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유상열 웹포터] 25승 57패. 32년 만의 최악의 승률. 22년간 재즈를 성공적인 팀으로 이끌었으나 끝내 우승을 이루지는 못한 제리 슬로언 감독과의 인연을 끝낸 2011년, 새로 부임한 타이론 코빈 감독은 팀을 성공으로 이끌지도, 밝은 미래를 보여주지도 못한 채 쓸쓸히 경질되었다. 이제 NBA 팬들에게 재즈는 더 이상 관심을 가져야 할 주요 팀이 아니다. '메일맨' 칼 말론도, 존 스탁턴도, 데론 윌리엄스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의 재즈가 기대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현 로스터를 기준으로 재즈는 NBA의 30개 팀 중 가장 평균 연령이 낮다(23.4세). 비록 완벽하게 원석 고르기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마침내 스타팅 멤버 5명 모두 24세 이하의 선수들로 구성하는 데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재즈의 경기 속도 지수는 91.4로 26위에 불과했지만 이는 전술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부분이고, 우리가 희망을 가져야 할 부분은 이 선수들이 NBA에서 가장 빠른 경기 속도를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어리고 에너지가 넘친다는 점이다.
둘째, 퀸 스나이더 신임 감독. NBA 감독으로는 첫 시즌이 되겠지만, NCAA와 NBA D-리그에서 오랜 내공을 쌓으며 좋은 평을 받았던 감독이다. 특히 선수의 능력을 끌어내는 데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어린 재즈를 이끌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모든 것이 전망일 뿐이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면 지난 시즌의 재즈보다는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점이다. 재즈의 2014-15 시즌을 미리 살펴보자.
1) 2013-14 성적
25승 57패(노스웨스트 디비전 5위, 서부 컨퍼런스 15위로 플레이오프 실패)
2) 2013-14 주요 기록
A) 평균 득점 95.0(29위), 실점 102.2(18위)
B) 평균 3점 슛 성공률 34.4%(25위), 상대 허용 3점 슛 성공률 37.6(28위)
C) 평균 리바운드 41.2개(23위), 평균 야투 성공률 44.4%(24위)
D) 평균 어시스트 20.3개(26위), 상대 턴오버 유도 12.6개(29위)
E) ORtg 103.5(25위), DRtg 111.3(29위), TOV 12.1%(29위)
ORtg : 100포세션 당 득점 지수, DRtg : 100포세션 당 실점 지수
TOV : 상대 공격에서 턴오버 발생시킬 확률
3) 2014 오프시즌 out
리처드 제퍼슨(댈러스 매버릭스와 계약)
마빈 윌리엄스(샬럿 호네츠와 계약)
브랜든 러쉬(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계약)
타이론 코빈(감독, 경질 후 새크라멘토 킹스에 어시스턴트 코치로 부임)
4) 2014 오프시즌 in
트레버 부커(2년간 1000만 달러, 2년째 계약은 부분 비보장, 캡 여유분으로 계약)
투레 머레이(2년간 200만 달러, 계약 세부 사항 미발표, 미니멈 샐러리 계약)
디 보스트(계약 세부 사항 미정, 미니멈 샐러리 계약 예상)
퀸 스나이더(4년, 4년째 계약은 팀 옵션, 감독)
5) 2014 오프시즌 트레이드
A) 스티브 노박 + 2017년 2라운드 지명권(이상 유타 재즈 from 토론토 랩터스) <-> 디안테 개럿(이상 유타 재즈 to 토론토 랩터스)
B) 2016년 2라운드 지명권(이상 유타 재즈 from 멤피스 그리즐리스) <-> 자넬 스톡스[2014 드래프트 2라운드 5픽](이상 유타 재즈 to 멤피스 그리즐리스)
C) 캐릭 펠릭스 + 2015년 2라운드 지명권(이상 유타 재즈 from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 존 루카스 + 말콤 토마스 + 에릭 머피(이상 유타 재즈 to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6) 2014 오프시즌 재계약
고든 헤이워드(4년간 6300만 달러, 제한적 FA 상태에서 샬럿 호네츠와의 계약에 합의했으나 이후 재즈가 매치)
7) 2014 드래프트 지명 결과
단테 액섬(1라운드 5픽), 로드니 후드(1라운드 23픽), 자넬 스톡스(2라운드 5픽)
8) 2014 확정 샐러리
5850만 달러[이번 시즌 샐러리캡 한도 : 6300만 달러, 사치세 한도 : 7680만 달러]
9) 넘겨받은 미래 지명권
2015년 2라운드 지명권(from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2016년 2라운드 지명권(from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016년 2라운드 지명권(from 멤피스 그리즐리스)
2017년 1라운드 지명권(from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017년 2라운드 지명권(from 뉴욕 닉스)
2017년 2라운드 지명권(from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018년 2라운드 지명권(from 덴버 너게츠)
10) 넘겨준 미래 지명권 - 없음
11) 사면 조항 사용 여부
사용 불가
12) 2014-15 시즌 포지션별 예상 라인업
PG : 트레이 버크 / 단테 액섬
SG : 알렉 벅스 / 캐릭 펠릭스
SF : 고든 헤이워드 / 로드니 후드
PF : 데릭 페이버스 / 트레버 부커
C : 에네스 칸터 / 루디 고버트
그 외 자원들 : 스티브 노박(PF), 이안 클락(SG), 제레미 에반스(SF-PF), 투레 머레이(PG), 디 보스트(PG)
보석 찾기 시즌2

2013년 오프 시즌, 재즈의 데니스 린지 단장은 알 제퍼슨, 폴 밀샙 등 팀의 핵심 전력으로 삼을 수 있는 베테랑들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대신 트레이 버크, 루디 고버트 등의 유망주들과 수많은 미래 드래프트 지명권들을 챙겼다. 완벽한 리빌딩에 들어간 첫 시즌이었다.
이후 2014 드래프트, 그동안 챙겼던 많은 드래프트 지명권들을 이용해 화제를 모았던 단테 액섬, 그리고 다재다능한 슈터인 로드니 후드를 지명했다. 액섬은 1라운드에서 5번째로 지명 받아 팬들의 의견이 엇갈렸는데, 사실 현재의 기량은 그 순위에 지명 받을 만큼은 되지 않는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라스베가스에서 펼쳐진 썸머리그에서의 활약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액섬이 보여준 몇몇 번뜩이는 모습들은 그가 잘 알려지지 않은 호주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왜 5순위로 뽑혔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그가 가진 큰 키(198cm), 순간 속도, 폭발력, 안정적인 볼 핸들링, 이타적인 마인드는 현대 농구에 가장 적합한 듀얼 가드의 특성이다. 게다가 아직 19살에 불과한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조바심 내지 않고 벤치 자원으로 시작해 기량을 끌어올린다면 수 년 안에 정말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흥미진진하게 발전 과정을 지켜볼 선수는 액섬뿐만이 아니다. 주전 포인트가드 트레이 버크는 지난해에 데뷔한 2년 차 선수에 불과하고, 알렉 벅스는 데뷔 후 3년 만에 주전 슈팅가드로 나서게 되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트레이드로 재즈로 오게 된 슈팅가드 캐릭 펠릭스 역시 이번 시즌부터 조금씩 출전 시간을 얻을 전망이다.
프론트 코트는 어떨까? 에네스 칸터는 지난 시즌을 스타팅 멤버로 시작했지만, 수비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마빈 윌리엄스에게 선발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윌리엄스는 샬럿 호네츠로 떠났지만, 이번에는 트레버 부커라는 준수한 빅맨이 칸터의 경쟁 상대로 나타났다. 부커보다 6살이 어리다는 점을 제외하면 개인 기록 전반에 걸쳐 조금씩 열세를 보이는 칸터는 이번 시즌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수비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재즈의 자체 검열에서 '보석'임을 판명 받은 선수는 2010 드래프트 동기인 데릭 페이버스와 고든 헤이워드뿐이다. 페이버스는 지난 시즌 중에 일찌감치 4년 재계약을 제시 받았으며, 헤이워드는 이번 오프 시즌에 제한적 FA로 샬럿 호네츠와 맥시멈 계약에 합의했지만 재즈가 이를 매치시키면서 잔류하게 되었다.
페이버스는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긴 하지만 센터 포지션에서는 살짝 아쉬운 키를 가지고 있다(206cm). 그러나 슈팅 레인지가 길지 않기 때문에 4번과 5번 사이에서 조금은 애매한 상태인데, 팀의 핵심 자원으로 낙점된 만큼 이번 시즌에는 본인에게 맞는 포지션과 짝을 찾아야 할 것이다.
헤이워드는 좋은 선수임에는 분명하나 맥시멈 계약을 받을 만한 선수는 아니었다. 호네츠의 뜬금없는 맥시멈 계약 제시로 인해 재즈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오퍼를 매치시킨 감이 없진 않다. 그러나 헤이워드는 지난 시즌 평균 15득점, 5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한 몇 안되는 포워드 중 한 명으로, 지난 시즌에는 갑작스럽게 1옵션을 맡게 되며 전체적인 기록들이 감소했지만 팀원들의 수준 향상에 따라 상당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다. 우선 이번 시즌에는 맥시멈 계약으로 자신을 붙잡은 재즈가 나쁘지 않은 선택을 했음을 증명하는 것이 급선무다.
재즈 on 스나이더

스나이더 신임 감독은 NCAA 1부에 속한 미주리 대학, 그리고 NBA D-리그에 속한 오스틴 토로스에서 감독 생활을 하며 좋은 성적을 인정받아 각종 감독상을 휩쓸었다. 이후 필라델피아 식서스, LA 레이커스, CSKA 모스코바,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애틀란타 호크스에서 각각 선수 발전 코치와 어시스턴트 코치를 맡았다. 재즈로 떠나는 스나이더 감독을 두고 호크스의 포워드 더마 캐롤은 "퀸 코치는 이 곳(호크스)에 1년밖에 있지 않았는데도 그저 선수가 아닌 사람으로서 나를 인정해주었고, 내 커리어에 대해 신경 써주었다. 코치 덕분에 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전 코치를 치켜세웠다.
스나이더 감독은 부임 당시 기자회견에서,
"재즈에서 내가 펼칠 전술은 수많은 스페이싱과 이타적인 볼 움직임을 통한 모션 오펜스다. 또한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할 것이다.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은 선수들을 좀 더 공격적으로 만들 수 있고, 쉬운 득점이 가능하다."
라고 시즌 구상을 밝혔다. 그리고 이것은 재즈에 잘 부합하는 전술이다.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보여준 모션 오펜스가 좋은 예다. 모션 오펜스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코트 위에 패스가 뛰어난 선수가 3~4명 필요하다. 재즈에는 트레이 버크가 있고, 버크와 함께 코트 위에 설 수 있는 단테 액섬이 있으며, 지난 시즌 평균 어시스트가 5개가 넘는 포인트 포워드, 고든 헤이워드가 있다. 재즈가 오버페이를 해서라도 헤이워드를 붙잡은 이유는 모션 오펜스의 일원으로 헤이워드만한 포인트 포워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버크-벅스-헤이워드 이 3명은 지난 시즌 공격 시 볼을 한 번 이상 잡을 확률이 모두 60% 이상이었다. 주전 3명의 유기적인 볼 움직임, 이타적인 마인드는 이미 잡혀 있는 상태.
또한 경기 템포를 올리겠다고 했는데, 앞서 말한 대로 재즈는 리그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린 팀이다. 버크와 액섬은 속공에 특화된 선수며, 페이버스와 고버트는 빅맨임에도 뛸 수 있는 자원들이다. 수비 리바운더의 아웃렛 패스가 없다는 게 흠이지만, 재즈는 지금 당장 성적이 급한 팀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상황을 보고 맞는 조각을 찾아가면 된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건 스나이더 감독이 전술을 잘 실현시키기 위한 '가능성'은 충만하다는 점이다.
전술 이외에도 스나이더는 매력적인 감독이다. D-리그 감독 시절, 스나이더의 부임 기간 동안에 그보다 더 많은 선수를 NBA에 진출시킨 감독은 없다. 한마디로 유망주 육성에는 도가 튼 사람이라는 것이다. 재즈 팬들은 아직 잠재력을 완전히 발산시키지 못한 버크, 액섬, 그리고 고버트 등이 스나이더 아래서 기량을 꽃피우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시즌 전망

재즈의 지난 시즌 성적은 27승 55패다. 재미있는 통계가 있는데, 지난 15년간 시즌 30승 이하를 거둔 팀은 정확히 100개다. 이 중 7%의 팀만이, 즉 7개의 팀만이 다음 시즌에 48승 이상을 거두었고, 53%의 팀이 지난 시즌과 같이 30승 이하에 머물렀다. 19%의 팀은 성적이 오히려 더 나빠졌다.
지난 시즌, 서부 컨퍼런스 8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댈러스 매버릭스의 성적은 48승 34패였다. 재즈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지난 시즌보다 21승 정도를 더 해내야 한다는 뜻인데, 위의 통계를 이용해 역사적 사례를 보았을 때 재즈가 이번 시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은 7% 남짓이다(우승 확률이 아니라,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다). 이것은 앞서 재즈의 미래에 대해, 그리고 스나이더 감독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과는 별개로 이번 시즌의 현실적인 수치다.
재즈 팬들은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한다. 7%의 확률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선수들을 비난해선 안된다. 이번 시즌에 10승 더, 다음 시즌에 10승 더 해내면 그다음 시즌(2016-17 시즌)에는 평균 연령 25세의 에너지 넘치는 재즈가 서부 컨퍼런스를 호령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한 여름밤의 꿈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정확히 솔트레이크 시티의 경영진이 구상하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 재즈의 2014-15 시즌을 지켜보자.
사진 출처 = 유타 재즈 공식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NB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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