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댈러스 매버릭스의 향후가 더욱 기대된다. 비록 댈러스는 이번 시즌 29승 39패로 서부컨퍼런스 10위에 처져 있다. 현재로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묘연하다. 그러나 포기하기도 이르다. 아직 컨퍼런스 8위인 덴버 너기츠와 4경기 이내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잔여경기 결과 여하에 따라 충분히 막차로 플레이오프에 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다.
불운도 따랐다. 이번 시즌 초반에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윌리엄스(허벅지)를 포함해 J.J. 바레아(허벅지), 데빈 해리스(발가락)까지 모두 다치면서 백코트 전력이 붕괴됐다. 당초 이들을 중심으로 하면서 커리를 슈터로 활용하고자 했던 계획은 제대로 시행조차 하지 못하게 됐다. 댈러스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댈러스는 플레이오프 진출 유무와 상관없이 재건사업에 나설 확실한 조각들을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오프시즌에 세스 커리를 영입했고, 시즌 도중 요기 페럴(가드, 183cm, 81.6kg)이라는 옥석을 발견했다. 이도 모자라 트레이드데 데드라인을 앞두고 너린스 노엘까지 품으면서 댈러스가 덕 노비츠키 시대 이후 팀을 꾸릴 채비를 갖췄다.
그 중심에는 이번 시즌 들어 댈러스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인 페럴이 있다.
대학시절 확실히 돋보였던, 페럴!
페럴의 본명은 캐반 듀에인 페럴 Ⅱ다. 그의 별명인 요기로 불리고 있다. 페럴은 대학 1학년에 평균 7.6점을 올리는 선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2학년인 지난 2013-2014 시즌에 평균 17.3점을 올리면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인디애나의 탐 크린 감독은 "지난 해보다 훨씬 더 현명해졌다"면서 "좋은 환경에서 최상의 기량을 펼치는 선수"라며 페럴의 성장에 대해 평가한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학시절 65경기 연속 3점슛을 터트리며 기록을 세웠다. 대학시절 동안 1,000점 이상을 득점한 선수가 된 것도 모자라 당시 1,379점을 올리면서 역대 인디애나 선수들 가운데 22위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한 시즌에 누적 438어시스트를 기록한 적도 있다(역대 인디애나 대학 6위). 또한 페럴은 인디애나 대학 출신으로 5명밖에 없는 1,000점 300리바운드 400어시스트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4년 동안 대학무대를 누빈 만큼 당연히 따라오는 기록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뛰는 동안 페럴이 그만큼 대단한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시에 페럴은 지난 1981년 아이제아 토마스 이후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팀에서 득점과 어시스트 1위에 오르는 기록까지 만들어냈다. 이만하면 대학시절을 볼 때 남부럽지 않은 선수생활을 했다.
녹록치 않은 NBA 생활
댈러스에는 가드가 없었다. 주축들이 모두 부상자명단에 있는 탓에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댈러스는 지난 오프시즌에 다년 계약을 맺은 퀸시 에이시를 방출했다. 2년차 계약이 보장되지 않은 조건이지만, 이번 시즌 약 105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에이시를 방출하면서 고스란히 에이시의 몸값을 떠안게 됐다.
가드가 부족했던 탓에 댈러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에이시를 방출하고 조너던 깁슨을 영입했다. 깁슨은 지난 여름에 댈러스와 계약했으나 끝내 생존에 실패했다. 15인에 들지 못하면서 댈러스로부터 방출됐다. 하지만 댈러스의 주축 가드들이 죄다 부상에 시달리면서 깁슨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깁슨은 댈러스에서 17경기를 뛰며 경기당 13.7분을 소화했다. 평균 6.2점(.368 .333 .724) 1.3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깁슨은 댈러스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다. 댈러스로서도 공격형 가드인 깁슨이 필요치 않았다. 당장 윌리엄스와 바레아의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결국 댈러스는 깁슨도 방출했다.
그러는 도중 댈러스는 지난 1월 29일(이하 한국시간)에 페럴과 10일 계약을 체결했다. 페럴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브루클린 네츠와 인연이 있었다. 깁슨이 시즌 댈러스로부터 방출됐듯, 페럴도 브루클린으로부터 방출됐다. 그러나 브루클린에 부상자들이 늘어나면서 페럴은 다시 브루클린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NBA에서 생존하긴 쉽지 않았다. 지난 2016 드래프트에서도 외면 받은 만큼 아직 NBA에서 뛸 만한 기량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깁슨은 브루클린 산하의 롱아일랜드 네츠에서 뛰면서 경기 감각을 익혔다. 그러는 도중 페럴은 지난 12월 9일에 브루클린으로부터 방출 당하고 말았다. 어렵사리 잡은 기회였지만,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브루클린은 페럴을 내보내고 스펜서 딘위디를 붙잡았다. D-리그에서 뛰던 딘위디에 페럴이 밀리고 말았다. 페럴은 이내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그에게 댈러스가 손을 내밀었다. 댈러스는 10일 계약을 통해 페럴과 계약했다. 댈러스로서도 뚜렷한 방안이 없었다. 윌리엄스가 다시 발가락을 다쳤고, 바레아가 돌아오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자리 잡은 페럴, 달라진 매버릭스
페럴은 댈러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곧바로 주전 가드가 됐다. 경기운영을 맡길 선수가 없었고, 페럴이 딱 빈자리를 꿰찼다. 페럴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5분 36초를 뛰며 9점 2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팀은 샌안토니오에서 4점차 승리를 거뒀다. 페럴이 들어오면서 가드를 채웠고, 댈러스는 연승을 이어갔다.
페럴 합류 이후 댈러스는 4연승을 내달렸다. 페럴 합류 전 덴버전을 포함해 5연승을 이어가면서 댈러스가 시즌 초반 부진을 뒤로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31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홈경기에서는 3점슛 세 개를 포함해 이내 두 자리 수 득점을 신고했다. 19점을 올린데다 5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을 곁들이면서 디펜딩 챔피언 격파에 앞장섰다.
이틀 뒤 페럴은 데뷔 이후 가장 많은 32점을 퍼붓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로써 페럴은 NBA 역사상 세 번째로 드래프트되지 않고 코트를 밟은 신인들 가운데 한 경기에서 30점 이상을 퍼부은 선수가 됐다. 코니 호킨스(2회)와 앤써니 머러우(시카고)에 이어 페럴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페럴은 댈러스를 확실히 탈바꿈시켰다.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아내면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댈러스의 릭 칼라일 감독도 페럴에 대한 신뢰를 굳건히 했다. 결국 페럴은 두 번째 10일 계약이 아닌 잔여시즌 계약이 포함되어 있는 다년 계약을 따냈다. 남은 시즌 동안 약 20만 달러를 받은 뒤 다가오는 2017-2018 시즌에 약 131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팀옵션이긴 하지만 페럴로서는 다년 계약을 확보한데 의미가 있다.
이후 칼라일 감독은 윌리엄스가 돌아온 이후 페럴을 벤치에서 키식스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신장은 작지만 평균 정도의 공격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페럴의 활용을 좀 더 엿봤다. 출전시간은 비록 소폭 줄었지만, 좋은 슛감을 선보이면서 공격을 잘 이끌었다. 무엇보다 어시스트를 두루 곁들이면서 팀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댈러스는 윌리엄스와 앤드류 보거트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보거트를 보내면서 노엘을 영입했다. 보호조건이 걸린 1라운드 티켓을 보냈지만, 댈러스가 가져갈 확률도 있는 만큼 좋은 거래를 했다. 보거트가 아닌 노엘이 들어오면서 댈러스에는 젊어진 선수들로 가득차게 됐다. 이어 윌리엄스 트레이드도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댈러스는 윌리엄스를 방출했다. 페럴이 있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페럴은 후반기부터 다시 주전 가드로 출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슛감이 좋지 않아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칼라일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에서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지난 2014-2015 시즌에 레존 론도(시카고)가 하지 못했던 것을 페럴이 해내고 있다. 페럴은 이번 시즌 댈러스에서 22경기에서 19경기를 주전으로 뛰었고, 이번 시즌 내내 주전으로 나설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 있다. 이제는 어엿한 댈러스의 주전 가드로 우뚝 섰다.
경기당 31.1분을 소화하며 평균 11.8점(.418 .393 .902) 2.8리바운드 4.6어시스트 1스틸을 올리고 있다. 많은 시도는 아니지만 외곽슛 성공률이 좋은 만큼 기존의 선수들과 공간을 두고 충돌하는 일이 전혀 없다. 아직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인 만큼 향후 성장가능성도 충분하다. 좀 더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인디애나 토박이인 페럴은 신장이 크지 않아 NBA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인디애나에서 마쳤다. 인디애나 후지어스에서 네 시즌을 마쳤다. 대학 4년을 마치고 온 만큼 여러 팀들의 스카우팅에서 제외되면서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선택받지 못한 그는 2016 서머리그에서 브루클린 소속으로 평균 17분 동안 8.8점(.438 .182 .714) 1.5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대학 시절 득점과 패스에 두루 능했지만, 키가 작아 한계가 명확해 보였을 것이다. 서머리그에서도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하면서 외곽슛 성공률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결국 생존에 실패했다. 그러나 페럴은 댈러스에서 잘 정착했다. 심지어 이를 이겨내고 댈러스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윌리엄스를 밀어내기까지 했다. 댈러스가 마음 편히 윌리엄스를 방출한 이면에는 페럴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서부컨퍼런스 2월의 신인! 이제는 어엿한 주축!
화려했던 대학시절과 달리 NBA 진출은 힘들 것이라는 여론이 많았다. 드래프트에서 부름을 받지 못하면서 선수생활은 꼬여갔고, 세간의 평가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페럴은 크린 감독의 말처럼 최상의 환경을 만났을 때 자신의 기량을 잘 펼치고 있다. 현 댈러스는 포지션별로 나름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고, 페럴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결국 페럴은 지난 2월에 서부컨퍼런스 2월의 신인에 선정됐다. 2월에 치른 13경기에서 기당 32.3분을 뛰며 평균 12.3점(.412 .410 .885) 3.3리바운드 4.8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2월 기록으로 신인들 가운데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기록했으며, 평균 득점과 평균 어시스트도 가장 많았다.
특히 3점슛이 좋았다. 12경기에서 3점슛을 적중시키며 2월에만 평균 1.9개의 3점슛을 터트렸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상대로 무려 9개의 3점슛을 폭발시키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3점슛 9개 성공은 역대 NBA에서 신인들이 가장 많은 3점슛을 집어넣은 기록과 동률이다.
드래프트되지 않은 선수가 이달의 신인상을 가져간 것은 실로 이례적이다. 최근 수년 동안 드래프트된 선수들 중 신인상 수상이 유력한 엘리트들이 가져간 것과 달리 페럴은 드래프트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력으로 이달의 신인상을 거머쥐면서 선수생활의 이정표로 삼았다.
더욱이 그는 10일 계약을 통해 기회를 마련했다. 이것만으로도 NBA에 도전하는 많은 선수들에게 큰 표본이 되고 있다. 동시에 도전을 택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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