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월드컵] ‘3연패’ 한국, 여전한 실력 차와 희망 요소

kahn05 / 기사승인 : 2014-09-03 0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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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9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또 한 번 세계 무대의 벽을 느꼈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하 한국)은 3일(한국시간) 스페인 라스팔마스 그란 카나리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4 FIBA 농구 월드컵 D조 예선 3차전에서 슬로베니아에 72-89로 패했다. 한국은 이 날 패배로 3연패에 빠졌다.

한국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전까지 슬로베니아와 접전을 펼쳤다. 전반전까지 2점 성공률 41%(22개 시도 중 9개 성공)와 3점슛 성공률 50%(8개 시도 중 4개 성공)을 기록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70점 이상을 넣었다.

그러나 한계는 있었다. 슬로베니아의 외곽포가 3쿼터부터 터졌고, 고란 드라기치(191cm, 가드)와 조란 드라기치(196cm, 가드)의 개인기에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다. 한국은 또 한 번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또 한 번 배움을 얻었다.

# 부상자의 투혼, 박찬희의 빠른 발

한국은 슬로베니아와 경기 전 불안 요소를 안고 있었다. ‘타짜’ 문태종(198cm, 포워드)과 ‘터미네이터’ 오세근(200cm, 센터)이 호주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것. 문태종은 수술을 권유받을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당했고, 오세근은 상대의 팔꿈치에 맞아 턱이 찢어졌다. 두 선수 모두 3차전 출전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부상은 두 선수의 투혼을 막지 못했다. 문태종은 1쿼터에 3점슛 2개를 폭발했다. 성공률 100%로 효율도 높았다. 한국은 문태종의 외곽포를 앞세워, 1쿼터 초반 슬로베니아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오세근은 적극적인 박스 아웃과 안정적인 2대2 플레이를 선보였다. 자신의 희생으로, 동료를 빛나게 한 것.

박찬희(191cm, 가드)의 빠른 발과 패스 타이밍도 돋보였다. 드라기치를 상대한 박찬희는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오세근과 2대2 플레이로, 동료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만들었다. 빠른 발을 이용한 과감한 돌파도 돋보였다. 박찬희의 돌파는 슬로베니아의 수비 조직력을 흔들었다. 한국은 전반전을 39-40으로 마쳤다. 이전 2경기에 비하면, 괄목상대할 기록이었다.

# 드라기치 형제의 클래스, 그리고 기본

고란 드라기치와 조란 드라기치. 두 드라기치는 슬로베니아의 핵심 전력이다. NBA 피닉스 선즈의 주전 포인트가드인 고란 드라기치는 빠른 돌파와 화려한 개인기,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한 명을 제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한국의 포스트 자원이 드라기치의 공격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드라기치는 오히려 이들의 저지를 이용했다.

조란 드라기치 역시 빠른 돌파와 화려한 개인기로, 한국 수비진을 흔들었다. 한국이 슬로베니아와 시소 게임을 펼칠 때, 드라기치는 비하인드 백 드리블과 타이밍을 이용한 스텝으로 한국의 상승세를 저지했다. 두 드라기치의 활약은 3쿼터에 더욱 두드러졌다. 두 선수가 한국의 수비진을 헤집었다. 슬로베니아의 외곽과 골밑이 조화를 이뤘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나머지 선수의 활약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높이와 힘을 갖춘 알렌 오미치(215cm, 센터)는 한국의 골밑을 효율적으로 공략했다. 도멘 로벡(198cm, 가드)과 주레 발라지치(204cm, 포워드), 미하 주판(205cm, 센터)은 외곽에서 지원 사격했다. 효율적인 2대2 공격과 빠른 공수 전환,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확실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로, 한국을 한 수 지도했다.

# 김종규-이종현, 막내 듀오의 분전

김종규(206cm, 센터)와 이종현(206cm, 센터)은 한국 농구를 짊어질 유망주로 손꼽힌다. 두 선수 모두 월드컵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자신보다 체격이 좋고 기술이 뛰어난 선수를 상대하며,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다. 그렇지만 배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가능성도 발휘하고 있다.

이종현은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20분 00초를 소화했고, 12점 5리바운드 4블록슛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득점과 최다 블록슛을 기록했다. 3쿼터 중반 고란 드라기치에게 바스켓카운트를 내줬지만, 1쿼터에 드라기치의 속공을 블록슛으로 저지했다. 경기 종료 5분 전에는 김종규와 하이 로우 플레이로 덩크를 성공하기도 했다.

김종규는 이 날 20분 41초 동안 4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기록은 눈에 띠지 않았지만, 왕성한 활동량으로 골밑을 지켰다. 4쿼터 후반 패색이 짙을 때도 자카 클로부차르(198cm, 가드)의 슈팅을 저지했고, 공격 리바운드에 가담해 덩크를 성공하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공격 시도를 적극적으로 했다. 여유도 생긴 듯했다. 이는 1~2차전에 비해, 가장 나아진 점이다. 두 선수 모두 국제 무대 경험을 통해,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다. 자신의 과제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월드컵이 증명하는 무대라고들 한다. 그러나 월드컵은 두 명의 막내 듀오에게 ‘증명’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 주요 선수 기록
[한국]
이종현 : 20분 00초 12점 5리바운드 4블록슛 2어시스트
오세근 : 19분 19초 8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문태종 : 16분 56초 8점(3점슛 2개) 3어시스트
[슬로베니아]
고란 드라기치 : 24분 55초 22점(3점슛 2개) 4어시스트 2리바운드
도멘 로벡 : 25분 41초 14점
알렌 오미치 : 21분 48초 13점 11리바운드
조란 드라기치 : 27분 25초 13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주레 발라지치 : 28분 29초 11점 6리바운드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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