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점점 상승하는 경기력, 그리고 첫 번째 장애물

kahn05 / 기사승인 : 2014-09-26 16: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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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6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대표팀이 첫 고비를 넘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하 대표팀)은 26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 H조 첫 경기에서 카자흐스탄을 77-60으로 완파했다. 대표팀은 예선전 2연승과 8강 승리를 합해, 3연승을 질주했다.

3연승의 원동력은 ‘수비’와 ‘빠른 공격’, 그리고 ‘외곽포’였다. 오세근(200cm, 센터)은 팀 내 최다 득점인 16점을 기록했고, 김태술(182cm, 가드)도 1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예선전의 부진을 만회했다.

‘왼손 슈터’ 허일영(195cm, 포워드)도 3점슛 2개를 포함, 8점을 기록했다. 대표팀에 분명 고무적인 요소다. 그러나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있다. 그리고 우승 후보 중 하나인 필리핀을 상대한다. 대표팀에 첫 번째 난관이 다가왔다.

# ‘풀 코트 프레스’와 ‘2-3 지역방어’, 그리고 ‘골밑’

대표팀은 초반부터 분위기를 잡았다. ‘풀 코트 프레스’와 ‘2-3 지역방어’로 카자흐스탄의 공격을 봉쇄했다. 앞선에 포진한 양동근(182cm, 가드)과 조성민(189cm, 가드)은 자기 앞에 있는 공격수를 대인방어했고, 양희종(195cm, 포워드)-김종규(206cm, 센터)-김주성(205cm, 센터)은 베이스라인과 로우 포스트에서 카자흐스탄의 공격수를 에워쌌다.

수비는 성공적이었다. 카자흐스탄 가드진의 패스를 턴오버로 바꿨고, 대표팀은 이를 빠른 공격으로 연결했다. 앞선에서는 양동근의 역할이 컸다. 상대 앞선을 블록슛이나 스틸로 봉쇄했고, 이를 자신과 동료의 공격 기회로 만들었다. 뒷선에서는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인 후, 모두 속공에 가담했다. 여기에 외곽포까지 더해졌다. ‘수비’와 ‘빠른 공격’은 3연승의 최대 원동력이었다.

물론, 약점도 있었다. 대표팀은 이 날 40분 내내 같은 수비를 펼쳤다. 대인수비와 별도의 지역방어를 펼치지 않았다. 상대는 당연히 대표팀의 수비에 익숙해졌다. 대표팀은 페인트 존 득점(26-36)과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8-20), 그리고 공격 리바운드(6-15)에서 열세를 보였다. 특히, 페인트 존 득점은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지역방어는 페인트 존 득점 봉쇄를 위한 전술이기 때문이다.

# ‘마음고생 콤비’ 김태술-허일영, 예선의 부진을 털었지만

대표팀은 뉴질랜드 해외 전지훈련 이후 최진수(202cm, 포워드)-장재석(202cm, 센터)-이승현(197cm, 포워드)-최준용(202cm, 포워드)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김태술과 허일영을 불러들였다. 두 선수에게 바라는 역할은 뚜렷했다. 김태술에게는 한 타이밍 빠른 패스와 지역방어에서의 경기 조율, 허일영에게는 외곽에서의 ‘한방’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몸 상태는 100%가 아니었다. 김태술은 새끼손가락과 무릎 부상을 안고 있었고, 허일영은 코뼈 수술로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다. 그리고 두 선수의 컨디션은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사이드 스텝 연습조차 하지 못한 김태술은 농구 월드컵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허일영은 문태종(198cm, 포워드)과 조성민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두 선수의 부진은 아시안게임 두 번째 경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전에서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태술은 오른쪽 베이스 라인 부근과 45도 지점에서 정확한 슈팅 능력을 뽐냈고, 속공 상황에서도 특유의 뱅크슛을 성공했다. 1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오세근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4쿼터에 투입된 허일영은 3점슛 2개를 포함, 8점을 기록했다. 성공률도 67%(3개 시도 중 2개 성공)도 나쁘지 않았다. 4쿼터 후반에도 중거리슛을 성공했다. 물론, 카자흐스탄이 약체고, 승부가 이미 결정된 상황. 순도 높은 3점슛은 아니었지만,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이 큰 소득이다.

# 첫 고비 맞은 대표팀, 필리핀전 의미는?

대표팀은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8강 H조 2경기를 펼친다. 대표팀의 상대는 필리핀이다. 대표팀 앞에 놓인 첫 번째 장애물이다. 유재학(51) 대표팀 감독은 아시안게임 직전 “냉정하게 말한다면, 우리 팀의 전력은 금메달을 노릴 수 없다. 이란과 필리핀, 중국을 모두 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표팀은 2013년에 열린 제27회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필리핀에 79-86으로 패했다. 필리핀 가드진의 화려한 개인기와 외곽포, 홈 팬의 열기 앞에 무너졌다. NBA 스타 안드레이 블라체(211cm, 센터)를 귀화한 필리핀은 지난 8월말부터 열린 농구 월드컵에서 1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농구 월드컵 이후 필리핀 맞춤 전략을 준비했다. 파워포워드나 센터를 탑에 앞세운 3-2 드롭존. 유재학 감독은 “필리핀 가드진이 개인기가 좋고, 슈팅 거리가 길다. 그래서 리치가 긴 자원을 탑에 내세우기로 결정했다. 실효성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수비 전략을 설명했다.

대표팀은 카자흐스탄을 맞아, 40분 내내 ‘풀 코트 프레스’와 ‘2-3 지역방어’를 활용했다. 카자흐스탄 맞춤형 전략일 수 있지만, 필리핀에 대표팀의 전력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크다. 적어도, 1차 의도는 충분히 먹혀들었다.

그러나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드롭존은 지역방어다. 40분 내내 지역방어를 활용할 수 없다. 공격 리바운드 허용이 많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체력 부담은 크다. 결론은 앞선에서의 끈질긴 대인수비가 중요하다. 대표팀 가드진은 몽골과 요르단 가드진을 쉽게 수비하지 못했다. 개인기와 힘까지 갖춘 필리핀 가드진을 상대로는, 더욱 고전할 수 있다.

포스트진의 공격 움직임도 불안 요소. 유재학 감독이 아시안게임 내내 지적한 부분이다. 카자흐스탄전도 마찬가지. 오세근이 하이 포스트와 로우 포스트를 넘나들며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나머지 3명의 선수는 몸싸움부터 원활하지 않았다. 외곽에서 볼 투입도 쉽지 않았다. 골밑과 외곽이 조화를 이뤄야, 필리핀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

대표팀은 우승 경쟁 국가 중 필리핀을 가장 먼저 만났다. 8강이라고는 하지만,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필리핀을 꺾으면 8강을 조 1위로 마칠 확률이 크다. 그러면 ‘최대 난적’ 이란을 준결승전에서 피할 수 있다. 메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대표팀의 상승세도 더욱 뚜렷할 것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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