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이번 시즌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각 위치마다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선두 다툼 못지않게 뜨거웠던 곳이 또 있다. 바로 플레이오프 진출여부를 두고 경쟁을 벌인 중위권 싸움이었다. 선두권에 세 팀이 격전을 벌인 가운데 시즌 중반까지 5위권을 유지하던 울산 모비스가 4위를 꿰찼다. 동시에 원주 동부의 하락세까지 더해 모비스는 큰 힘 들이지 않고 4위를 확정했다.
이후 동부를 포함해 인천 전자랜드, 창원 LG, 서울 SK까지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사활을 다했다. 시즌 중반까지 부동의 4위로 여겨졌던 동부는 한 때 3위로 처져 있던 고양 오리온을 따라붙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고비 때마다 한계를 드러냈고, 2017년 들어 좀체 연승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순위 상승을 도모하지 못했다. 그 사이 모비스가 이종현의 가세로 분위기를 반전했고, 순위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동부는 심각했던 주전 의존도가 발목을 잡았다. 결과론적이지만 윤호영이 왼쪽 아킬레스건을 크게 다치면서 이번 시즌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는 다가오는 2017-2018 시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원주산성이라 일컫는 동부의 높은 프런트코트에서 핵심인 윤호영이 빠져나가면서 동부가 큰 위기를 맞았다. 5위 유지마저 어려워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동부는 끝내 5위는 사수하면서 시즌을 마쳤다.
동부가 5위로 내려오는 사이 전자랜드도 6위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즌 내내 중위권을 잘 지켰던 전자랜드도 LG와 SK의 추격과 마주해야 했다. 전자랜드는 5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지만, 이내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다시 제임스 켈리를 불러들이면서 계기를 마련했고, 어렵사리 6위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켈리의 부상 이후 아이반 아스카로 교체했지만, 아스카로는 높이에서 한계가 뚜렷했고, 다시 켈리를 불러들이면서 변화를 모색한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LG가 트레이드 이후 상승세를 달리면서 한 때 7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LG는 올스타전이 끝난 이후 부산 kt와 트레이드를 통해 조성민을 영입했다. 김영환과 2017 1라운드 티켓을 건네는 조건으로 kt의 프랜차이즈스타인 조성민을 영입했다. LG는 조성민의 영입으로 '김시래-조성민-김종규'로 이어지는 막강한 국내선수들을 보유하게 됐다. 셋 모두 지난 여름에 열린 2016 아시아챌린지에 대표팀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LG는 조성민 영입 이후 3연승을 내달리며 오름세를 자랑했다. 조성민이 외곽에 있으면서 골밑에 김종규가 보다 많은 기회를 살릴 수 있었다. 김시래도 자신의 편중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조성민이 외곽에서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는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LG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LG는 이후 4연패를 떠안는 등 크게 주춤했다. 설상가상으로 김종규가 부상을 당하면서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김종규가 빠지면서 LG의 골밑이 헐거워지게 됐고, 동시에 김시래와 조성민이 안고 가는 부담이 다시 늘어났다. 여전히 제임스 메이스라는 걸출한 센터와 지난 2016 드래프트를 통해 합류한 박인태라는 토종 빅맨이 있지만, 김종규의 빈자리는 여전히 컸다. 메이스도 안쪽에서 힘겹게 뛰어야 했다. 김종규가 기적과 같은 회복 속도를 보이면서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조성민이 또 다시 부상을 당하면서 LG가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LG 입장에서는 골든크로스가 있었을 당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만약 LG가 플레이오프에 올랐더라도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LG는 김종규의 부상이라는 불운이 겹쳤고, 끝내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시즌 막판 kt를 상대로 패하면서 사실상 플레이오프에서 멀어졌다. 당시 조성민이 부상으로 여전히 뛰지 못했지만, kt에게 덜미를 잡힌 것이 LG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이었다.
SK는 시즌 내내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시즌 초반에 kt를 상대로 무려 26점이나 앞서고 있었으나 안방에서 역전패를 당하면서 충격을 안겼다. 이후 여러 차례 20점 차 이상 잡은 리드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여파는 컸다. 당장 패한 것을 떠나 선수단의 사기가 떨어지는 효과를 낳고 말았다. 시즌에 앞서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최준용을 불렀지만, 최준용도 공격에서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무엇보다 기존 선수들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변기훈은 평균 10점을 채 올리지 못했다.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다. 군 입대 전 SK에서는 주로 벤치에서 나와서 한 방씩 터트리는 역할이었지만, 지난 시즌부터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했다. 주득점원인 테리코 화이트가 있어서 쉽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부진하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 김민수가 외곽을 맴돌면서 SK의 공격 밸런스는 크게 무너졌다.
그나마 최부경이 들어오면서 SK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최부경이 가세한 이후 SK는 5할 승률 이상을 거뒀다. 그러나 시즌 초반에 당한 패배가 많았고, 이를 극복해내지 못했다. 최부경이 합류하기 전 kt와의 원정경기에서 제임스 싱글턴이 부상으로 결장했고, 화이트도 부상으로 단 2분여 밖에 뛰지 못했지만, 초반에 18점을 앞섰지만, 결국 한계를 드러내며 격차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 경기를 패하면서 SK도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겨워 보였다.
동부가 가장 유리했던 가운데 전자랜드는 7위로 내려앉는 큰 위기를 버텨냈다. LG는 아쉽게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LG와 SK는 부상이 아쉬웠다. SK도 김선형, 화이트가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가 제법 됐다. 최준용도 무릎 부상으로 당하면서 자리를 비운 것이 뼈아팠다. 결국 시즌 초반을 잘 보낸 동부와 전자랜드가 플레이오프에 오르게 됐다.
사진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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