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5개월 대장정' 남자농구 대표팀, 마지막을 바라보다

kahn05 / 기사승인 : 2014-10-01 22: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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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1 남자농구 대표팀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마지막 승부다.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하 대표팀)은 10월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71-63으로 격파했다. 대표팀은 이란과 금메달을 다툰다.

대표팀은 경기 초반 일본의 외곽포에 고전했다. 하지만 풀 코트 프레스에 이은 3-2 드롭존과 허슬 플레이로 의지를 보였다. 전반전을 34-34로 마친 대표팀은 이종현(206cm, 센터)과 양동근(182cm, 가드)의 활약으로 상승세를 탔고, 김선형(187cm, 가드)의 빠른 발과 조성민(189cm, 가드)의 마지막 4점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번 연속 아시안게임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전 상대는 예상했던 대로 이란이다. 이란은 아시아 최강 팀이다. 그러나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이틀 후. 대표팀은 기나긴 여정을 마감한다.

# 중국 꺾은 일본,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대표팀은 경기 초반 일본의 외곽 공격에 고전했다. 특히, 츠지 나오토(186cm, 가드)에게만 3점슛 3개를 허용했다. 단순히 3점슛만 내준 것은 아니다. 다케우치 코스케(206cm, 센터)와 다케우치 조지(207cm, 센터) 형제의 역할이 컸다. 두 형제는 한국 가드진을 스크린해, 동료의 공격 기회를 살렸다. 픽 앤 팝(센터가 스크린 후 외곽으로 빠져나오는 공격 패턴)을 이용해, 중거리슛을 성공하기도 했다.

대표팀은 3-2 드롭존으로 수비 전략을 바꿨다. 그러나 일본은 드롭존을 기다린 것 같았다. 대표팀의 기세를 꺾었다. 다케우치 형제가 탑에 위치한 수비수를 스크린했고, 히에지마 마코토(190cm, 가드)나 토가시 유키(167cm, 가드)는 양쪽 날개의 공격 기회를 살렸다. 혹은 돌파에 이은 플로터로, 대표팀의 수비 로테이션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센터진의 체력 부담은 컸다. 다케우치 형제를 대체할 자원이 부족했다. 대표팀의 강력한 수비와 빠른 공격에 무너졌다. 4쿼터 후반부터 풀 코트 프레스를 펼쳤지만, 체력과 시간이 부족했다. 히에지마의 마지막 분전도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대표팀을 끝까지 압박한 것은 사실이다. 일본 농구가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캡틴과 막내의 존재감, 그리고 김선형

대표팀은 1쿼터를 0-6으로 시작했다. 공격 흐름이 뻑뻑했다. 흐름을 뒤집은 이는 양동근. 양동근은 드리블에 이은 점프슛으로 연속 4점을 기록했다. 34-34로 전반전을 마친 대표팀. 이번에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양동근은 3점슛으로 대표팀의 공격 활로를 뚫었다. 오세근(199cm, 센터)과 이종현의 스크린을 영리하게 활용하기도 했다. 양동근의 최대 가치는 수비. 일본의 주포인 히에지마를 끈질기게 따라붙었고, 미스 매치에서 다케우치 조지의 포스트업을 버티기도 했다. 11점 3어시스트 2스틸로 가드 중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이종현은 포스트업에 이은 피벗과 중거리슛을 선보였다. 다케우치 형제의 골밑 공격을 블록슛으로 봉쇄했고, 이들을 페인트 존 밖으로 밀었다. 3쿼터 중반, 45-41로 쫓기는 상황에서도 기 죽지 않았다. 중거리슛과 페이더웨이로 일본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3분 10초 동안, 12점 4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한 이종현은 막내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선형은 기폭제 역할을 했다. 빠른 발은 일본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돌파에 이은 플로터와 유로 스텝을 이용한 레이업슛으로 일본과 격차를 벌리는데 기여했다. 4쿼터 초반에도 마찬가지였다. 돌파에 이은 플로터로 다케우치 조지를 허무하게 만들었고, 양희종(195cm, 포워드)이 가로챈 볼을 리버스 레이업슛으로 연결했다. 24분 32초 동안 10점 2리바운드 2스틸로, 양동근과 김태술(182cm, 가드)의 부담을 덜어줬다.

# 여의치 않았던 외곽포, 이란전에서는 터질까?

대표팀이 일본을 상대하는 동안, 이란은 카자흐스탄과 결승 진출을 다퉜다. 예상과 달리, 경기 종료 직전까지 접전으로 흘러갔다. 오히려, 이란이 한 때 69-77까지 밀리는 형국. 그렇지만 이란은 저력이 있었다. 모하마드사마드 니카 바라미(198cm, 포워드)가 27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로 팀 공격을 주도하며, 이란은 80-78로 역전승했다.

카자흐스탄은 한국에 60-77로 완패한 팀. 그러나 준결승전은 달랐다. 이린 파벨(196cm, 포워드)과 포노마레프 안톤(208cm, 센터)이 3점슛 8개를 합작했고, 코레스키노프 아나토리(200cm, 포워드)가 10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카자흐스탄은 이란을 상대로 13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쟁취했고, 이는 접전을 펼치는 원동력이 됐다.

대표팀은 이란보다 높이가 떨어진다. 외곽슛과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은 평균 23%(카타르전 16개 시도 중 3개 성공, 일본전 14개 시도 중 4개 성공)에 불과했다. 리바운드 싸움도 여의치 않았다. 카타르전에서는 13개의 공격 리바운드(대표팀은 10개)를 허용했고, 일본전에서는 9개의 공격 리바운드(대표팀은 6개)를 내줬다. 높이의 한계와 지역방어로 인한 결과다. 하메드 하다디(218cm, 센터)가 있는 이란과 제공권 싸움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유재학(51) 대표팀 감독은 “이란처럼 우리보다 높은 팀한테, 세트 오펜스 시간을 많이 주면 안 된다. 풀 코트 프레스로 공격 시간을 늦춰야 한다”며 이란전 대비책을 설명한 바 있다. 약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며,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밀려서는 안 된다. 선수들이 예전보다 배 이상의 투지를 발휘해야 한다.

대표팀은 지난 5월부터 5개월 가까이 대장정을 치렀다. 그리고 마지막을 바라보고 있다. 은메달 확정도 물론 값진 결과다. 그러나 12년 만에 안방에서 치르는 결승전. 쉽게 찾아오기 힘든 금메달 기회다. 대표팀은 과연 마지막 여정을 웃으며 끝낼 수 있을까.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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