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탈 조쉬 효과'
디트로이트 피스턴스는 지난 12월 24일(이하 한국시간) 'J-Smoove' 조쉬 스미스(포워드, 206cm, 102.1kg)를 방출했다. 이미 방출에 앞서 현지에서는 디트로이트가 스미스를 내보낼 것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가 더 이상 스미스와 함께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었다.
스미스와의 잔여계약이 많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디트로이트는 스미스와 작별을 고했다. 디트로이트는 스미스와 향후 2016-2017 시즌까지 계약되어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디트로이트가 초강수를 둔 것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 웬일인가? 디트로이트는 스미스가 나간 이후 5연승을 질주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역으로 해석하면 스미스가 디트로이트에 민폐 아닌 민폐를 끼친 셈. 한편 스미스는 휴스턴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스미스를 내보낸 디트로이트와 스미스를 품은 휴스턴의 상황까지 살펴봤다.
디트로이트와 스미스의 그릇된 출발
스미스는 이번 시즌을 포함 2016-2017 시즌까지 연간 1,400만 달러의 몸값을 받게 되어 있었다. 지난 2013년 여름 비제한적 자유계약선수가 된 스미스는 디트로이트와 계약기간 4년에 5,4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대형계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만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의 계약이었다.
당시 디트로이트는 브랜든 나이트를 밀워키 벅스로 보내면서 브랜든 제닝스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여기에 스미스까지 영입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꿈꿨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이와 같은 행보를 두고 긍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스미스와 제닝스가 모두 볼 소유가 많은 선수들인데다 스미스의 기용여부가 애매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렉 먼로가 있는 상황에서 스미스를 데려온 것이기 때문. 먼로라는 유능한 파워포워드를 두고 굳이 스미스를 영입한 것은 이들 선수들을 잘 조합하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의 예상대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디트로이트는 스미스를 스몰포워드로 내세웠는데 이는 대실패였다.
애틀랜타 호크스에서도 사실상 파워포워드로 정착한 그였기에 스몰포워드에서 뛴다는 것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공격에서 뻑뻑한 모습을 노출하기 일쑤였고, 스미스는 공간이 없어서 외곽에서 슛을 남발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네 시즌간 줄곧 필드골 성공률이 떨어진 선수에게 공격을 맡긴다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는 스탠 밴 건디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밴 건디 감독은 디트로이트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스미스를 파워포워드로 내세울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이내 말 뿐인 허상으로 바뀌었다. 디트로이트는 이번 여름 퀄러파잉오퍼를 받고 팀에 잔류한 먼로를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했다. 문제는 디트로이트의 트레이드에 응한 팀이 없었다.
결국 디트로이트는 다시 먼로와 스미스를 함께 품었고, 급기야 지난 시즌처럼 같이 기용되는 빈도수가 점차 늘어났다. 그 가운데 이번 시즌 최다연패 2위인 13연패를 기록하는 등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함께 최악의 승률을 두고 경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12월 22일(이하 한국시간) 전까지 디트로이트의 승률은 5승 23패로 동부 컨퍼런스 전체에서 14위에 내려앉아 있었다.
탈 조쉬 효과 1, 스미스의 방출 이후 '엄청 잘 나가는' 디트로이트
디트로이트는 스미스의 남아 있는 샐러리를 감수하고서라도 그를 전격적으로 방출했다. 이는 지난 해 말 가장 뜨거운 소식이나 다름없었다. 당장 이번 시즌의 몸값은 고사하고 향후 두 시즌 간 지불해야 하는 샐러리가 2,800만 달러에 달한다. 아무리 스트레치 프로비전을 활용하더라도 향후 500만 달러씩 샐러리캡이 묶인다면, 이 또한 앞으로의 캡을 관리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무슨 반전인가? 디트로이트는 스미스를 내친 이후 연승을 질주하기 시작했다. 단순 2연승을 거둘 때까지만 하더라도 '얻어 걸렸다, 운이 좋았다'는 느낌이 적지 않았다. 이번 시즌 하위권이 예상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잡은데 이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까지 잡은 것. 하물며 르브론 제임스가 부상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에 103-80으로 대승을 거뒀다.
디트로이트는 이날 3점슛이 불을 뿜었다. 17개의 3점슛이 림을 가르는 동안에 필요했던 시도는 고작 31개. 성공률은 무려 54.8%에 달했다. 제닝스를 위시로 다수의 선수들이 2개 이상의 3점슛을 쏘아 올리면서 클리블랜드의 림을 맹폭격했다. 이어서 디트로이트는 계속되는 원정일정에서 올랜도 매직, 뉴욕 닉스를 잡아내더니 지난 5일 안방에서 새크라멘토 킹스까지 잡아내며 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5승 23패를 기록할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앞으로 디트로이트의 연승은 없을 것처럼 보였다(아니, 필라델피아처럼 농구를 모독할 것 같았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스미스를 내보낸 이후 디트로이트는 이번시즌 최다연승을 날로 기록하고 있다. 약체라 할 수 있는 올랜도와 뉴욕을 상대한 일정상의 작은 이점도 뒤따랐지만,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한 것은 실로 고무적이었다. 지난 원정 3연전 전까지 디트로이트의 원정 성적은 단 3승 10패였다.
디트로이트의 이번 연승 기간 동안 주전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3.4세로 평균 연차도 3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물며 스미스가 없는 경기에서 100%의 승률을 구가하며 5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만하면 적어도 지금까지는 스미스와 작별을 고한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 됐다. 또한 조디 믹스의 복귀 또한 큰 힘이 됐다. 믹스의 가세로 디트로이트의 벤치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스미스가 나가게 되면서 쓸 때 없는 슛을 던지는 빈도수가 줄어들게 됐다. 물론 야투 시도는 엇비슷하겠지만, 중장거리슛을 선호하는 스미스가 빠지면서 확률 높은 공격일 시도하는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시즌 디트로이트에서 스미스의 필드골 성공률은 40%가 되지 않았다(39.1%). 3점슛 성공률은 말할 필요도 없을 수준. 그러다 보니 확률 적으로 디트로이트의 공격이 보다 안정감을 되찾은 것으로 이해된다.
제닝스가 활보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스미스라는 블랙홀에 버금가는 선수가 빠지다보니 제닝스가 좀 더 공격을 도맡을 여건이 마련됐다. 스미스가 소위 불필요한 공격으로 일관하는 것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제닝스는 이번 연승기간 동안 21.6점을 기록하고 있다. 무려 48.6%에 달하는 3점슛 성공률이 큰 보탬이 됐지만, 이번 시즌 평균 득점이 14.1점임을 감안할 때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제닝스의 분전을 단순 스미스가 빠져있는 것과 결부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만 현재 성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으며, 다른 선수들 모두 기록적인 부분에서 좀 더 나아졌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스미스가 나오게 되면서 디트로이트가 좀 더 안정된 모습을 찾은 것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탈 조쉬 효과 2, 스미스를 데려간 휴스턴은?
휴스턴은 스미스를 데려온 이후 6경기에서 3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스미스를 포섭하면서 작은 공백이 느껴졌던 주전 파워포워드 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였다. 도너터스 모티유너스가 잘 해줬지만, 드와이트 하워드와 함께 뛰기에는 스미스가 모티유너스보다 좀 더 나을 것으로 여겨졌다. 게다가 스미스는 주전 자리를 원했다.
# 스미스 합류 이후 휴스턴 (승패 / 평균 득점 / 득실차 / 3점슛 성공률)
스미스가 벤치에서 나선 이후 2승 0패 116점 +21.0 42%
스미스가 주전으로 나선 이후 1승 3패 98.5점 -3.5 33%
하지만 스미스의 합류 이후 휴스턴의 모습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 스미스를 영입하면서 우승후보에 준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까지는 기대와는 다른 것이 사실이다. 파워포워드 포지션이 메워짐과 동시 수비에서 하워드와 함께 휴스턴의 골밑을 철옹성으로 만들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공격적인 지표에 스미스가 주전으로 나섰을 때와 벤치에서 출격했을 때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스미스가 주전으로 나선 4경기에서 휴스턴은 1승 3패를 기록했다. 위의 지표에서도 드러나듯이 평균 득점은 물론이고 득실차까지 좋지 않다. 3점슛 성공률까지 갈 필요도 없다. 득점과 득실차만으로도 스미스가 주전으로 나섰을 때의 모든 것을 대변해주고 있다.
반면 벤치에서 나섰을 때는 휴스턴이 훨씬 더 좋은 팀이 됐다. 샘플은 2경기로 많이 작지만, 그래도 경기당 116점을 몰아친 것은 고무적이다. 득실차도 마찬가지. 2경기에서 상대한 팀들 중 한 팀은 바로 멤피스 그리즐리스다. 하물며 원정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이 117-111로 승리했다.
스미스는 이날 벤치에서 나서 21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금까지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난 후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것. 아무래도 제임스 하든과 하든이 공격을 도맡는 동안 스미스는 이들이 쉴 때 벤치에서 공격을 주도하며 많은 득점을 거두었다. 그렇다고 스미스가 소위 '되는 경기'를 펼친 것도 아니다. 필드골 성공률은 42.9%였다.
오히려 스미스가 벤치에서 나서서 승리한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 스미스는 적은 슛 시도에도 불구하고 66.7%의 높은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하며 12점을 보탰다. 이를 볼 때 스미스가 주전으로 나서는 것보다는 벤치에서 나서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스미스가 주전자리를 원해 휴스턴으로 갔다지만, 이제 11년차임을 감안할 때 좀 더 자신의 입지를 알고 뛰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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