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유상열 웹포터] 2014년 7월 11일, FA였던 르브론 제임스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의 복귀를 선언한 뒤 회심의 미소를 지은 팀이 있었는데, 바로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히트에게 2년 연속으로 발목을 잡힌 인디애나 페이서스였다. 페이서스에게 있어서 제임스의 히트보다는 제임스의 캐벌리어스가 더 해볼 만한 상대였기 때문이다(물론 케빈 러브가 온 지금의 캐벌리어스는 동부 컨퍼런스의 강력한 우승후보다).
그러나 페이서스의 바람과는 달리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빈약한 공격력에 시달리던 페이서스에서 평균 35.5점을 합작하며 팀을 이끌던 두 선수가 각각 다른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FA였던 렌스 스티븐슨은 연봉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샬럿 호네츠로 떠났고, 이번 시즌부터 맥시멈 계약이 시작되는 팀 내 최고의 스타, 폴 조지는 미국 국가대표팀의 자체 청백전에서 오른쪽 다리가 골절되는 끔찍한 부상을 당하며 이번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스티븐슨의 공백은 '아쉽다'라는 표현이 적당하겠지만, 공·수의 핵심자원인 폴 조지는 대체가 불가능한 선수다. 분명 이번 시즌의 페이서스는 이전과 같은 우승 컨텐더의 입장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폴 조지가 없는 이번 시즌을 깔끔하게 탱킹해서, 내년 시즌 그가 돌아왔을 때 더 좋은 구성원들로 우승에 도전하자'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렇다면 실권을 쥐고 있는 래리 버드 단장은 이번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지난 시즌 컨퍼런스 1위 팀이 탱킹을 하는 기이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까? 페이서스의 2014-15 시즌을 미리 살펴보자.
1) 2013-14 성적
56승 26패(센트럴 디비전 1위, 동부 컨퍼런스 1위로 플레이오프 진출) ->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승 3패로 2라운드 진출(對 애틀랜타 호크스) -> 플레이오프 2라운드 4승 2패로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對 워싱턴 위저즈) -> 컨퍼런스 파이널 2승 4패로 NBA 파이널 진출 실패(對 마이애미 히트)
2) 2013-14 주요 기록
A) 평균 득점 96.7(24위), 실점 92.3(2위)
B) 평균 수비 리바운드 34.5개(1위), 공격 리바운드 10.2개(23위), 블록 5.4개(5위)
C) 평균 상대 허용 야투 성공률 42%(1위), 허용 야투 개수 34.8개(1위)
D) 평균 상대 허용 어시스트 18.6개(1위), 허용 2점 슛 성공률 44.3%(1위)
E) 평균 야투 개수 80.2개(28위), 어시스트 20.1개(27위)
F) ORtg 104.1(23위), DRtg 99.3(1위), 3PAr 23.5%(23위)
ORtg : 100포세션 당 득점 지수, DRtg : 100포세션 당 실점 지수
3PAr : 총 야투 시도 중 3점 슛 시도의 비중
※ 상대 허용 수치는 낮을수록, 즉 순위가 높을수록 좋은 기록임.
※ 최고의 수비 팀답게 수비력을 가늠할 수 있는 각종 분야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다만 평균 득점, ORtg, 공격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의 공격력 부분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하위권을 형성했다. 3PAr이 23위에 머무르며 페이서스의 빈약한 공격력의 원인 중 3점 슛 비율이 낮은 점도 하나임을 알 수 있다.
3) 2014 오프시즌 out
렌스 스티븐슨(샬럿 호네츠와 계약)
에반 터너(보스턴 셀틱스와 계약)
앤드류 바이넘(계약 상태 미정)
라슈얼 버틀러(계약 상태 미정)
4) 2014 오프시즌 in
C.J. 마일스(4년간 1800만 달러, 4년째는 선수 옵션, 논-택스 미드레벨 익셉션)
담얀 루데즈(3년간 345만 달러, 3년째는 팀 옵션, 논-택스 미드레벨 익셉션)
로드니 스터키(1년간 122만 달러, 리그에서 31만 달러 지원, 미니멈 샐러리 계약)
셰인 휘팅턴(1년간 50만 달러, 25만 달러만 보장, 미니멈 샐러리 계약)
5) 2014 오프시즌 트레이드
A) 현금(이상 인디애나 페이서스 from 뉴욕 닉스) <-> 루이스 라베이리[2014 드래프트 2라운드 27픽](이상 인디애나 페이서스 to 뉴욕 닉스)
6) 2014 오프시즌 재계약
폴 조지(5년간 9164만 달러, 5년째는 선수 옵션, 버드 권리 계약)
... 폴 조지의 재계약은 지난 시즌 9월에 성사되었고 이번 시즌부터 적용됨
... 팀 샐러리의 30%에 해당하는 맥시멈 계약의 조건을 충족(올-NBA 써드 팀 2회)하였으나 27%에 해당하는 계약에 서명함
라보이 알렌(1년간 95만 달러, 리그에서 4만 달러 지원, 미니멈 샐러리 계약)
7) 2014 드래프트 지명 결과
루이스 라베이리(2라운드 27순위)
... 드래프트 이후 뉴욕 닉스로 트레이드
8) 2014 확정 샐러리
7519만 달러[이번 시즌 샐러리캡 한도 : 6300만 달러, 사치세 한도 : 7680만 달러]
9) 넘겨받은 미래 지명권 - 없음
10) 넘겨준 미래 지명권 - 없음
11) 사면 조항 사용 여부
제임스 포지에게 사용(2011년)
12) 2014-15 시즌 포지션별 예상 라인업
PG : 조지 힐 / C.J. 왓슨
SG : C.J. 마일스 / 로드니 스터키
SF : 크리스 코플랜드 / 솔로몬 힐
PF : 데이비드 웨스트 / 루이스 스콜라
C : 로이 히버트 / 이안 마힌미
그 외 자원들 : 담얀 루데즈(SF-PF), 도날드 슬로언(PG-SG), 라보이 알렌(PF-C), 셰인 휘팅턴(PF-C), 폴 조지[시즌 아웃]
다음 시즌 주전은 나야, 나!
부상으로 최소 이번 시즌을 뛰지 못하는 폴 조지의 연봉이 1593만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어차피 FA 시장에서 대어를 낚을 수는 없었다. 실망스럽겠지만, 다음 시즌 슈팅 가드와 스몰 포워드의 스타팅 멤버는 C.J. 마일스와 크리스 코플랜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일스와 코플랜드 둘 다 그들의 슈팅 중 3점 슛의 비율이 50%가 넘는(지난 시즌 기준) 선수들로, 인사이드 공격을 위주로 하며 종종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페이서스의 공격 형태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의 표는 마일스의 지난 시즌 슛 차트인데, 3점 슈팅이 위치를 가리지 않고 대체적으로 고른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골밑에서의 성공률이 꽤나 저조한데, 마일스의 이러한 약점은 그의 백업으로 나올 로드니 스터키가 어느 정도 보완해줄 수 있다.
NBA 데뷔 이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서만 7년을 보낸 스터키는 미니멈 샐러리로 페이서스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스터키는 지난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음에도 평균 13.9득점을 올린 식스맨 자원으로, 아쉬운 효율성과는 별개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선수다. 아직 28살에 불과한 스터키를 미니멈 샐러리로 데려온 점은 참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만 수비력이 부족한 선수이기 때문에 선발 자리는 C.J.마일스에게 내어 줄 예정이다.
스몰포워드 포지션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코플랜드는 2시즌, 경쟁자 솔로몬 힐은 겨우 1시즌을 소화했을 뿐이다. 2008년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후 크로아티아 리그와 스페인 리그에서 활약하다가 이번에 페이서스가 영입한 크로아티아의 담얀 루데즈 또한 적응 여부를 지켜봐야 할 선수다. 확실한 카드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크리스 싱글턴, 아도니스 토마스, C.J. 페어 등의 포워드들도 캠프 딜을 통해 프리시즌 기간 동안 지켜볼 예정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수비력에서 좀 더 강점을 보이는 코플랜드가 스타팅 멤버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나, 다양한 선수들이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 공백이 확연한 위의 두 포지션을 제외하면 페이서스의 스타팅 멤버와 백업 멤버는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서드 빅맨 자리에는 지난 시즌 중 트레이드로 오게 된 라보이 알렌과 1년 재계약했고, 2014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셰인 휘팅턴 역시 1년 계약을 통해 벤치에 대기할 전망이다.
변화? 유지?
지금까지의 행보를 봤을 때 페이서스는 변화 대신 유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래리 버드 단장은 인터뷰에서
"경쟁을 통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전히 제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경기에서 승리해서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거예요. 일부 팬들이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걸 알고 있지만 우린 이기기 위해 존재하고, 이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라고 밝혔다.
옳은 말만 했다. 페이서스의 강력한 수비력을 하루아침에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전력의 유지 속에서, 구멍 난 부분을 다양한 선수들의 영입을 통해 맞는 조각을 찾아가려는 모습 역시 훌륭하다. 그러나 폴 조지의 복귀 이후에 페이서스가 더 나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전력 유지만이 해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페이서스에게는 슈터들의 오픈 찬스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돌파 이후 킥아웃 패스를 내주는 포인트 가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버드 단장은 이러한 점보다는 훌륭한 슈터들의 영입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제랄드 그린이 그랬고, D.J. 어거스틴이 그랬고, C.J. 왓슨은 진행 중이다. 페이서스에 오기 전 3점 성공률 39.1%였던 제랄드 그린은 인디애나에서 31.4%로 부진한 뒤 한 시즌만에 떠났고, 이후 피닉스 선즈에서 그가 기록한 3점 성공률은 40.0%다.
어디 그린뿐인가? 인디애나에서 35.1%의 3점 성공률을 보였던 어거스틴은 불스에서 41.1%를 기록했다. 브루클린 네츠에서 41.1%의 3점 성공률을 보여 기대 속에 페이서스에 입단한 C.J. 왓슨의 지난 시즌 3점 성공률은 36.6%다.
스스로의 움직임을 통해 슛 공간을 만들었던 렌스 스티븐슨과 폴 조지는 예외로 하자. 데이비드 웨스트는 미드레인지에서 훌륭한 득점력을 보여주는 베테랑 리더이지만 그 역시 슈터들을 살리는 능력은 부족하다. 로이 히버트는 본인의 플레이를 하기에도 바쁘다. 결국 이들을 살리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은 3년째 주전 포인트가드, 조지 힐이다.
페이서스의 프랭크 보겔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오프 시즌 내내 힐은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는 제가 본 것 중 가장 열심히 훈련했고, 시즌이 끝난 다음날부터 지금까지 이를 해오고 있어요.
그는 이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싶어 해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신경 쓰지는 않지만,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들에게 보여주려고 합니다."
라고 밝히며 힐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드러냈다.
힐이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면 페이서스에게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28살의 선수가 오프 시즌 사이에 엄청난 실력 향상을 보일 확률은 다소 낮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트레이드 역시 방법이 될 수 있다. NBA에서 가장 수요가 넘치는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그를 주전으로 원하는 팀은 없어 보이지만, 두 가드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식스맨으로서의 힐은 여전히 매력이 넘치는 카드다. 3년간 2400만 달러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연봉이 걸림돌이 되겠지만, 사치세를 내는 것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는 브루클린 네츠와 같은 팀은 그를 원할 수도 있다.
비단 힐뿐만이 아니다. 로이 히버트와 데이비드 웨스트는 내년 시즌 선수 옵션을 가지고 있다. 웨스트는 아마도 재계약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내년 시즌 아무런 보상도 없이 그들을 타 팀에 넘겨주는 것보다는 우승이 불가능한 이번 시즌에 미래 유망주들을 받고 보내는 것이 더 나아 보인다. 실제로 페이서스는 히버트와 코플랜드를 묶어 피닉스 선즈와의 트레이드를 시도했다고 한다. 그들이 원했던 대가는 무려 고란 드라기치(당연히 거절당했다).
웨스트는 나이는 많지만 여전히 효율성 높은 플레이와 리더쉽으로 이적 시장에서도 가치가 높다. 아마도 웨스트를 보내는 것이 페이서스가 받아올 수 있는 선수들의 가치도 가장 높을 것이다. 그러나 웨스트가 떠난다면 페이서스의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의 만행으로 여전히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히버트이지만 그 역시 시장에 나온다면 수비 앵커로서의 가치가 높다. 플레이오프에서의 모습을 커리어 내내 보여주진 않을 것이다.
트레이드 마감일은 아직 멀었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버드 단장이 좀 더 큰 그림을 구상한다면 현 스타팅 멤버들이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가 일어날 수도 있다. 받아오는 대상이 매력적이라면, 폴 조지가 없는 이번 시즌에 그들을 트레이드 시키는 게 현명해 보인다.
시즌 전망
트레이드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그들의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은 여전히 도전해 볼 만한 시도다. 득점력에서 분명 문제를 일으키겠지만, 수비가 강한 팀이 동부 컨퍼런스에서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하는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한 시즌을 어중간하게 마치고 나서 드래프트 데이에서도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하고, 폴 조지가 복귀하고 웨스트와 히버트가 재계약을 한다면, 이 팀의 미래 구상이 알맞게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2013-14 시즌보다도 분명 더 약해진 전력으로 2015-16 시즌을 맞이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우승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TV로만 그들의 플레이를 보는 필자보다는 구단 경영진들이 이 점을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전력으로 이번 시즌을 맞이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트레이드된다면, 올해 페이서스는 다음 시즌 복귀할 폴 조지와 함께 할 보석을 골라내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서스의 2014-15 시즌을 지켜보자.
사진 출처 = 인디애나 페이서스 공식 페이스북, 폴 조지 인스타그램, nyloncalcu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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