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2016 서부컨퍼런스 우승팀은 마지막에야 갈리게 됐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6차전에서 108-10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골든스테이트는 다시 한 번 더 벼랑 끝에 놓인 위기에서 벗어났다. 마지막 7차전이 남아 있지만, 이는 오클라호마시티도 마찬가지. 이제 이번 시리즈의 승패는 마지막 한 경기에서 갈리게 됐다.
골든스테이트는 최근 분위기가 괜찮다. 1승 3패로 몰린 와중에 5차전에 이어 6차전마저 따내면서 연승을 이어갔다. 적지에서 열렸던 3차전과 4차전을 내리 패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오클라호마시티와 진땀나는 승부를 펼친 끝에 마지막까지 시리즈를 끌고 오는데 성공했다. 최종전인 7차전이 골든스테이트의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골든스테이트가 좀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오클라호마시티는 다 잡은 승기를 애석하게도 시리즈 최종전을 피하지 못하게 댔다. 4차전을 잡았을 당시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오클라호마시티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남은 3경기 중 단 1경기만 잡으면 지난 2012년에 이어 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오클라호마시티는 이어진 경기에서 모두 한 끝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끝내 무릎을 꿇었다. 특히 지난 6차전에는 홈에서 열린 만큼 기대를 높였지만, 끝내 패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3 3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골든스테이트가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차전에서 앞서다가 경기를 놓친 골든스테이트로서는 중요한 순간에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다. 3쿼터가 끝날 당시 오클라호마시티는 8점을 앞서 있었다. 83-75로 3쿼터를 마치면서 오클라호마시티가 서부 결승 제패에 다가선 듯 보였다. 하지만 4쿼터에 골든스테이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골든스테이트에서는 클레이 탐슨과 스테픈 커리가 공격을 이끌었다. 탐슨과 커리는 4쿼터에만 27점을 합작하면서 이날 역전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골든스테이트가 4쿼터에 33점을 퍼붓는 사이 오클라호마시티는 단 18점을 보태는데 그쳤다.
#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6차전 1~3쿼터
덥스_ 75점(.379 .406 .600) 35리바운드 17어시스트 6스틸 3점 13개
썬더_ 83점(.465 .150 .636) 39리바운드 16어시스트 9스틸 3점 3개
#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6차전 4쿼터
덥스_ 33점(.500 .615 .750) 9리바운드 6어시스트 5스틸 3점 8개
썬더_ 18점(.263 .000 .800) 10리바운드 0어시스트 0스틸 3점 0개
클레이 탐슨이 펄펄 날았다. 개인통산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빼어난 경기를 펼쳤다. 탐슨은 플레이오프 단일 경기에서 역대 최초로 10개 이상의 3점슛을 터트린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9개)를 돌파해 무려 11개의 3점슛을 터트리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탐슨은 이날 양 팀에서 가장 많은 41점을 폭발시켰다. 특히나 그의 4쿼터 활약은 단연 역대급이었다. 탐슨은 4쿼터에만 3점슛 5개를 포함해 무려 19점을 몰아쳤다. 웨스트브룩을 앞에 두고 정면 먼거리에서 3점슛을 집어넣는 등 3점슛을 쏘기 어려운 위치와 상황도 가리지 않았다. 탐슨이 고비 때마다 3점슛을 집어넣으면서 골든스테이트가 이날 멋진 역전극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탐슨이 펄펄 난 사이 커리는 3점슛 6개를 포함해 31점 10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시스트 1개가 모자라 아쉽게 트리플더블을 놓쳤다. 탐슨과 커리는 이날 무려 72점을 합작하면서 시리즈를 7차전까지 몰고 가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 5차전에서 조금 살아날 기미를 보였던 드레이먼드 그린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3점슛 2개를 집어넣는 등 나름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그린은 이날 12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로 나름 힘을 냈다. 탐슨이 공격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인 가운데 그린은 궂은일을 도맡았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는 무려 44분 48초를 소화한 케빈 듀랜트가 29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3블락을, 43분 49초를 뛴 러셀 웨스트브룩이 28점 9리바운드 11어시스트 4스틸을 기록했다. 이날도 원투펀치는 57점을 뽑아내며 골든스테이트를 사정없이 두드렸다. 서지 이바카가 13점 9리바운드 3블락, 안드레 로버슨이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렸지만 모자랐다. 이날도 오클라호마시티는 벤치 득점이 모자랐다. 디언 웨이터스와 에네스 켄터는 단 11점을 보태는데 그쳤다. 골든스테이트에서 탐슨이 터진 가운데 커리마저 많은 득점을 올린만큼 나머지 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오클라호마시티는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5차전까지만 하더라도 특별히 폭발한 선수는 없었다. 큰 점수 차로 벌어진 경기도 있었고 박빙의 승부도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탐슨이 맹공을 퍼부었다. 경기 초반에 표정이 좋지 않았던 그는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듯한 인상을 풍겼다. 하지만 이는 예고에 불과했다. 4쿼터에만 3점슛 5개를 집어넣는 등 이날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실상 혼자서 오클라호마시티에 맞섰다. 스텝이 맞지 않은 상황을 포함해 상대 수비가 촘촘하게 따라 붙은 순간에도 그의 3점슛은 상대 림을 갈랐다. 4쿼터 중후반에 나온 연이은 3점슛으로 골든스테이트가 역전의 서막을 쓸 수 있었다.
탐슨이 터진 이면에는 로버슨의 파울트러블이 존재했다. 듀랜트와 함께 오클라호마시티 수비의 핵심인 그는 다소 이른 시각에 4번째 반칙을 범하며 벤치를 지켜야 했다. 파울트러블에 고전한 로버슨은 후반 들어 단 8분여 밖에 뛰지 못했다. 로버슨이 많은 시간 코트를 지키지 못한 사이 탐슨이 폭발하고 말았다. 하물며 이날은 로버슨이 수비한 들 탐슨의 경기력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 터. 탐슨이 생애 최고의 경기를 펼쳤지만, 주전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오클라호마시티의 선수 구성상 로버슨의 파울트러블은 팀에 치명타였다. 특히 골든스테이트의 오름세가 계속된 4쿼터를 감안하면 로버슨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다.
오클라호마시티의 빌리 도너번 감독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힘을 줬다. 전반에 듀랜트를 내세우는 빈도를 좀 더 높이면서 격차를 벌리고자 했다. 하지만 팀의 패배로 오클라호마시티는 적잖은 내상을 입었다. 듀랜트가 45분에 가까운 시간을 뛰면서 체력소모가 심했다. 이번 시리즈 내내 44분 이상 뛰고 있는 그이지만, 경기의 경중을 고려할 때, 평소보다 훨씬 많은 힘이 들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슨마저 파울트러블로 자리를 비우면서 듀랜트가 짊어져야 하는 짐의 무게는 실로 컸다. 이런 상황일수록 원투펀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했다. 하지만 오클라호마시티에서는 4쿼터에 슛이 잘 들어가지 않으면서 크게 고전했다.
웨스트브룩도 대폭발했다. 경기 막판에만 시원하게 실책 4개를 쏟아냈다. 골든스테이트에게 승리를 챙겨주는 마냥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펼쳤다. 공수전환 상황에서 이궈달라의 훑어내기로 빼앗긴 볼은 사실 반칙성도 짙었다. 하지만 핑계를 댈 수는 없었다. 결국 웨스트브룩은 이날 결정적인 순간에 턴오버파티를 벌이면서 팀의 패배를 바라봐야 했다. 중요한 인바운드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패스로 커리에게 볼을 빼앗기는 등 우승을 노리는 팀의 포인트가드로서는 여전히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다. 좋은 기록과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웨스트브룩은 끝내 자신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했다.
듀랜트의 다소 안일한 패스도 도마 위에 오르기 충분하다. 리바운드 이후 오클라호마시티는 안정적인 패스를 통해 빠르게 공격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듀랜트도 패스미스를 저질렀다. 오클라호마시티의 패배에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다. 듀랜트와 웨스트브룩은 이날 도합 8실책을 기록했다. 출장시간이 많았고, 부담이 큰 경기에서 충분히 양호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만 5개 이상의 실책을 범하면서 오클라호마시티가 자멸했다. 대부분의 실책이 한 끗 차이로 결정될 2분 미만 대에 일어난 점이 더욱 뼈아팠다.
6차전의 결과로 인해 시리즈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아니, 이제는 골든스테이트 쪽으로 좀 더 기울었다. 7차전은 골든스테이트의 홈인 오라클아레나에서 열린다. 오클라호마시티가 지난 1차전을 잡아낸 바 있지만, 뒤이어진 원정경기에서 모두 내줬다. 이번 시리즈 최근 오라클아레나에서 연패에 빠져 있음은 물론 최근 2연패 중이다. 홈에서 6차전을 내준 것이 여러모로 치명적이다. 흡사 골든스테이트가 위기에 놓였을 때 1차전의 1점 차 패배가 결정적이었듯, 이날 6차전 패배는 오클라호마시티에 더욱 뼈아픈 순간으로 다가오게 됐다. 7차전이 적지에서 열리는 만큼 오클라호마시티가 크게 불리하게 됐다.
이제 양 팀 모두 탈락 위기에 놓인 절체절명의 순간과 마주하게 됐다. 서부컨퍼런스 최강자를 가리는 것이 이토록 힘들다. 웨스트브룩이 실책을 쏟아내면 오클라호마시티는 이기기 힘들다. 골든스테이트에서는 2경기 내리 커리와 탐슨이 폭발하길 바라기도 쉽지 않다. 양 팀 모두 일진일퇴의 공방을 주고받는,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능히 예상된다.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가용 인원이 많은 골든스테이트가 좀 더 유리해 보이지만, 마지막 경기까지 오면서 모든 선수들이 체력을 소진했을 것으로 유추된다. 마지막 경기인 만큼 실책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만약 지난 6차전에서 탐슨이 터졌듯이 어느 누군가가 공격을 몰아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경기는 그 선수가 속해 있는 팀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골든스테이트가 좀 더 유리해 보인다. 최근 2경기를 모두 잡아내는 등 남다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홉에서 경기를 갖는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행여나 웨스트브룩이 또 한 번 폭주한다면, 접전 끝에 골든스테이트가 경기를 잡아갈 공산이 크다. 웨스트브룩은 참으로 다재다능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국밥을 먹듯 경기를 말아먹는데도 나름 남다른 능력을 갖추고 있을 정도다. 웨스트브룩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 적이 많지만, 정작 본인의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로 인해 지는 경기도 없지 않다. 그 경기가 7차전이라면 웨스트브룩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의 수위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양 쪽의 원투가 제 몫은 해낼 것으로 능히 짐작되는 가운데 골든스테이트에서는 그린, 오클라호마시티는 로버슨이 마지막 경기의 변수로 떠오를 수도 있다. 그린은 지난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벌어진 원정 2연전의 부진을 뒤로하고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를 상대로 공격에서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많지는 않지만,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물론 수비에서 자신의 역량을 끌어내준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반면 오클라호마시티에서는 탐슨을 묶어야 하는 로버슨의 존재가 중요하다. 7차전에서는 반칙을 아껴가며 되도록 많은 시간 동안 코트를 지켜야 한다. 그가 다시금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탐슨을 20점대로 묶는다면 오클라호마시티가 승리에 다가설 여지도 농후하다.
이제 남은 한 경기로 인해 최종적인 우승에 도전할지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덧붙여 이번 시즌 서부의 패자를 뽑게 된다. 골든스테이트가 이번에 오클라호마시티를 제압한다면, 이번 서부 우승에는 남다른 의미를 남기게 된다. 당초 LA 클리퍼스가 주축들의 부상으로 1라운드서 낙마하고,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샌안토니오가 2라운드서 짐을 싸게 되면서, 골든스테이트에게 천운이 깃도는 했다. 하지만 오클라호마시티는 만만치 않았고, 7차전까지 치르게 됐다. 2010년대 서부를 사실상 양분했던 오클라호마시티를 꺾고 우승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물론 파이널에 진출하는 것만큼 더한 의미는 없겠지만 말이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난 2012년 이후 번번이 고개를 숙였지만, 이번이야 말로 우승도전에 나설 적기다. 듀랜트와 웨스트브룩이 전성기에 다다라있고, 골든스테이트를 크게 몰아친 바 있는 만큼 7차전을 따낸다면, 4년 만에 대권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된다. 67승팀인 샌안토니오를 꺾고 73승팀인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3승을 따낸 만큼 오클라호마시티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보이고 있는 저력은 실로 대단하다. 비록 최근 2경기를 내줬지만, 역대급팀들을 연파하기 일보 직전에 와 있다. 체력적인 면에서 극심한 부담을 안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이번 시리즈에서 마지막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과연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서부컨퍼런스를 제패할 팀은 어디가 될까? 골든스테이트가 2년 연속 서부 우승을 차지하며 2연패 도전에 나설까? 아니면 오클라호마시티가 4년 만에 다시 서부 정상 탈환에 성공할까? 7차전을 잡는 팀은 서부컨퍼런스 챔피언이 되어 파이널에 나서게 된다. 양 팀 모두 파이널에 올라 설 자격은 충분하다. 하지만 이제는 자리를 가려야 한다. 이번에 승리를 거두는 팀은 당분간 서부를 지배할 것이 유력하다. 하물며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할 확률도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1경기에 불과하다. 이날 경기의 결과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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