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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오늘(8일) 시험을 쳐야 하는 선수가 5명인데, 그나마 양해를 해줘 시험을 내일(9일)로 연기했다.”
건국대는 8일 2017 남녀 대학농구리그 고려대와의 원정경기에서 73-81로 졌다. 경기 시작부터 0-9로 끌려갔던 건국대는 1쿼터를 6-26으로 크게 뒤졌다. 2쿼터부터 달라진 움직임을 보인 건국대는 고려대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3쿼터 중반 31-57, 26점 차이까지 뒤지던 건국대는 이후 빠른 농구로 고려대를 추격해 8점 차이로 경기를 마쳤다.
건국대와 고려대의 전력 차이는 분명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건국대는 공동 9위, 고려대는 공동 1위였다. 높이에서 열세이기에 건국대가 고려대를 꺾는 건 힘들었다. 전력 열세에 놓인 건국대가 이날 5명의 선수가 없는 가운데 경기를 치를 뻔 했다.
이날 경기 전에 만난 건국대 황준삼 감독은 “기말고사 기간이 다음 주인데 이 보다 빨리 시험을 잡는 교수님도 있다“며 “오늘(8일) 시험을 쳐야 하는 선수가 5명인데, 처음엔 늦어도 7시 20분까지는 입실을 하라고 했다. 경기 끝나곤 그 시간까지 갈 수 없다. 그러다 교수님이 양해를 해줘서 5명만 따로 내일(9일) 시험을 보기로 했다”고 마음을 쓸어 내렸다.
5명의 선수는 고행석, 이진욱, 정겨운, 서현석, 최석원이었다. 이들이 만약 시험을 위해 빠졌다면 건국대는 전력의 60% 이상을 떼놓고 고려대와 맞붙었을 것이다.
사실 건국대 선수들은 이천과 충주를 오가며 수업을 듣고 있다. 그나마 월요일과 화요일, 목요일에 몰려 있어 수업이 없는 날에 집중훈련이 가능하다. 단국대와 한양대 등도 마찬가지로 다른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있기에 훈련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버스로 캠퍼스를 오가는 이동 시간에 하루 종일 수업까지 듣느라 훈련 시간 자체가 부족하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훈련 부족으로 부상 선수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걸 제일 우려한다.
올해부터 대학농구리그에 출전하려면 일정 수준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더구나 최근 운동부라고 해도 학점을 배려해주지 않는다. 황준삼 감독은 “예전에는 시험을 칠 때 ‘죄송합니다. 운동부입니다’라고 하면 최소한의 학점이라도 줬는데, 지금은 그렇게 적는 순간 F학점”이라며 “어떻게 해서든 공부한 내용으로 시험을 쳐야 한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서현석은 이날 경기 후 시험 공부도 잘 했는지 묻자 “숙소를 이천에서 충주로 옮겼는데 야간에는 공부할 시간이 더 많아서 시험 준비를 더 많이 했다. 성적을 내야 하기에 준비를 더 열심히 해서 문제가 없다”고 큰 소리를 쳤다.
이에 반해 이진욱은 “운동하기 바빴다. 예전에는 공부를 조금 했는데 요즘은 거의 하지 못했다”고 서현석과 상반된 말을 했다. 서현석은 열심히 했다고 전하자 “거짓말”이라며 웃은 뒤 “지난 번(중간고사)에 시험을 잘 봤다. 이번엔 벼락치기 공부를 해서 시험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농구리그는 9일 경기를 끝내고 기말고사 기간으로 휴식기에 들어가며 22일부터 남은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농구 선수들은 농구공 대신 책을 붙잡고 일정 수준의 학점을 따기 위해 씨름을 해야 한다.
사진_ 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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