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이재승 기자]샌안토니오 스퍼스가 2013-2014 NBA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샌안토니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히트와의 NBA 파이널 5차전에서 104-87로 승리하면서 우승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파이널에서는 시리즈 내내 앞서가다가 마지막에 미끄러졌지만, 이번에는 똑같은 상대를 제대로 완파하면서 값진 우승을 일궈냈다. 샌안토니오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다섯 번째 챔피언 등극에 성공했다.
시스템농구의 승리였다. 피터 홀트 구단주를 시작으로 R.C. 뷰포드 단장과 그렉 포포비치 감독 끝으로 그 중심에 서 있는 팀 던컨까지. 샌안토니오는 이 체제로 무려 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지배한 강호로 거듭났다. 심지어 지난 2006-2007 시즌우승의 핵심 멤버를 그대로 꾸려가며 7시즌 만에 우승을 거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샌안토니오의 승리는 시즌이 지날수록 특정 선수에게 의존한 팀이 아닌 모두가 함께 하는, 함께 뛰는, 그리고 함께 일궈낸 우승이었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도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라커룸에서 "여기에 있는 모든 선수들뿐만 아니라 트레이너, 스카우터, 매니저를 맡은 이들까지 모두 우승에 공헌했다"면서 "우린 다 같이 해냈고, 이번 시즌은 내 코치 인생에 있어 가장 자랑스러운 시즌이었다"며 이번 우승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게다가 샌안토니오는 지난 파이널에서 다 잡은 순간을 아쉽게 놓치면서 더 이상은 힘들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정규시즌 19연승을 달렸는가 하면 '변함없는 꾸준함'을 바탕으로 리그를 호령했다. 포포비치 감독은 끝으로 "지난 패배를 극복하고 일궈낸 우승이다. 고맙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번 시즌의 샌안토니오는 무려 8개국 출신의 선수들이 운집해 있다. 던컨(미국령 버진군도)은 물론이고 토니 파커와 보리스 디아우(이상 프랑스)를 시작으로마누 지노빌리(아르헨티나), 패트릭 밀스(호주), 데니 그린(미국), 티아고 스플리터(브라질)에다마르코 벨리넬리(이탈리아), 애런 베인즈(뉴질랜드), 코리 조셉(캐나다)까지. 이에 마지막으로 샌안토니오의 뒤를 책임진 이들을 살펴보려 한다.
순서
1. 팀 던컨 & 카와이 레너드
2. 토니 파커 & 보리스 디아우
3. 마누 지노빌리 & 패트릭 밀스, 데니 그린, 티아고 스플리터
'아르헨티나 특급' 마누 지노빌리 - 14.4점 3리바운드 4.4어시스트 .500 .417 .875
지노빌리에게 지난 파이널은 악몽 그 자체였다. 팀이 우승에 단 1승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지노빌리는 6차전과 7차전에 내리 미끄러졌다. 지노빌리는 6차전에서만 무려 8실책을 범했고, 7차전에서도 4실책을 더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중 대부분이 중요한 승부처에서 나왔다는 것. 지난 10여년간 리그에서 가장 센스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온 지노빌리였기에 보는 이들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지난 파이널이 끝난 후 지노빌리는 '침울' 그 자체였다. 인터뷰장에서는 좀체 고개를 들지 못했을 정도로 지노빌리 자신이 느끼고 있는 충격은 엄청났다. 여태 이랬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 지노빌리의 경기를 수도 없이 봐왔지만, 이처럼 '실책 파티'를 벌였던 적은 없었다. 그 것도 가장 중요한 2경기에서.
하지만 '와신상담'이라 했던가? 지노빌리는 1년 동안 이를 갈았고, 마침내 그 '침울'을 우승의 짜릿한 '기쁨'으로 바꿨다. 지노빌리는 시리즈 초반부터 부상을 안고 있었던 토니 파커를 대신해 볼 운반은 물론이고 경기운영까지 잘 소화하며 팀이 순항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첫 패스를 넣는 것은 단연 지노빌리의 몫이었다. 슈팅가드와 포인트가드 포지션을 넘나들면서 리그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다운 면모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렇다고 지노빌리 본연의 역할이라 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까지 능히 소화해냈다. 단연 압권은 지난 5차전. 지노빌리는 5차전 초반 르브론 제임스가 저돌적으로 공격에 임하면서 팀이 코너에 몰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점수차는 갈수록 벌어졌고, 급기야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팀 던컨과 파커를 불러들이고 지노빌리를 내세웠다. 효과는 바로 드러났다. 지노빌리는 연달 6점을 만들어내면서 팀이 치고나갈 국면을 마련했다.
지노빌리 덕에 샌안토니오의 분위기는 금세 살아났다. 지노빌리의 3점슛에 이어 카와이 레너드까지 3점슛을 성공시켰다. 다소 풀이 죽었던 AT&T센터의 관중들도 많은 함성을 보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지노빌리의 인유어페이스였다. 지노빌리는 1쿼터 중후반 순간적으로 림으로 파고들면서 덩크슛을 터트렸다. 분명 1쿼터는 마이애미가 리드하고 있었지만, 기세는 이미 샌안토니오로 넘어와 있었다.
결국 마이애미는 1쿼터부터 크게 앞서지 못했다. 경기 초반 맹렬한 기세로 몰아쳤던 마이애미였지만, 1쿼터의 점수 차는 고작 7점에 불과했다. 마이애미는 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샌안토니오는 2쿼터에만 25-11로 크게 도망갔다. 이 모든 것이 5차전 초반 지노빌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호주산 총알탄' 패트릭 밀스 - 10.2점 1.4리바운드 1.6어시스트 .543 .565 .000
샌안토니오에 이보다 더 강력한 에너자이저가 있었던 적이 있었을까?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패트릭 밀스. 포포비치 감독도 밀스의 에너지를 두고 "파이널까지 올라오는 원동력"이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밀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상대 가드를 압살하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 파커와 밀스는 상대 진영의 마리오 챌머스와 노리스 콜에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 결과 팀이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은 당연했다.
사실 밀스는 파커의 휴식시간을 마련하게 할 수 있는 카드였다. 그러나 밀스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팀이 본격적으로 피치를 올리기 시작한 3차전부터 밀스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났다. 밀스는 3차전에서 단 5점에 머물렀지만 득실차는 +10에 달했다. 허슬플레이 또한 단연 일품이었다. 현지 중계를 하던 마크 잭슨과 제프 밴건디도 밀스의 플레이에 혀를 내두르기까지 했다.
4차전과 5차전에서는 단연 최고였다. 밀스는 이 2경기에서 무려 31점을 터트렸다. 이 와중에 밀스의 3점슛 9개가 림을 갈랐다. 이 2경기에서 보여준 밀스의 3점슛 성공률은 무려 64.3%엿을 정도. 시리즈 막판 폭발력은 감히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어 보였다. 결국 마이애미는 챌머스와 콜로도 상대가 되지 않자 뒤늦게 토니 더글라스를 내세우기도 했다. 본디 준수한 수비력을 갖춘 더글라스였지만,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턱에 제대로 된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했다.
'팀내 최고 슈터' 데니 그린 - 9.2점 2리바운드 1.2어시스트 .531 .450 .750
그린의 임팩트는 지난 파이널보다 못했다. 하지만 어김없이 순도 높은 외곽슛 성공률을 내세워 샌안토니오가 리드하는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또한 팀이 공격 시에 보다 많은 공간을 가져갈 수 있는데 큰 보탬이 됐다. 그리고 드웨인 웨이드까지 그런데로잘 막아냈다.
그린은 시리즈 1차전에서 3점슛 3개를 곁들이며 13점을 올렸다. 이중 11점이 4쿼터 막판에 나왔다. 그린은 팀이 이날 경기를 뒤집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이날 샌안토니오는 4쿼터에만 3점슛 5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 중 그린이 3개를 폭발시켰다. 3쿼터까지 꽁꽁 묶였던 그린이 4쿼터에 터지면서 경기 양상은 급격하게 바뀌었다. 졸지에 샌안토니오는 경기를 뒤집으면서 마이애미에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그린은 매경기 3점슛을 터트렸다. 그리고 4차전에도 그린의 3점슛 3개가 상대 골망을 갈랐다. 그린은 이날 득점을 모두 3점슛으로 만들어냈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후반에 많은 시간을 뛰진 못했지만, 그린은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타임아웃이 불릴 때면, 가장 먼저 동료들에게 손을 내미는가 하면 경기 중에서도 목소리를 높여가며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브라질 특급' 티아고 스플리터 - 6.2점 3.4리바운드 2어시스트 .706 .000 .778
스플리터도 지난 파이널을 잊을 수 없다. 스플리터는 지난 결승에서 엄청난 덩크를 시도했지만, 제임스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막혔죠, 스플리터에요'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충격은 엄청났다. 그야말로 마음놓고 시도한 덩크였는데 마침 골밑에 자리하고 있던 제임스에게 호된 블락을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파이널에선 달랐다. 스플리터는 이번 시리즈에서 던컨의 뒤를 잘 받쳤다. 시리즈 초반에는 주전으로 출장했지만, 3차전부터 벤치에서 나섰다. 이는 포포비치 감독이 마이애미의 스몰라인업에 대항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스플리터는 1차전에서 개인 시리즈 최다인 14점을 올리면서 마이애미의 골밑을 공략했다. 샌안토니오는 스플리터의 활약 덕에 1차전을 잡을 수 있었다.
3차전 이후로는 벤치에서 나서 많은 표본이 없지만, 실속만큼은 단연 으뜸이었다. 스플리터는 3차전에서 +11이라는 높은 득실차를 팀에 안겼다. 우승을 확정지은 5차전에서 (다소 김이 빠진 경향이 있었지만) 무려 +16을 보태면서 팀의 우승에 일조했다.
사진 제공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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