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운동 선수는 공부를 못한다?’
많은 사람이 가진 편견 중 하나다. 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허구연 씨는 5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운동도 머리가 좋아야 할 수 있다. 운동 선수에게 공부에 대한 편견이 생긴 것은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땅치 않아서 그렇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운영관리팀 소속인 한진희 씨도 고등학교 때까지 엘리트 선수 생활을 했다. 그녀 역시 고등학교 때까지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대학교 때부터 공부에 대한 열정을 보이며, 운동과 공부를 병행했다.
한진희 씨는 ‘공부하는 학생 선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엘리트 농구 선수와 대학생, 호주농구협회와 WKBL 등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그녀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 키가 커서 시작한 농구, 그리고 갈림길
한진희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키가 크다는 이유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동기로는 구리 KDB 생명의 한채진(174cm, 가드)과 춘천 우리은행 한새의 양지희(185cm, 센터) 등이 있다. 한진희 씨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농구부가 없었고, 숙명여중에서 언니들과 운동을 같이 했다. 그리고 숙명여고로 진학했다.
하지만 선택의 기로(岐路)에 놓였다. ‘프로 진출’과 ‘대학 진학’이라는 갈림길에서였다. 한진희 씨는 “제가 실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어요.(웃음) 프로를 간다고 해도,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죠”라며 갈등한 원인을 설명했다. 실제로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한다고 하더라도, 지도자 생활을 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한진희 씨는 결국 대학 진학을 택했다. 농구부가 있는 이화여대(체육학과)로 말이다. 부모님의 권유도 대학 진학에 한몫했다. “부모님께서 공부를 하면서, 못 했던 생활도 해보라고 하셨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녀의 인생은 180도 바뀌기 시작했다.
# 처음 시작한 공부, 쉽지만은 않았다
한진희 씨는 이화여대 체육학과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중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환경. 하지만 이화여대는 농구부를 포함한 모든 운동부에 더 이상의 학생 선수를 선발하지 않았다. 운동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공부에만 전념해야 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공부에만 전념한 일반 학생도 대학교 공부는 쉽지 않다. 운동만 해온 한진희 씨에게, 대학교 공부는 만만치 않은 과업이었다. 그녀는 “대학교에 와서 공부를 시작하니,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욱 노력했어요.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몰랐고, 배운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죠”라며 힘들었던 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한진희 씨는 “더 많이 노력했어요. 나중에는 공부에도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겼어요.(웃음) 그리고 스포츠생리학과 스포츠심리학 등을 공부할 때는, 선수 출신으로써 공감하는 내용도 많았고요”라고 말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공부’라는 난관을 헤쳐나간 것이다.
# 호주에서의 6개월, 최고의 자산(資産)으로 남아
공부는 끝이 없다. 한진희 씨의 공부도 끝이 없었다. 대학 생활에는 적응했지만, 더 많은 배움을 원했다. 그녀는 “학교를 다니면서 영어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3학년까지 다니고 휴학을 했고, 미국에서 8개월 정도 어학 연수를 했어요”라며 외국어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호주농구협회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농구협회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국제농구협회(FIBA)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각국 농구 협회에 일하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어요. 호주에서 답장이 왔죠. 그러면서 체육인재육성재단 내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죠. 그리고 호주농구협회에서 6개월 동안 인턴 생활을 했어요”라며 호주농구협회 입사 과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호주농구협회의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헤드 오피스’에서 일했다. 많은 것을 경험했다. “우리 나라와 인프라 자체가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유소년 농구 활성화가 잘 됐어요. 호주의 초등학교 농구부는 엘리트 스포츠가 아닌, 흥미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요. 거기서 잘 하는 선수들이 엘리트 농구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하는 거죠”라며 인상적인 점을 말했다.
-> 2편에서 계속
사진 = 윤초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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