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유상열 웹포터] 2008-09 시즌부터 2011-12 시즌까지, 워싱턴 위저즈는 단 한 번도 시즌 승률 32%를 넘기지 못한 약팀이었다. 거액의 연봉을 받고 있던 길버트 아레나스는 무릎 부상으로 두 시즌 동안 겨우 34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복귀 이후에도 기대 이하의 활약으로 올랜도 매직의 라샤드 루이스와 트레이드되었다. 그러나 밥값 못하는 건 '연봉 조던' 라샤드 루이스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선수였다.
2010 드래프트로 존 월이 합류했음에도 여러 불운들이 겹치면서 필립 선더스 감독은 경질되었고, 랜디 위트먼이 그의 뒤를 잇게 되었다. 이전에 지휘했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서 변변찮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그에게 기대를 거는 팬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위트먼이 온 후, 위저즈는 조금씩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브래들리 빌과 네네, 트레버 아리자의 합류로 2012-13 시즌 팀 실점 지수(DRtg)를 탑10으로 끌어올렸다. 공격력 부족으로 그 해 성적은 29승 53패. 4년 만에 승률 35%에 올랐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위저즈는 2014년 드래프트 지명권을 과감히 포기하며, 에메카 오카포를 피닉스 선즈의 마신 고탓과 트레이드했다. '폴란드산 망치' 마신 고탓은 공수의 균형이 잘 잡힌 센터로, 에메카 오카포가 지난 시즌 부상으로 단 1분도 뛰지 못한 채 시즌 아웃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 트레이드였다.
그리고 맞이한 2013-14 시즌, 더 나은 팀으로 도약할 준비는 되었지만 워싱턴은 생각보다 너무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월과 빌의 성장,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아리자, 탄탄한 인사이드 자원으로 2013-14 시즌을 무려 44승 38패라는 놀라운 반등에 성공한 것. 6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위저즈는 1라운드에서 시카고 불스마저 꺾으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비록 2라운드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게 패하고 말았지만, 지난 시즌 위저즈는 서부 컨퍼런스의 피닉스 선즈와 더불어 가장 큰 반등을 이뤄낸 팀이었다.
오프 시즌에 트레버 아리자를 휴스턴 로케츠로 떠나보낸 위저즈는 폴 피어스, 크리스 험프리스, 드후안 블레어 등을 영입하며 로스터의 깊이를 강화시키는 데에 주력했다. 더 이상 약체 팀이 아닌, 플레이오프 이상의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는 위저즈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위저즈의 2014-15 시즌을 미리 살펴보자.
1) 2013-14 성적
44승 38패(사우스이스트 디비전 2위, 동부 컨퍼런스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 ->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승 1패로 2라운드 진출(對 시카고 불스) -> 플레이오프 2라운드 2승 4패로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실패(對 인디애나 페이서스)
2) 2013-14 주요 기록
A) 평균 득점 100.7(16위), 실점 99.4(9위)
B) 평균 어시스트 23.3개(8위), 턴오버 허용 16.0개(4위)
C) 평균 3점 성공률 38.0%(5위), 상대 3점 성공률 34.7%(5위)
D) 평균 자유투 시도 20.9개(25위), 자유투 성공률 73.1%(25위)
E) ORtg 106.0(17위), DRtg 104.6(8위)
ORtg : 100포세션 당 득점 지수, DRtg : 100포세션 당 실점 지수
3) 2014 오프시즌 out
트레버 부커(유타 재즈와 계약)
알 해링턴(중국 리그 클럽과 계약)
크리스 싱글턴(계약 미정)
멜빈 엘라이(계약 미정)
4) 2014 오프시즌 in
폴 피어스(2년간 1084만 달러, 2년째 계약은 선수 옵션, 논-택스 미드레벨 익셉션)
5) 2014 오프시즌 트레이드
A) 3각 트레이드(휴스턴 로케츠 -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 워싱턴 위저즈)
휴스턴 GET : 트레버 아리자 + 알론조 지 + 스카티 홉슨 + 2015년 1라운드 지명권
뉴올리언스 GET : 오메르 아식, 옴리 카스피, 현금 150만 달러
워싱턴 GET : 멜빈 엘라이, TPE 850만 달러
B) [사인-앤-트레이드]크리스 험프리스(이상 워싱턴 위저즈 from 보스턴 셀틱스) <-> 2015년 2라운드 보호 지명권 + TPE(이상 워싱턴 위저즈 to 보스턴 셀틱스)
... 3년간 1400만 달러, 3년째 계약은 팀 옵션, 버드 권리 계약
C) [사인-앤-트레이드]드후안 블레어(이상 워싱턴 위저즈 from 댈러스 매버릭스) <-> 에미르 프레드지크 영입 권리 + TPE(이상 워싱턴 위저즈 to 댈러스 매버릭스)
... 3년간 600만 달러, 3년째 계약은 비보장, 버드 권리 계약
D) 현금(이상 워싱턴 위저즈 from LA 레이커스) <-> 조던 클락슨[2014 드래프트 2라운드 16픽](이상 워싱턴 위저즈 to LA 레이커스)
6) 2014 오프시즌 재계약
마신 고탓(5년간 6000만 달러, 버드 권리 계약)
케빈 세라핀(1년간 390만 달러, 퀄리파잉 오퍼 수락)
드류 구든(1년간 144만 달러, 리그에서 53만 달러 지원, 미니멈 샐러리 계약)
가렛 템플(2년간 208만 달러, 2년째 계약은 선수 옵션, 미니멈 샐러리 계약)
안드레 밀러(1년간 463만 달러, 팀 옵션 행사)
7) 2014 드래프트 지명 결과
조던 클락슨(2라운드 16픽, 드래프트 당일 LA 레이커스로 트레이드)
8) 2014 확정 샐러리
7548만 달러[이번 시즌 샐러리캡 한도 : 6300만 달러, 사치세 한도 : 7680만 달러]
9) 넘겨받은 미래 지명권 - 없음
10) 넘겨준 미래 지명권
2015년 2라운드 지명권(to 보스턴 셀틱스, 2라운드 탑 19 보호됨)
11) 사면 조항 사용 여부
안드레 블라체에게 사용(2012년)
12) 2014-15 시즌 포지션별 예상 라인업
PG : 존 월 / 안드레 밀러
SG : 브래들리 빌 / 가렛 템플
SF : 폴 피어스 / 오토 포터
PF : 네네 힐라리오 / 크리스 험프리스
C : 마신 고탓 / 케빈 세라핀
그 외 자원들 : 마텔 웹스터(SF, 등 부상으로 3~5달 결장 예상), 데후안 블레어(PF-C), 글렌 라이스 주니어(SG-SF), 드류 구든(PF-C)
월, 빌

이전에도 잘하는 선수들이었지만, 위저즈의 반등에는 이들의 기량 향상이 절대적인 요소였다. 존 월은 평균 득점, 어시스트, 자유투 성공률, 3점 성공률, 스틸 등 가드에게 필수적인 요소들에서 모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3점 성공률은 2012-13 시즌 26.7%에서 35.1%로 급격히 성장하면서 그가 오프 시즌을 얼마나 충실히 보냈는지를 증명해냈다. 생애 첫 올스타 선정은 덤.
월의 번개같은 움직임 때문에 그를 돌파밖에 모르는 선수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 월이 리그 수위의 포인트가드로 거듭난 데에는 이러한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코트를 보는 시야가 누구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위의 표는 지난 시즌 코너에서 성공한 3점 슛을 어시스트해준 선수들 중 탑10을 나열했다. 월은 112회로 2위 르브론 제임스(90회)와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이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훌륭한 3점 슈터인 아리자와 빌을 보유한 덕도 있지만, 월의 돌파 후 내주는 킥아웃 패스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잘 보여준다.
월이 올스타 가드로 성장했다면, 빌은 올스타급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2012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지명된 빌은 데뷔 시즌부터 좋은 활약을 보이며 주전 슈팅 가드 포지션을 차지했고, 겨우 20살이 된 지난 시즌에는 평균 17.1득점, 3점 성공률을 40.2%을 기록했는데, 데뷔 후 두 번째 시즌에 평균 17득점 이상, 3.1어시스트 이상, 3.5 리바운드 이상, 3점 성공률 40%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빌 이외에 케빈 듀란트, 스테판 커리, 빈스 카터를 포함해 역대 8명밖에 존재하지 않는다(아래 표 참조).
이렇듯 개인 기록도 출중하지만, 월과 빌은 같이 뛰고 있을 때 그 위력이 배가된다. 빌이 지난 시즌 기록한 득점의 25% 가까이가 월의 어시스트로부터 나왔다. 이는 앞서 설명한 월의 킥아웃 패스가 위저즈의 주된 공격 루트임을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빌이 코트 위에 있을 때와 없을 때 월의 3점 성공률은 각각 39.3%와 29.2%로 극명하게 나뉘는데, 빌의 패싱 능력과 공간 창출 능력을 잘 보여주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리그 최강의 듀오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 월에게는 플레이오프 경험이 더 필요해 보인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월의 야투율은 77명 중 75위에 그쳤다(4경기 이상 출전, 평균 야투 시도 4개 이상 기준).중요한 경기에서 그의 장점을 제대로 보이지 못하고 먼 거리에서 쏜 슛들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빌은 슛 셀렉션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샷차트는 빌의 정규 시즌 기록인데, 녹색은 리그 평균 이상, 노란색은 평균, 빨간색은 평균 이하의 성공률을 뜻한다. 색깔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빌은 '롱 2'라 불리는 16~25피트 사이의 거리에서의 야투 성공률이 37.3%로 3점 성공률(40.2%)보다 더 낮은 선수다. 그럼에도 롱 2의 시도가 상당히 많았던 것은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
사실 지난 시즌 위저즈의 백코트 자원 중에는 미드 레인지 게임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월은 차치하더라도, 아리자 역시 3점에만 치중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빌에게 요구되는 사항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오프 시즌에 영입한 폴 피어스는 미드 레인지에서도 출중하기 때문에 빌의 단점을 잘 메워줄 수 있을 것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지난 시즌 위저즈의 벤치 득점은 평균 24.8점으로 리그에서 29위였다(30위는 23.6점의 포틀랜드). 스타팅 멤버의 평균 득점이 리그 전체에서 7위(1위는 포틀랜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 격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큰 기대를 가지고 영입한 에릭 메이너는 형편없는 활약으로 시즌 중에 트레이드되었고, 알 해링턴과 얀 베슬리도 마찬가지였다. 2013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였던 오토 포터는 부상으로 기회조차 잡지 못 했다.
이들의 수준 이하의 활약으로 위저즈는 선발 선수들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으며, 1월이 될 때까지도 승률 5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위저즈는 시즌 중 3각 트레이드를 통해 메이너와 베슬리를 보내고 안드레 밀러를 데려왔고, FA였던 드류 구든을 영입했다.
안드레 밀러는 NBA 경력이 16년 째인 베테랑 포인트가드인데, 지난 시즌 덴버 너게츠에서 새로 부임한 브라이언 쇼 감독에게 경기 중 고함을 지르는 등 갈등을 빚다가 위저즈에 오게 되었다. 밀러는 메이너가 하지 못 했던 월의 백업 역할을 잘 수행하며 이번 시즌에도 위저즈와 함께 하게 되었다.
드류 구든은 영입되자마자 고탓의 백업 센터였던 케빈 세라핀보다 훨씬 좋은 생산력을 보이며 입지를 굳혀갔고, 플레이오프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NBA 경력 13년 동안 10개의 팀에서 뛴 저니맨 구든은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위저즈의 벤치 멤버 중 그나마 밥값을 했던 트레버 부커는 FA가 되어 유타 재즈로 떠났지만, 부커에 뒤질 바가 없는 드후안 블레어뿐만 아니라 베테랑 빅맨인 크리스 험프리스까지 영입해서 부커를 그리워하지 않게 되었다. 아래 표는 블레어와 험프리스, 그리고 부커의 커리어 스탯이다.
이로써 위저즈의 프론트코트는 백업 자원만 구든, 블레어, 험프리스, 세라핀 등 4명이 되어 로스터가 상당히 탄탄해졌다.백코트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트레버 아리자 대신 폴 피어스가 스타팅 스몰포워드 포지션을 채우는 부분이다. 아리자가 지난 시즌에는 좀 더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커리어 내내 기복이 심한 선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는 그를 비싼 연봉으로 붙잡지 않은 것도 그리 나쁜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드레인지에서의 경쟁력과 플레이오프 경험, 클러치 샷 등을 고려했을 때는 피어스가 여전히 더 좋은 선수다. 다만 아리자의 수비력을 피어스에게 기대하긴 힘들다는 점과 피어스의 나이로 인한 출전 시간의 한계를 고려했을 때 백업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피어스 뒤에는 어떤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이번엔 썸머리그 듀오를 소개하겠다. 썸머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위저즈는 두 가지 수확을 얻었는데, 건강한 오토 포터의 능력 확인과 글렌 라이스 주니어의 발전된 모습이다. 이 둘은 각각 올-NBA 썸머리그 팀과 결승전 MVP에 선정되며 이번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마침 그동안 백업 스몰포워드로 중용되어 왔던 마텔 웹스터가 등 부상으로 꽤나 오랫동안 결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둘에겐 기회이자, 잘 나가고 있는 위저즈에겐 위기가 될 수 있다. 썸머리그에서의 활약상이 NBA에서의 활약까지 보장해주진 않기 때문이다.
시즌 전망

르브론 제임스에 이어 케빈 러브마저 클리블랜드로 가게 되면서, 올 시즌 동부 컨퍼런스는 클리블랜드와 시카고의 2파전이 될 양상이 높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위저즈는 애틀란타 호크스, 샬럿 호네츠, 마이애미 히트 등과 함께 3~6위권을 형성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들 중 상위 2파전의 틀을 깰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은 워싱턴 위저즈라고 생각한다.
아리자가 떠났지만 피어스를 영입하며 스타팅 전력 누수가 크지 않으며,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던 백업 자원들도 알찬 영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스타팅 멤버에서 많은 변화가 있는 캐벌리어스나 불스에 비해 위저즈는 5명 중 4명이 동일하다. 조직력 부분에서 위저즈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다.
지난 시즌이 시작할 때 위저즈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었고, 이 때만 해도 이 정도 목표에도 회의적인 시선들이 적지 않았다. 올해 그들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그 이상이다.
"파이널이죠. 지금 파이널 이외의 것들은 고려하지 않아요," 월이 말했다.
"우리는 (플레이오프)2라운드까지 진출했어요. 이제 우리는 이기는 법을 알아요."
지난 시즌의 반등으로 위저즈는 올해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경기를 10경기나 얻었다. 월의 당찬 포부가 실현될 수 있을 지 궁금하지 않은가? 위저즈의 2014-15 시즌을 지켜보자.
사진 출처 = 워싱턴 위저즈 공식 페이스북, NBA.com/Stats, Basketball-Refer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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