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2017 남녀 대학농구리그가 오는 13일 연세대와 고려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남자부의 경우 지난 시즌 성적에 따라 A조에는 고려대, 한양대, 단국대, 동국대, 명지대, 성균관대, B조에는 연세대, 중앙대, 건국대, 경희대, 조선대, 상명대가 편성되었다.
같은 조끼리 두 차례씩, 다른 조에 속한 팀과 한 차례씩 맞대결을 가져 팀당 16경기, 총 96경기의 정규리그가 열린다. 정규리그 상위 8팀은 2017년 대학농구 챔피언 자리를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바스켓코리아에서 이번 대학농구리그에 참여하는 남자부 12개 팀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진다.
여덟 번째는 높이에서 스피드 농구로 변신해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리는 고려대다.
◆ 4연패(連覇) 실패의 아쉬움!
고려대는 2010년 전후로 그저 그런 팀이었다. 대학농구리그가 출범하기 전 한 대회에 나섰을 때 예선 탈락 후보로 지목되기도 했다.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있어 팀이 아닌 개인 능력으로 예선을 통과했을 뿐이다. 2010 대학농구리그가 출범할 때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이민형 감독이 부임한 이후 하나의 팀으로서 만들어나갔다. 개인이 아닌 팀이 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옛 명성을 찾기에는 높이 보강도 필수였다. 2011년 이승현(오리온)의 입학으로 높이의 기둥을 세웠다. 2013년 이종현(모비스)까지 가세하자 대학 최강의 높이로 변신했다. 대학 최강의 명성을 되찾았다.
고려대는 2010 대학농구리그에서 11승 11패로 성균관대, 동국대와 동률을 이룬 끝에 6위에 머물렀다. 2011 대학농구리그에서도 14승 8패로 건국대와 똑같은 성적 속에 5위로 밀렸다. 중위권에 머물던 고려대는 2012 대학농구리그에서 18승 4패를 기록, 중앙대와 동률 끝에 2위(상대전적 1승 1패로 동률이었으나, 득실차에서 1점 앞섬)를 차지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중앙대에게 패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종이호랑이에서 벗어났음을 확실하게 알렸다.
고려대는 2013 대학농구리그부터 제대로 으르렁거렸다. 이승현과 이종현이 버티는 골밑은 최강이었다. 개막 10연승을 달리다 연세대에게 일격을 당했다. 경희대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경희대와 연세대에게 밀려 3위를 기록한 고려대는 플레이오프에서 승승장구 했다.
6강에선 상명대를 가볍게 제압한 뒤 4강에서 연세대를 만나 2승 1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당시 챔피언결정전 상대인 경희대는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하고 통합우승 3연패까지 노렸다. 고려대는 1차전에서 경희대에게 졌다. 남자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가 3전2선승제로 열렸을 때 1차전에서 패하면 시리즈를 내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2,3차전을 내리 이기는 경우는 오심이 아니면 없었다. 고려대는 희박한 가능성을 뒤집고 2,3차전을 연속으로 승리하며 첫 대학농구리그 정상에 섰다.
2014 대학농구리그에서 16전승을 거둬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고려대는 연세대와 만난 챔피언결정전에서 또 다시 1차전을 패하고도 챔피언에 등극했다. 고려대는 이때부터 역전의 명수로 자리매김했다. 시리즈 승리뿐 아니라 경기 막판 강한 뒷심을 발휘해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이승현과 이종현의 트윈타워를 중심으로 내외곽의 조화로운 공격과 수비, 여기에 하나의 팀으로 뭉쳤기에 가능했다. 이승현이 졸업한 뒤에도 고려대는 2015 대학농구리그에서 통합우승했다.
남자 프로농구에선 4연패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대전 현대(현 KCC)가 정규리그 3연속 우승(97~98시즌부터 99~2000시즌)을 차지한 적이 있고, 모비스가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챔피언에 등극(2013년부터 2015년)한 바 있다. 그렇지만 정규리그나 플레이오프에서 4연패에 성공한 팀은 없었다. 고려대는 2016 대학농구리그에서 경희대에 이어 두 번째로 정규리그 3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챔피언 4연패에 도전했다.
이종현과 강상재가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음에도 피로골절로 하차했다. 두 선수의 부상은 고려대의 전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강상재는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이종현은 회복하지 못했다. 이종현이 없는 고려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연세대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4연패의 꿈도 물거품이 되었다.
고려대 강병수 감독대행은 “지난해에는 부상 때문에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4연패를 할 수 있었던 기회인데 부상으로 꿈을 이루지 못해서 아쉽다”고 2016년을 돌아봤다.
◆ 높이 열세를 스피드로 메우다!
고려대는 올해도 연세대, 중앙대, 단국대와 함께 4강 후보로 꼽힌다. 최근 고려대와 연세대의 양강 구도에서 4강으로 바뀌었다. 이종현, 강상재(전자랜드), 최성모(동부), 정희원(KT)이 졸업한 공백이 그대로 드러난다. 고려대는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약하다. 5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도 장담하기 힘든 건 사실이다.
강병수 감독대행도 이를 인정한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이종현, 강상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두 선수가 졸업하니 골밑이 허전하다”며 웃은 뒤 “지금까지 골밑 중심의 농구를 했다면 이제는 좋은 가드들이 많아서 빠른 농구를 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겨울 동안 연습을 많이 했다. 팀 색깔을 높이에서 스피드로 변화를 준다”고 했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팀 색깔의 변신을 선택한 속공으로 상대의 수비를 무기력하게 만들기 위해선 앞선을 책임질 김낙현(184cm, G)과 장태빈(184cm, G)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김)낙현이가 팀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출전기회가 적었던 3학년들의 활약도 중요하다”며 “(장)태빈이가 속공 농구를 하면서 모든 면에서 많이 좋아졌다. 악착같이 플레이를 하면서 수비 능력도 향상되었다”고 칭찬했다.
고려대는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가서 많은 연습경기를 통해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가지고 돌아왔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11월부터 체계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 훈련을 꾸준히 한 뒤 1월에 미국에 전지훈련을 갔다”며 “체력훈련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14경기 정도 연습경기를 했다.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동계 훈련을 착실하게 했다. 특히 미국 전지훈련이 동기유발이 된다. 경험도 많이 쌓고, 자부심을 갖게 했다”며 한해 농사의 기반인 동계훈련 성과에 만족했다.
다만, 낮아진 높이에도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줄 박정현(204cm, C)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출전이 어렵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박)정현이가 부상으로 합류를 못하고 있다. 없는 빅맨 자원에서 부상이 나와서 아쉽다”고 했다.
고려대는 박정현이 돌아오기 전까지 베스트 5로 김낙현 김진영(196cm, G) 박준영(195cm, F) 전현우(194cm, F) 김준형(200cm, F)을 내세울 예정이다. 박정현이 3월 말 즈음 팀에 합류하면 김준형을 파워포워드로 내리고 전현우 대신 박정현이 남은 센터 자리를 꿰찰 예정.
베스트 5로 출전이 예상되는 김진영과 김준형은 이제 고려대에 입학한 아기 호랑이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두 신입생에게 기대하는 건 수비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신입생이니까 실수를 해도 괜찮다”며 “준형이는 공격할 때 3번(스몰포워드) 역할을 하며 외곽슛까지 던질 수 있다. 신장이 있기에 수비에서 상대 빅맨을 맡고 리바운드에서 제몫을 해주면 된다. (김)진영이는 예전 (이)동엽(삼성)이처럼 수비와 공격에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3학년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 앞서 언급한 장태빈뿐 아니라 박준영과 전현우가 동계훈련을 착실하게 소화해 실력이 부쩍 늘었기 때문. 박준영과 전현우는 그 동안 고학년들에게 밀려 출전기회가 적었던 보석 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박준영은 지난해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삼성을 상대로 19점을 올리며 기량을 뽐냈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3학년이 된 장태빈, 박준영, 전현우 이 세 명이 모두 동계 훈련 때 열심히 했다”며 “(박)준영이는 항상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데 드러나지 않은 선수다. 골밑을 묵묵하게 지키면서 자기 몫을 해주고 있다. (전)현우는 외곽슈터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줘서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어 “3학년 3명의 선수 모두 리그가 시작되면 집중조명을 받을 수 있는 기량을 동계훈련을 하는 동안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고려대의 약점은 김낙현을 제외하면 큰 경기 출전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다. 연세대 허훈, 김진용, 안영준 등이 꾸준하게 경기에 나선 것과 대조를 이룬다. 강병수 감독대행이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 강병수 감독대행은 이와 함께 높이가 약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스피드 농구다.
다만, 고려대의 높이가 약하다는 건 지난해 이종현, 강상재가 버틸 때에 비해 약하다는 의미다. 우승을 다툴 연세대, 중앙대, 단국대 모두 높이가 좋은 팀이지만, 고려대 역시 박정현이 팀에 합류하면 결코 신장에서 밀리지 않는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박정현이 없을 때도 박준영, 김진영, 김준형 등이 들어가면 다른 팀에게 높이에서 밀리진 않는다”고 했다. 또한 스피드 농구의 기반은 리바운드다. 리바운드가 되지 않으면 속공 등 빠른 농구를 할 수 없다.
고려대가 지난해 연세대에게 내준 챔피언 트로피를 되찾기 위해서는 경험 부족을 메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것만 해결하면 높이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강병수 감독대행은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라며 “초반 흐름이 중요하다. 또한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밀리지 않으면 우승이 가능하다”고 했다.
중앙대(오세근, 김선형, 함준후, 장재석, 임동섭, 유병훈 등)와 경희대(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김철욱, 한희원, 최창진, 최승욱, 맹상훈 등)는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간 뒤 우승의 영광을 뒤로하고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중앙대와 경희대의 이전 상황과 비슷한 고려대도 올해가 중요하다. 경험 부족이란 약점만 넘어서면 다시 정상에 설 수 있다.
기로에 선 고려대는 2017 대학농구리그에서 다시 정상에서 포효를 하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고려대는 13일 연세대와의 2017 남녀 대학농구리그 개막전을 통해 2017년을 시작한다.
1prettyjoo@hanmail.net
사진_ 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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