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이종현(모비스)이 국내 선수 중 그 누구도 못한 20-15-5(20점-15리바운드-5블록 이상)을 기록했다. 서장훈과 김주성, 하승진 등 국내 대표 장신선수들도 프로 선수 생활 통틀어 작성 못한 기록을 데뷔 두 번째 경기 만에 맛봤다.
울산 모비스는 27일 창원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77-75로 이겼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얼굴 가득 웃음꽃이 핀 가운데 기자회견실에 들어왔다. 그리고 던진 한 마디, "엄청나지?" 이날 데뷔 두 번째 경기 만에 24점 18리바운드 5블록(경기 후 이종현의 기록은 4블록이었으나, 5블록으로 수정)을 기록한 이종현을 두고 한 말이었다.
국내선수 중 데뷔 시즌에 20점 15리바운드 5블록 이상 기록한 선수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다. 데뷔시즌이 아닌 전체 시즌으로 범위를 넓혀도 이런 기록을 찾을 수 없다. 4블록으로 범위를 낮추면 서장훈과 하승진이 기록(김주성이 밀어주기 경기에서 기록한 블록 포함 트리플더블은 제외)했다. 서장훈의 22점 16리바운드 4블록은 신인 시절 기록이기에 이종현의 미래를 한 번 예상해볼 수 있다.
◆ 국내선수 20-15-4 이상 기록 사례
서장훈 1999.02.16 22Pts 16Reb 4BS
하승진 2011.01.06 27Pts 15Reb 4BS
이종현 2017.01.27 24Pts 18Reb 5BS
외국선수가 이종현의 24점 18리바운드 5블록 이상 기록한 건 정규리그 통틀어 10번 있었다. 그만큼 이종현이 LG를 상대로 보여준 활약은 엄청났다. 삼성과의 데뷔전에서 2점 5리바운드로 부진했던 이종현은 단 한 경기 만에 전혀 다른 선수였다. 더구나 득점 4위(23.3점) 제임스 메이스와 국내 최고 높이 김종규가 버티는 LG를 상대로 이런 기록을 세운 게 더 놀랍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에 "특별한 걸 주문하지 않는다. 비시즌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이제 몸만 만들어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의 맥을 짚고 프로의 맛을 보면서 (이)종현이가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즌 성적보다 이종현이 프로 선수로서 경험을 오히려 더 중요하게 여겼다.
이종현은 엄청난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단숨에 증명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나쁜 것(첫 경기 부진)에서 좋은 경기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졌어도 (이)종현이 개인적으로 잘 하고 배울 걸 배운 경기였다"며 "종현이는 메이스가 KBL에서 손에 꼽히는 공격력을 지닌 선수인데 1대1로 막아냈다. 종현이의 가세로 가장 좋아진 건 높이다. 쉽게 (골밑으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이종현을 칭찬했다.
이종현이 배웠다는 부분은 4쿼터 마지막 수비다. 모비스는 4쿼터 막판 70-67로 앞서고 있었지만, 3.9초를 남기고 메이스에게 3점슛을 허용, 연장전 끝에 이겼다. 이때 메이스에게 3점슛을 내준 게 이종현이었다. 이종현은 이날 경기 후 "메이스에게 3점을 내줬다. 감독님께서 경험이라고 하셨다. 그 상황에서 2점만 줘도 되는 거였는데 많이 배웠다"고 했다.
최준용(SK)은 "프로에서 먼저 뛰어본 결과, 종현이는 데뷔하면 나보다 더 잘 할 거다"며 "종현이는 욕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다 깰 거다. 부상에서 돌아오면 이종현이 잘 할 거라는 믿음 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이종현은 왜 자신이 1순위인지, 왜 그렇게 뽑고 싶어했는지 데뷔 2번째 경기 만에 그 누구도 작성 못한 기록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승부처에서 블록과 리바운드로 팀의 극적인 승리를 지켜낸 이종현이 남은 정규리그 동안 경기 경험을 쌓는다면 플레이오프에서 더 무서워질 모비스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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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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