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승부가 시작된다.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하 대표팀)은 오는 24일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을 치른다. 대표팀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또 한 번의 감격을 꿈꾸고 있다. 안방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란과 필리핀, 중국 등 최대의 경쟁자가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다. 대만과 카타르 등도 방심할 수 없는 상대. 유재학(51) 대표팀 감독도 “우리 팀 전력은 예전 같지 않고, 상대 팀 전력은 상승했다.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넋두리만 할 수는 없는 법. 12명의 태극 전사가 12년 전의 감격을 재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대표팀에 속한 3명의 포워드를 다루려고 한다. 3명의 플레이 특성과 대표팀에서의 임무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 ‘해결사’ 문태종, 타짜 본능을 발휘하라!
‘귀화선수’는 세계 농구의 추세 중 하나. 이란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권 국가도 귀화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필리핀은 NBA 스타인 안드레이 블라체(211cm, 센터)를 자국 선수로 만들었다. 블라체의 가세로, 월드컵에서 선전했다. 하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상, 3년 이상 해당 국가에 계속 거주하지 않은 귀화선수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다. 블라체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무산됐다.
대표팀도 귀화선수 영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OCA 규정으로 무산됐다. 귀화혼혈선수로 눈을 돌려야 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이승준(205cm, 포워드)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고, 그와 경쟁했던 문태영(195cm, 포워드)은 공격 범위와 높이가 애매했다. 전태풍(178cm, 가드)도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의 선택은 결국 문태종(198cm, 포워드)이었다.
문태종은 한방을 갖추고 있다. 승부처에서 타짜 기질을 발휘한다. 한 번 터지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동료도 활용할 줄 안다. 영리하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선수다. 아시안게임 구장 중 하나인 삼산월드체육관은 문태종에게 친정과도 같은 곳.(문태종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인천 전자랜드에서 활약했다. 전자랜드의 홈 코트는 삼산월드체육관이다) 여러모로, 이번 아시안게임은 문태종에게 특별한 의미를 준다.
문태종의 약점은 나이. 만 39세로, 활동량과 체력 부담이 있다. 특히, 대표팀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수비와 맞지 않다. 연습 경기와 월드컵에서 수비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유재학 감독도 문태종의 약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문태종의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전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태종의 승부처 활약을 잘 알고 있기 때문. 대표팀에서 가장 매력적인 카드임에는 분명하다.

# ‘마당쇠’ 양희종, 진흙투성이가 돼라!
“넌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일본 만화 ‘슬램덩크(SLAMDUNK)’의 대사 중 하나. 북산고 채치수는 박스 아웃과 골밑 득점이 뛰어난 센터. 그러나 내외곽이 가능한 산왕공고 신현철을 맞아 고전했다. 채치수는 신현철을 상대하는 동안, 아무 공격도 하지 못했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덩크를 시도했지만, 신현철와 충돌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코트 위에 쓰러졌다.
잠시 후.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변덕규가 나타났다. 변덕규는 “신현철은 화려한 도미다. 네게 도미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가? 너는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채치수”라는 말을 남겼다. 채치수는 신현철과의 대결에서 이기지 못하면, 팀이 패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변덕규의 말을 듣고, 채치수의 생각은 달라졌다. 채치수는 그 후 스크린과 패스, 공격 리바운드 가담 등 다른 동료의 역량을 살렸다.
양희종(195cm, 포워드)은 한국 무대 최고의 블루 워커 중 하나. 탄탄한 체격과 빠른 발을 갖췄고, 끈기와 투지도 뛰어나다. 수비 능력이 좋아, 상대 에이스 봉쇄에 특화된 자원이다. 리바운드와 루즈 볼 다툼 등 허슬 플레이도 뛰어나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천선수촌 입촌 이후 “내 역할은 상대 에이스를 봉쇄하는 것. 동료의 수비 부담을 덜어, 그들의 역량을 돋보이게 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렇다고 해서, 수비와 허슬 플레이로만 그의 역할을 한정하면 안 된다. 돌파와 속공 가담, 외곽슛 등 다양한 공격 패턴을 선보여야 한다. 설령, 확률이 높지 않더라도 말이다. 상대 외곽 수비가 문태종과 조성민(189cm, 가드) 등 슈터에게 집중할 가능성이 크고, 우리 나라 포스트 자원이 우승 경쟁 국가의 높이를 압도할 수 없기 때문. 양희종은 진흙투성이에 뛰어들어, 동료에게 숨은 진주를 선사해야 한다.

# ‘또 하나의 슈터’ 허일영, 문태종-조성민의 부담을 덜어라!
대표팀은 지난 5월부터 ‘공격적인 수비’를 강조했다. 유재학 감독은 “우리 나라 선수의 개인기가 다른 나라를 압도하지 못한다. 우승 경쟁 팀에 비해, 높이가 좋은 것도 아니다. 공격력으로는 승부를 보기 힘들다. 그래서 ‘수비’와 ‘조직력’을 강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수비’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
그렇지만 공격을 등한시할 수 없다. 대표팀의 최대 강점은 외곽포. 문태종과 조성민의 중요성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크다. 두 선수의 외곽포가 상대 수비를 분산할 수 있기 때문. 그렇게 되면, 골밑 자원도 포스트에서 공격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두 선수만으로는 외곽에서 갈증을 해소하기 힘들다. 외곽 공격 자체가 골밑 공격보다 확률이 떨어지며, 두 선수 모두 폭발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
유재학 감독은 허일영(195cm, 포워드)을 추가 선발했다. 허일영은 슈팅 타점이 높고, 슈팅 거리가 길다. 한 번 슛이 들어가면, 기세를 타는 자원. 2013~14 시즌 고양 오리온스로 복귀해, 폭발적인 3점슛을 보여줬다. 유재학 감독은 “(문)태종이와 (조)성민이 모두 슈팅이 안 들어갈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릴 것이다. 두 선수의 부담을 덜어줄 자원이 필요했다”며 허일영을 선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허일영의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다. 코뼈 부상으로 수술을 했기 때문. 몇 차례의 연습 경기와 농구 월드컵에서, 자신의 슈팅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허일영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팀에 민폐만 끼치는 것 같다. 감은 정말 좋은데, 슛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없다.
아시안게임은 한국 농구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기다. 허일영의 미래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 이는 허일영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는 이유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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