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유상열 웹포터] 클리퍼스는 언제나 '엑스트라' 였다. 주인공은 레이커스였고, 이러한 형국은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2011년, 크리스 폴이 클리퍼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 "LA를 레이커스의 도시가 아닌 클리퍼스의 것으로 만들겠다."라고 선언한 폴은 이적 첫해부터 클리퍼스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블레이크 그리핀과 디안드레 조던을 활용한 크리스 폴의 환상적인 쇼 다운은 LA 팬들의 시선을 사기에 충분했다.
지난 시즌에는 닥 리버스 감독까지 영입하며 우승에 도전할 모든 준비를 마쳤고, 폴의 장기 부상에도 불구하고 정규 시즌을 57승 25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기간 중 도널드 스털링 클리퍼스 구단주가 인종 차별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며 분위기가 뒤숭숭해졌고, 결국 시리즈 내내 게임에 완전히 집중하지 못한 채 2라운드에서 오클라호마 씨티 썬더에게 패하며 또다시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다.
우승을 위한 최적의 로스터를 가진 상태에서조차 실패한 충격은 컸지만, 구단 매각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되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주력 선수들을 잔류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내내 문제로 제기되었던 디안드레 조던의 백업 센터 자리에 스펜서 호즈라는 준수한 스트레치 빅맨을 영입하며 벤치 전력을 더 견고히 했다.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과 3년 연속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실패, 빛과 그림자가 공존했던 클리퍼스의 이번 시즌은 밝게 빛날 수 있을까? 클리퍼스의 2014-15 시즌을 미리 살펴보자.
1) 2013-14 성적
57승 25패(퍼시픽 디비전 1위, 서부 컨퍼런스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 ->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승 3패로 2라운드 진출(對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 플레이오프 2라운드 2승 4패로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실패(對 오클라호마씨티 썬더)
2) 2013-14 주요 기록
A) 평균 득점 107.9(1위), 실점 101.0(14위)
B) 평균 3점 슛 성공률 35.2%(22위), 상대 허용 3점 슛 성공률 33.2%(1위)
C) 평균 어시스트 24.6개(3위), 상대 허용 어시스트 23.3개(25위)
D) 자유투 성공률 73.0%(26위), 자유투 시도 29.1개(2위)
E) ORtg 112.1(1위), DRtg 104.8(9위)
ORtg : 100포세션 당 득점 지수, DRtg : 100포세션 당 실점 지수
3) 2014 오프시즌 out
대런 콜리슨(새크라멘토 킹스와 계약), 대니 그레인져(마이애미 히트와 계약), 윌리 그린(올랜도 매직과 계약), 라이언 홀린스, 히도 터코글루
4) 2014 오프시즌 in
스펜서 호즈(4년간 2260만 달러, 4년째 계약은 선수 옵션 포함, 논-택스 미드 레벨 익셉션)
조던 파머(2년간 424만 달러, 2년째 계약은 선수 옵션 포함, 바이-애뉴얼 익셉션)
5) 2014 오프시즌 트레이드 - 없음
6) 2014 오프시즌 재계약
글렌 데이비스(1년간 122만 달러, 리그에서 31만 달러 지원, 미니멈 샐러리 계약)
7) 2014 드래프트 지명 결과
C.J 윌콕스(1라운드 28픽)
8) 2014 확정 샐러리
7967만 달러[2014-15 시즌 샐러리캡 한도 : 6300만 달러, 사치세 한도 : 7680만 달러]
9) 넘겨받은 미래 지명권
2016년 2라운드 지명권(from 브루클린 네츠, 2라운드 바텀 1~5 보호됨)
10) 넘겨준 미래 지명권
2015년 1라운드 지명권(to 보스턴 셀틱스)
2015년 2라운드 지명권(to LA 레이커스, 2라운드 1~20, 25~30 보호됨)
2015년 2라운드 지명권(to 덴버 너게츠, 2라운드 1~25 보호됨)
2015년 2라운드 지명권(to 밀워키 벅스, 2라운드 20~30 보호됨)
2016년 2라운드 지명권(to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2라운드 1~25 보호됨)
2018년 2라운드 지명권(to 필라델피아 식서스)
11) 사면 조항 사용 여부
라이언 곰스에게 사용(2012년)
12) 2014-15 시즌 포지션별 예상 라인업
PG : 크리스 폴 / 조던 파머
SG : J.J 레딕 / 자말 크로포드
SF : 맷 반스 / 자레드 더들리
PF : 블레이크 그리핀 / 글렌 데이비스
C : 디안드레 조던 / 스펜서 호즈
그 외 자원들 : C.J 윌콕스(SG), 레지 불록(SG)
정규 시즌만큼 훌륭했던 오프 시즌

오프 시즌에 상당수의 선수들이 클리퍼스에서 아웃되었다. 다년간의 계약이 이번 시즌에 끝나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대니 그레인져와 히도 터코글루처럼 우승을 돕기 위해 시즌 중반에 영입된 '반지 원정대'도 있었다(두 선수 모두 폼 하락으로 인해 큰 도움이 되지는 못 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총 5명의 선수가 클리퍼스를 떠났고 클리퍼스는 대체 자원이 필요했는데, 필자의 생각엔 상당히 좋은 움직임을 가져갔다고 본다.
클리퍼스의 백업 센터 문제는 수년간 대두되었던 사항이었는데, 스펜서 호즈라는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로스터를 채웠다. 호즈는 지난 시즌 3점 성공률 41.6%로 빅맨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였으며, 리바운드와 블록 능력도 준수하다.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고무적인데, 그리핀과 조던 둘 다 페인트존에서의 플레이를 즐기기 때문에 어느 누구와 짝을 맞춰도 좋은 궁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조던의 대체자로서도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클리퍼스의 호즈 영입은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클리퍼스의 또 하나의 시급한 문제는 크리스 폴의 백업 포인트가드 자리였다. 사실 대런 콜리슨이 그동안 이 역할을 상당히 잘 해주었는데, 폴은 부상이 잦은 선수이기 때문에 그의 부재 시 스타팅 멤버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실력을 가진 선수가 필요했다. 조던 파머는 생산력에서 콜리슨보다는 조금 부족하지만 3점 슛 능력이 출중하고, 무엇보다 뉴저지 네츠 시절 스타팅 멤버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잘 해냈다. 이 정도 선수를 약 210만 달러에 불과한 바이-애뉴얼 익셉션으로 영입했다는 점이 칭찬받을 만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리핀의 백업 포지션에 글렌 데이비스와 1년 재계약했는데, 리그 조항 덕분에 연봉이 100만 달러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데이비스가 클리퍼스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건 아니지만 가격을 고려했을 때 성능비가 좋은 선수다.
클리퍼스의 현재 확정 샐러리는 7967만 달러로, 사치세 한도인 7680만 달러를 훌쩍 넘었다. 여기에 호즈를 영입하는 데에 논-택스 미드레벨 익셉션을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규정상의 에이프런 한도인 8080만 달러는 소프트캡이 아닌 하드캡으로 존재한다. 다시 말해, 클리퍼스는 이제 113만 달러의 샐러리만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클리퍼스는 이 113만 달러로 어떤 포지션을 보강해야 할까?
현재 클리퍼스의 프런트코트 자원은 총 4명으로, 안정성을 위해 한 명의 영입이 더 필요하다. 호즈가 두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므로 센터 포지션을 보강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이는데, 추천할 수 있는 선수는 에메카 오카포, 안드레 블라체, 그렉 오든 등이 있다. 문제는 이들이 이렇게 낮은 연봉에도 클리퍼스에 합류할지의 여부이며, 이들 중 누군가가 글렌 데이비스처럼 미니멈 계약으로 클리퍼스에 합류한다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

이번 시즌이 크리스 폴, 블레이크 그리핀, 디안드레 조던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일지도 모른다. 조던의 계약이 1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던의 현재 연봉은 1144만 달러로, 클리퍼스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다음 시즌에는 맥시멈 계약을 요구할 것 같다. 한 팀에 세 명의 선수가 맥시멈 계약을 맺는 경우에는 팀이 로스터를 제대로 짜기가 어렵다. 결국 조던이 어느 정도의 페이컷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에는 클리퍼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조던의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상황이 좀 더 절실해졌다. 클리퍼스가 이번 시즌에야말로 우승, 아니면 컨퍼런스 파이널에라도 진출하기 위해선 어떤 점이 보강되어야 할까?
첫 번째는 블레이크 그리핀의 슛 레인지 증가다. 그리고 이 부분은 그리핀이 이미 실천하고 있다. 그리핀의 점퍼 비중은 시즌이 지날수록 늘고 있으며, 자유투 성공률은 지난 시즌 기준으로 전 해에 비해 5%가 넘게 좋아졌다(71.5%). 그리핀은 페인트 존에서의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을 즐기지만 드리블과 패스 역시 굉장히 좋은 선수다. 그리핀이 슛 레인지를 늘려 상대 빅맨을 끌고 나올 수 있다면 파생되는 긍정적인 효과들이 상당히 많다. 그리핀이 드라이브하여 덩크를 꽃아 넣기에 좀 더 수월해지며, 페인트 존에서밖에 득점을 하지 못하는 조던에게 공간을 좀 더 제공할 수 있다. 쉽지만은 않겠지만, 이 부문마저 개선된다면 그리핀이 시즌 MVP가 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수비력이 문제점으로 종종 야기되곤 하지만, 그리핀의 수비력은 생각보다 좋다.
두 번째는 디안드레 조던의 자유투 성공률 증가다. 조던은 닥 리버스 감독 체제하에서 평균 리바운드 1위, 블록 개수 2위, 야투율 1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리그 최고의 림 프로텍터로 발돋움한 조던이 보강해야 할 점은 바로 자유투다. 조던의 자유투 성공률은 42.8%로, 드와이트 하워드(54.7%)와 함께 리그 최악의 자유투 슈터로 유명하다. 자유투에서마저 향상된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시즌에 조던이 맥시멈 계약을 요구해도 그다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세 번째는 자레드 더들리의 부활이다. 더들리는 피닉스 선즈에 있을 때만 해도 다방면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이는 '완소' 스몰 포워드였다. 클리퍼스는 더들리를 스타팅멤버로 출전시킬 의도로 영입했으나, 클리퍼스에서 더들리가 보여준 모습은 좋지 못 했다. 효율성은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결국 스타팅 포지션도 맷 반스에게 내주었다. 1년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더들리가 예전처럼만 활약해준다면, 클리퍼스가 가진 3점 성공률(35.2%, 22위)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는 부상이다. 지난 시즌에 크리스 폴은 62경기, J.J 레딕은 35경기밖에 소화하지 못 했다. 그리핀과 조던이 둘 다 80경기 이상을 소화해주며 버텼지만, 이들의 다이나믹한 플레이 스타일 상 언제 쓰러져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주전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선 출전 시간을 조정해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벤치 자원들이 제 몫을 해줘야만 한다. 결국 주전이든 비주전이든 클리퍼스라는 거대한 톱니바퀴 속의 일원이고,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하나가 잘못된다면 팀이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다.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새벽 시간에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클리퍼스 구단을 완전히 인수했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닥 리버스 감독과 크리스 폴이 보이콧할 일은 사라졌으며, 클리퍼스 선수들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로 뭉친 클리퍼스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2014-15 시즌을 지켜보자.
사진 출처 = LA 클리퍼스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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