 이바카에게 코너 오픈이 열리기 때문에 던컨이 로우에 있고 지노빌리는 코너까지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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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브룩이 오른쪽 코트로 이동하면서 이바카를 주시한다. 헬프 사이드에 있는 디아우는 교과서대로 볼사이드쪽으로 수비를 당긴다. 이때 퍼킨스가 디아우에게 스크린을 걸고 램은 코너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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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의 3점슛 성공. 점수차는 58-43, 승부가 기운다.

이 경우는 6. 뒤쪽을 공략하라를 잘 수행한 것이다. 퍼킨스가 디아우에게 적절한 백스크린을 걸었고 램은 4. 수비 사이의 빈공간이자 1-3-1 매치업 존의 가장 큰 약점인 코너로 빠지며 3점을 넣었다. 이 3점슛으로 오클라호마 시티는 2쿼터를 58-43으로 마치며 승기를 잡았다.

샌안토니오가 아쉬운 점은 4차전 2쿼터 후반 지역방어를 너무 길게 썼다는 것이다. 이미 준비한 오클라호마 시티가 쉽게 공략하며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다. 또한 로우 포스트에 마누 지노빌리를 썼다는 것이다. 지노빌리를 윙으로 올리고 신장이 더 큰 디아우를 로우에 뒀다면 던컨이 로우로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고 네 방향으로 도움 수비를 가거나 가운데에서 좀 더 중심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역방어는 다양하다. 하지만 지역방어를 공략하는 기본원칙은 앞서 소개한 7가지로 똑같다. 오클라호마 시티는 이 원칙을 잘 지키며 샌안토니오가 꺼낸 비장의 카드 매치업 존을 무력화시켰다. 일부팬들은 그렉 포포비치 감독에 비해 오클라호마 시티의 스캇 브룩스 감독은 전술이 없고 무능하다고 폄하한다. 하지만 무능한 감독이 NBA라는 큰 무대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글, 사진 = 최연길(MBC 농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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